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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확정된 직후, 가장 먼저 한 생각은 이런 거였다. 누군가 참여정부 내내 하곤 했던 말… "그가 당선되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정치적 업적이자, 공헌이다. 그 자체가 역사적인 사건이고 진보이다.' 뭐 이런 이야기였다. 딱 그거다. 검은 피부를 지닌 오바마가 지구 상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의 44대 대통령으로 압도적으로 선택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 건국 이래 가장 위대한 혁명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오바마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절대로 가능할 것 같지 않았던 결과를 만들어냈다. 아마 앞으로 그의 행보는 참여정부 내내 노무현이 그랬던 것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8년 만에 다시 잡은 정권에 거는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요구는 거셀 것이고, 그의 피부색과 닮은 미국인들, 아니 심지어 세계인들이 그에게 그런 피부색에 걸맞은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높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마치 5년 전 언제쯤인가 노무현 당시 당선자가 그랬던 것처럼, '나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국민들의 대통령도 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한 약속을 오바마 역시 당선 일성으로 던졌고, 실제로 그는 그렇게 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딴겨레나 개마이로 대표되는 귀족형 진보들과는 달리, 미국은 좃중동처럼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꼴통 언론도 없지만, 귀족형 진보처럼 중도적 정책을 편다고 대안도 없이 대통령을 물어뜯는 수준 낮은 진보 언론이 '진보입네' 하고 큰 소리 내지도 못한다. 이 점이 오바마는 훨씬 유연하게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책을 타협시키고, 공화당 인사들을 입각시키고, 안보나 경제정책은 다소 보수적으로, 사회정책은 다소 진보적으로 진행하는 국정 운영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런 정책을 미국인들은, 그리고 그를 열렬히 지지했던 흑인들은 조용히 성원해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는 이유다. 그것이 노무현과 오바마의 여건에서 가장 크게 차이 나는 점일 것이다. 어쨌거나 미국의 대선은 끝났다. 그리고 오바마는 기적을 창출했다. 많은 분석에서 지적하는 것을 읽은 사람들은 느낄 것이다. '어, 오바마의 승인 분석이 어디선가 읽어봤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른바 데자뷔 같은 걸 분명 느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선거 캠페인 혁명…' 이거 우리가 지난 참여정부를 세울 때 경험했던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선거자금 모금…' 이것도 우리가 참여정부를 세울 때 먼저 했던 것이다. '비주류이면서도 법률가로 성공하고, 성공한 다음에도 지역으로 돌아와 지역 풀뿌리 민주주의 조직화에 나선 거…' 이것, 바로 노무현이 정계에 입문하고, 그 이후 행보에서 먼저 행한 바 있는 것들이다. '힐러리 대세론'을 꺾으면서 신데렐라도 등장한 것… 노무현 후보가 먼저 선보였던 것들이다. 2002년 12월, 노무현 후보가 승리를 거둔 것처럼, 오바마도 결국 승리를 거두었다. 노무현은 87년 6월 항쟁의 부산지역 책임자 중 하나였고, 정계에 공식으로 입문한 것은 이듬해 총선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2002년, 그러니까 88년 국회의원이 된 지 딱 14년이 걸려서 대통령이 된 셈이다. 알려져 있는 것처럼, 오바마가 일리노이주 의회의 의원으로 시작해서 대통령이 되기까지 걸린 햇수가 바로 딱 14년이다. 