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 쓰느라 의식의 흐름 주의


 웹툰과 비슷하지만 사뭇 상황이 다른, 재밌는 비교대상을 하나 알고 있습니다.
만화보단 좀 빨리 유료로 연재되던, 소설입니다.
이 경우엔 웹소설이 되겠네요.

장르문학, 그러니까 주로 판타지나 무협 등 책방에 가면 꽂혀있을 법한 글들이 한 편 단위로 연재됩니다.

예를 들면 홍정훈 작가도 네이버북스에서 광월야를 연재중이고, 달빛조각사도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연재되는 곳 중 좀 특이한 곳이 문피아, 조아라입니다. 원래 누구라도 회원가입하고 자기 게시판을 얻어, 소설을 투고하는 사이트 중 꽤 큰 곳인데 유료연재란이 따로 열린 경우죠.
좀 어릴 때 룬의 아이들 정도는 읽어보신 분들이라도 아마 이 사이트들 이름은 잘 모르실 겁니다.

그런데도 이 사이트, 문피아의 경우 손가락에 꼽는 순위의 작가의 경우 연에 근 1억..(연재가 1년간 꾸준히 되고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이 된다고 합니다.

이런 종류의 소설과 만화는 별로 차이가 크지도 않은 것 같은데, 인지도에 비하면 좀 놀랍죠. 아마 네이버 웹툰 작가 중 제일 수입이 많은 작가가 8600을 번다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뭐 그정도 작가라면 부수입도 있겠지만..

소설은 한편당 100원에 연재됩니다.
인기있는 유료연재작은 거의 1일 1연재되는 듯 하고..


제가 자주 다니는 소설사이트의 얘기입니다만,
유료연재되는 소설의 독자와 작가의 관계가 좀 재밌습니다.
돈주고 보는 소설이 재미없으면 독자들은 어떻게 할까요?
그냥 바로 하차해 버립니다. 작가에겐 절망적인 상황이니..

한화라도 지루하게 할 수 없습니다. 계속 자극적인 글이 나옵니다. 순위권에 있는 글들을 봐도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고, 유료연재로 생업을 유지하려는 작가들은 처음부터 사이트의 분위기에 맞춰, 독자들이 선호하는 세계관과 케릭터, 이야기를 설계합니다.


그런데 유료연재 웹툰을 대표하는 레진코믹스는 상황이 사뭇 다릅니다.

여기선 작가가 독자 위에 있는 듯, 한 기분이 듭니다.
(전 레진을 별로 이용하진 않지만 최근에 올라오는 레진에 대한 글을 보고 느끼자면)


서브컬쳐를 취미라고 말하는 이들 중 대부분은 웹툰의 유료화에 대해서 터져나온 이야기들과 유료화에 무조건 부정하는 몰상식한 많은 이들 때문에, 
생업을 이어가기가 너무 힘든 작가들에 대하여 동정을 품게 됐고, 유료화를 내걸고 출범한 레진코믹스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런 독자들에게 작가들은 작가'님'이었죠.
 
그런데 비싼 가격, 저장형식에 대한 불만, 불성실한 연재, 들쭉날쭉한 퀼리티 등의 문제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는 듯 합니다. 베오베까지 가는 걸 보니...

이러면 점점, 독자들은 까다로워질겁니다.

그러면 독자와 작가의 위치가 뒤바뀌는 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겠죠. 작가가 독자의 눈치를 보게 됩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얼마전에 에게 베스트로 가서 화제가 됐던,  '둥글레차'이야기처럼 작가가 독자에게 맞추게 됩니다.
거기선 특정 케릭터의 분량을 늘려달라고, 여자 케릭터가 나오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했다나요?

레진코믹스엔 아직 참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는 것 같은데.. 이렇게 독자들이 충족감을 느끼지 못하면 유료연재로 한편 한편당 독자들이 떨어져나가고 하면, 정말 대중적이고 쉽게 먹힐만한 이야기만 나오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자면, 나친적이 나쁘진 않지만 나친적같은 라이트노벨만 나오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가의 경제적 여건을 따져볼 땐 유료연재가 필요하지만, 작품의 질에 있어선 그게 어떨지..
참 복잡합니다.  
어쨋든 레진은 민감한 가격을 손대는 것 이전에 독자의 요구(구매한 만화의 저장방식이라던라)를 좀 들어주고, 최소한 분량관리를 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