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제가 요즘 읽고 있는 책에 나온 실험인데,</div> <div>두 사람이 돈을 나눠 갖는 게임을 합니다. 나는 천원을 쟤랑 얼마씩 나눠 가질지 결정할 수 있고, 쟤는 그 분배가 맘에 안 들면 거절하고 맘에 들면 받아들입니다. 거절하면 둘 다 돈을 하나도 못 가집니다.</div> <div>"완벽하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쟤한테 10원만 주고 내가 990원을 가지면 됩니다. 쟤는 어차피 안 받나 받나의 문제인데, 10원을 거절하기보다는 가지는 게 이득이니까 말이죠. 하지만 실제로 실험해 본 결과 5:5에 가깝게 나왔다고 합니다. 저 사람이 적게 받으면 기분이 나쁠 거라고 (또는 너무 적게 줘서 더럽다고 거절해 버린다던가요.)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그 사람의 기분까지 생각해서 행동하게 되는 공감 능력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눈앞에 있으면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그에 맞춰 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생각해서 가장 이득을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감정을 고려한 결정을 하게 되지요.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기 힘든 자폐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해 본 결과 정상인에 비해 80% 정도 낮은 액수를 제시했다고 합니다. </div> <div>하지만 그 능력은 쉽게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만약 상대방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분배권과 결정권이 모두 있다고 하면 3분의 1까지 떨어집니다.전 이것도 충분히 많다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서로 마주보고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방에서 하면 그 액수가 훨씬 떨어져, 정상인들도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이 눈앞에 있지 않다면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이입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입니다. </div> <div> </div> <div>컴퓨터로 연결된 상태에서는 상대방이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걸 잊어버리게 됩니다. 못하는 사람에게 욕하면 상대방의 기분이 나빠집니다. 나야 욕하면 좀 나아질지 몰라도 상대방도 감정이 존재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게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그러한 판단을 내리기 상대적으로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상상도 못할 욕설이 오고가고 하는 겁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사이코패스적인 사고방식이 된다고 할 수 있을까요. 트롤링도 상대방의 피해보다는 자신의 재미를 우선으로 두는 심리에서 기인한 겁니다. 현실이라면 절대 그런 짓 못 할 사람도, 상대가 사람이라는 것을 잊기 떄문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겁니다.</div> <div>채팅 한 줄을 치기 전에 의식적으로라도 모니터 반대편에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생각합시다. 내 말 한 마디가 상대방한테 어떤 감정이 들게 할지를 의식적으로라도 생각합시다. 무슨 선플달기 표어처럼 돼 버렸는데, 눈앞에 자기 팀 4명이 모여있으면 내가 이런 말을 했을 때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 일단 생각해봅시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을 향한 욕설이라면 글이든 말이든 무게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과학 관련 책 읽다가 갑자기 롤이 떠올라서 써봅니다. 중증 롤란마귀인지 뭔지</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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