지난 주말, 통장에 월급이 찍힌걸 확인하고 아내와 함께 외식을 했습니다. <div>역시 자고도 월급날엔 외식이죠.</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2/1417521018nKW1p4xsLK6EB.jpg" width="800" height="600" alt="10422296_749373338477768_7315444416774170261_n.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이건 에피타이저로 먹은 roasted feta입니다.</div> <div>feta는 그리스의 전통 치즈로 염소젖과 소젖을 섞어 발효시킨 겁니다. 다른 치즈와는 달리 점도가 전혀 없고 두부처럼 생겼는데, 시큼한 맛이 일품인 치즈입니다.</div> <div>이 feta를 토마토, 파프리카, 양파와 함께 올리브유에 푹 잠기도록 넣고 오븐에 구워낸 뒤 오레가노 같은 향신료와 함께 먹습니다.</div> <div>함께 나오는 빵이랑 같이 먹으면 꿀맛이죠.</div> <div><br></div> <div>간단해 보이는데 집에선 은근히 하기 어렵더라구요.</div> <div><br></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2/1417521436fWQ5TfweW3qSrAf4jfC9wBR4kSMWt.jpg" width="800" height="600" alt="10423672_749373415144427_4206408090229420489_n.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에피타이저가 끝나고 본요리가 나왔습니다.</div> <div><br></div> <div>요건 아내가 주문한 γυρο χοιρινο με πιτα입니다. 얼핏 보시기에 케밥처럼 보이신다구요? 네 케밥 맞습니다.</div> <div>사실 오스만투르크의 지배를 수백년 받은 그리스의 음식은 터키와 상당부분 비슷합니다.</div> <div>이게 그리스 음식이 터키로 넘어갔는지, 터키 음식이 그리스로 넘어왔는지</div> <div>아니면 아예 옛날부터 비슷한 음식을 먹어왔는지 알길은 없지만</div> <div>자존심 강한 그리스 사람들은 케밥이라고 하면 화낼지도 모릅니다. (혹시 그리스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돼지꼬리 땡야)</div> <div><br></div> <div>암튼 이 요리는 케밥처럼 큰 꼬치에 돼지고기를 켜켜이 쌓아 돌리면서 익힌걸 칼로 얇게 썰어서 옆에 보이는 빵과 함께 먹는 그리스의 대표적인 요리입니다.</div> <div>여기서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γυρο는 영어 gyro의 어원으로써, '회전하다'라는 뜻의 그리스어입니다. 그리스어로는 '이로'라고 발음합니다. (혹시 그리스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돼지꼬리 땡야. 그리스 사람들은 그리스어 한마디만 할줄 알아도 급 친절모드로 돌아섭니다.)</span></div> <div>χοιρινο는 히리노 라고 발음하는데 돼지고기의 그리스어입니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με πιτα(메 삐따)는 with pita. 즉 pita라고 불리우는 빵을 곁들인 돼지고기 회전구이 (좀 이상하지만)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참고로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πιτα는 그리스어로 slice란 뜻입니다. 그냥 얇은 빵이란 소리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곁들여 나온 소스는 <strike>자지끼(아 음란마귀 너 이녀석)</strike></span>τσαζικι라고 하는 역시 그리스의 전통 소스입니다. 위에서 봤던 feta치즈를 요거트와 함께 잘 버무려서 거기에 다진 양파와 오이를 넣고 먹는 소스죠.</div> <div>상큼하고 새콤하고 맛납니다. 고기요리와 아주 잘 어울리죠.</div> <div><br></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2/1417521951aXo1TO87.jpg" width="800" height="600" alt="10628576_749373361811099_1908794203371034531_n.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전 또다른 그리스의 대표 음식인 σουβλακι χοιρινο με πιτα를 먹었습니다.</div> <div>이건 어쩌면 들어보신 분들도 있으실겁니다. '수블라끼'라고 하는데,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σουβλα는 꼬치라는 뜻의 그리스어이고, 그리스어는 어미에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ακι를 붙이면 '작다'는 의미가 됩니다.</span></div> <div>즉, 작은 돼지고기 꼬치구이 정도 되겠네요.</div> <div>여긴 그냥 평범한 치즈가 곁들여져 나왔습니다.</div> <div><br></div> <div>저거 하나가 일인분이냐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한 덩어리가 제법 큽니다. (멀리에 있는 제 손과 크기를 비교해보시길)</div> <div>수블라끼는 닭고기나 양고기도 있습니다만, 양고기는 파는 곳이 많지 않고 냄새가 좀 납니다. 닭고기는 가슴살을 써서 굉장히 무지하게 겁내 퍽퍽합니다. (그리스 여행을 계획중이신데 혹시 퍽퍽살을 싫어하시는 분이 있다면 용꼬리 용용)</div> <div>양이 너무 많아서 아내와 저 모두 감자 튀김은 거의 손도 못대고 고기만 먹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아, 참. 어디에 있는 식당이냐고 묻지 말아주세요. 저 그리스 요아니나라는 곳에 살고 있습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