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거친 세줄요약></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1. '새끼 낳고 사는 자연스러운 삶'은 환상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2. 새끼를 낳는 것이 무조건 동물을 위한 길은 아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3. 인간이 개를 키우는 것이 학대라고 보긴 어렵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인간의 입장은 일단 무시하고, 동물을 위한 것이 무엇일지 평소에 생각했던 내용을 적어 보고자 합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개를 키우는 중이라 개 위주로 적을게요.</span></div> <div><br></div> <div> <div><br></div> <div><br></div> <div>중성화가 나은지 발정을 그대로 견디는 것이 나은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div> <div> <div>그러나 개가 새끼를 낳는 것, 더 나아가 인간 없이 자연에서 사는 것이 개를 위해 더 낫다는 주장은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고 생각합니다.</div> <div><br></div> <div>개는 한 배에 평균 6마리의 새끼를 낳습니다. </div> <div>부모 2마리가 6마리를 낳으니 3배로 불어나는 셈이죠.</div> <div>새끼들도 자라 또 새끼를 낳으면 9배, 다음 세대에는 27배, 81배, 243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div> <div>그것도 딱 한 번씩 번식을 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고, 발정 떄마다 번식을 한다고 치면 평생 낳는 새끼는 부모 한 마리당 30마리가 됩니다.</div> <div>인간처럼 한 배에 1~2마리만 낳는다면 모두가 아이를 가지면서도 개체수가 유지될 수 있겠지만, 개는 그렇지가 않죠.</div> <div><br></div> <div>이렇게 증식을 하면 인간이 키울 수 있고 없고를 떠나, 머지않아 지구상에 개가 먹을 식량 자체가 바닥납니다. </div> <div>몇 세대만 지나도 소동물이며 곡식이 씨가 마르겠죠.</div> <div>그걸 막으려면 대다수 개들이 잡아먹히든 굶어죽든 사라져야만 합니다. </div> <div>태어난 30마리 중 대를 이을 1마리 정도만 남고 나머지 약 29마리는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div> <div>1마리가 종족번식의 본능을 해소하는 대신 29마리가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아이러니를 맞이하게 됩니다.</div> <div><br></div> <div>(사족입니다만, 다른 개들이야 어찌되든 자기 개만은 번식을 시켜줘야 진짜 가족처럼 사랑한다고 할 수 있지 않느냐? 라고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div> <div>그러나 (자기 개가 낳은 새끼들을 본능 해소의 부산물로 취급할 게 아닌 바에야) 그 새끼들도 마찬가지로 대우를 해 줘야 할 텐데,</div> <div>그 새끼들, 새끼의 새끼들만 해도 머지않아 엄청난 수로 불어납니다. </div> <div>내 개와 그 자손들이 무한히 증식해도 모두 책임질 수 있어야 사랑이라는 건 지나치겠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사람들은 종종 '옛날 개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새끼 낳아 키우던 시절'을 이상향처럼 생각하곤 합니다.</div> <div>그런데 그 시절이 가능했던 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굶어죽고, 병들어 죽고, 잡아먹힌 개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미 세상은 개로 뒤덮였을 겁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div> <div>중세 기독교에서는 낙태뿐만 아니라 피임도 금지했습니다. 모든 정자는 신성하고, 태어날 권리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죠.</div> <div>영아 사망률이 높던 시대에는 어차피 많은 아기들이 죽었으므로 인구 증가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시대가 바뀌면서 이는 점점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었습니다.</span></div> <div><a target="_blank" href="https://www.youtube.com/watch?v=fUspLVStPbk" target="_blank">https://www.youtube.com/watch?v=fUspLVStPbk</a></div> <div>이를 다룬 '모든 정자는 신성해(Every Sperm is Sacred)'라는 노래입니다.</div> <div>모든 정자의 태어날 권리를 지키다 보니, 정작 태어난 수십 명의 아이들은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다 팔려가게 된 비극적인 상황을 코믹하게 그리죠.</div> <div>개가 새끼를 낳을 권리를 옹호하다 보면 이와 비슷한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물론 그렇다고 해도 중성화 수술은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div> <div>'그래서 인간보고 중성화하라면 할 거냐' 라는 반론도 자주 등장하죠.