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백화요란을 키우기 시작 한 것은 아니다.
최초로 던파를 시작한 것은 벌써 몇년 전.
런처가 가죽을 입으며 노전직 마스터리로 결투장을 지배하고 심파도가 란개 걸치기로 이계를 정복했을 당시.
디레지에 서버에서 친구의 꼬드김에 넘어가 던파를 시작했다.
요시 아일랜드를 처음함에도 불구하고 사촌이 하루종일 붙잡고 막혀있던 부분을 한번에 통과하고
프린세스메이커를 하도 키우다보니 나중엔 얼마나 딸이 타락하는지 실험해보는
그런 겜덕의 찬란한 재능을 가졌던 나를 친구들이 서로 자기가 하는 게임으로 꼬드기려는건
지금와서 생각하면 어쩜 당연한 현상이었을지도 모른다.
여하튼, 결국 던파를 시작하게 됬고 당시 50레벨대로 기억되는 친구에게 도움을 받으며 게임을 익혔고
런처가 좋다고 추천한 친구의 말에도 불구하고 칼을 휘두르고 주먹을 내지르는 게임 속에서 총을 쏘는 캐릭터는 왠지 비겁하다는 생각에
주인공인듯한 포즈로 칼을 들고 있던 귀검사를 선택해 키우기 시작했다.
그 당시 버서커는 버서커 전직스킬보다 어퍼슬래쉬가 가장 강한 스킬일 정도로 암울했고
크로니클 아이템을 맞추지 않았다면 다른 직업군이 쉽게 도는 던전도 버서커에게는 피를 토하는 난이도였다.
하지만 그땐 정신나간 버서커가 잘생기고 멋져보여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버서커를 시작했다.
30레벨 정도부터 타 직업들보다 약해 솔플을 하기 힘들었지만 겜덕의 기운이 충만했던 나로서는
어느세 친구가 키우던 40레벨 부캐보다 더 빠르게 만랩을 찍었다.
60레벨에서 사탑쩔도 힘들어 하늘성 부킹쩔을 하며 돈을 차곡히 모아 심파도를 사고 드디어 이계를 갔고,
거기서 나는 엘마의 에스트럴 스톰을 보며 순간 모니터를 쥐여잡고 우와! 이거야! 하며 빠져들었다.
(당시 하도 파티를 안하고 솔플만 하다보니 엘마 각성기를 그때 처음 본 것 같다.)
어느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득탬한 템들과 심파도를 황금밀랍초를 질러 밀봉해 팔았고 그 돈으로 여법사 이벤압을 산 이후였다.
당시 레압은 30레벨 이후로 착용 할 수 있어서 그 당시 패키지로 나왔던 월하의 가르침의 아바타를 샀다.
하지만 아무래도 여법사의 달려가다 넘어지는 모션이나 답답한 이동캐스팅은 내가 추구하던 스타일이 아니였고
과감히 아바타를 정리하고 이번엔 격투가를 키우기 시작했다.
허나, 백화요란은 생각치도 않고 스트라이커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인터넷에서 던파 직업을 검색하다 사로킥의 우주 배경이 나오는 동영상을 보고는
'아...! 이건 범우주적이야!' 하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무슨 왜 그런건지 모를 알 수 없는 생각을 하곤 스트라이커를 키우기 시작했다.
드디어 각성을 했을땐 챔피언이 되어야 하는데 프린세스가 되어있었다.
이게 뭐지? 버그인가? 하며 1:1 문의를 넣어봤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고
핸돈마이어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그건 해킹 캐릭터로 지정된거다. 빨리 지우지 않으면 계정이 사라진다' 라는 말 도 안되는 소리를 들었다.
정말 말도 안되는 거짓부렁이지만 당시 순진했던 나는 스커를 지웠고
바보같이 아바타랑 아이템을 다 넣은 상태로 삭제했다(...)
패닉 상태에 빠졌다가 복귀될 가능성이 없음을 알자 허탈해졌고
당시 던파에 꼬드겼던 친구들은 어느세 다른 게임으로 옮긴 상태였다.
나 또한 이제 그만둬야지...
..........하려는 순간...
백화요란의 각성기를 봤다.
당시 천국으로 통하는 문...인가 하는 제목으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스샷이 있었는데
넨화가 터지면서 마지막 기둥 두개가 솟아오르며 문이 열리는 듯한 모습이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것....
각성씬이 너무 예뻤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캐릭터는 강한지 약한지를 따지는게 아니었다.
일러스트가 최고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