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사무실이 1층 상가인데, 저번주에 상가 문옆에 말벌이 왔다 갔다 해서 이상타 보니 </div> <div>열어놓은 사무실 문 뒤쪽, 사람 눈높이 정도에 집을 열심히 짓고 있더군요.</div> <div>벌크기는 손가락 반절 만하고...집은 바구니형태로 밑에서 부터 쌓아올리는 도중이더군요.</div> <div> </div> <div>지금 제일 후회하는게...그때 완전 제거 해버렸어야 됐는데..그러면 지금 멘붕까지는 안올텐데..</div> <div>점심 먹다가 밥맛까지 없어져서 도져히 다 못먹겠다능.</div> <div> </div> <div>그래서 집 더 못짓게 하려고, 그 조그만 집터 자리에, 물을 부었거든요. 그리고나서 멀리서 서서 지켜보니, </div> <div>다시 돌아와서 한참 서성이다가 어디로 가버리길래. 아..포기했구나 하고 말았죠.</div> <div>돌아와서 상황파악하는 장면 지켜보는데, 그것도 참 미안했었다능.</div> <div> </div> <div>그렇게 잊혀진 존재가, 오늘 사무실 출입중에 벌이 한마리 쐥....엇 하는 순간 동시에 떠오를 생각. 혹시? 또?</div> <div>하고 봤더니..</div> <div>아..글쎄..기존 멈춰진 공사현장에 맞춰서 반원형 벌집이 똭.</div> <div>흡싸, 무한도전 맴버들이 가끔 쓰는 반달형 가면같은 폐쇄형 반원이 벽에 착.</div> <div>밑에 기존 부분은 바싹 마른 흙이고, 연결부분은 물기 머금은 진흙색이 확연히 구별되는것 보니,</div> <div>어제 오늘 열심히 가져다 붙인모양.</div> <div> </div> <div>순간 판단...말벌...가끔 보는 벌에 맞아 사람 죽었다는 기사도 생각나고,</div> <div>어쩔수 없이, 부셔야 한다는 판단이 서더라구요.</div> <div> </div> <div>논리정연하게, 일단 벌의 동선 파악. 조금 지켜보니, 눈으로 보이는 저 앞쪽 바닥에 물이 좀 고여있었는데,</div> <div>거기서 입을 적셔서 집을 보강공사 하고 있더군요.</div> <div>그넘이 자리를 떴다가 돌아오는 시간을 대충 파악하고,</div> <div>다시 돌아옴..그넘...아니...어미..(그넘을 갑자기 어미로 부르는 이유는...여기서 부터 맨붕시작이에요.)</div> <div> </div> <div>자리를 뜨자마자 후딱 붙어서 </div> <div>나뭇가지로</div> <div>위에서 부터, 벌집을 강하게 스냅..</div> <div> </div> <div>아...한방에 딱 안떨어지고, 위에서 부터 불규칙하게 부서지는데..</div> <div> </div> <div>그 안에...애벌레들이요....아...진짜 멘붕온다.</div> <div> </div> <div>근데..벌의 애벌레가 초록색인가요? 그게 지금도 좀 의아스럽긴 합니다.</div> <div> </div> <div>2센티 미터 되는 애벌레들이 몇마리가..그 흙안에 또아리 틀고 자리 잡고 있었던 모양이에요.</div> <div> </div> <div>이미 시작된 일이라...계속 손목은 스냅질 되고,</div> <div> </div> <div>바닥에 흙과 번벅이 된 초록색 애벌레 몇마리.</div> <div> </div> <div>순간 어미 벌 돌아올까봐, 뒷통수에 몰려드는 공포감.</div> <div> </div> <div>바락에 떨어져서 꿈틀대는데...</div> <div> </div> <div>아...정말 이거 못할짓이다.</div> <div> </div> <div>내가 생명을 죽이고 있구나...그것도 어린 생명을...</div> <div> </div> <div>그 와중에 다시 공포감.</div> <div> </div> <div>시간이 다 된듯 해서, 바닥을 쓸어내지도 못하고 일단 물러서 있는데,</div> <div> </div> <div>어미벌 도착...</div> <div> </div> <div>한눈에 당황함이 보이더군요.</div> <div> </div> <div>그 벽을 위 아래로 살펴보며, 한참을 떠나지 못하는데..</div> <div> </div> <div>혹시 자기가 잘못 왔나, 아닌데,,여긴데,,여긴데 하면서 계속 맴도는 모습이..</div> <div> </div> <div>정말..정말...아..</div> <div> </div> <div>ㅅㅂ "벌레 한마리 못죽이는 성격" 이란 말이 있더만...제가 그 성격이더군요.(죽이긴 했지만 ㅜㅜ)</div> <div> </div> <div>그냥 무작정 감정이입이 되 버렸어요.</div> <div> </div> <div>자기 아이들이 가득차 있는 집이 순식간에 없어져버린, 자식잃은 맘은 벌레나 사람이나 같을텐데..</div> <div> </div> <div>내가 그 짓을 했구나.</div> <div> </div> <div>바닥에 꿈틀대고 있는 애벌레...그 와중에 제가 놀래서 발로 밟은 놈은 이미 파랗게 타일바닥에 으깨져 있고..</div> <div> </div> <div>그것까지는 모르고 그 위에서 벽에서만 계속 맴도는 어미벌..아..ㅅㅂ.</div> <div> </div> <div>결국 떠나더군요.</div> <div> </div> <div>돌아와서 빗자루 들고 쓸어내는데..으깨진 애벌레 보며..정말..그 어머벌한테 몹쓸짓 했구나.</div> <div> </div> <div>그리고 아까 그 손목 스냅질하며 나뭇가지에 걸로 으깨져 떨어지던 그 찰라의 제 느낌..</div> <div> </div> <div>트라우마로 남을 정도 같습니다.</div> <div> </div> <div>근데...벌 애벌레가 초록색인가요?</div> <div> </div> <div>아시는분?</div> <div>혹시 애벌레 먹이감으로 가져다놓은 녹색벌레? 그렇게 같이 벌집속에 파묻어 놓는건지?</div> <div> </div> <div>참나..아..씨..</div> <div> </div> <div>나이 마흔에 이런 멘붕을 겪을 줄이야..쩝..</div> <div> </div> <div>미안하다..벌아. 혹시 손님이나, 나라도 쏘일까봐, 그리고 출입문 바로 옆이라, 너나 니 애들이 울 사무실 들어오면,</div> <div> </div> <div>얼마나 불편한 일이 생길까 싶어서 그랬는데,</div> <div> </div> <div>아직 집을 짓고 있는지 알았지. 벌써 그렇게 속에 많이 자란 애벌레들이 있을지 정말 몰랐다공. ㅜㅜ</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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