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당신은 대한민국에 태어났습니다. <div><br></div> <div>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주민등록증을 부여받고, 부모님으로부터 이름 석자를 얻었습니다.</div> <div>부모님은 당신을 키우면서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하시고 밤 늦게까지 일하시다 돌아오십니다.</div> <div>하지만 당신은 순수한 마음으로 왜 그런것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이제 5년이 지났고, 당신은 어린이집(또는 유치원)에 갑니다.</div> <div>6살이 된 당신은 당신과 비슷한 또래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게 되자 신기합니다.</div> <div>하지만 부모님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야 한다는 마음에 우는 아이도 있습니다.</div> <div>어린이집에서는 영재교육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영어와 한글을 가르칩니다.</div> <div>전혀 모르는 영어를 배우며 선생님이 시키는대로 따라해봅니다.</div> <div>부모님 말씀으론 요즘 영어를 배우는게 최고라 하십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1년은 금새 지나갔고 당신은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div> <div>1학년때는 유치원때 만난 친구들도 있지만 새로운 친구들도 잔뜩 사귀게 되었습니다.</div> <div>하지만 힘이 강한 아이들은 뭉쳐다니며 당신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div> <div>선생님은 그저 그 아이에게 하지말라고만 반복하여 말하고 방관하고 있습니다.</div> <div>여기저기서 우는 아이들도 있지만 신경쓰지 않습니다.</div> <div><br></div> <div>집에 돌아가자 부모님은 지금부터 늦지않게 학원도 다녀야한다고 말하십니다.</div> <div>수학, 영어, 운동, 미술, 음악같은 다양한 학원을 다니며 저녁 7시에 돌아옵니다.</div> <div>피곤하지만 말 잘듣는 착한아이는 부모님 말을 잘 따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3학년이 되자 어느정도 친해진 친구들과 반대로 당신을 괴롭히던 친구들과의 관계는 더욱 나빠집니다.</div> <div>왕따라는 것이 나타나고, 당신을 괴롭히거나 당신과 친한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들도 나타납니다.</div> <div>하지만 선생님은 여전히 방관하고 있으며, 절대 나서지 않습니다.</div> <div>왜 자꾸 괴롭히는지 선생님께 물어볼때마다 얘기는 해놨으니 더 이상 괴롭힘이 없을거랍니다.</div> <div>하지만 거짓말입니다.</div> <div>선생님이 당신을 괴롭히는 아이는 학교에서 공부도 제일 잘하고, 부모님이 부자에다가 선생님도 매우 좋아하는 아이입니다.</div> <div>결국 당신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비교되고 있는 것이지만 아직은 모릅니다.</div> <div><br></div> <div>부모님은 지금 다니는 학원으로는 부족하신지 입시학원까지도 다니라고 하십니다.</div> <div>그리고 입시학원까지 추가되자 밤 10시가 되어 집에 돌아오게 됩니다.</div> <div>이제부터는 부모님이 데려다 주신다고 하시니 집에 가는 길은 한결 편해졌습니다.</div> <div>하지만 학원을 빼먹으면 들킨다는 것 때문에 마음 한구석은 불편합니다.</div> <div>초등학교 1학년때는 친구들과 가끔 학원을 빼먹고 놀러가기도 했지만 더 이상은 안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이제 당신은 6학년이 되었습니다.</div> <div>당신을 괴롭히던 아이는 날이갈수록 장난이 심해지고 있습니다.</div> <div>하지만 선생님은 전혀 관여하지 않고 서로 풀어나가기를 바라고만 있습니다.</div> <div>오히려 당신을 괴롭히던 아이는 그 선생님을 깔보고 비웃으며 욕설까지 퍼붓는 등의 매우 불량한 모습을 보입니다.</div> <div>하지만 전에 한 번 싸웠다가 더 많이 맞았고, 부모님이 불려와서 그 아이 부모에게 혼나는 걸 본 이후로 더 이상 그런 행동은 못하고 있습니다.</div> <div>학원도 이젠 6학년이 되었으니 다 컸다고 혼자 귀가하라고 합니다.</div> <div>6학년이 되자 시간은 그나마 빨리 지나가고 어느새 중학교를 선택할 시기가 되었습니다.</div> <div>친한 친구들과 같은 학교를 선택하고 싶지만 부모님은 집에서 가까운 곳을 선택하라 하십니다.