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직필" 이 언론의 가치라면 불편한 진실과의 타협을 과감히 거부하라!!
작금의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 사회의 총체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근심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 일수록 위기의 본질을 바르게 진단하고 우리가 나아갈 바를 일깨워 줄 가치집단으로서 언론이 책무와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정권의 주구로 전락하고 말았으니 더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 언론은 유형, 무형의 탄압을 받으면서도 권력을 감시하고 민의를 대변하는 정도를 걸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해 온 적도 있었습니다. 아주 까마득히 오래 전 일이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동력이 떨어져버린 작금의 언론은 공기[公器] 로서 정론직필은 커녕 본분마저 잃고 오히려 우리 사회에 독버섯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부정비리의 고발을 주요한 책무로 삼는 기자들에게 성역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특히 국가의 모든 권력이 집중돼 있는 대통령이 부정과 비리에 연루될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대통령은 기자들의 제 1의 감시 대상이며, 국가가 자행한 범죄에 대해선 심층취재 보도가 언론의 사명일 겁니다. 하지만 종편은 거론할 가치 조차 없고 공영방송인 KBS와 MBC 마저 관제방송으로 전락하여 청와대의 앵무새 역활에만 치중하고 있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동안 계층간 직역간의 구조적 갈등과 가치관의 혼란속에서 언론에 대한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더 커져왔습니다. 언론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만큼 그 역기능도 커졌기 때문이죠. 이 천부가 언론의 역기능적 측면을 중심으로 문제점을 살펴보려 하는 것은 결코 언론을 탓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제자리를 찾아가주길 바라서 일 겁니다. 소수의 참언론인들이 "공정방송"을 외칠 수 있는 힘은 그들이 언론인으로서 여전히 어느 편에 서 있지 않기 때문이라 믿습니다. 또한 그들이 언론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상식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 믿습니다. 이것은 기계적인 중립과는 다릅니다. 이른바 미디어 엘리트로서의 책무이며 동시에 자존감 때문이겠죠...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언론계의 상황은 오히려 최악의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명박 정부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질 못하고 있습니다. MB와 최시중, 김재철로 상징되는 언론장악과 공정방송 훼손을 복구하려기 보다 오히려 보도지침만을 중시하는 나팔수로 만들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언론의 세계에서는 "옳은 건 옳은 것" 일 뿐 타협의 여지가 없습니다. 설사 현실적으로 "옳은 건 없다" 손 치더라도 팩트는 고온다습환 환경에서도 결코 부패할 수 없고, 언론은 압제와 회유에서 굽어지지 말아야 한다는 사명감을 버리지 않았다면 언론과 권력은 결코 공생관계를 맺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불문율이라 알고 있습니다...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당연시 하는 언론의 행태는 참으로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국정원과 국가 중추기관들이 정치에 개입하고, 특정 후보 당선을 위해 부정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무죄 추정의 원칙에 입각하여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도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애써 진실을 외면하더니, 헌정 사상 전무한 정당 해산에 대해서는 다투어야할 법리도, 심충취재도 생략한 채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그들의 이헌령비헌령이 그야말로 꼴불견이라는 것이고, 권력의 주구이길 마다않는 그들의 추태가 볼썽사납다는 것입니다. 또한 진실에 다가서보려는 의지도 없이 정권의 보도지침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언론(?) 이라면 막중한 책임감이니 사명감이니 하는 수식어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허울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대한민국 언론은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 진배없다 이 말입니다...
더더욱 야권 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비아냥은 그들의 속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는 것이고, 그들의 궁극적 목표가 난조에 빠져있는 박근혜와 집권당 구하기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겁니다. 깊어진 불신의 골을 메우고 갈등과 반목을 봉합하기는 커녕, 오히려 혼란을 조장하여 난기류에 흔들이고 있는 자신들의 입지를 다시 세워보겠다는 얄팍한 계략에 불과할 뿐, 그들에게 애국애족은 애당초 실체도 없는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들의 정치적 술수는 유치하지만 치밀하고, 천박하지만 때론 잔인합니다. 더더욱 언론(?)을 등에 업고 있으니 그들의 파렴치함이 기승을 부릴 것은 너무나 자명하죠...
물론 사태를 불러온 전적인 책임은 통진당에게 있습니다. 이 정권과 새누리당, 그들의 잔인함과 악랄함에 치를 떨면서도 순진하게 이런 빌미를 제공하다니 어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사건의 진위야 어떻든 이미 길들여진 언론은 이 막장 정권이 던지는 떡밥을 물 수밖에 없을 것이고, 받아쓰기 수준의 기사는 비틀어지고 덧칠해져 국민들 속으로 파고 들어 갈 것이 자명한데 무슨 해명이 통하겠습니까. 또한 그 무리들의 입장이 궁색할 때마다 금과옥조 처럼 떠받드는 빨갱이타령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손 치더라도, 또한 명백한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물타기라 목청을 돋운다 한들, 선뜻 동의해 줄 수 있겠냐는 것이죠. 통진당 입장에선 다소 야박하다 할지 모르겠으나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이제 법리로 다투는 방법 외에 달리 방도가 보이질 않습니다...
"해방자란 존재하지 않는다, 민중은 자력으로 해방된다" 는 체 게바라의 주장이 새삼 가슴에 와닿는군요. "특권을 누리는 자는 정신과 마음이 타락한다" 는 미하일 바쿠닌의 말도 현 시국과 어울리는 듯 합니다.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 정치적 통치자는 어떤 권력을 가져야 하며, 그가 가지는 권력의 정당성에 대한 주장은 무엇에 근거를 두어야 하는가? 자기 성찰에 인색하고 자만심만 가득한 어리석은 지도자의 패착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혼란을 겪고 있다면 그 정치는 과연 국민으로 부터 정통성을 부여받을 수 있겠는가? 위임된 유한한 권력으로 무한한 권한만을 주장한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이 오만방자하고 파렴치한 정권에 묻고싶습니다!!...
정권의 간택을 염원하고 대변인을 자처하는 공영방송과 종편 그리고 수구언론들...
정작 개혁 대상은 이 나라에 기생하는 썩은 언론이 우선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