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오유에서 그리 많은 글이나 리플을 다는 편은 아니지만 성향이 지독한 진보라 이명박과 한나라당을 일관적으로 비판해왔던 대표적 이명박 까, 한나라당 까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 초반에 보여준 이명박 대통령의 반응은 웬일로 지극히 상식적인 선상에서 (일단 발언만으로는) 매우 적절한 발언들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대응은 하되 확전 방지에 최선을 다 하라... 북의 도발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로서 매우 정확한 지적이죠. (이후 또 뭐 '난 그런 발언한 적 없다'라고 오해드립 치는 것은 한나라당의 전통적 표밭인 보수진영에서 절대로 좋아하지 않을 발언이기에 표를 의식해서 저러는 거지, 그 발언이 틀린 발언이라 정정한거 아닙니다)
단호하게 대처하자고 하시는 분들 치고 그래서 뭐 어쩌자는거냐 반문하면 정확하게 자신이 의도하는 바를 표현하지 못하시더군요. 그래서 뭘, 어쩌자구요? 확전방지하자는 사람들은 무슨, 억울하지도 분노하지도 슬프지도 않아서 허허허허허 웃으며 하는 얘기로 들리십니까? 저만 해도 심정같아서는 F-15k로 저새끼들 해안포대 절벽째로 흔적도 없이 뭉개버렸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전투기, 폭격기들이 떠서 서로를 공격해대기 시작하면 그게 뭘 의미하는지 모르십니까? 지금 상태에서 뭘 더 어쩌자구요? 그 상황에서 포 방향 까딱 잘못 옮겨도 순식간에 전쟁으로 일이 커질 수 있다는 거 알면서 최대한 가능한 한도 내에서 반격한 겁니다. 아니면 우리도 저것들이랑 똑같이 뜬금없이 포를 막 민간지역에 쏴댈까요?
확전방지하자는 사람들도 역시 단호한 대처를 울부짖습니다. 확전방지하자고 해서 그게 느슨하게 대응하자는 의미로 몰아가지 마세요. 이번에 왜 우리가 백 수십발을 맞으면서 80여발 반격밖에 못했냐 하면, 백령도 연평도 등에 배치된 자주포의 수가 겨우 6문에 불과했고 그 중 2문이 피격당하면서 4문의 포로 반격할 수 밖에 없었다는 군요. 이는 기습적으로 강습해오는 적 상륙군에 대비하기 위해 사거리가 짧은 전차류나 보병 위주의 전력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라 합니다. 게다가 적의 해안포대는 절벽을 깎아 만든 것이라 곡사포류인 우리 자주포로는 큰 타격을 입힐 수 없는 구조라 하며, 따라서 이번 반격도 적 포대를 직접 공격해 전투불능 상태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뒤의 막사를 겨냥하여 반격을 가했다는 군요. 일단 서해상의 절대 병력 자체도 북에 비해 한참 적은 수랍니다.
뉴스에서 말한 정보니 이것이 정확한 것인지 믿을만한 것인지는 차치하더라도, 일단 서해안의 방위를 우리도 그만큼 강화시켜야 할 필요는 크다는 소리죠. 서해안에 주둔병력을 늘리고, 포 부대 수를 확충하고, 해안포대를 무력화 할 수 있는 무기를 갖춰야 합니다. 더욱 시급한 문제는 전방 우리 부대들의 요새화입니다. 우리 역시 막사를 비롯한 핵심 시설들을 적 포격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튼튼하게 갖춰야 합니다. 해당지역 민간인들 역시 일상생활에 지장을 크게 받지 않는 선상에서 대피시설등을 현대화, 확충하여 새로 갖추고 신속한 대피로 인명피해를 당하지 않을 수 있게끔 (매뉴얼, 훈련 등의 방법으로) 여러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때의 보상방안 등도 규정을 정해야 겠죠.
일단 뭐 서해안에 우리가 군사력을 증강하고 각 기지들을 요새화하고 다음번에 어디 또 그 포주둥이에 불을 뿜기만 해봐 이번엔 니놈들 대포에다 직접 미사일을 갖다 꽂아줄테니까 개새끼들아...하는 상황만 만들어줘도 북한놈들 충분히 흥분해서 개지랄 떨겁니다. 이번 사태가 남한이 먼저 도발한거라고 지껄이고 다니는 새끼들이니, 여기에 군사력 증강하고 있으면 조낸 으르렁대며 난리치겠죠.
이것 역시 충분히 강경한 대응입니다. 이번에 적이 그랬듯, 적들이 우리 자주포를 직접 노리고 쏴댄것 처럼 앞으로 적의 해안포대가 포사격을 시작하는 즉시 우리도 적의 해안포대 자체를 순식간에 무력화시켜버릴 수 있는 전력을 갖추는 것, 그래서 '전에 재미 한 번 봤으니 한번 더' 이따위 생각 하지도 못하게 막고, 하더라도 똑같은 짓 두번 당할줄 알았냐며 초토화시켜 줄 수 있게끔 준비하는 거 말이죠.
전면전은 무조건 막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입장이고, 또 확전을 하고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보니(전시 작전권이 우리한테 없음) 국지 교전이 벌어지면 최대한 그 순간 안에서 보복 반격을 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입니다. 그런 입장에서 최선의 대응은, 다시는 도발을 감행할 생각도 못하게끔 만들거나, 혹은 도발을 감행하는 순간 적의 함선이든 포대든 전투기든 적의 공격주체 그 자체를 무참하게 개박살 내어 전투불능 수준으로 만들어주고 끝내거나, 그러기 위해 해당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시켜 그 자체로 적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하는게 실질적 대응의 전부죠.