</div> <div>결국 집에서 가까운 곳을 골랐고 친한 친구들과는 이별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이제 중학생이 된 당신은 교복이라는 것과 선생님이 바뀐다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div> <div>더 이상 당신을 괴롭히던 아이는 이곳에 나타나지 않아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div> <div>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초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친한 친구들과 당신을 괴롭히는 아이들로 나뉘었습니다.</div> <div>당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은 여러 선생님들을 놀리고, 약올리며, 욕설까지 하는 형태로 발전했습니다.</div> <div>화가난 선생님이 손을 들자 그 학생들은 휴대폰을 꺼내 촬영하며 해보랍니다.</div> <div>결국 선생님은 가만히 있습니다.</div> <div>당신은 학교 수업시간도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운동, 미술, 음악학원은 더 이상 다니지 않습니다.</div> <div>하지만 여전히 입시학원은 계속 다니고 있고 밤 10시에 집에 귀가하는 것은 변하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벌써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div> <div>중학교때는 초등학교때보다 시간이 매우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div> <div>아차, 고등학교에 올라와보니 초등학교와 중학교때 당신을 괴롭힌 아이들이 만나서 당신을 괴롭히기 시작합니다.</div> <div>매일매일이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이겨내고 참아냅니다.</div> <div>선생님에게 말해봐야 모든 선생님들은 방관만 하고 지켜볼 뿐이었습니다.</div> <div>심지어 이런 아이들이 선생님 앞에서 못할짓을 해도 아무런 제제가 없습니다.</div> <div>더 이상 이러한 선생님들께 말할 용기도, 자신도 없습니다.</div> <div>또한 고등학교에 올라오니 야자시간이라는 것도 추가되어 이젠 아침 6시에 등교해서 밤 12시에 귀가하게 됩니다.</div> <div>부모님께선 더 이상 어릴 적 다니던 학원들은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네요.</div> <div>대신 다른 학원들 보다 대학입시학원을 가라고 합니다.</div> <div><br></div> <div>새벽 늦게까지 공부하다 잠들고 아침 일찍 일어나다보니 몸상태가 말이 아니예요.</div> <div>더군다나 학교에서는 괴롭힘이 매일 심해지고 있지만 그래도 열심히 버텨봅니다.</div> <div>졸업까지 금방이라는 한 가지 희망으로 버티고 또 버팁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축하드립니다.</div> <div>당신은 인생의 초창기인 학교와 학원생활을 모두 끝내셨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지금부터는 인생의 시작이라 불리는 청년의 생활이 시작됩니다.</div> <div><br></div> <div>당신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등록금을 모아봅니다.</div> <div>시급 4천원짜리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div> <div>사장님은 당신이 아직 미성년자니까 최저임금은 못주겠답니다.</div> <div>그래도 당신을 받아주는 곳은 여기 뿐이라며 참고 일해보라고 합니다.</div> <div>민증은 벌써 나왔지만 아직 성인으로 취급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div> <div><br></div> <div>당신은 약간의 등록금을 모았고, 등록금대출을 받아 당신이 원하는 학교로 갑니다.</div> <div>학업을 시작하는데 초,중,고에서 배운 내용은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div> <div>매일 아침일찍 공부하고, 오후엔 레포트를 작성하고, 저녁엔 아르바이트를 하며 간신히 다니고 있습니다.</div> <div>하지만 적은 아르바이트 월급으로는 등록금을 모으기 힘들어 2개 이상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div> <div>자연의 섭리에 따라 당신은 매일 피곤해서 아침마다 졸고있어서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합니다.