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 /><br /><br /><br />방금전 누군가 물었습니다. <br /><br />왜 의경을 욕해야 하는가?<br /><br />그들은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 것 뿐이 아닌가?<br /><br />거기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br /><br />예전에 써놨던 글을 가져옵니다. <br /><br />답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br /><br /><br /><br /><br />-----------------<br /><br /><br /><br />아시다시피 전체주의 국가 독일은 국가권력을 이용해서,<br /><br />유대인을 학살할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시행했습니다.<br /><br /> <br /><br />물론 그 당시 히틀러가 정권을 잡고 있었으니까<br /><br />히틀러를 중심으로 유대인 학살을 실행했던 사람들이 많았죠.<br /><br /> <br /><br />그중에 아이히만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br /><br />그는 최고위공직자는 아니었지만,<br /><br />유대인학살전문가로 활동합니다.<br /><br /> <br /><br />상부에서 내려오는 지시를<br /><br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br /><br />아이히만은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br /><br /> <br /><br />그래서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를<br /><br />가장 적절하게 잘 수행했던 사람이었죠.<br /><br /> <br /><br />히틀러가 학살한 유대인 수는<br /><br />지금 서울인구의 절반이 넘습니다.<br /><br /> <br /><br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려니<br /><br />얼마나 철저한 계획을 세웠어야 했겠어요?<br /><br />그러한 계획과 체계적인 일처리를 담당했던 사람이<br /><br />바로 아이히만입니다.<br /><br /> <br /><br />어쨌든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이 패망하자<br /><br />아이히만은 독일을 피해 아르헨티나로 가지요.<br /><br />15년을 숨어지내다가 결국 비밀 조직에 의해 체포되고<br /><br />이스라엘에 강제압송되어 재판을 받게 됩니다.<br /><br /> <br /><br />아이히만이 아주 성격이 괴팍하고 괴물같고<br /><br />잔인한 사람일 거라고 그 당시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어요.<br /><br /> <br /><br />그런데, 아렌트라는 유대인이 아이히만의 재판과정을 지켜보게 되었는데<br /><br />놀랍게도 그는 흉악하게 생기지도 않았고<br /><br />오히려 약하고 온순하게 생긴 사람이었어요<br /><br /> <br /><br />여러 증언에 따르면 예의도 바르고,<br /><br />또 집에서는 아주 가정적인 평범하며 온화한 가장의 모습이었다는 거예요<br /><br /> <br /><br />그렇지 않아도 자신은 직장인으로서 충실했다고 믿는 아이히만에게<br /><br />검사는 “당신은 양심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는가?”하고 물었대요.<br /><br /> <br /><br />그랬더니, 아이히만은 이렇게 대답했답니다.<br /><br />‘만일 내가 나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았다면<br /><br />오히려 양심의 가책을 받았을 것이다‘라고요.<br /><br /> <br /><br />정신과 의사들이 아이히만의 정신상태를 점검해 보았어요.<br /><br />그런데 여섯명의 정신과 의사들이<br /><br />그를 진단한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다는 거예요.<br /><br /> <br /><br />그 중 한 의사의 말은 유명해요<br /><br />‘적어도 그 사람들 진찰한 후에 내 상태보다도 더 정상이다’<br /><br /> <br /><br />그러니까 그 의사는 그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니까<br /><br />아주 비정상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br /><br />막상 진찰해보니 아이히만은 아주 정상적이어서<br /><br />그 사실을 알고 아니 오히려 의사 자신이<br /><br />미쳐버릴 지경이었다는 거죠.<br /><br /> <br /><br />뿐만 아니라, 아이히만의 아내와 아이들,<br /><br />그의 부모, 형제자매,<br /><br />그리고 친구들에 대한<br /><br />그의 모든 정신적 견해가 정상일 뿐만 아니라<br /><br />바람직하기까지 하며,<br /><br />매우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br /><br /> <br /><br />검사들은 집단수용소에서<br /><br />살아남은 몇 명의 유대인들을 증인으로 소환했습니다.<br /><br />체구가 작은 디누어는 그 중 한 사람이었죠.<br /><br />그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기적적으로 죽음을 모면한 사람이었어요.