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2/13875289303uOrebGcxJf5.jpg" width="590" height="442" alt="1.jpg" style="border: none"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나는 마흔 여덟살 때부터 영어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1972년 유신이 선포되기까지 10년 동안 국회의원 생활을 했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때는 영어를 할 줄 몰랐기 때문에 외국의 공관 사람들이나 외신 기자들을 만나는 일이 참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피하기까지 했습니다. </div> <div><br /></div> <div>영어를 배워야하겠다고 다짐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또 실천에 옮겨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잘 되지 않았습니다. </div> <div>아마도 의지는 있었는데, 끈기 있는 노력이 부족한 탓이었던 것 같습니다. 번번히 실패했습니다. 1972년까지 그런 꼴이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76년과 80년에, 두번에 걸쳐서 있었던 5년 간의 옥중 생활은 영어 실력을 쌓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나는 옥중에서 많은 책을 읽었고, 또 본격적인 영어 공부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div> <div><br /></div> <div>`삼위일체'라는 영어책을 비롯하여 여러 권의 영문법 책을 되풀이해서 읽었습니다. 그 결과 상당한 문법 실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런데 흑자들은 문법을 아무리 잘한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합니다. 물론 회화를 못 하는 문법이라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div> <div>그러나 회화를 유창하게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문법에 맞는 영어를 구사한다면 금상첨화입니다. </div> <div><br /></div> <div>나의 경우 회화는 그렇게 유창하지 못 하지만, 문법 공부를 제대로 한 결과 외국인들도 나의 영어를 높이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div> <div><br /></div> <div>미국 사람들은 문법에 약합니다. 뒤에 알게 된 이야기지만, 그들 앞에서 문법에 맞는 영어를 구사하면 그 사람의 `품위'까지 올라간다는 겁니다. </div> <div><br /></div> <div>나는 우리 나라의 역대 정권으로부터 죽을 위협을 당하는 등 많은 고통을 받았지만, 신세도 많이 졌습니다. </div> <div><br /></div> <div>나를 두번이나 감옥에 가두지 않았다면 그렇게 많은 책을 읽지도 못 했을 것이고, 영어 공부도 잘 하지 못했 것입니다. </div> <div><br /></div> <div>밖에 있었다면 너무 바빠서 학문이나 영어 공부를 제대로 못 했을 텐데, 그들이 나에게 그런 기회를 제공해 준 것입니다. </div> <div><br /></div> <div>어떻게 생각하면 참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div> <div>이런 일을 생각할 때, 사람에게는 모두가 나쁜 일도 없고, 좋은 일도 없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절실해집니다.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1982년 12월부터 85년 2월까지 미국에 머무는 동안 나는 미국의 ABC, NBC, 퍼블릭 라디오를 위시한 각 지방의 TV와 라디오에 자주 출연하였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때는 어느 정도 영어로 말하고 듣는 일이 가능해진 상태였기 때문에 나는 방송에서 직접 영어를 사용했습니다 </div> <div><br /></div> <div>방송 출연과 관련하여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는 사건이 있습니다. 나만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는 사건입니다. </div> <div><br /></div> <div>1983년 10월,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무렵의 일이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당시 미국에서는, 한국은 인권 문제가 심각한데 어떻게 미국 대통령이 방한할 수 있느냐는 비판 여론이 상당히 고조되어 있었고, </div> <div>상당수의 의원들도 레이건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반대하는 서명을 하여 이를 백악관에 보내고 있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때 나에게 레이건의 방한문제를 토론하기 위한 ABC Nightline 프로그램에 출연해달라는 교섭이 들어왔습니다. 나는 매우 주저하였습니다. </div> <div><br /></div> <div>나이트라인은 관심사가 방영될 경우, 수천만명의 미국인이 시청한다는 프로그램이었고, </div> <div>그 프로의 진행자인 테드 카플은 미국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는 또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미국과 전 세계의 지도자들을 이 프로그램에 등장시켜 놓고 종횡무진으로 질문을 퍼붓고 허점을 찌르고 하는 그런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누구든 이 프로그램에 나가게 되면 긴장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니 영어가 짧은 나로서는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러나 영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말하는 내용이 중요한 것이라는 주위 사람들의 강권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한국 민주화를 위해서 미국의 여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나는 내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을 믿고 한번 모험을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참 용감하게도 출연을 수락했습니다. </div>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나는 그 순간 같은 방송에서 얼마 전에 필리핀의 마르코스가 행했던 장면을 떠 올렸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마르코스는 그해 여름 아키노 상원의원이 필리핀 공항에서 살해당한 일과 관련해 나이트라인에 불려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때 그의 태도가 얼마나 당당하고 조리정연했던지 독재자라고 미워하던 사람들까지도 감탄할 정도였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런데 매우 인상적이었던 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것은 대화 도중 테드</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카플이 그의 말을 중단시키려고 할 때 그가 취한 태도였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는 단호한 태도로 "Wait ! Wait!" 하면서 자기 할 말을 계속하는 것이었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나는 그를 미워했지만, 역시 `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도 기회가 있으면 저렇게 한번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입니다. </span></div> <div><br /></div> <div>그런데 바로 그런 기회가 온 것이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나는 손을 내밀며 "미스터 카플, Wait! Wait!"하고 말했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러자 카플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다물고 나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말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토론은 시종 내게 유리하게 진행되었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런데 거의 토론이 종료되어 갈 무렵에 이르자 여당(민정당)대표가 거짓말이지만 매우 효과적인 말을 던졌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지금까지 김대중 씨가 말한 인권 유린은 박정희 때의 일이다. 전두환 정권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전두환 정권은 모든 인권을 보장하고 있다. 