</div> <div>오후에는 레포트를 작성해야하는데 수업시간에 들은게 없어 학점은 조금씩 떨어집니다.</div> <div>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대출비용을 갚을 수 없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얼마 후 영장이 날아오고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임무를 띄며 입영소로 향합니다.</div> <div><br></div> <div>군생활이 힘들다고 하던 선배들의 말을 믿었으나 정작 와보니 뭔가 이상합니다.</div> <div>동기생활관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이등병과 일병이 같은 생활관을 쓰고, 상병과 병장이 같은 생활관을 사용합니다.</div> <div>서로간에 싸우는 일은 없지만 오히려 군기가 빠지는 형태를 띄고있습니다.</div> <div>다른 친구들에게 연락해보니 전경을 하고 있는데 어째서인지 시위대를 막는 일만 계속 하고 있답니다.</div> <div>얼마 전 당신의 군대 내부에 민간업체가 PX대신 들어왔습니다.</div> <div>당신의 월급으로는 여기서 초코파이 한 상자 사기도 벅찹니다.</div> <div>당신이 상병을 달게 될 즈음 법으로 군인 시급이 계급별로 100원씩 올랐다고 합니다.</div> <div>얼마 전에는 간부가 비리를 저질렀다고 하는데 군법으로도 무마되고 소문으로만 떠들다 사라졌습니다.</div> <div>이런 상황에서도 복무기간을 마치고 전역을 하게되었습니다.</div> <div>그런데 뭔가 얻은 느낌이 없습니다.</div> <div>다른 사람들은 군대에 갔다와서 변했다고 하지만 당신은 변한 것 같지 않습니다.</div> <div><br></div> <div>이제 남은 대학생활 3년도 마저 마칠때가 되었습니다.</div> <div>군대에 갔다왔더니 기억나는게 없습니다.</div> <div>대학교 책이라도 가져다가 볼까 하던 후회감도 들고 있습니다.</div> <div>하지만 남은 3년간 정신 바짝 차리고 하면 될 것 같다는 전역 후 버프를 받은 당신은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div> <div>아르바이트를 다시 시작하고, 학업과 레포트를 반복하며 학점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찹니다.</div> <div>그래도 결국 해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정말 축하드립니다.</div> <div>당신은 27살이 되어 이 모든걸 해내고 사회생활 초년생이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취업난때문에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고 매달 올라가는 등록금대출도 갚기 힘들정도입니다.</div> <div>그러나 당신은 운이 좋게 일자리를 하나 구했습니다.</div> <div>조그만 중소기업이지만 스펙쌓기위해 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입사했습니다.</div> <div>30살이 되자 스펙쌓기위해 일한다는 마음가짐보다는 다른곳에 취업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div> <div>대한민국에서는 고졸은 25살, 대졸은 30살까지만 취업할 수 있는 곳입니다.</div> <div>나이가 많아질수록 당신에게 할 수 있는 선택은 이 자리를 지키는 것과, 마지막으로 다른 회사를 알아보는 방법입니다.</div> <div><br></div> <div>당신은 도전정신으로 다른 대기업 회사에 지원서를 여기저기 내봅니다.</div> <div>운 좋게 한 곳에서 당신을 채용하고 싶다고 합니다.</div> <div>그곳에 가서 다시 시작하는 당신은 이전보다 조금 나아진 생활에 만족합니다.</div> <div>이전보다 월급이 10만원 더 올랐다는 이유만으로도 매우 행복합니다.</div> <div>그리고 대기업답게 당신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매우 많은 것 같습니다.</div> <div>더군다나 등록금대출도 모두 갚았기 때문에 행복도는 매우 높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슬슬 나이가 있는지라 부모님께서는 선을 보든 뭘하든 결혼을 하라 하십니다.</div> <div>당신의 생각도 동일한지라 운 좋게 만난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제 당신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살게 됩니다.</span></div> <div>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린 당신은 아내와 함께 맞벌이를 시작합니다.