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빛이 사그러지면서 빛의 기사 웨데로스가 무릎을 꿇는다.
바람보다 빠르게 달리던 애쉬
태산같이 큰 방패의 밀리아
공기조차 얼어붙인 아이스톰
불보다 뜨거운 사나이 제라드
그리고 마지막 쓰러진 웨데로스까지
아라드 대륙에서 잊혀진 고대 왕의 유적의 다섯 기사들이 단 한명의 귀검사의 손에 허망하게 쓰러졌다.
하지만 승리의 여운도 잠시.
여태 이긴 기사들도 어느 하나 쉬이 이길 수 있는 적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미 왼손은 쓸 수 없을 만큼 너덜거리며 한쪽 눈도 보이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와중에 옆구리에 입은 검상의 고통만이 겨우 깨우고 있다.
이 상태에서 가장 강력한 고대의 왕, 해머왕 보로딘이 달려든다.
「쾅-!!」
대지 그 자체를 없애버리겠다는 듯한 강력한 일격을 내려꼽자 오른손의 검마져 날아가버린다.
"네녀석이...! 감히 나에게 도전하는 것이냐!!!"
고대 유적에 울려퍼지는 외침과 함께 다시 한번 휘두르는 해머를 종이 한장 차이로 피하고 자신의 애도를 향해 뛰어간다.
내려친 후에는 순간의 틈이 있으리라 생각한 검사는 그대로 필사의 일격을 날린다.
「─━─━──━ !!!」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나는 듯 하더니 보로딘의 갑옷의 한 조각이 부서진다
"큭, 얕았나..."
더 이상 검을 들 힘조차도 없다.
이대로 끝인가... 마지막으로 나를 이긴 적수의 모습을 눈에 담고 가리라.
하지만 검사의 눈에 들어온 것은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그...그럴수가..."
해머를 들고 내려치려는 보로딘의 깨진 갑옷 사이로 부드러운 살결과 찰랑거리는 머릿결의 소녀가 보인다.
"고대 왕국의 왕이 어린 소녀란 말인가...!"
검을 놓칠듯한 손에 힘이 들어간다.
패배를 인정하려는 눈에 빛이 다시 돈다.
온 몸의 혈관이 여긴 네가 쓰러질 곳이 아니라며 돌기 시작한다.
그래!
로리콘은 로리를 사냥하지 사냥당하지 않아!
그리고 검을 고쳐쥐고 뛰어들은 검과 해머는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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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됬어요??"
어린 아이가 머리가 희긋해진 중년남자의 소매춤을 붙잡고 이야기를 재촉한다.
"허허, 옷 뜯어지겠다. 음... 그러니까 다음은..."
말을 잠시 멈추곤 뒤를 돌아보며 멀리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뛰어오는 소녀를 본다.
소녀의 머리에는 보로딘 왕의 씰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중년남자는 잠시 바라보다 씩 웃으며 이야기 한다.
"그렇게 엄마랑 아빠가 만나 결혼한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