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중고등학교 내내 왕따를 당하다가 <div>그거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셔서 현재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맺고 있고</div> <div>사회적으로도 무난한 삶을 살고 있다는 글을 보고 이렇게 글 씁니다.</div> <div><br /></div> <div>댓글에 써 있는 것 처럼, 왕따로부터의 해결책이 단순하게 공부를 통한 가치의 증명밖에 없다는 것 처럼 들려</div> <div>조금 씁쓸하게 들리더군요.</div> <div><br /></div> <div>저 역시 집안환경으로 인해 많은 굴곡이 있는 삶을 살아왔습니다.</div> <div>그 속에서 제가 현재 비교적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는 이유는 역시 공부구요.</div> <div><br /></div> <div>간단히만 말씀드리자면..우선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때 IQ측정 불가 판정을 받아 부모님께서 학교에 가실 만큼 머리가 좋았습니다.</div> <div>4학년 때는 지금 살고있는 광역시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아이로 뽑혀</div> <div>(시의 모든 학생들이 같은 문제를 가지고 시험을 봤고, 총 5차까지 시험이 이어졌지요.)</div> <div>무상으로 영재교육을 받으며 과학고 특례입학이 예정되어 있었죠.</div> <div><br /></div> <div>같이 영재교육을 받던 친구들은 아버지가 교육감, 교수, 장학사, 국회의원... 가장 못사는 집이 양가 부모님 고등학교 선생님 이었습니다.</div> <div>저희집은 어머니 전업주부에 아버지는 막노동꾼이었구요.</div> <div>그나마도 아버지께서 모아오던 돈을 도박으로 홀랑 날려먹고</div> <div>사채까지 끌어 쓰신 덕분에 집이고 뭐고 다 날아가고 보증금 100에 월세 15만원짜리 반지하 방에서 10년 가까이 살았지요.</div> <div>과학고요? 못갔습니다.</div> <div>중1까지는 무상교육, 중2 중3 2년간은 XX대 위탁교육을 받아야 했는데</div> <div>위탁교육 비용이 월 40만원이었거든요.</div> <div>자식이 과학고에 특례입학을 할 수 있다는데 월 40이 큰돈은 결코 아니지요.</div> <div>근데 저희집 한 달 수입이 당시 90만원에 제2금융권 이자도 내기 어려운 형편인데 무슨...</div> <div><br /></div> <div>아직도 기억나는게 아침에 일어나서 밥먹고 학교를 가야하는데, 쌀은 없고 라면만 두봉 있더군요.</div> <div>입은 세갠데말이죠.</div> <div>속이 안좋다고 하고 학교에 가서 점심까지 쫄쫄 굶었던 기억이 납니다.</div> <div>참 서러웠는데...</div> <div><br /></div> <div>중학교 3학년 올라가는 겨울방학때는 돈좀 벌어오겠다고, 우리집 빚 내가 갚겠다고 가출해서 주유소에서 일하다가</div> <div>딱 한달후에 월급받자마자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div> <div>월급 어머니께 드리고 나서도 얼마나 맞았는지...</div> <div>그리고 얼마나 서럽게 우시던지... 지금도 종종 이날을 떠올리면 울컥 하곤 합니다.</div> <div><br /></div> <div>가출했다가 온 사실이 어떻게 학교에 알려진건지는 모르겠지만,</div> <div>중3때는 놀지도 못하는게 가출하고 온다고 잘못 찍혀서 왕따도 잠깐 당했지요.</div> <div>지금처럼 심하게 삥뜯고 때리고 하진 않았지만</div> <div>하루에 몇번씩 뒷통수 얻어맞는건 일상이었지요.</div> <div><br /></div> <div>저 역시 이악물고 공부했었고 덕분에 지금은 그래도 사람처럼..</div> <div>좋은 대학 다니면서, 학점 잘 받으면서 과외로 연간 2천가까이 벌면서...</div> <div>집안사정도 나아져서 번듯한 아파트도 한채 가지고 있고 그렇습니다.</div> <div><br /></div> <div>어느 누구에게 말 할 때도 부끄럽지 않은, 아니 어쩌면 참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제 이야기는 여기까지로 접어두고, 이후부터가 정말 하고싶은 이야기입니다.</div> <div><br /></div> <div>그러나 과연 이게 해답이 될 수 있을까요?</div> <div>우리는 알고 있습니다.</div> <div>공부를 100명이 한다면 100명이 똑같이 노력을 한다고 해도 1등부터 100등까지가 존재할 수 밖에 없음을.</div> <div>현재의 대한민국 교육체계는 그렇습니다.</div> <div><br /></div> <div>그렇다면 왕따를 당하다가 내가 이악물고 공부해보겠다.</div> <div>그걸 통해 너희가 후에 후회하게 해줄거고, 내 인생을 바꿔놓을거다.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라는 각오를 가지고 공부를 시작했는데</span></div> <div>아쉽게도 공부와 참 연이 없게 타고난 사람이라 효과가 없다면..</div> <div>그 때 찾아오는 절망은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요.</div> <div><br /></div> <div>김연명교수님이 쓰신 '대한민국 복지 7가지 거짓과 진실'이란 책을 보면</div> <div>우리가 흔히 '노력'이라 하는 것 조차도 사실은 후천적 환경에 의해 교육되는 것이라 합니다.