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에 수능날 K리그 경기장에 갔었다. 
(시즌권으로 보러 다니던 시절)

하프타임 즈음해서 갑자기 담배냄새가 났다.

본능적으로 뒤를 쳐다봤는데, 수능을 마친 것으로 보이는 교복 입은 남녀 학생들이 술을 마시며 담배를 경기장 스탠드에서 피우고 있었다. 

나는 역시 아무렇지 않게 다시 경기를 보았다. 
지금도 궁금한 것은 그것이 수능을 털어낸 학생들에 대한 배려였는지, 알수없는 두려움이었는지 모르겠다. 

서포터스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이었는데, 붐비는 서포터스석 쪽 한 가운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학생들 10m 반경으로는 아무도 가지 않았고, 누구도 구장에서 담배피면 안된다고 잔소리 하지 않았다. 

그것은 누가 봐도 그 학생들은 시험을 잘 보고 
후련한 모습은 아니였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누구 하나 걸려라 눈빛으로 쳐다보는 덩치 큰 남학생 때문이었을까? 

난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수능날 밤에는 외출을 삼가한다. 배려인지 두려움인진 여전히 의문이지만. 

PS. 다들 수능 잘 보세요!! ^^ 미련 없이 보시고 후회없이 자유를 만끽하시길 ㅎ (위에 같은 것은... 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