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보기엔 이미 학생들이 주입식에 길들여져서 스스로 생각을 하는 걸 귀찮아하는 거 같아요.
저도 이런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용기있게 얘기해보자면 수학의 어려운 문제는 개념을 응용하는 방법을 묻는 문제입니다. 당장 이거 못 풀면 대학 못 가는 것도 아니고 공부하는 과정이잖아요. 가르쳐 준 개념이랑 공식을 가지고 어떻게 풀지 생각해보기보단, 아 선생님이 이런 유형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풀래ㅡㅡ 하는 반응이 먼저 나와요.
예를 들어 1+1=2, 2+1=3 3+1=4 이렇게 가르쳐주고 문제를
2+2=? 이렇게 내면요, 위에 주어진 걸 가지고 2+(1+1)=4, 2+2=4를 만들어 볼 생각을 안하고 2 더하는 건 안 가르쳐줬다고 우기는 거예요.
못 하는 걸 욕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게 문제입니다. 실패하더라도 이게 왜 이런지 스스로 생각해보고 여기서 뭘 적용해야 할지 직접 고민하는 과정이 있긴 있어야 해요. 설령 답지를 보고 풀더라도 문제를 일단 한번 건드려보고 나서 어디서부터 막히는지 봐야 하는데, 그냥 답지 베껴 쓰고 그걸 외워요.
선생님한테 질문할때도 어디까지 풀다가 이 부분을 모르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이거 어려워요. 처음부터 다 모르겠어요. 이러고 있습니다.
걷는 법을 가르쳐줬으면 그걸 가지고 어떻게 해야 뛸 수 있을지 고민이라도 해 본 애들은 아마 얼마 없을 겁니다. 저도 안 그랬고요.
이렇게 말해도 전 수학은 이렇게 공부했지만요.. 수험생으로서 직접 느낀 겁니다. 전 수학보다 물리에서 더 그런 걸 느꼈는데.. 공식에 맞춰서 문제 유형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문제 유형에 맞춰서 공식을 기억하는 애들이 너무 많았어요. 질문 받아서 설명해주면 그러니까 그래서 이건 왼손이야 오른손이야? 하고 공식만 받아적어가는 애들도 많고..
그냥 그렇다고요. 우리나라 교육과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식의 구성에도 이유가 있는데, 그걸 고려해보고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