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 입대해서 2006년에 제대. full 로 2년 꽉 채우고 제대했습니다. <div><br></div> <div>자칭 노무현세대입니다. 2년으로 바뀌고 나서 제대하는 첫번째 세대 였을 듯.</div> <div><br></div> <div>아 요즘 분들은 무슨 소리인가 싶겠네요. 2년으로 바뀌다니? 늘어났나? 하고 ㅋㅋ</div> <div><br></div> <div>제가 입대하기 직전 무렵까지 육군이 2년 2개월이었음다.</div> <div><br></div> <div>그게 2년으로 단축된다는 발표와 동시에 당시 이미 복무중인 장병들은 입대일에 따라 일정 비율로 군복무 기간이 차감됐죠.</div> <div><br></div> <div>그래서 입대해서 보니 선임들이 2년 1개월만에 제대하는 인간 2년 보름하고 제대하는 인간 아주 제각각 이더군요.</div> <div><br></div> <div>당시 고참들 말로는 노무현 대통령이 군복무 단축하고 현역들부터 순차적으로 단축한다는 발표 할때 내무반에서 모두들</div> <div><br></div> <div>"노무현 만세 !!! " </div> <div><br></div> <div>를 외쳤다고 하더군요. ㅋㅋㅋ </div> <div><br></div> <div>군대에서의 한달, 일주, 하루가 어떤 의미인지 공감하는 분들은 아마 그 기분 이해하실 듯 ㅋㅋ</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근데 지금과는 근 10년 정도 차이가 나는 그 시절에는, 물론 저보다 먼저 군생활 했던 분들이야 더 했겠지만.</div> <div><br></div> <div>구타 및 가혹행위가 난무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뭐 병영생활 행동강령이란게 생겨나서 조금 줄어들었다지만</div> <div><br></div> <div>구습이란게 하루아침에 일소되는게 아니잖습니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주둔지가 독립되어 순찰이 뜸한 곳이었는데 밤이 되면 아주 낮과는 다른 사병들만의 세상이 됐죠.</span></div> <div><br></div> <div>뭐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는 다들 직,간접적으로 경험들이 있으실 테니 생략하겠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말이죠.</div> <div><br></div> <div>꼭 구타를 하는 사병들이라고 아주 인성이 망나니에 개차반이고 싸이코패스들이 아니었단 겁니다.</div> <div><br></div> <div>사실 군대 생활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군대에서 후임을 구타하거나 갈구거나 하는 역할을 그것도</div> <div><br></div> <div>밑에 애들 시켜서 내리갈굼까지 할 정도의 영향력이 있는 병사라면 외람된 얘기지만</div> <div><br></div> <div>당시로서는 아주 군생활 잘하는 병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div> <div><br></div> <div>그건 그 만큼 그 조직 내에서 인정 받고 있다는 거지요. 분대 혹은 소,중대 내에서 선,후임들 사이에 어느 정도</div> <div><br></div> <div>능력과 통솔력을 인정받는 인원이니까 그런 권력을 휘둘를 수 있는 권위가 어깨위에 얹힐 수 있다는 거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실제로 제 위 고참 중에 1명 그리고 아래 후임 중에 한 명이 제가 복무 중에 영창을 가거나 타 중대로 전출되어 나간 적이 있죠.</div> <div><br></div> <div>모두 구타가 원인이었습니다. </div> <div><br></div> <div>고참이란 사람은 서울 명문대 재학생으로 군대를 좀 늦게 와서 25에 입대한 사람이었는데 두뇌도 명석하고 논리적이어서</div> <div><br></div> <div>밑에 애들 갈굴 때면 도저히 반문할 건덕지가 없게(뭐 비논리적인 고참이라고 반문이 가능한 건 아니지만;;;;) 논리적으로 잘못을</div> <div><br></div> <div>요목조목 지적하던 사람이었죠. 일도 참 잘하고 상하관계 의식도 투철해서 나이어린 고참들한테도 깎듯이 했습니다.</div> <div><br></div> <div>보통 상병 달고 좀 꺾이고 하면 가까운 선임들한테는 좀 개기기도 하고 맞먹기도 하는데 이 형은 그런 것도 전혀 없이 아주 FM이었죠.</div> <div><br></div> <div>당연히 일도 최고로 잘했고 간부들한테도 인정받고 포상도 여러번 받았구요.</div> <div><br></div> <div>저같은 경우 그 형 부사수로 따로 임무배치 받은게 있었는데 그래서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 얘기도 많이 나눴어요.</div> <div><br></div> <div>근데 뭐랄까. 개인적으로 상대하면서 겪어보니 상당히 부드럽고 인격적으로 저를 대해줬습니다. </div> <div><br></div> <div>자기가 군대에서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들 얘기를 들려주며 이런 부분들은 문제가 많으니 앞으로 자기가 최고참이 되면 바로잡겠다</div> <div><br></div> <div>뭐 이런 얘기도 해주고 마치, 학교 선배처럼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고 자기 사회 있을 때 얘기도 들려주더군요.