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꼴 참으로 개판이다" 라는 말이 들리지 않는가!!
민심을 받드는 게 대의민주주의의 본령이라 알고 있습니다. 국회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구요. 국민이 무엇을 바라고 요구하는지를 잘 살펴야 하는 것은 곧 그들의 본분일 겁니다. 더더욱 국회의원이 국민 대표로서의 직무를 유기하고 혈세나 축낸다면 민의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두 말할 나위 없겠죠. 한데 어제 이름도 거창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는 초반부터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어 고성만 오가더군요...
행정부 감시와 견제가 주목적인 국정감사에서 굳이 여야가 언성을 높일 이유가 뭘까 그 내막을 들여다보니 다름아닌 증인으로 채택된 TV조선 보도본부장 불출석에 대한 문제더군요. 새누리당이 TV조선을 만장일치로 증인채택해 놓고도 불출석을 옹호하여 국회의 위상이 추락한다면 그 책임을 지겠는가, 또한 이로 인해 국회 증인 출석 무용론이 대두되는 것에 대한 새누리당의 입장을 표명해 달라. 이것이 민주당의 요구였습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온갖 궤변으로 자신들의 주장만 되풀이 할 뿐, 이견을 좁힐 의향은 애당초 없었다는 듯, 요지부동이였습니다...
더더욱 기가막힌 건, 위원장 자리를 꿰차고 앉아 거드름을 피고 있는 한선교의 치졸한 작태였죠. 민주당의원들의 거듭된 문제제기에 자신은 입장을 표명할 권한이 없다며 어깃장만 부리더니 급기야 국민이 tv 중계를 지켜보고 있으니 자중하라고 오히려 민주당의원들에게 호통까지 곁들이더군요. 한데 이 천부의 눈을 의심케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한선교의 망발에 강경하던 민주당의 기세가 꺽여 버리더란 것이죠. 스스로 국회의원이기를 포기하는 한심한 무뇌집단이 TV조선이란 쓰레기 언론의 불공정 편파보도에 맛이 들어, 그들의 국감불출석을 옹호하는 추태를 부리는 것도 울화가 치밀지만 민주당의 미적지근한 태도 또한 한심하긴 마찬가지더란 것이죠..
당연한 문제제기를 해놓고 국민의 눈치를 살필 이유가 무엇이며, 한선교의 오만한 작태를 응징하지 못하는 유약함은 어인 조화이고, TV조선 증인은 여야합의로 채택한 사안임이 분명하다면 채택된 순간 그들은 국회증인으로서 출석함이 마땅하건만, 굳이 국민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연유가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차라리 tv를 보고있는 국민들에게 이 파행의 원인이 무엇이고, 국민의 지탄을 감수하더라도 그들의 오만방자함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 왜 말을 못하냐는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정신을 못차리고 꿈속에서 헤매고 있느냐 묻고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불출석, 위증, 자료제출거부에 대한 처벌 강화 해야한다고 주장함이 마땅하고, 일부 증인의 경우 국감에 출석하여 불리한 신문내용에 대해 거짓으로 대답하는 것보다 차라리 불출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으므로 불출석죄나 동행명령거부로 인한 국회모욕죄도 법정형을 검토할 시점이라는 것이죠. 그동안 불출석 증인은 거의 모두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라는 솜방망이 판결로 국회를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고, 이로 인해 피감기관은 오늘만 넘기면 된다는 버티기 국감이 횡행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민주당은 더욱 강력한 문제제기를 했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점은 이번 국감을 통해 행정부의 국회 경시 풍토가 우려의 범위를 넘어서 국감을 "무력화"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전 국감에서도 피감기관장의 불성실하고 오만한 답변태도와 피감기관의 자료제출 거부의 문제가 있었지만 이번 국감 역시 예전과 다름이 없었고, 이러한 문제는 1차적으로 여당이면서 절대다수 정당인 새누리당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이죠. "행정부 변호에 급급한 여당" 이 빚어낸 "무기력한 국감"으로 밖에 평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국회가, 특히 새누리당이 국민 편의보다 특정집단 이익을 우선시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해왔고, 당리당략 앞에선 국익도 뒷전이었으니 새삼스레 거론할 가치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국정 전반에 걸처 면밀히 감사하고 행정부를 감시하는 것이 국정감사라면, 국감을 정쟁의 볼모로 잡는 새누리당의 추태는 곧 정치의 실종을 드러내는 것이고, 국민의 불신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정책국감" "민생국감"이라는 국감의 본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점, 정부자료에 의존한 감사가 아닌 발로 현장을 찾아 의제를 발굴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입니다...
민심은 요동치고, 잔칫상은 벌렸는데, 숟가락 하나 제대로 얹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민주당을 타박해야 할지, 독려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한 심정 가눌 길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