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국기모독(?)’보다 대통령 ‘국기예절’부터
(서프라이즈 / 아이엠피터 / 2011-06-09)
한명숙 전 총리의 노무현 대통령 추모비 헌화 사진을 두고 국기모독죄라고 주장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이상한 논리를 가진 집단이 한명숙 전 총리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합니다. 전혀 말도 안 되는 모습을 보였던 사람들이라 검찰 고발하는 것 그냥 넘어갔습니다. 검찰이 언제 제대로 법을 수행한 적이 있습니까? 기가 막히면서도 지금 대한민국이 무법, 무원칙 상황이라 눈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한나라당 대변인이 이에 대한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한나라당 김대은 수석 부대변인
“국기모독 행위는 형법상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중죄이며, 대한민국의 최고 공직을 지내신 분으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행위”
이 발표를 보고 너무 황당하고 이런 말을 뻔뻔하게 할 수 있는 한나라당을 보고 글을 올립니다. 정말 상대할 가치도 없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이 어떠한지 다시 한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태극기를 거꾸로 들고 응원을 했던 사진입니다. 대통령의 사진은 국제적으로 엄청난 대망신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국기는 절대 상하를 뒤집어 게양하면 안 된다. 단, 생명과 재산에 위험이 예상되는 긴박한 재난 상황을 알리는 신호일 경우는 예외로 한다.
- a) The flag should never be displayed with the union down, except as a signal of dire distress in instances of extreme danger to life or property.(United States Flag Code)
국기를 거꾸로 달면 이는 긴급구조신호입니다. 미국의 법률에 명시한 이런 모습이 과연 미국에만 통용될까요? 아닙니다. 소말리아 해적의 침범이 난무하는 현대에서 국기를 거꾸로 다는 행위는 긴급구조신호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절차와 예절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 이유는 대통령의 모습 하나가 바로 국가의 체면과 위신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상회담에서 의전이나 외국 방문 시 의전 담당자는 대한민국의 사회 통념을 져버리지 않는 상황에서 최고의 예우를 받고, 또 상대국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도록 애를 씁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가 조난 신호를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열심히 보냈습니다. 이번에 한명숙 전 총리를 고발한 단체들은 대통령이 태극기를 거꾸로 들고 응원했다는 사실을 실수라고 덮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국기에 대한 예절은 항상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국기에 대한 예절을 똑바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두 번이면 몰라도, 수시로 나오는 대통령의 저런 행동은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요? 청와대 의전 담당이 일을 하지 않는 직무유기를 벌이고 있는 것인가요? 아니면 태극기를 모독하려고 일부러???
한나라당은 이번 한명숙 전 총리 국기모독죄 관련 논평을 낼 자격조차 없는 집단입니다. 또한, 이번에 한명숙 전 총리를 고발한 단체도 자신들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과연 태극기를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습니까?
태극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체들이 항상 집회가 끝나면 태극기를 길바닥에 버리고 발로 밟고 다닙니다. 이들은 태극기를 밟았다는 사실로 한명숙 전 총리를 빨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저 집회에 참석해서 태극기를 버리고 밟은 사람들은 모두가 빨갱이고 국기모독죄로 고발당해야 합니다.
우리는 상식이라는 사회 보편적인 기준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과연 한명숙 총리가 태극기를 모독하는 행위를 했을까요? 두 눈 크게 뜨고 보시기 바랍니다.
사진을 보시면 한명숙 전 총리는 추모비에 헌화하면서 태극기를 밟았습니다. 그런데 신발이 아닌 맨발이었습니다. 만약 그녀가 태극기를 모독하려는 의도가 있는 진짜 빨갱이라면 왜 구태여 맨발로 태극기 가운데 위치한 묘비까지 갔겠습니까?
한명숙 전 총리는 맨발로 태극기에 서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태극기를 모욕했다고 검찰에 고소를 당해야 합니까? 제발 상식적으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여성이 외부에서 신발을 벗는 행위는 최고의 예의를 의미합니다. 그런 그녀가 빨갱이라는 논리와 한 국가의 여당 대변인이 논평까지 내는 모습은 그들이 얼마나 꼬투리를 잡으려고 비상식적인 일을 벌이는 집단인지 알려줍니다.
태극기를 존경하여 맨발로 밟는 사람이 빨갱이라면
태극기를 거꾸로 들고 조난신호를 보낸 사람은 국가보안법 위반입니다.
국가보안법에는 국가 전복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국기를 거꾸로 들고 조난신호를 보낸 행위는 고의적으로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린 행위에 해당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명숙 전 총리를 말도 안 되는 명목으로 검찰 수사를 하는 이명박 정부가 자신의 똥부터 잘 닦고 눈을 크게 뜨고 남을 비판하고 빨갱이로 주장하기 바랍니다.
아이엠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