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의 의미를 퇴색시키려는 새누리, 정치머신이 따로없다
전파를 타고 전국의 안방까지 배달된 국정원 정치, 대선개입 국정조사가 국민의 지대한 관심속에 드디어 그 첫발을 떼었습니다. 진선미, 김현의원의 특의위원 사퇴까지 포함하여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 말입니다. 글 벗님네들도 이미 아시다시피 이번 국조의 의미는 국가기관이 방대한 정보력으로 국내 정치 ,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면 그 책임을 물어 재발방지와 책임자 추궁에 그 목적이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한데,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유린한 것만으로도 국가정보기관은 국민의 지탄을 피하기 어려울 터인데, 오히려 이 사건을 덮으려 전전긍긍하는 새누리나 자신의 입장만을 고려하는 증인의 표정을 보면서 실로 한심하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구태를 재현하거나 답습하기로 작심한 듯, 이번 사태의 본질을 철저히 외면하고 국정조사 자체를 농락하여 국민으로 부터 관심이 멀어지기를 기대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정국이 국정원의 선거개입에 집중되지 않도록 지속해서 새로운 담론과 프레임을 제기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분명 다른 이유가 있었을 터, 그것은 국정원 국정조사가 부담스럽다는 단 한가지 이유에서 였을 겁니다. 국정원 국정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예컨대 전직 대통령의 역할이 쟁점화되고, 또 국정원 개혁에 대한 대중적 압력이 거세지는 건 여권으로선 부담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 때문에라도 사태의 초점을 지속해서 흐리는 전략을 구사한다고 볼 여지는 충분합니다...
우선 집권당이 자신들의 얼굴에 침뱉고 있는 형국을 보겠습니다. 쟁점이 된 국정원 직원들의 포털 게시글 개수를 놓고 하찮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대목에서 그들에게 과연 정의 구현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라는 의문에 직면합니다. 국정원의 대선개입에 대한 논점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면 천박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고, 그들의 의식수준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그야말로 심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새누리당에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세계를 통털어 국가기관의 정치, 대선개입에 관대함을 보여주는 나라가 현재의 대한민국 외에 또 존재합니까? 또 하나,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국정원 요원의 가당치도 않은 인권 문제입니다. 나약하다는 여성성을 부각시켜 동정을 구하고, 요원의 행위가 국가 안보를 위해 정당하다 주장하는 것은 사건의 본말을 전도시키려는 조잡한 행위죠. 결국 국가 안보를 위해서 불법을 자행해도 용인될 수 있다는 유신시대의 도래를 시인하는 것과 진배없습니다. 하물며 요원이 나약하다?...
국정원 요원 정도되려면 그 훈련의 강도는 상상을 불허할 정도지요. 고공점프, 수중탐색, 유격훈련, 무술단련, 그 외에도 인간으로서 한계를 경험하게 하는 훈련을 받고 이를 통과해야만 하는 것이 국정원 정예요원입니다. 그런데 여성이고 나약한 사람을 가두었으니 인권유린이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쯤 되면 새누리당은 가히 정치머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또한, 새누리당 조명철은 참여정부 시절에도 공무원 댓글 지시가 있었다는 논조로 물타기를 시도하는데, 이또한 천박하기 이를데 없는 정치공세에 불과합니다. 결국 "나만 했냐? 너도 했잖아!!" 이런 논리라면 그는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전무한 작자임에 틀림이 없을 겁니다. 물론 탈북자 신분으로 국회정보위 소속이란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그의 정치철학의 부재나, 그로 인해 무색해진 정치공학만 놓고 보더라도 참으로 그의 발언은 용렬하기 그지 없었다 이 말입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새누리가 공세를 가하고 있는 노통의 NLL 포기발언이나 "사초" 의 실종에 대해 어찌된 영문인지 민주당이 수세에 몰린 듯하여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실제로 대화록 논쟁 과정을 돌이켜보면 지난 대선 때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쪽이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대화록을 선거에 활용했음이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의 발단은 노통이 10.4선언 1주년 행사에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한 이후, 이에 격분한 이명박이 대화록을 가져오라고 국정원에 지시했으며, 명을 받든 국정원이 발췌본을 만들어 보고했고, 이후 이명박은 원문도 요구해서 읽었다. 이것이 팩트입니다...
노통은 후임 대통령이 남북관계에서 활용하라는 선의에서 대화록을 국정원에 남겼지만, 이들은 도리어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입니다. "사초" 실종에 대한 부분도 아직 진위가 다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특검을 통해 누가 "사초" 를 훼손했는지 밝히면 되는 것입니다. 구태어 민주당이 마치 수세에 몰린 듯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또 다시 계파갈등으로 비쳐지거나, 남 탓으로 시간을 허비한다면 국민의 불신만 가증시키는 우를 범하는 것입니다...
최근의 정치상황은 우리 정치가 얼마나 한심한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제대로 방향을 못 잡고 헤매고 있는 민주당의 무기력과 무능, 무질서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입니다. 어쩌면 좋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