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캐나다에서 경험한 일을 글로 재미있게 쓰시는데 자극을 받아 저도 제 경험담을 한번 써보겠습니다 <div>(오우에 가입하고 눈팅만 하다가 처음 쓰는 글이네요 ㅎㅎ)</div> <div><br></div> <div>먼저 저는 2006년도에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와서 항공정비를 공부한 30대 초반의 남징어 입니다.</div> <div>중딩때 포기한 영어로 이민와서 아둥바둥 공부하고 졸업하여 항공정비쪽에서는 나름 큰회사에 들어갔습니다.</div> <div>저희 회사의 주된 업무는 캐나다 공군의 c130 수송기를 정비하는 일을 하는건데 계약기간이 길어서 나름 안정된 직장입니다.</div> <div><br></div> <div>입사후 3년동안 많을걸 배우고 순조롭게 자격증도 취득하여 회사에 애사심을 가질 무렵인 작년 10월쯤에 </div> <div>직장동료들이 모여서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요. </div> <div>저도 끼어서 이야기를 해본즉슨 저희 회사가 다른 큰 기업에 넘어갔다는 겁니다.</div> <div>그기업은 나름 대기업으로 여러가지 안좋은 소문도 있는 기업이었습니다 (노조를 별로 좋아 하지 않고, 보험이나 여러 혜택들이 짜다고 들었습니다)</div> <div>새로 오너가 된 대기업에서 파견된 사람은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가 일을 많이 따와서 회사가 더 커질것이다" </div> <div>같은 희망적인 이야기만 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결과는 일은 따오지도 못하고 회사에 일이 별로 없다는 핑계로 레이오프(회사에 일이 없을 경우 잠시 직원을 레이오프 하고 나중에 다시 사람을 고용해야 할 경우에 레이오프된 사람부터 불러들이는 제도)로 80명을 자르더군요. 여기부터 직원들의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div> <div>그러다 결정적인것은 노조와 회사간의 계약을 갱신할때 생겼습니다. 회사측에서 노조측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조건은 기존 직원들의 월급과 혜택(휴가나 보험같은) 그냥 유지해주고 대신 새로 뽑는 직원들의 휴가와 보험 그리고 연금을 줄이겠다고 했습니다.</div> <div>노골적으로 노조를 부수려고 준비를 한것이지요. 노조측에서는 협상을 하려고 했으나 회사측에서는 대답이 없었습니다.</div> <div>결국 파업을 할지 말지에 대해서 표결에 들어갔고 98.2%의 지지로 파업이 결정되었습니다. </div> <div>모두가 하는 얘기가 우리만 좋자고 미래에 막 사회에 들어선 새동료를 희생 시킬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div> <div>구호도 SAME WORK, SAME BENEFIT 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최종적으로 파업이 결정되자 저는 걱정이 많이 되기 시작했습니다.</div> <div>그이유는 한국에서 파업이 어떻게 되는지를 뉴스나 인터넷으로 봤고 공권력이 얼마나 회사 편으로써 노조를 탄압하는지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div> <div>회사에서 용역을 동원해서 우리를 공격하면 어떻게 하지? 경찰이 우리를 안도와주면 어떻게 하지 등등 여러가지 걱정이 계속 생겨나더군요</div> <div><br></div> <div>결국 노조와 회사는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파업날이 되었습니다. </div> <div>시간이 되자 저와 직장동료들은 툴박스를 끌고 회사 밖으로 나와 파업을 시작했습니다.</div> <div>밖에 나와 우리의 파업의 정당성에 대해서 일장연설을 하고 본격적인 파업에 들어갔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이게 왠걸 파업은 제가 생각 한것보다 굉장히 평화로웠습니다.</div> <div>그냥 핏겟을 들고 회사 입구에서 계속 걸어다니고 지나가는 차나 회사에 들어가려는 차를 잠시 세워서 파업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정도였습니다</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9/1410258558c1wciMqqq2Kjc2bl3qsz.jpg" alt="IMG_2586.