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재미있는 글도 아닙니다. 오히려 진지할수 있습니다.
게시판을 딱히 어디적을지 몰라서 여기 썰을 많이 풀길레 적어봅니다.
때는 고3수능성적이 나오고 막나갈때 입니다. 학교는 안가고 집에서 폐인처럼 살다가
가끔 용돈벌이로 뉴트리아를 잡으러 다녔습니다. 두당 2만원이라는 현상금에 혹해서 야전삽과
야구배트를 들고 얼간이로 불리는 친구들과 무작정 낙동강을 돌아다녔지만 괜히 2만원이 걸린게 아니었습니다.
이 이야기도 많이 긴데 이쯤하고 아무튼 의미없는 나날을 보내다가 친구한테 연락이 옵니다.
"내일 시간되나? 할거 없으면 노가다나 가자." 할것도 없었고 간다고 했습니다.
"몇시에 가면 되는데?"
"네시반에 첫차타고 가면서 연락해라."
네시반?????????????? 아침 기상이 10시인 저에게는 자지 말라는 이야기 였습니다.
아무튼 가기로는 했고 알람을 맞춰놓고 최대한 일찍 잤습니다. 그래도 열두시에 잤습니다.
힘들게 알람에 4시에 일어나고 모자를 눌러쓰고 안입는 패딩을 입고 갔습니다.
근데 정류장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습니다. 아주머니 아저씨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계셨습니다.
남자들은 큰 가방을 메고 계신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첫차를 타고 친구에게 연락을 해서 같은 버스에서 만났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니 아무것도 안 갔고왔나?" 하는 겁니다.
"그냥 몸만 가는거 아이가?"
"병시나 갈아입을 옷 정도는 챙기라고 했다이가."
"옷이 필요하나?"
"병시나 안전화는 거기 남는거 몇개 굴러다니는데 옷은 일하면 더러워진다이가."
"아 몰라 가보면 알겠지 그냥 가자."
서면에있는 인력소?에 갔습니다. 새벽이었지만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이 삼십은 훌쩍 넘으신 분이었고
저희 나이 또래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책상에 앉아 계신분한테가서 신분증을 맞기고 대기했습니다.
약간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습니다. 왠지 일을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긴장감이 대기실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5시20분정도 되니깐 책상에 앉아 계시던 분이 갈곳을 배정해 주셨습니다.
다행히도 저와 친구는 배정을 받았고 제법 사람들이 많이 갔습니다.
그렇게 배테랑 아저씨의 뒤를따라 지하철을 타고 현장으로 갔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노가다 팁간은걸 얘기하며 갔습니다.
"가보면 알겠지만 진짜 위험하디 그리고 너무 무리하지 말고 적당히 해가도 돈은 똑같다. 그냥 시키는대로만 하면 된다."
그렇게 현장에 도착하고 안전모와 안전화를 신고 몸을 풀었습니다. 어디 지하주차장 같은데서 모이고 일을 배정 받았습니다.
나이가 좀 있어보이는 흔히 우리가 말하느 소장님?이 오셔서 배정해 주셨습니다. 저와 친구는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아마 신입들은 교육을 위해 흩어 놓는다고 합니다. 저는 그렇게 어떤 삼십대 중반 아저씨와 새벽청소를 하게 됩니다.
포대자루를 들고 아침참을 먹기 전까지 청소를 했습니다. 아침을 먹으러 아저씨를 따라 근처에 인부식당에 갔습니다.
거기서 아침으로 라면을 먹고 소장님이 머리에 쌍용이 새겨진 아저씨를 따라가라고 합니다.
근데 여기서 저는 살짝 열받습니다. 딱봐도 삼십대인 사람이 육십정도 되보이는 소장님을 막 대하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일개 잡부라 조용히 따라갑니다. 그리고 리프트라는걸 타보는데 이게 진짜 자이로드롭보다 무섭습니다.
아파트 건설현장에 보이는 노란색의 허술해 보이는 엘리베이터 비슷한게 리프트 입니다.
이 리프트가 철컹철컹하느데다가 밑은 철판인데인데 땅
바닥이 보입니다.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제일 꼭대기층에 도착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리프트 문을 닫는데 정말 아찔했습니다. 지하철 탈때 열차와 승강장사이 정도의 틈이었는데 그틈으로 밑이 보이느순간
아찔했습니다. 정말 정신 안 차리면 죽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남은 하루를 같이 할 기술공 두분을 만납니다.
정확히는 용접하시는 분인데 아파트가 거의 형체는 완성되고 안에 소화전이나 파이프를 감싸는 철제구조물 간은걸 용접하시는 분들 이셨습니다.
한분은 키가 180정도의 덩치가 좋으신 전라도 분이셨고 보조로 보이시는분은 저정도 체구에 조선족이셧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덧 붙이자면 이쪽일을 하시는 분들이 대체로 입이 험하십니다. 직접적으로 저에게 욕은 안 하셨지만
일하다가 잘 안 될때는 정말 욕을 찰지게 하십니다.
아무튼 보조아저씨께서 철 구조물을 어떻게 옮겨야 하는지 설명해 주시는데 말을 너무 작게 끝까지 안 하시는 겁니다.
그래도 대충 눈치는 있어서 저와 같이 간 아저씨는 어떻게 하는지 보고 철제를 길이와 너비에맞게 용접할곳으로 옮겼습니다.
같은 작업을 5개층씩 두건물 10개층을 했습니다. 그래도 작업이 오래걸리는 일이 아니라서 쉴틈은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했던일이 노가다 중에서도 쉬운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마스크를 안 써서 코를 풀때 시커먼 먼지도 같이 나왔습니다. 그때는 정말 몸이 안 좋아 진다는게 느껴졋습니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되고 한시간 반후에 보자며 밥을 먹으러 인부식당에 갔습니다. 점심은 감자탕이었습니다.
특별할거 없는 비주얼 이었지만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그렇게 밥을 먹고 점심때 잠깐 낮잠을 잤습니다. 역시 이것도 꿀맛입니다.ㅎㅎ
그렇게 오후작업도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한번은 철제가 모자라서 보조분과 같이 철제를 가지러 지하로 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4시반이 되었고 저는 인사를 드리고 공사장 인부 대기실로 갔습니다. 그 기술공아저씨가 내일도 또 오라고 하셨지만 저는 가고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대기실에서 친구를 만나는데 거의 죽을상을 하고 있는겁니다. 그러면서 옷을 갈아입는데 제꼴을 보니 정말 공사판에서 구르고 온 모양새였습니다.
저는 갈아입을 옷도 없어서화장실에서 대충 먼지를 털고 씻었지만 아직도 꾀죄죄했습니다.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인력소에서 일당 육만 칠천원을 받고
근처 포장마차에서 오뎅을 먹고 같이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그때 확실히 사람들 시선이 조금 느껴지기는 했습니다.
그러면서 친구와 돈버는게 힘들다는 얘기도 하고 다시는 노가다 위험하다는 얘기도 하면서 집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 정말 노가다를 못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후 쌍용건설이 부도가 났고 거기에 북항대교에서 인부4명이 죽는 사고가 나는 바람에
일자리는 줄고 안전교육을 안 받거나 경험이 적은 사람들은 일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결국 세번정도 더 노가다자리를 알아봤지만 결국 지금까지 일을 못했습니다.
돈을 벌려고 였다기 보다는 사회 경험이었고 노가다를 갔다온 뒤로는 돈을 더 소중히 썼습니다.
아직도 그때번 육만 칠천원은 못 쓰고 간직하고 있습니다.
건설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