어떤 형태의 인권 유린도 없다." </span></div> <div><br /></div> <div>나는 그의 말을 반박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진행자인 테드 카플이 거기서 토론을 끝내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렇게 되면 미국의 시청자들은 그 여당 간부가 한 말만 믿고 텔레비전 앞을 떠날 것이고, 결국 이제까지 내가 해온 말들은 허사가 되어 버립니다.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span></div> <div><br /></div> <div>나는 "미스터 카플!"을 소리쳤습니다.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러나 그는 시간에 쫓기는 듯 나의 요청을 듣지 않고 프로를 마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미스터 카플!" </span></div> <div><br /></div> <div><br /></div> <div>그러자 그는 간단히 하라고 주문하며 기회를 주었습니다. 물론 길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나는 아주 간단히 말했습니다. </div> <div><br /></div> <div>"지금까지 한국 정부의 인권 유린에 관해 내가 한 말들은 나의 개인적인 주장이 아닙니다. 국제사면위의 82년도 보고서에 있는 것을 인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또 정부의 미국 국무성 82년도 인권 보고서에도 그대로 적혀 있는 내용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은 당신네 정부가 보증합니다." </div> <div><br /></div> <div>집에 돌아오자 미국 전역에서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모두들 축하를 하며, 영어로 하는 나의 토론 능력에 놀랐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습니다. </div> <div><br /></div> <div>사실은 그날 밤에 미국 내에 있는 한국의 각 공관에서 교민들에게 나이트라인을 꼭 보라고 권유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div> <div><br /></div> <div>그들은 영어도 잘 하지 못 하는 내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는 두 사람에게 묵사발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로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div> <div><br /></div> <div>전화를 건 사람들은 모두들 한결같이 "Wait! Wait!"하는 장면이 좋았다고 하면서 테드 카플을 그렇게 눌러 버리다니 놀랍다, 어디서 그런 배짱이 나왔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래서 나는 사실을 말하면서 마르코스에게서 배웠다고 하자 그들은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div> <div><br /></div> <div>나와 가장 절친했던 베니그노 아키노 상원의원을 살해한 독재자에게 배웠다니 웃음을 터뜨릴 만도 했을 것입니다.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그리고 나의 친구들은 한결같이 어떻게 그렇게 영어로 말을 잘 하느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러나 분명하게 말하지만 나는 영어를 잘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영어를 잘 한 것은 상대방이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나의 발언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면, 그것은 내가 영어를 잘 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영어를 잘 한 상대방이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나의 발언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면, 그것은 내가 영어를 잘 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진실을 말했기 때문입니다.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진실은 언제나 최고의 웅변입니다. </div> <div><br /></div> <div><br /></div> <div>이 일과 관련하여 한 가지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것은 언제나 ABC 나이트라인 프로그램을 방영해 온 한국의 AFKN이 그날 프로그램만 방영을 하지 않은 것입니다.</div> <div><br /></div> <div>미 국방부의 성명이 "우방국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프로그램은 방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만일 내가 실패했다면 그 프로그램은 그대로 방영되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iv> <div>일부 미국 하원의원들이 이에 항의하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나는 이런 식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영어를 익혀 왔습니다. </div> <div><br /></div> <div>나는 미국에 있는 2년여 동안 약 100회 정도의 강연을 미국 사람들 앞에서 했습니다. 영어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친근해졌습니다. </div> <div><br /></div> <div>나의 인생이 그러한 것처럼 나의 영어도 이렇게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나의 영어는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div> <div><br /></div> <div>80년대에 미국에 있을 때는 미리 작성한 연설문을 낭독하고, 답변은 통역과 내가 번갈아 했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러나 이번에 미국에 갔을 때는 카터 대통령, 키신저 씨 등 많은 지도자들을 만났고, 미국인들 앞에서 연설을 약 10여 차례 했는데, </div> <div><br /></div> <div>이제는 연설문을 낭독하는 대신 연설문의 요지를 영문으로 만들어서 배부해 준 뒤, 내가 직접 말하고 또 질문에 답변도 했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러나 나의 영어는 아직도 부족합니다. 특히 듣기에 약합니다. 나는 이것을 극복하려고 지금도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div> <div><br /></div> <div><br /></div> <div>지난 봄, 영국에 있을 때도 양복 윗주머니에 항상 얇은 라디오를 꽂아 두 고 틈나는 대로 들었습니다. TV도 매일 2시간씩 시청을 했습니다. </div> <div><br /></div> <div>듣기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렇게 노력을 계속하면 듣기의 문제도 극복할 날이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앞에서도 말했지만, 영어공부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div> <div><br /></div> <div>체계적으로 배우고, 끊임없이 연습하는 것만이 영어, 특히 회화를 극복하는 길입니다. 영어는 한국말 다음으로 중요합니다.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것은 영어가 세계어이기 때문입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우리가 세계 속에서 당당하게 살아 나가려면 모두 영어를 배워야 합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반드시 이 일을 해내야 합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러지 않으면 많은 불편과 손해를 감수해야 하고, 크게 후회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span></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내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대학 공부도 못 했고, 또 50살이 다 되도록 전혀 영어를 할 줄 모르던 사람도 열심히 노력했더니 어느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고, 여러분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div> <div><br /></div> <div>그리고 욕심을 내자면, 일어, 중국어, 독어, 불어 등 제 2외국어를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div> <div><br /></div> <div>국제화 시대에 외국어는 가장 큰 재산입니다.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