언론에서 많이 다뤘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거 잊은 것 같다. 그걸 배워야 한다. 바로 '젊은이들을 투표장에 불러낸 것'이 그것이다. 오바마의 승인은 그동안 선거에 잘 참여하지 않던 젊은이, 학생, 흑인, 라티노들을 대거 투표장에 불러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꼭 우리나라가 그런 것처럼, 65세 이상 노인층에서 당연히 적지 않은 차이로 패했지만, 오바마가 불러낸 새로운 유권자들은 그 갭을 메우고도 남을 만큼 압도적으로 오바마에게 표를 던졌다. 아니 표만 던진 게 아니다. 오바마를 위해서 휴가를 내고 가서 자원봉사하고, 오바마에게 표를 던질 사람들을 찾아서 등록시키고, 오바마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오바마를 알리는데 앞장섰다. 그 '새로운 힘'이 방관하던 중간층을 움직였다. 조직화된 보수후보와 싸워 이기려면, 이걸 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미국의 공정한 언론은 인간적인 매력이 뛰어난 오바마의 상품성을 있는 그대로 소개했다. 권력의 눈치를 보거나, 떡고물을 찾거나, 백만장자 매케인의 편의 제공에 휘둘리지 않았다. 폭스나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곳에서 좃중동짓을 열심히 했지만, 그들이 갖는 뉴스 미디어로서의 권위는 CNN이나 뉴욕타임스에 미치지 못했다. 만약 CNN이나 뉴욕타임스까지 가세해서 오바마를 무슬림이라는 일부 주장을 대서특필하고, 오바마의 고모가 불법체류자라는 걸 빌미로 사설을 통해 사퇴를 주장하며 들쑤시고 다녔다면 아무리 오바마라도 쉽게 이기지는 못했을 것이다. 최소한 영향력 있고 공정한 언론이 복수의 매체로 있어야 흑색선전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는 교훈도 얻어야 한다. 또한, 미국은 워런 버핏을 비롯해서 억만장자급 거부들도 많은 수가 오바마를 지지했을 뿐 아니라, 벌어들이는 수입이나 만나는 사람들을 봐서는 보수당을 지지해야 할 것 같은 많은 기업인, 투자가, 대학교수, 연예인, 운동선수들이 더불어 사는 가치를 중시하면서 오바마를 지지했다. 자기 집값을 올려주고, 자기 세금을 깎아준다고 매케인을 지지하기보다는, 오바마가 공언했듯이 소득 25만 불이 넘는 자기들의 세금은 오를 게 뻔한데도 당당히 오바마를 지지했다. 우리에게 이런 기업인, 투자가, 교수, 언론인, 지식인, 법조인 등이 있는지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 돈만 벌 수 있으면, 뭘 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가득 찬 사회였다면, 오바마는 결코 당선될 수 없었음을 잊지 말라. 정치는 말로 하는 싸움이다. 논리적이면서도 강약조절이 잘 되면서 감동을 주는 연설 능력은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종이신문의 왜곡질은 연설능력이 부족한 YS나 쥐박이 같은 하품도 대통령으로 만들어낼 힘은 지니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그들이 감동을 던지는 명연설을 할 능력도 재주도 없다는 사실까지 감추지는 못한다. '말 많으면 빨갱이다'라는 상징조작에 맞서서, '말도 못하는 정치인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민주주의의 규범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기업가 출신은 법과 규정을 무시하고, 무조건 '거래만 성사시키면 장땡'인 줄 알기 쉽다. 국가 운영은 '법도 지키고', '규정도' 지키면서 '거래도 성사시켜야 하는' 그런 복잡다단한 예술이다. 끈기있게 반대편을 설득하고, 자신의 생각을 꾸준히 말로 설득시킬 줄 아는 것이 진짜 민주주의자가 해야 할 일이다. 경제위기라고 해서 백만장자인 경제인을 뽑기보다는, 법률을 전공하고, 정치학을 전공한 지역사회 운동가를 대통령으로 뽑은 미국인들의 선택은 그래서 '돈 앞에 영혼을 팔아먹은' 2008년의 한국인들에게 다시는 잊지 말아야 할 도덕적 교훈을 제공해준다는 사실 하나만이라도 제발 제대로 좀 명심하고 넘어가자. ⓒ 우국충정
미국 대선에서 얻어야 할 몇 가지 교훈들
(서프라이즈 / 우구충정 / 2008-11-06)
오바마가 당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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