</div> <div>그러나 인간에게는 중성화 말고도 방법이 많이 있습니다. </div> <div>자위만으로 성욕을 해소할 수도 있고, 피임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한두 명의 아이만 낳을 수도 있죠. 하지만 개는 불가능합니다.</div> <div><br></div> <div>만약 제가 현재의 개처럼 자위도 피임도 불가능하고, 임신 한 번에 6명의 아이를 낳으며, 평생 폐경 없이 발정과 생리를 겪어야 한다면 저는 차라리 중성화를 택할 것 같습니다. </div> <div>평생 성욕을 감당하는 것도 자신없을 뿐더러 딱 한번 실수라도 하면, 그 많은 아이들을 전부 키울 능력도 없고 차마 아이들이 잘못되는 것을 보기도 괴로울 테니까요.</div> <div>(평생 폐경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자궁 입구의 여닫음이 나이를 먹으면서 불완전해지면서 감염이 쉬워지고, 이것이 그 유명한(!) 자궁축농증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신체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이 가볍거나 기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궁극적으로는 중성화 없이도 임신과 질병을 피하고 성욕을 해소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요.</span></div> <div>실제로 수컷 전용이지만 강아지를 위한 섹스돌도 판매되고 있는 걸로 압니다. </div> <div>개를 위한 콘돔이라든지 자궁축농증 예방약이 생긴다면 아마 저는 제 개를 위해 그쪽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div> <div>하지만 그런 세상이 올 때까지 무조건 기다릴 수도 없고, 그렇다면 중성화도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div> <div><br></div> <div>(중성화가 나은지 발정을 견디는 것이 나은지는 여기서 따지지 않겠습니다. '자연스럽게 새끼를 낳는'것이 제일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니까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더 나아가, 개가 인간과 함꼐 사는 것 자체가 학대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자주 있습니다.</div> <div>그런데 그렇게 판단하기 전에 개라는 종의 특수성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div> <div>만약 집에서 늑대를 키운다면 아무리 잘 대해 준다 해도 야생만 못할 것이고, 그러면 사육 자체가 학대라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div> <div>그런데 개는 이미 인간과 함께 살도록 진화한 종입니다.</div> <div><br></div> <div>콩은 뿌리혹박테리아와 함께 삽니다. 콩은 고정된 질소를 얻어야 살 수 있고, 박테리아는 콩의 뿌리에 정착해 양분을 얻어야 살 수 있습니다.</div> <div>말미잘과 집게는 함께 삽니다. 말미잘은 기동성을 얻고, 집게는 천적을 물리치는 무기를 얻지요.</div> <div>개와 인간은 오히려 이런 관계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div> <div> <div>인간은 개의 생활을 통제한다는 점에서 위의 사례들과는 다르게 보일 수도 있지만, </div> <div>개미가 진드기를 데려다 키우는 것도 자연의 일부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드물다고 해서 비자연적이고 기형적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div></div> <div><br></div> <div>만 년 전 캐니드과의 포유류가 사냥꾼들이 남긴 찌꺼기를 노리고 인간에게 접근했고, 인간은 이 짐승을 길들이려 했습니다.</div> <div>이걸 거부한 쪽은 회색늑대가 되었고, 인간 곁에 남은 쪽이 진화해서 된 것이 지금이 개입니다. </div></div> <div>개라는 종의 탄생부터가 인간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죠.</div> <div><br></div> <div>그렇게 생각해 보면 인간에게 길러지는 것이야말로 역설적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div> <div>개는 먹이를 잡아먹도록 진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을 돕고 먹이를 얻어먹도록 진화했으니까요. </div> <div>진화 과정을 통해서 사람에게 키워지기를 선택했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죠.</div> <div><br></div> <div>옛날 인류 선조들이 한 행위가 캐니드과 포유류의 자연스러운 삶을 침해한 것인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div> <div>하지만 확실한 건 지금의 개는 근본적으로 사람과 함께하는 종이라는 겁니다.</div> <div><br></div> <div> <div>현재 야생에서 혼자 사는 개들을 당장 전부 잡아들여서 사람이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지만,</div> <div>사람이 개를 키우는 것 자체가 학대라는 주장은 다시 한번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div></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길고 두서없는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지적 감사히 받겠습니다.</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