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우선 글을 어느 게시판에 써야 하나 고민했습니다.</div> <div> </div> <div>고민게, 자유게, 육아게.....</div> <div> </div> <div>아무래도 이곳은 미취학 영유아들 육아와 관련된 게시물이 많긴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div> <div>초등 입학은 할테니까 싶어서 이곳에 올립니다.</div> <div> </div> <div>아이 둘을 초등학교 보내놓고 몇년간 느낀 것이지만 지식의 전달과 습득이라는 면에서 공교육</div> <div>영역은 이제 정말 현실하고 괴리가 너무 크구나라는 걸 잊을만하면 한번씩 깨닫곤 합니다. </div> <div> </div> <div>4살이면 한글 학습지 선생님 부르고 프*벨 은물, 가베 뭐 이런거 시키면서 2~3살때부터 </div> <div>튼*영어 베이비리그, 잉글리시 에* 뭐 이런 것들에 노출시키고, 6~7살이면 피아노나 수영, </div> <div>발레 문화센터나 학원 보내는게 보편화된 동네도 있고, 초등 입학 직전까지 간신히 한글</div> <div>자모음 떼고 보내는게 일반화된 동네도 있는데 그 모든 아이들을 아울러야 하는 교과서이기에</div> <div>누구에게도 쉽고 편하게 가르치려다 보니 이미 알고간 아이들이 대다수인 지역에선 사교육과</div> <div>공교육의 영역간 격차가 클 수 밖에 없겠죠.</div> <div> </div> <div>그래서 초등 공교육은 사회성 배우러 가는거다라는 말도 있는거라고 생각합니다.</div> <div> </div> <div>그런데 문제는 공교육 영역이 지킬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보루인 바로 이 "사회성"의</div> <div>영역조차 허물어지다 못해 스스로 일으켜세우려는 의지조차 안보일 지경이란 것입니다.</div> <div> </div> <div>저희 애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재작년에 새로 부임하신 후에 정말 더 절감하고 있는</div> <div>부분인데, [평화롭도록 강제되는 초등학교], 딱 그 느낌입니다.</div> <div> </div> <div>초등 1학년때부터 쉬는 시간에 화장실 가는것 외에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거나 노는 활동이</div> <div>금지되고 있어요. 즉 1교시 전 쉬는 시간엔 독서 및 독서 한줄 메모 쓰기, 1교시 후 쉬는 시간엔</div> <div>화장실 다녀온 후 급식 우유 먹고, 팩 접어 재활용 통에 넣기, 2교시 쉬는 시간엔 화장실 후</div> <div>어린이 건강 체조 tv화면 보고 따라하기, 3교시 쉬는 시간엔 화장실 후 아이스크림 (공교육 보조</div> <div>교재로 거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이를 도입해서 쓰고 있습니다) 동영상 보기, 4교시 쉬는 시간엔</div> <div>모두 교실밖으로 나가 한줄로 선후 급식실로 이동 및 급식 먹고 모두 줄서서 교실로 돌아오기,</div> <div>5교시 쉬는 시간엔 미니 빗자루 들고 자기 책상 위와 아래 쓸고 자율 하교</div> <div> </div> <div>이 패턴입니다.</div> <div> </div> <div>그런데 화장실 간 후 어쩌고~~ 이 부분이 갈 사람은 가고 안 갈 사람은 안가는 것이라서 대부분은</div> <div>쉬는 시간 시작되자 마자 해당 프로그램을 시작해 버립니다. 그래서 화장실 뛰어갔다 온후</div> <div>어린이 체조를 중간부터 엉거주춤 따라하거나, 동영상을 중간부터 보는 것일뿐 친구들이랑 쉬는</div> <div>시간에 수다떨거나 놀 시간 자체를 주질 않아요.</div> <div> </div> <div>체육 시간은 야외 활동이 1년 중 거의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밖에 없습니다.</div> <div>안전 교육, 보건 교육 등 실내 활동으로 대체 되고, 그나마 있는 체육 활동은 개인 줄넘기</div> <div>같은 것으로 단체 활동이 없어요. 