그 외에 무력으로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고, 해서도 안되고, 심지어 하고 싶어도 할 수도 없습니다(전작권이 우리 손에 없으니) 그리고 그 외에 더 중요한 것이 외교적 대응인데, 안타깝게도 외교적으로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밖에 없습니다. 중국을 통한 간접 압박이죠.
남과 북 사이에는 외교적 교류 자체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그나마 현 정권 들면서 강경입장으로 바뀌며 더더욱 소원해진 관계죠. 이렇기에 남vs북으로 직접 외교적 압박을 가할 방법은 하나도 없습니다. 외교적 압박을 1:1로 직접 가할 수 있으려면, 해당 국가가 우리에게 뭔가 큰 빚을 지고 있어야만 합니다. 우리땅에서 나는 광물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거나, 우리가 재배한 작물에 식량을 크게 의지하고 있다거나 해서 '이제부터 니네한테 이거 안 팜'하는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남북 사이에 그런 것이 하나도 없기에 우리가 북한한테 뭔가 압박을 줄려고 해도 줄 게 없습니다. 게다가 주적을 머리 위에 두고 항상 전전긍긍해야 하는 우리 입장과 달리 북한은 사실 우리나라 진짜 신경 안쓰고 삽니다. 걔네한테 제일 중요한 외교상대는 미국이고, 다음이 중국일 뿐 한국은 정말 안중에도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북이 한번 도발하면 우리는 대혼란에 빠지게 되지만 우리가 북에 대해 직접적 대응을 해봐야 북은 별로 신경 안쓰는게 현실입니다.
그럼 북이 신경쓴다는 미국을 통한 압박은? 그것도 현실적으로 그리 효과적인 방법이 없습니다. 미국은 이미 북에 대해 여러가지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기에 더이상 북이 충격으로 받아들일만한 새로운 제재 방안이 없습니다. 이미 숨통을 바짝 죄고 있기에 더이상 조를 길도 없거니와, 그런다 해도 북이 받아들일 충격은 거기서 거기일 뿐이지 별 체감 못할거라는 것이죠.
결국 남은 것은 중국 뿐입니다. 국제무대에서 유일하게 북한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대니까요. 북한이 왜 "남측이 먼저 도발했다"는 아무도 믿지 않을 뻘소리를 하는지 아십니까? 우리 입장에서야 '미쳤냐, 멀쩡히 잘 살고 있는 우리가 거지놈들 먼저 건드려서 이득볼게 뭐 있는데?'하겠지만 국제무대에선 저 발언을 통해 그냥 분쟁국가 둘이 또 한번 서로 치고박고 싸웠네...하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것이죠. 그렇게 하면 자기편 들어주고 싶어하던 놈들이 좀 더 편하게 그럴 수 있을테니까요.(저 발언때문에 남들이 자기편 들어주게 된다는게 아닙니다. 원래부터 친했던 놈들이 자기편 들어주고 싶어하는데 명분을 제공해주기 위한 것이란거죠. 전후관계가 거꾸로입니다) 특히나, 중국 말이죠. 역시나 중국은 매우 뻔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남 북이 서로 싸웠네, 누가 옳고 그르고 소리 하지말고 둘이 점잖게 서로 대화로 해결하라...는 식으로요.
우리가 외교적으로 최선을 다해야 하는 포인트는 바로 여기 있습니다. 중국이 더이상 뻘소리 하지 말고 북을 압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고, 이것을 위해 미국과 일본과 국제 여론을 모두 몰아가야 합니다. 대 중국 외교에서 직접 빚을 지는 부담을 감안하더라도 1:1로 돌파하는 방법도 있을테고, 미국을 이용해 미-중 간 외교를 통해 중국을 움직이게 만드는 방법도 있을겁니다. 어쨌거나 중국이 어설프게 북한 편을 들거나 양비론을 들고 나오지 못하게끔 난감한 상황을 조성하는게 제일 중요하다는 겁니다.
명분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북한이 아무리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남측이 먼저 공격했다고 징징거려봐야 우린 딱 한마디만 대꾸하면 됩니다. "그래서 민간인 지역을 폭격했냐?"
민간 지역에 대한 학살을 노렸다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실제로 민간인의 인명피해를 입었다는 것. 이것만으로 이미 누가 먼저 쐈네, 서로 쐈네 마네 논란따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릴 정도의 최악의 만행이니까요.
이것이 확전 방지하자는 사람이 말하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응 방안'입니다. 이렇게까지 말해도 무슨 확전 방지 주장하는 이들을 겁쟁이네 빨갱이네 몰아가겠다면 할 말 없지만, 그럼 대체 확전방지까지 무시해가며 '강경대응'하자는 사람들은 뭘 원한다는 건지 물어보고 싶네요. 그래서 전쟁하자는 거냐고 물으면 '그건 아니지만...' 말씀들 흐리시면서, 이정도 대응을 해야하는거 아니냐고 말하면 그건 너무 약하네 겁쟁이네 몰아가고... 뭘 어쩌자는 건지 말씀해주시죠.
겟돈사기연합(게임 돈내고 사기 연합) 서울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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