</div> <div>당신의 아내는 매일 당신에게 쥐꼬리만한 월급으로는 살기 힘들다 투정합니다.</div> <div>아이의 육아 및 교육비는 전액 본인부담이기 때문에 매우 힘들어집니다.</div> <div>무상급식이라는 제도가 없는 이곳에서는 한 달 급식비가 제법 비쌉니다.</div> <div>교육비 역시 아이를 이 학원, 저 학원 보내는 것만으로도 벅찹니다.</div> <div>매일 야근을 하며 밤 늦게 돌아오는 당신은 자신의 부모님을 생각합니다.</div> <div>당신의 아내 역시 밤 늦게 돌아오며, 당신을 볼 시간도 줄어듭니다.</div> <div>주말에는 피곤해서 매일 잠들어있고, 아이들 역시 당신과 놀아주지 않아 서먹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어느새 투표기간이 돌아왔고 당신은 처음하는 투표에 주변에서 하라는 대로 1번을 찍습니다.</div> <div>아무것도 모르는 당신은 그냥 주변에서 하라는 대로 해주고 끝냅니다.</div> <div>얼마 전 정부가 엄청난 재난에도 국민들 구하지 않고 방치하는 결과로 모두 사망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div> <div>그런데 어떤 국민들은 정부가 매우 잘못했다며 그 재난을 일으킨 범인을 잡자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div> <div>그래도 당신은 전혀 상관없고, 당신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습니다.</div> <div>투표가 끝나고 물가가 오르고, 생활비가 더욱 오르고, 월급은 전혀 오르지 않습니다.</div> <div>아, 시급이 정확히 200원 올랐습니다.</div> <div>당신은 시급이 200원 오른 것으로 행복합니다.</div> <div>얼마 후 뉴스에서는 국회의원이 자신들의 월급을 10만원 올리는 법안을 통과시켰다는데 개의치 않습니다.</div> <div>인터넷에선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하지면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div> <div>그것이 당신의 삶에 끼치는 것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당신의 아이는 얼마 전 학교에서 친구와 싸웠다며 선생님이 호출하셔서 가봤습니다.</div> <div>싸웠다는 부모가 당신의 잘못이라며 호통을 치자 그저 죄송하다고만 합니다.</div> <div>선생님은 맨 처음 얼굴만 마주치고 이후로 만나지는 못했습니다.</div> <div>아내는 얼마 후 교통사고로 먼저 가버렸습니다.</div> <div>음주운전 뺑소니 때문이라는데 법원에서는 심신미약 등의 이유로 벌금형만 구형하고 끝났습니다.</div> <div>당신에게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div> <div><br></div> <div>당신은 정년인 45세까지 열심히 일하다가 퇴직하고, 그 퇴직금으로 매우 훌륭한 가게를 하나 만들어봅니다.</div> <div>하지만 주변 가게에서는 매우 훌륭한 가게가 하나 나타나면 동일직종의 가게가 여럿 늘어납니다.</div> <div>소비자들은 당신에게 가는 발걸음이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근처의 가게로 이동해 발걸음이 끊겼습니다.</div> <div>심지어 대기업에서 당신의 가게와 매우 비슷한 직종의 가게를 내고 가격도 매우 싸게 해서 내놓습니다.</div> <div>3년이 지나자 당신이 버틸만한 재력도 없고, 여유도 없어 가게 장사를 접게됩니다.</div> <div>당신을 따라하던 사람들 모두 하나 둘 가게를 접고 다른 업종으로 갈아탑니다.</div> <div>더 이상 남은 돈이 없어 조그만 단칸방 하나를 사고, 거기서 여생을 살아갑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div>당신은 나이가 들고 늙게 되자 아이들은 부모님에게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습니다.</div> <div>자신이 벌어먹기도 벅차다며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조차도 없습니다.</div> <div>결국 폐지를 줍다가 몸이 상해 병원에도 가보지만 당신의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돌려보냅니다.</div></div> <div>주변에 있던 병원들은 모두 영리병원으로 변했고, 당신에게 적용되는 보험은 매우 비싸고 가입방법도 힘듭니다.</div> <div>그렇게 아픈 몸으로 며칠을 누워있다가 생을 마감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여기까지 당신이 겪은 대한민국의 일생입니다.</div> <div>이 이후로 당신의 아이는 당신과 똑같은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