<br /><br /> <br /><br />증언하는 날, 재판정. 디누어는 방탄 유리가 설치된<br /><br />작은 방 안에 앉아 있는 아이히만을 뚫어지게 쳐다보았어요.<br /><br /> <br /><br />자신의 친구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고,<br /><br />수많은 유대인을 직접 죽였으며,<br /><br />수백만의 유대인 학살을 지휘했던 바로 그 남자였어요.<br /><br /> <br /><br />희생자와 살인마의 눈이 마주치자 법정에 일순 침묵이 흐르며 긴장감이 돌았습니다.<br /><br />그러나 그 다음 순간 발생한 일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었어요.<br /><br /> <br /><br />디누어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진 채 흐느꼈던 거죠.<br /><br /> <br /><br />증오를 억누를 수 없었을까요?<br /><br />소름끼치는 기억들이 되살아났을까요?<br /><br />아니면 아이히만의 얼굴에 나타난 악마의 모습에 압도당했을까요?<br /><br /> <br /><br />결코 그렇지 않았어요.<br /><br />나중에 디누어는 말했어요.<br /><br />아이히만이 자신이 항상 상상해 왔던<br /><br />사악한 악마의 화신이 아니었다는 사실 때문에 울었다고요.<br /><br /> <br /><br />아이히만은 보통 사람이었다는거죠.<br /><br />다른 사람과 하나도 다른 점이 없었다는 거죠.<br /><br />오히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존중하고<br /><br />배려하는 훌륭한 사람이었다는 거예요.<br /><br /> <br /><br />“그 순간 나는 나 자신이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br /><br />나도 그와 똑같이 그런 잔인한 짓을 충분히 저지를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br /><br /> <br /><br />그렇다면<br /><br />무엇이 문제여서<br /><br />그런 일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이 없었을까요?<br /><br /> <br /><br />자기가 한 일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았다면,<br /><br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았을텐데요?<br /><br /> <br /><br />이런 아이히만에 대해 한나 아렌트는 ‘무사유’, ‘생각없음’이라고 얘기했어요.<br /><br />아이히만이 그런 흉악한 일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br /><br />“생각하지 않음” 때문이라는 거지요.<br /><br /> <br /><br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은 악일 수 밖에 없죠?<br /><br />이처럼 큰 악의 원인이 아주 평범한 개인에게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br /><br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유명한 표현을 씁니다.<br /><br /> <br /><br /> <br /><br /> <br /><br /> <br /><br /> <br /><br />아이히만은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볼 수 있어요.<br /><br />학자들은 고문전문가 “이근안”이<br /><br />아이히만과 아주 흡사한 경우라고 지적하죠.<br /><br /> <br /><br />생각보다 자주,<br /><br />정말 이외의 장소에서,<br /><br />아이히만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br /><br /> <br /><br />“인권은 나에게 무엇인가?”<br /><br />정답은 없죠.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br /><br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존중과 배려”라고 말하는 걸 보고..<br /><br />정말로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어요.<br /><br /> <br /><br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존중과 배려”<br /><br />그게 바로 아이히만과 이근안이 주장하는 핑계였거든요.<br /><br /> <br /><br />아이히만과 이근안은<br /><br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서<br /><br />성실히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다는 거죠.<br /><br /> <br /><br />아이히만은 우리 모든 인간들 속에 있습니다.<br /><br />누구나 아이히만이 될 수 있습니다.<br /><br /> <br /><br />그리고, “생각없이 사는 것은 죄”입니다.<br /><br /> <br /><br />인권은<br /><br />생각없이 사는 죄로부터<br /><br />인간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아닐까요?<br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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