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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시원한 바람이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간다. 잎새가 무성해진 나무가 바람결을 따라 움직이며 흡사 파도소리 같은 상쾌한 소리를 낸다. 옆집 창문에서 오븐에서 갓 꺼낸 토마토 파스타 냄새가 풍긴다. 가족들이 모인 단란한 저녁식사일까,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저 멀리서는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평온한 저녁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식사를 즐기고, 소파에 같이 누워 TV를 보다가, 그대로 단잠에 빠져들기 좋은 날이다.
하지만 여기 있는 사내의 결정에 따라 누구도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하는 날이 될 수도 있다. 폭발의 짜릿한 충격파가 온 몸을 뒤흔들고 붉게 타오르는 화염이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할 것이다. 그리고 사내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일종의 성취감을 느낄 것이다. 적어도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
사내는 오른손에 쥔 쇠뭉치를 내려다봤다. 시험용 단추를 눌렀다. 초록색 불이 들어왔다. 이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단추를 누르면 미리 집안에 설치한 장비에 원격 신호가 간다. 신호를 받은 장비가 아크 방전을 터뜨린다. 그 전기 불꽃이 미리 퍼뜨려 놓은 LPG가스를 점화, 2층짜리 주택 정도는 쉽게 날려버릴 폭발을 일으킬 것이다.
이 일을 끝내기 위해서는 일주일 간의 노력과 이틀간의 준비 그리고 지금 한 순간의 다짐이 필요했다. 일주일간 목표를 선별하고 주거지를 알아냈다. 이틀간 계획하고 장비를 준비했다. 모두 순조로웠다. 그러나 지금 한 순간의 다짐을 해내기는 꽤나 어려웠다. 만약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면 어쩌지? 내가 찾던 놈들이 저들이 아니라면? 물론 사전에 철저히 준비했으나, 인간인 이상 실수를 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 실수는 다른 사람의 목숨을 대가로 가져갈 것이다.
그는 격발기를 만지작거렸다. 주먹만한 크기에 딱 그만한 감자와 같은 무게다. 안에는 구리 솔레노이드, 저항, 건전지, 발진기 등이 들어있고 한 쪽으로 안테나가 툭 튀어나와 있다. 이 200그램도 안 되는 덩어리가 여러 사람의 목숨을 가져갈 수 있다.
잠시 그 자리에 서서 생각을 정리한다. 오래 생각할 여유는 없다. 이곳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테고, 그들은 사건 다음날 경찰에게 무엇을 보았는지 말할 것이다. 키 5피트 10인치 가량의 젊은 남자가 이상한 기계를 들고 집 옆 숲에 숨어있었다, 라고. 경찰은 이 사건이 단순한 사고가 아님을 깨닫고 곧장 피해자와 원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조사할 것이다. 그 사람들이 꽤 많아서 시간이 좀 지연되기는 하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를 용의선상에 올려놓겠지.
목표물 2층 침실 불이 켜졌다. 어쩌면 가스 냄새를 맡았을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결정할 때이다. 그는 격발기를 들어올렸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단추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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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쓰던 소설을 올려봅니다. 써놓고는 그냥 보관만 해놨는데 그것보다는 어디든 올려보는게 나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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