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320px;height:427px;"></div><br></div> <div>회사측도 서큐리티 가드만 고용하여 우리가 위법 행위를 하는지 카메라로 채증하는 정도가 다였습<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니다.</span></div> <div>노조를 해산 시키려고 폭력을 사용하는것도 위협을 하는것도 없었습니다.</div> <div>서큐리티 가드는 우리가 이야기를 한다는 핑계로 차량을 일부러 못나오게 했더니 경찰에 전화하고 </div> <div>경찰은 순찰차 한대가 와서 우리에게 주의를 주는 정도였습니다.</div> <div>나중에는 서큐리티 가드측에서 하두 많이 전화를 했더니 고만좀 전화를 하라고 화를 냈다고 합니다 ㅎㅎ</div> <div><br></div> <div>3~4일이 지나고 파업이 점점 길어지자 심심한 애들은 알아서 놀걸 찾아오더군요</div> <div>프리즈비를 가져와서 던지고 놀고,캐치볼도 하고 럭비도 하고, 골대를 가지고와 필드 하키도 하고,</div> <div>강아지를 데리고 와서 산책도 하고, 근처 호수에 가서 수영도 하고, 점심 저녁으로 바베큐, 핫도그도 해먹었습니다.</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9/1410259136F7BmS4aBookLlDsWdo.jpg" alt="IMG_2597.JPG" style="border:none;width:320px;height:427px;">, </div><br></div> <div>제가 생각했던 머리를 깍는 비장한 모습도 다같이 열오를 맞춰서 앉자 구호를 외치는 모습도 없었습니다.</div> <div>그냥 파업을 즐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강아지와 아이들도 데리고 와서 산책하고 같이 노는 모습도 보였습니다.</div> <div>저 같은 경우도 동료들과 캣치볼도 하고 블랙배리도 따면 많은 얘기를 했더니 더 사이가 친해졌습니다.</div> <div><br></div> <div>이렇게 즐기는 동안 파업이 길어져 결국 정부에서 개입을 하게 되었습니다.</div> <div>그얘기를 들었을때 파업을 처음 할때 같은 긴장감은 생기지 않았습니다.</div> <div>정부에서 어떻게 든 해줄거야~ 같은 믿음도 생기더군요.</div> <div>정부에서 내놓은 조정안은 우리 노조의 의견을 많이 반영한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이 었습니다</div> <div>그렇게 79일간의 파업이 끝이 났습니다.</div> <div><br></div> <div>파업이 끝나는 날 직장동료의 말이 재미있었습니다.</div> <div>"우리 다 같이 글로브에 사인을 해서 집에 장식해두자 2014년을 추억하며... 라고 써서 ㅋㅋㅋ"</div> <div><br></div> <div>제가 캐나다에서 파업을 하며 느낀것은 캐나다 정부는 한국처럼 무조건 회사편만 들지않고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는것이 신기했고</div> <div>자신들의 이득과 정의를 위해서 물러서지 않고 싸우는 사람들도 인상 깊었습니다.</div> <div>그리고 무엇보다 파업을 지지해주는 일반사람들을 보면서 무언가 찡한 느낌이 들었습니다.</div> <div>물론 여기도 모든 사람이 노조를 지지 해주지 않습니다. 안티 유니온인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div> <div>사람들과 이야기하면 자신도 파업한 경험이 있다며 힘내라고 해주는 사람도, 자신은 안티 유니온이라고 미안하지만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다만 어느 사람도 우리가 파업하는걸로 배가 불렀다느니 그럴꺼면 그만두라느니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한국도 일반 시민들이 노조가 파업했다고 무턱대고 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div> <div>그리고 정부도 무조건 회사측편만 드는것이 아니라 중립적인 입장에서 균형을 잡아 줬으면 좋겠습니다</div> <div><br></div> <div>두서 없고 길기만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