</div> <div>(<a target="_blank" href="http://blog.naver.com/deepstars/130149094414" target="_blank">http://blog.naver.com/deepstars/130149094414</a> 링크이며 이곳에 이 책의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또한 지금의 주류세력이나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지닌 자들은</div> <div>우연히도 지금의 사회가 원하는 요건과 자신이 가진 적성, 그리고 자신이 후천적으로 교육받은 특성들이</div> <div>참 잘 맞아떨어진 이들입니다.</div> <div><br /></div> <div>그래서 우리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외치고 있으며, </div> <div>사회의 복지정책 역시 같은 맥락에서 몇몇 소수가 가진 '부'라는 자원이 그들의 온전한 노력의 결과가 아님을 말하고 있습니다.</div> <div>모두의 노력이 그 온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 그것이 바로 복지입니다.</div> <div><br /></div> <div>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샜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div> <div>왕따 역시 사회적 안전망 내에서 케어되어야 할 부분입니다.</div> <div>그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니가 못나니까 왕따를 당하는거야. 라는 프레임에 가둬버리는 순간</div> <div>우리는 참으로 많은 아이들을 나락으로 빠뜨리게 됩니다.</div> <div><br /></div> <div>앞서 글 쓰신 공부로 지금의 성공을 쟁취해 내신 분 같은 경우</div> <div>참 고생하셨다고 격려 해 드리고싶고, 그 과정에서 흘렸을 피와 땀 역시 타인이 쉽게 이해할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div> <div>하지만 이 글은 그 글을 보고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div> <div>같은 상황에서 자신의 힘으로 벗어나는데 실패한, 혹은 절망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글입니다.</div> <div><br /></div> <div>대한민국의 많은 소수자들에게,</div> <div>대한민국의 많은 약자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div> <div>당신들은 당신들이 받아야 할 정당한 대우와 권리의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div> <div>그건 결코 당신들의 잘못이 아닙니다.</div> <div>자신을 자책하거나 힐난하지 마십시오.</div> <div>충분히 잘 버티고 있어요. 분명 나아 질겁니다. 힘내주세요.</div> <div><br /></div> <div>그리고..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에게 외칩니다.</span></div> <div>눈을 돌리지 마세요.</div> <div>우리의 아이들, 우리의 친구들, 우리의 부모 형제들, 그리고 자기 자신까지.</div> <div>그 누구 하나 자신을 자신의 힘만으로 온전히 지켜낼 수 있는 사회가 아닙니다.</div> <div>UMC의 노래 중 '사람들을 착하게 만들어 놓았더니'를 들어보세요.</div> <div>어느 순간 우리가 눈돌리고 외면하며</div> <div>'그건 그냥 그새끼가 병신인거지. 내 알 바 아니잖아!'</div> <div>라고 외치던 일이 우리의 일이 됩니다.</div> <div><br /></div> <div>사회적 연대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보장을 위해</div> <div>우리는 조금 더 주위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만 합니다.</div> <div><br /></div> <div>눈 돌리지 마세요. 눈 돌리지 맙시다.</div> <div><br /></div> <div>이번 세월호 참사.. 지금 살고있는 집에서 10분거리에 있는 학교가 단원고입니다.</div> <div>대체 그 천사같은 아이들이 이런 비극을 당해야만 합니까.</div> <div>왕따를 당하는 사람들도, 이번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들도 결코 그들의 잘못으로 인해 이런 일을 겪게 된게 아닙니다.</div> <div>정확히 말하면 좋은 지도자를 뽑아내지 못한,</div> <div>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이모양 이꼴이 될 때 까지 눈돌리고 자기의 안락함만을 추구하던 국민들에 의해 이런 일이 벌어진겁니다.</div> <div>(사실 오유는 눈 돌리지 않고, 자신의 일처럼 여기며 싸워주시는 분들이 많지요. 그래서 저 역시 이곳을 사랑하고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정리하자면 두 가지네요.</div> <div>1. 왕따, 약자, 소수자...모두 당신들의 잘못으로 인해 아픔을 겪고 있는게 아닙니다. 우리가 위로해줄게요. 털어놔주세요.</div> <div> 생각보다 세상은 아직 살만합니다. 기운냅시다.</div> <div>2. 모든 국민분들...지금보다 조금 더, 조금만 더 주위에 관심을 기울여주세요. </div> <div><br /></div> <div><br /></div> <div>쓰고보니 참..두서없고 병렬식 나열에 불과한 것 같은데..</div> <div>그래도..그냥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 행복해 지면 좋겠습니다.</div> <div><br /></div> <div>오늘 하루, 화이팅.</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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