</div> <div><br></div> <div>그런 형이었는데 또 일할 때는 후임들한테 엄격했죠. 자기 기준에 맞지 않는 후임이 있으면 어떻게든 가르쳐서 고치게 만들려 했고</div> <div><br></div> <div>그러다 영 고쳐지지 않는 경우에는 구타를 행했습니다. 뭐 구타가 워낙 일상이었던 때라 그 사람만 특별한 건 아니었죠.</div> <div><br></div> <div>가끔 훈련 중 사고치는 애들이 있으면 내무실에 들어와서 발로 까서 쓰러뜨린 다음에 화이바로 두들겨 패거나 탄띠 풀어서 마구 후드려 패기도 했죠.</div> <div><br></div> <div>지금 얘기하고 보니 저도 공포스러운 장면인데 그 당시에는 그냥 덤덤한 일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 일을 그냥 덤덤하게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이 서울 명문대 다니고 일도 잘하고 나름 성격도 인격자였던 그 형이었고</div> <div><br></div> <div>또 그런 광경을 그냥 덤덤하게 지켜보는게 그 시절의 일상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또 다른 1명 제 후임 중에 영창으로 날라가버린 녀석은 대구 출신의 까맣고 키작은 녀석이었는데</div> <div><br></div> <div>제가 이놈 후임이었어도 정말 지렸을 거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서운 놈이었죠.</div> <div><br></div> <div>하루는 휴게실 청소를 하는데 이등병들이 침상에서 늦게 내려왔다고 다짜고짜 싸대기를 후리는데 선임인 제가 봐도 무서울 정도였습니다.</div> <div><br></div> <div>아무튼 상당히 성격이 불같고 애들 까지는 걸 못보던 놈인데 그래도 고참인 저하고 있을 때는 애교도 부리고</div> <div><br></div> <div>담배 얻어 피울라고 재밌는 얘기도 하고 꽤나 순박한 놈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고졸이라 대학을 못간 녀석이었는데 제대하면 배를 타서 돈을 많이 벌어 부모님 모시는게 꿈이라는 녀석 보고 있으면</div> <div><br></div> <div>웬지 제가 (당시 대학생) 사회 특권층이나 된거 같고 코가 시큰해지기도 하고 했지요.</div> <div><br></div> <div>아무튼 제가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시골 청년이었던 그 놈도 애들 후드려 패다 결국 영창가고 다른 중대로 날라갔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제가 이렇게나 길게 별거 아닌 제 군생활 썰을 풀어가며 하고 싶은 얘기는</div> <div><br></div> <div>과연 군대에서의 구타 나 가혹행위 사건이 터졌을 때 그 가해자 개인의 인격이나 품성 문제로만 원인을 돌리는게 맞는가 하는 의문때문이에요.</div> <div><br></div> <div>물론 한정된 제 경험이 모든 군대의 표본이 될 수도 없고 10년 가까이 지난 그 시절과 지금을 동등하게 비교할 수도 없겠지만</div> <div><br></div> <div>제가 경험하고 느낀 바로는 지극히 평범하고 사회에서는 지극히 이성적인 사람으로 살았던 사람도</div> <div><br></div> <div>군이라는 집단에 적응하여 그 곳의 룰에 의해 살아가다 보면 구타를 아무렇지 않게 일상처럼 할 수 있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단 거지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저도 그렇고 여러분도 마찬가지구요.</div> <div><br></div> <div>저는 그래서 사실 군대에서의 구타나 가혹행위 사건이 터졌을 때</div> <div><br></div> <div>인터넷 뉴스 댓글란 같은 곳에 혹은 이곳 오유 같은 곳에서 가해자들을 가열차게 욕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의문이 듭니다.</div> <div><br></div> <div>마치 자신과는 상관 없는 일을 보는 듯한 그 태도들에 대해서요.</div> <div><br></div> <div>나도 당신도 그런 상황에서 가해자가 되지 말란 법은 없을까. 정말 그 정도로 자유로울까.</div> <div><br></div> <div>아니 군대가 아니라도 학교에서 혹은 직장에서 조직과 집단의 보이지 않는 룰에 의해 당신도 나도 또 다른 가해자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div> <div><br></div> <div>하고 말이지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참고로 저는 군대에서 후임들에게 손을 댄 적은 없습니다.</div> <div><br></div> <div>제가 뭐 대단한 군자이고 특별한 신념이 있어서 그런게 아닙니다. 그냥 무서워서 안 때렸습니다. 겁이 나서.</div> <div><br></div> <div>하지만</div> <div><br></div> <div>그런 저조차도 사실은 그 일체화된 폭력의 시스템에서 한 명의 부품으로 그 폭력에 동조했던 동조자였다는 것은 변하지 않겠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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