아이들끼리 팀을 이뤄 우리편 이겨라 응원도 하고</div> <div>그러다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하는 것도 다 </div> <div>일련의 사회성 습득 과정인데, 아이들끼리 단체 활동하다 조금이라도 트러블이 생길라치면</div> <div>골치 아파지니까 아예 그런 싹을 다 잘라 버리고 있어요.</div> <div> </div> <div>장기자랑이 1년에 한번 있었는데 맘에 맞는 애들끼리 모여서 연극 준비도 하고 노래 준비하고</div> <div>그러는 것이 과해져 옷을 맞춰 입고, 특정 요일마다 강사 초빙하거나 그런 학원에 가서 특별</div> <div>연습하고 오는 팀이 생기자 그 다음해에 장기자랑 폐쇄, 운동회 하는데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div> <div>해서 엄마 아빠들 참여율을 높이자~했더니 쉬는날 부모들까지 동원해서 나가게 한다고 항의</div> <div>들어오자 전체 운동회 중단, 각 학년별로 하루씩 돌아가면서 했어요. 그러다 주변 아파트 </div> <div>단지에서 무슨 운동회를 일주일 내내 하느냐 민원 들어오자 그냥 하루에 1~2시간씩만 애들</div> <div>나와서 100미터 달리기, 박 터뜨리기 등등 몇몇 활동만 하고 끝.</div> <div> </div> <div>개인 줄넘기하다가 고학년은 단체 줄넘기 하는데 단체 줄넘기하면 운동 잘 못하는 애들은 </div> <div>주눅 들고 다른 애들한테 너땜에 졌다는 비난 받아 주눅들고 왕따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div> <div>해서 단체 줄넘기 중단.</div> <div> </div> <div>아이들끼리 여자팀 남자팀 나눠서 이어달리기 하는데 지거나 하면 지는 큰 빌미 제공한 애가</div> <div>욕먹는다고 중단</div> <div> </div> <div>원안에 아이들이 있고 팀으로 나눠서 당겨서 끌어내서 많이 끌려나온 팀이 지는 게임을 하면</div> <div>끌려 나오는 과정에서 팔 다리 까진다고, 그런 경우 학교에 청구하는 무슨 보험...인가가 있다고</div> <div>하더라구요. 작년에 학부모중 하나가 아이가 피부가 손상되었다며 학교 측에 보험 청구한 이후로</div> <div>끌고 당기는 활동 모두 다 중단.</div> <div> </div> <div>미세 먼지 날리는데 왜 소풍 가냐해서 소풍 중단 및 실내 견학으로 대체</div> <div>(이건 뭐 그럴 수 있다고 쳐요)</div> <div>소풍 갈때 애들마다 도시락이 다르면 서로 위화감 느낄 수 있으니 모든 아이들을</div> <div>도시락 통일 시키는데 학부모가 돈걷으면 안되니때문에 알아서들 하시라고 해서</div> <div>반톡으로 돌려서 학교 정문 근처에서 만나서 일일이 애들마다 도시락 수령해서</div> <div>가방에 넣은 후 보내기</div> <div> </div> <div>이런 식이다 보니 학교는 일견 매우 평화로워요.</div> <div> </div> <div>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div> <div>아이들은 어울릴 수 조차 없기 때문에, 새학기가 시작되어도 같은 모둠 배정 받는 앞자리 또는</div> <div>뒷자리 외의 다른 애들이랑은 아예 말 한마디도 못한 경우가 허다해요.</div> <div> </div> <div>복도에서 뛰면 절대 안된다고 안전교육하기 때문에 뛰지도 못하고</div> <div>큰 소리로 이야기 하면 안된다고 해서 떠들지도 못하고</div> <div>학교 끝나고 운동장에서 놀면 안된다, 바로 집이나 학원으로 하교하라고해서</div> <div>남아서 노는것도 못해요. 모래 놀이하면 병균 감염된다고 학교 모래 놀이터는</div> <div>비닐로 덮었어요.</div> <div> </div> <div>결국 아이들은 사회성마저도 태권도 학원에서 배워야 하는 현실인거 같아요.</div> <div> </div> <div>저 사는 동네만 그런지는 몰라도 그래서 그런지 남아들은 입학하면 다 축구클럽에 </div> <div>반 통째로 등록해서 주 1회씩 수업 받으며 뛰놀고, 여아들은 근처 태권도 학원 저녁반 쯤에</div> <div>반 통째로 등록해서 생활 체육을 해요.</div> <div> </div> <div>도대체.....공교육은 왜 이렇게 되었나.....끝도 없이 입맛이 씁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