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4월이 지나가고, 5월이 지나갔어.</div> <div> </div> <div>차가운 물속에 있었던 너희와 6월의 더운 바람이 기묘하게 섥히면서</div> <div> </div> <div>아픔도 서러움도 미안함도 어느새 무뎌지더구나</div> <div> </div> <div>너희와는 직접적인 인연이 없으니</div> <div> </div> <div>한겨레 1면을 보고서도 그냥 얼굴, 이름, 기자가 뽑아 놓은 기억할 만한 스토리를 잠시 읽어볼 뿐이다.</div> <div> </div> <div>한 시간이면 어차피 이름도, 그 얼굴 그림도 잘 기억이 안나더구나.</div> <div> </div> <div>내 머릿속엔 '세월호 참사'라는 담론만 남고</div> <div> </div> <div>너희의 얼굴 하나하나를 들여다볼 마음이 나지는 않더라.</div> <div> </div> <div>무서운 것이었을까 미안함이었던 것일까.</div> <div> </div> <div>쉬이 잊어버리는 것이 못났다는 걸 알기에 비참해지고 싶진 않았던 것일까.</div> <div> </div> <div> </div> <div>신문사의 대담하고 인간적인 기획에 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div> <div> </div> <div>담론이 아니라 사람.</div> <div> </div> <div>사람 중에서도 아직 여물지 못한 아이.</div> <div> </div> <div>아이...</div> <div> </div> <div> </div> <div>아이들의 얼굴이 사고가 없는데도 신문 1면에 나오는 건 대한민국에서 1년에 한 번이지. 수능날.</div> <div> </div> <div>그래... 너희들도 살아있었으면 그런 사진 찍혔을지도 모르겠다. </div> <div> </div> <div>온 가족이 한 사람의 선전을 기원하는 그런 날.</div> <div> </div> <div> </div> <div>그래서 그냥 이렇게 생각하려고.</div> <div> </div> <div>최소한 너희는 다른 곳으로 갔지만</div> <div> </div> <div>최소한 다른이들은, 7월의 무더위는 너희를 잊으라 하겠지만</div> <div> </div> <div>난 한겨레 1면에서 너희들 얼굴이 사라지는 날까진 너흴 응원할게.</div> <div> </div> <div> </div> <div>살아 있었다면 내년 11월에 수능을 치르게 될 그 수능날</div> <div> </div> <div>너희들이 살아 있었다면 어땠을까 떠올릴 거야.</div> <div> </div> <div>그리고 너희들보다 어린 동생들이 너희처럼 끔찍한 비극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div> <div> </div> <div>좋은 세상 만들어 갈게.</div> <div> </div> <div> </div> <div>아저씨가 착한 사람은 아니지만</div> <div> </div> <div>이런 글을 남들이 보면 뭐라고 할까 부끄럽기도 하지만</div> <div> </div> <div>그래서 쓰는 거야</div> <div> </div> <div>착하게 살려고, 부끄러움을 알고 살려고.</div> <div> </div> <div> </div> <div>편히 쉬렴. 내일 아침에 또 만나자.</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