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아침에 일어나 시계를 확인했는데
이미 출근준비를 끝내고 출발해야 되는 시간이 한참 넘은 시간이였어
서둘러 노트북을 챙기고 회사로 출근했지만
이미 많이 늦은상태였기 때문에 지각은 벗어날 수 없었어.
"너 임마 오늘 중요한 회의인지 몰라서 늦었냐?"
아침부터 상사의 잔소리로 시작되는 아침
"아내가 병원에 입원해서 늦었습니다"라는 대답은 핑계일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늦잠을 잤습니다..."
그게 나의 최선의 대답이였어
자료가 늦어서 조금 늦게 시작한 회의가 끝나고
아무래도 오늘은 일할 정신이 아닌 것 같아서
"저...오늘은 좀 쉬고 싶습니다"
부장님한테 양해를 구하고 그 날은 연차를 사용했어
평소에 일만 해서 그런지 아무말없이 허락해주시던 부장님
착잡한 심정으로 회사를 나와 집으로 향했지
쇼파위에 누워 리모콘으로 채널을 돌리며 TV를 시청하는데
별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하는게 없더라고
방으로 들어가 한숨 자려고 대충 옷을 갈아입고
침대위에 누워서 병원에 입원한 아내를 생각하는데
"오랜만에 연차니까 그냥 내일 찾아가야겠다."
아내를 찾아가는건 내일 퇴근후 가려고 마음먹고 잠이들었어
배가고파서 잠자리에서 일어났어
아침,점심을 안먹었기 때문에 너무 배가고파
부엌에 있는 냉장고를 열어봤는데
아내는 도대체 살림을 어떻게 하는건지
먹을게 하나도 없더라고
김치,나물 몇 가지
그리고 아내가 먹다가 남긴 것 같은 그릇에 담긴 비빔밥
궁시렁거리면서 냉장고를 닫았어
그냥 시켜먹는게 편할 것 같아서 말이야
냉장고에 붙어있는 광고지를 보며 중국음식을 주문했어
아무래도 그게 제일 무난할 것 같았거든 빠르기도 하고 말이야
음식이 올때까지 다시 쇼파위에 앉아서 영화채널을 보며 시간을 보냈어
잠시후 도착한 음식을 영화를 보며 먹으려고 음식을 거실탁자위에 올려놓고
쇼파 아래로 내려가 양반다리로 앉아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무엇인가 발끝에 걸리더라고
"뭐야 이건?"
그건 우리회사에서 사원들한테 매번 나눠주던 다이어리였어
나는 회사에서 받아도 디자인도 별로고 색상도 별로라
아내한테 사용하라고 줬던 다이어리였는데 아무래도 아내는 정말로 이 다이어리를 사용하고 있었나봐
아무 생각 없이 밥을 먹으며 대충 앞부분을 보는데
나와 아내의 생일,결혼기념일,아니면 무슨 모임이 있는 날 등등 정리되어있던 다이어리
어느 누가 봐도 평범한 다이어리였어
그렇게 몇장 몇장 다이어리를 넘기며 밥을 먹는데
메모지 부분에는 가계부를 적어놓은 것 같더라고
날짜가 적혀있고 그날 구입했던 물건이나 공과금 등 지출금액이 적혀있던 다이어리
아내가 꼼꼼한건 알고있었지만 가계부를 쓰는줄은 몰랐거든
그리고 가계부 밑 짧게 적혀있던 글
그건 아내의 짧은 일기였어
밥을 먹던 숟가락이 점점 느려지기 시작하고
나는 허락도 없이
아내의 짧은 일기를 훔쳐보기 시작했어
=아내=
xxxx년xx월xx일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