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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어머니도 커리어우먼이셨고, 유아 돌보는 것을 싫어하셨던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육아를 소홀히...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격도 상당히 무심해서 애들이 어떻게 크는지 관심이 전혀 없었죠. 그런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대부분 내성적이 되며, 심하면 정서불안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손톱을 물어뜯거나 다리를 떠는 버릇이 대표적으로 나타나죠.
저 역시 내성적인 성격이며, 정서불안이 있었는지 20대 중반이 되도록 다리를 떨고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 있었죠.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고칩니다.)
제 어머니는 불혹이 되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하셨습니다. 정을 느끼게 되셨달까... 냉정하고 무심하시던 분이 이제 전화 한통만 드려도 너무 좋아하는 분이 되셨죠. 통 연락도 안 하시고 전화가 되더라도 무덤덤하시던 분이...그렇게 바뀌시더군요. 무언가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거나 한 것도 아닙니다. 그냥 세월이 흐르면서, 제가 대학을 다니고, 군대를 다녀오고, 대학을 졸업하고, 하다 보니 조금씩 바뀌시더라구요.
리플들 보니, 몽블님을 위해 돈을 받아두는 게 좋겠다, 혹은 (몽블님을 위해) 연락은 끊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리플이 대부분이더군요.
저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다른 말씀을 드리고 싶었기에 여기에 글을 씁니다. 고게에 글을 쓰는 것도 처음이네요.
사람은, 계속 성장합니다. 그리고 바뀝니다. 그리고 천차만별입니다. 젊었을 때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생겨나기도 합니다. 젊었을 때는 아이들을 끔찍하게 사랑하다가도 나이가 들면서 아이들을 싫어하게 바뀌는 사람도 있습니다. 중국 역사에 보면, 어떤 왕비가 첫 아들을 낳을 때는 (당연히 첫 출산이니까) 매우 힘들게 낳았고, 둘째 아들을 낳을 때는 쉽게 출산해서, 첫 아들을 매우 미워했고 둘째 아들을 사랑했답니다. 그래서 그 왕비는 둘째 아들에게 세자 자리를 주기 위해 장남을 죽이려고 하기도 하죠. 똑같이 자기가 낳은 아들들인데도 그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 또한,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으나 없었다고는 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입니다.
짐작컨대, 몽블몽블님의 어머님은 자기 일을 그 당시에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이혼이라도 해야 되고, 자기가 낳은 자식들과 떨어지게 되더라도 어쩔 수 없이 갈 길을 가야되는 상황...이런 걸 불교식 표현으로는 '업'이라고 부르죠. (몽블몽블님 역시, 중학교 2학년 때 혼자가 되어서 안 좋은 환경에 처했으면서도, 그렇게 열심히 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것이 몽블몽블님의 '업'이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세월이 흘러 몽블몽블님의 어머님에게 한국에 남아 있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혹은 딸)의 존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합니다. 업이라는 글자로 계속 풀어쓴다면, '다음 업이 찾아온' 것이죠. 그 아들(혹은 딸)이 자기에게 얼마나 큰 배신감을 가지고 있을지, 충분히 알면서도 도저히 못 참게 되어 찾아갈 수 밖에 없는 게 몽블몽블님의 어머님의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길게 본다면, 어머님에게 있어서 하나의 성장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기회입니다. 업 이라는 것은 그것을 제대로 풀어나가지 못하면 그 자리에 주저앉게 되고 더 이상 성장할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바라건데, 어머님께 기회를 드리세요. 몽블몽블님은 15세에 혼자가 되어 19세까지 힘들게 살면서도 성적은 상위권을 유지하는 사람입니다. 속된 말로 어디다 떨어뜨려도 먹고 살 사람 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몽블몽블님이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는 베풀어야 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어머님께 기회를 드리세요.
그것이 몽블몽블님의 업...이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어머님께 기회를 드리는 것이 바로 몽블몽블님이 더 나은 사람으로, 더 큰 그릇으로 성장해 나가게 되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가족,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양아버지, 마음의 벽이 두껍게 쌓여 있었던 친어머니...이런 요소들은 지금까지 '혼자로서의 인생'을 잘 개척해 온 몽블몽블님께 무거운 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잘 알듯이, 인생의 어깨에 놓인 짐은 무거울수록 좋습니다.
전술한 중국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면,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난 큰 아들은 동생을 죽이고 왕위에 오릅니다. 그리고 차마 어머니를 죽이지는 못하고, 유폐시킨 후 '황천에 가지 않는 한 만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왕은 어머니를 그리워하게 됩니다. 이에 신하들이 '황천은 곧 땅 속이니 땅을 파서 땅굴 속에서 만나면 됩니다'라고 하여 결국 땅속에서 어머니와 껴안고 울었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자기를 미워해서 자기를 죽이고 동생을 왕위에 앉히려고 했던 어머니지만, 그립게 되는 모양입니다.
** 주제넘게 몽블몽블님께 충언을 드렸습니다. 옛말에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몸에 좋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인생에 이롭다...라고 했습니다만 몽블몽블님의 구체적인 환경과 생각에 대해 잘 모르고 드린 충언이라서, 혹은 제 생각 자체가 짧아서, 충언이 충언이 아니고 거슬리기만 할 뿐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할 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은 잘 감안하여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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