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언론사에 길이남을 치욕적인 사건 중에 <br />서해 페리호 침몰사고 선장 생존 오보가 있습니다.<br /><br />사망자가 300명 가까이 나왔던 당시 침몰사고 당시<br />언론은 “선장이 혼자 탈출하여 생존해서 집에 갔다”<br />“일본으로 밀항하여 몸을 숨겼다” 등의 자극적인 기사들을 <br />쏟아냈었죠. <br /><br />당시 국민들은 선장을 매도하고 욕하고 <br />특히 유족들은 선장체포조를 결성하는가 하면, <br />경찰조차 이 기사에 따라 <br />선장을 전국에 지명수배하는 한편, <br />출국금지조치까지 취했습니다. <br /><br />정말로 선장이 외국으로 밀항했다고 <br />사람들이 생각할 때쯤 <br />페리호를 인양하는 작업이 거의 끝났고<br />그 페리호 안에서<br />배와 함께 명예롭게 최후를 맞이한 <br />선장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br /><br />그때까지 선장의 유족들이 입은 상처는 <br />이루 말할 수 없었죠. <br />시신이 나타나서야 <br />회복된 선장과 유족의 명예<br /><br />선장의 유족들은 <br />기자들을 향해 <br />자신의 아버지를 살아서 도망치는 걸 봤다고 했으니 <br />이제 찾아내라고 했답니다. <br /><br />참고한 글 :
http://blog.naver.com/kazeohto/60191420943<br /><br />제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건, <br />그 사건 당시 <br />선장에 대한 사람들과 사회의 태도였습니다. <br />시신이 발견되기 전과 후...<br />극과 극을 달리던 페리호 백 선장에 대한 평가. <br /><br /><br />지금 세월호 선장에 대한 <br />사람들의 태도를 보고 있자면, <br />마치 시신이 발견되기 전 <br />페리호 백선장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br />떠올라 마음이 찹찹합니다. <br /><br />그렇습니다. <br />세월호 선장 이준석. <br />그는 선장답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br /><br />인간의 나약함과 불완전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br />승객을 뒤로 한 채, <br />자기 먼저 탈출한 그 선장을 <br />결코 칭찬할 순 없습니다.<br /><br />그는 어느 외국신문의 말처럼 <br />배와 운명을 함께 한다는 선장의 전통을 저버린 <br />불명예로운 선장으로 역사에 남을 것입니다.<br /><br />그러나, 배와 함께 운명을 해야 한다는 선장의 전통.<br />그걸 지키면 만고의 위인이 되는 반면, <br />인간적인 불완전함이든, 이기심이든 무책임함이든..<br />어떤 이유로든 그걸 지키지 못하면 세기의 악마로 만드는 <br />우리의 시각. 그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br /><br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br />한 사람의 인간에 대해 <br />도대체 중간의 영역을 허락하지 않은채 <br />극과 극을 달리는 <br />우리의 시각도 <br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br /><br />그렇습니다. 세월호 선장. <br />그가 조금만 달리 행동했더라면, <br />재앙은 지금처럼 극심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br /><br />그러나 수백명의 운명을 <br />인간적인 결점을 지닐 수 밖에 없는 <br />불완전한 한 사람에게만 책임지우는 <br />불합리한 시스템 하에서, <br />능력이 없는 이에게 권한이 주어질 수 있었던 <br />골때리는 현실을 탓하는 것보다 <br />세월호 선장 한 사람을 악마로 만드는 것이 <br />그렇게 우리들과 유족을 위로할 수 있을까요? <br /><br />그 역시도 죽음 앞에서 한없이 나약하고, <br />불완전했던 세월호 선장<br />그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더 중한 죄에 <br />어떻게 하면 더 높은 형량을 줄 수 있을까<br />말도 안되는 온갖 법리적 상상을 펼치는 언론을 보면...<br />분노한 인간이 얼마나 더 악해질 수 있는지,<br />무서워집니다. <br /><br />책임질 사람이 없다고요?<br />사고가 났으면 원인을 찾아야지. <br />왜 죄인을 찾습니까?<br /><br />세월호 선장. <br />그는 비난 받아 마땅하고, <br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br /><br />그러나 그에 대한 처벌에 대해서는 <br />엄격하게 형사법적 대원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br /><br />엄격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과 <br />무죄추정의 원칙. <br />그것은 그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br /><br />배와 함께 운명을 해야 한다는 선장의 전통.<br />그 전통을 어긴 선장을 처벌하겠다고..<br />형사법적 대원칙의 위대한 전통마저 <br />저버릴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 <br /><br /><br /><br /><br />욕먹기로 작정하고 쓴 <br />오늘의 두 번째 글입니다. <br />오늘은 제가 욕을 쳐먹기로 <br />제대로 각오를 했습니다.<br /><br />희생자들의 생환과<br />고인들의 명복을<br />진심으로 기원합니다.<br /><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