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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17377
    작성자 : 매일오유
    추천 : 1
    조회수 : 460
    IP : 211.212.***.87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07/11/19 05:23:07
    http://todayhumor.com/?gomin_17377 모바일
    내 인생을 왜 이런거죠?
    엊그저께 수능을 친 삼수생입니다.
    고등학교시절 그렇게 공부를 잘하지는 못했습니다. 수능을 보고 지방대를 갔지만 얼마 다니지 않아 마음을 바꿔 재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2~3개월은 정말 열심히 공부만 했습니다. 나중엔 학원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사귀고 사랑이란 감정도 느껴봤지만 그런 감정들을 억지로 눌러가면서 꾸준히 공부했었죠. 그리고 수능시험. 언어영역시간 너무 긴장을 한 나머지 바보같이 10문제정도를 생으로 찍어버렸습니다. 나머지 시험을 무의미하게 치른 후 집에 와서 엄마 앞에서 펑펑 울었죠. 그때 엄마마음은 정말 처참하게 찢어졌을 겁니다.

    그래도 갈만한 대학교원서를 썻지만 너무 무모 했던 건지. 다 떨어지고 말았죠.
    다시 좌절. 군대를 갈까 삼수를 할까 결국 삼수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달 동안 낮에는 알바, 밤에는 공부를 하면서 삼수 생활을 하기 시작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내가 돈을 벌었다는 뿌듯함과 좋은 대학교 갈수 있다는 희망, 학과와 진로를 고민하면서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들. 다시 미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5월부터 알바를 그만두고 혼자 독학으로 미친듯이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독서실에서 아침 9시부터 밤1시까지 하루 2끼만 먹으며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을 빼놓고 공부를 했습니다. 처음엔 의지로 혼자공부를 시작했지만 나중엔 그 생활에 완전히 적응이 되어 그냥 그렇게 눈 깜짝할 새 몇 개월이 흘러갔고 성적도 많이 올라갔습니다.
    평균2등급이라는.. 삼수생으로서 보잘것 없어 보이는 점수지만 목표한대학교는 충분히 갈수있는 점수가 나와 자신감이 붙었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다시 꾸준히 공부를 했죠.
    그리고 세 번째 수능. 아침 일찍 부모님과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으로 향했습니다.
    작년과 같은 결과를 발생시키지 않으려고 진정제를 복용하고 시험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험 내내 작년기억에 대한 불안함이 생각나기도 하고 심장이 자꾸 두근거려 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문제를 끝까지 풀었고 망치지는 않았으니까 평소처럼은 나오기만을 바랬죠.

    시험이 끝나고.. 후련함보다는 결과에 대한 걱정이 앞서고..

    집에 와서 채점을 했네요.
    어이없는 점수가 나왔고 등급도 정말 뭣같이 나왔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점수. 내가 예상했던 등급중 제대로 나온 영역이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는 별로 내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내가 수능을 그저 그렇게 본 줄만 알거예요.
    결과가 나오면 모두가 나를 한심한 눈초리로 보겠죠. 삼수까지 했는데 겨우 그 정도냐고
    친구들과 친척들의 기대도 내가 다 짓밟아 버렸습니다.

    대학이 인생이 전부가 아니라고 합니다. 이 정도는 작은 일이라고 대학생 친구가 위로 해주었습니다. 저도 일류대를 원한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방대를 다니며 주위시선을 뼈저리게 느낀 저로써는 적어도 남들로부터 무시 받지는 않는 대학교, 내가 공부하고 싶은 학과에 멋지게 대학합격 이란 걸 해보고 싶었습니다. (ㅅ대학교에 있는 전국에서 유일한 학과)
    꿈이 날아가 버린 거 같네요. 이런 결과를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내가 원하던 미래는 이것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내 몸과 건강, 알바해서 번 돈 100만원과 내 시간, 내 모든 걸 바쳤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정도로요. 시간이 아까워 혼자 라면을 먹으며 끼니를 때웠고 아무도 없는 새벽에 빵을 먹으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버지와 누나 얼굴을 한달 동안 못보고 지내기도 했고요. 
    하지만 결과는 어이없는 시험점수 뿐이네요.
    사회에서 시험결과로 모든걸 판단하는건 어쩔수 없고 받아들여야 하는건 당연한거죠. 근데 거의 손에 잡힐듯 했지만 이렇게 날아가 버리니 아쉬움과 허무함은 이로 말할수 없을 정도네요.

    앞으로 결과가 나오면 이제 사람들은 나를 비웃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니가 해봤자 그 정도지 뭐. 넌 왜 항상 그 모양이냐? 결국 이렇게 되자 나도 이런 모습이 진정 나라고 받아들이게 될까 두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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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14 10:24:36  175.195.***.187  가카타파  226005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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