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0">가재미</p> <p class="0"><span lang="EN-US" style="font-family: 함초롬바탕"> </span></p> <p class="0"><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김천의료원 </span><span lang="EN-US"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 font-family: 함초롬바탕; letter-spacing: 0pt">6</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인실 </span><span lang="EN-US"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 font-family: 함초롬바탕; letter-spacing: 0pt">302</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중인 그녀가 누워있다</span></p> <p class="0">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p> <p class="0">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p> <p class="0">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p> <p class="0">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겨 붙은 야윈 그녀가 운다</p> <p class="0">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 온 파랑 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p> <p class="0">좌우를 흔들며 살던 그녀의 물 속 삶을 나는 떠올린다</p> <p class="0">그녀의 오솔길이며 그 길에 돋아나던 대낮의 뻐꾸기 소리며</p> <p class="0">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이며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를 떠올린다</p> <p class="0">두 다리는 서서히 멀어져 가랑이지고</p> <p class="0">폭설을 견디지 못하는 나뭇가지처럼 등뼈가 구부정해지던 그 겨울 어느 날을 생각한다</p> <p class="0">그녀의 숨소리가 느릅나무 껍질처럼 점점 거칠어진다</p> <p class="0">나는 그녀가 죽음 바깥의 세상을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을 안다</p> <p class="0">한쪽 눈이 다른 쪽 눈으로 캄캄하게 쏠려버렸다는 것을 안다</p> <p class="0">나는 다만 좌우를 흔들며 헤엄쳐 가 그녀의 물 속에 나란히 눕는다</p> <p class="0">산소호흡기로 들어마신 물을 마른 내 몸 위에 그녀가 가만히 적셔준다</p> <p class="0"><br /></p> <p class="0">-----------  <o:p></o:p></p> <p class="0">현 불교방송<span lang="EN-US" style="font-family: 함초롬바탕; letter-spacing: 0pt">PD</span>이자 시인인 문태준의 가재미라는 시입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 함초롬바탕; letter-spacing: 0pt">.</span></p> <p class="0">암투병중인 큰어머니에게 문병 간것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p> <p class="0">경북 김천의 소읍에서 어렸을때 함께 살던 큰어머니의 한평생을 회상하는 내용입니다. </p> <p class="0"><br /></p> <p class="0"><span lang="EN-US" style="font-family: 함초롬바탕; letter-spacing: 0pt">2005</span>년 발표당시 평론가들과 시인이 뽑은 올해의 가장 좋은 시로 뽑혔고</p> <p class="0"><span lang="EN-US" style="font-family: 함초롬바탕; letter-spacing: 0pt">2010</span>년 다시 젊은평론가들이 뽑은 <span lang="EN-US" style="font-family: 함초롬바탕; letter-spacing: 0pt">2000</span>년이후 제일 좋은시에 선정되었습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 함초롬바탕; letter-spacing: 0pt">.</span></p> <p class="0"><br /></p> <p class="0"><font face="함초롬바탕">읽을때마다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이 많이 납니다..</font></p> <p class="0"><font face="함초롬바탕"><br /></font></p> <p class="0"><span lang="EN-US" style="font-family: 함초롬바탕"></sp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