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14년 1월... <div><br /></div> <div>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을 향해 가는중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김오유는 휴대폰 액정을 만지작거린다.</span></div> <div><br /></div> <div>'이럴 때 문자를 내가 먼저 보내는게 맞는걸까...?'</div> <div><br /></div> <div>근래 김오유는 처음으로 썸이라는 것을 타는걸 느끼며 행복해했다.</div> <div><br /></div> <div>인간으로 태어나 오징어로 생을 마감할줄 알았던 자신에게 이성과의 만남은 다시없을 기회다.</div> <div><br /></div> <div>창가에 앉아 몇시간동안 고민하던 그는 평생 없을듯한 애인을 만들기로 일생일대의 결심을 한다.</div> <div><br /></div> <div>「우리 이번 저녁에 영화라도」.....</div>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아니야, 이런것 보다 좀 더 확실하게 이야기를 해야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생각보다 여럿이서 나눈 아이디어가 효율적이라는 생각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김오유는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들어가 고민 상담 해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한참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나온 결론은 '커플은 반대드립니다', '부럽다', 'ASKY'....</div> <div><br /></div> <div>"후..."</div> <div><br /></div> <div>한숨을 내쉬며 자조적인 웃음을 짓는다.</div> <div><br /></div> <div>그럼 그렇지... 너희들도 나와 같은 솔로라서 아는게 있을리가...</div> <div><br /></div> <div>그의 마음은 점점 애타기 시작하고,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녀에게 김오유는 이 기분이 식기 전에 전화로라도 표현을 하기로 결심한다.</span></div> <div><br /></div> <div>"여보세요?"</div> <div><br /></div> <div>맑고 사랑스러운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려온다.</div> <div><br /></div> <div>살짝 황홀감을 느끼며 김오유는 떨리는 입을 연다.</div> <div><br /></div> <div>"나... 나...너 좋아해....!"</div> <div><br /></div> <div>-띠리링-</div> <div><br /></div> <div>때마침 배터리가 다 닳아 꺼진 폰...</div> <div><br /></div> <div>웹서핑을 계속 한 결과 베터리는 바닥을 친 것이다.</div> <div><br /></div> <div>얼마 후 정류장에 도착하고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베터리 충전을 한 체 휴대폰을 켠다.</div> <div><br /></div> <div>미확인 문자 메시지가 1통</div> <div><br /></div> <div>「실망이에요. 다시 만나지 말자.」</div> <div><br /></div> <div>"이...이게 무슨 말이야...!"<br /></div> <div><br /></div> <div>당황해하며 그는 전화를 걸지만 여자는 받지 않는다.</div> <div><br /></div> <div>이어서 온 문자는 그에게 큰 충격을 준다.</div> <div><br /></div> <div>「너 좃이라니... 제가 그렇게 좃같았어요? 말도 섞기 싫네요.」</div> <div><br /></div> <div>그렇다.</div> <div><br /></div> <div>휴대폰은 안타깝게도 '좋아해'를 외친 후 끊겨야 했을터인데</div> <div><br /></div> <div>'좋' 까지만 연결되고 끊긴 것이었다.</div> <div><br /></div> <div>"내가...내가 조금이라도 충전이 되는 태양광 충전기만 있었더라도...!"</div> <div><br /></div> <div>단 1초라도 더 시간이 있어서 좋아해 라는 말을 끝마칠 수 있었다면 </div> <div><br /></div> <div>김오유는 커플이 되고,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고, 태어난 아이는 세계 평화를 이룩할 위인이 되었을텐데...!</div> <div><br /></div> <div>하지만 이 모든 것이 태양광 충전 패널이 불가능하다는 비판에 포기해버린 개발자로 인해 충전기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div> <div><br /></div> <div>"으아아아아아...!!!!!!!!!!!!!!!"</div> <div><br /></div> <div>남은건 공허한 솔로의 외침만이 버스 터미널을 가득 매운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