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2013년 x월 x일</div> <div>이칸나 대리는 한숨을 깊이 내쉰다.</div> <div>아무리 단속을 해봤자 약관위반이라고 단단히 못박아도 현금거래는 언제나 활성화되고</div> <div>덕분에 흔히 작업장이라 불리는 골드 사업체들이 성황이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div> <div>뚫어지랴 모니터를 보는 이대리의 뒷목에 차가운 느낌이 순간 든다.</div> <div> </div> <div>"앗 깜짝이야!"</div> <div>"후후, 이거 좀 마시면서 해. 왠 한숨이야?"</div> <div> </div> <div>차가운 캔커피를 들이밀며 김넥슨 팀장이 물어본다.</div> <div> </div> <div>"음... 그러니까 현금거래가 너무 활성화되서 단속하기가 까다롭다고?"</div> <div>"네, 신고가 들어오는건 어떻게든 처리하고 있는데 너무 짜증나요! </div> <div>그리고 사업체 하나라도 같이 죽자며 모아둔 골드를 싸게 팔면 게임이 망할거 같기도 하고 말이죠."</div> <div>"사이버머니에 대한 대책은 골드코인 같은 이벤트로 시세를 어느정도 조절하고 있긴 하지만 흠..."</div> <div> </div> <div>김팀장은 잠시 턱에 손을 괴며 생각하더니 말을 잇는다.</div> <div> </div> <div>"그렇다면 좀 더 직접적인 방법으로 통제하는건 어떨까?"</div> <div>"게임 머니도 재산으로 친다는 판결사례가 있어서 법적으로도 방법은 없잖아요?"</div> <div>"아니 생각을 달리 해보는거야. 우선 게임 머니를 사는 사람들이 왜 현금거래를 하는지 알아내면 되지 않을까?"</div> <div> </div> <div>이칸나는 무슨 의미인가 잠시 생각해보다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낸다.</div> <div> </div> <div>"수요와 공급이란 말이죠?"</div> <div>"그렇지. 사는 사람이 없으면 파는 사람도 저절로 줄어드는거지. 보통 칸나씨라면 게임머니로 뭘 하겠어?"</div> <div>"던파 같은 경우는 아바타를 맞추거나 고가의 쩔을 받으려 하지 않을까요?"</div> <div>"그런 경우도 있겠네. 그렇다면 그걸 중점으로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div> <div> </div> <div>씩 웃고는 김넥슨 팀장은 자리에서 일어난다.</div> <div> </div> <div>"한번 기획안을 만들어봐요. 괜찮다 싶으면 내가 밀어줄게."</div> <div>"네 팀장님!"</div> <div> </div> <div>대답을 했지만 뭐가 괜찮을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div> <div> </div> <div>"아바타...쩔...고가의 쩔...고가의 아바타...이계쩔...?...레압...?"</div> <div> </div> <div>몇일간 고민에 고민을 반복하다 순간 고개를 갸웃하고는 이마를 탁 치며 외친다.</div> <div> </div> <div>"그래! 그런 방법이 있었어! 팀장님!! 방법을 찾았어요!"</div> <div> </div> <div>이칸나 대리는 기쁨에 겨운 외침에 김넥슨 팀장을 찾아 뛰어간다.</div> <div> </div> <div>"헥...헥... 팀장님! 찾았어요!"</div> <div>"어휴, 숨좀 고르고 이야기해 이대리."</div> <div>"후... 팀장님, 현금거래를 낮출 방법을 찾았어요!"</div> <div>"오~ 무슨 방법인지 들어볼까?"</div> <div> </div> <div>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김팀장은 귀를 기울인다.</div> <div> </div> <div>"레어 아바타를 세라로 파는거에요!"</div> <div>"이대리 그랬다간 무슨 소리를 들을지 뻔히 알잖아?"</div> <div>"아뇨, 그냥 레어아바타 자체를 파는게 아니라 레어 아바타를 합성할 수 있는 패키지를 파는거죠!"</div> <div> </div> <div>실망감에서 다시 기대감에 찬 얼굴로 김팀장이 재촉한다.</div> <div> </div> <div>"무슨 말이지?"</div> <div>"바인드와 아바타 두 피스를 묶어서 파는거에요. 레어 아바타 확률이 높은 바인드를 새로 만들어서요."</div> <div> </div> <div>김팀장은 재빠르게 머릿속에서 계산을 해본다.</div> <div>이번 이벤트 주기도 끝나가는 시기도 알맞고 아이디어도 괜찮다. </div> <div> </div> <div>"나쁘지 않군, 하지만 그게 전부라면 전에 이야기한 쩔에 들어가는 비용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걸?"</div> <div>"그것도 있어요."</div> <div> </div> <div>잠시 숨을 고르고는 이대리가 말을 잇는다.</div> <div> </div> <div>"이계 체널을 통합하는거에요. 기존 이계 체널은 입장할 수 없게 하고요."</div> <div>"무슨 뜻인지 아직 잘 모르겠군. 자세히 설명해봐."</div> <div>"기존 서버 체널에서는 이계를 갈 수 없게 하고 이계 체널에 모든 서버에서 통합적으로 갈 수 있게 하는거죠."</div> <div>"그랬다간 서버의 아이템들이 뒤섞이게 될텐데..."</div> <div>"아이참! 팀장님, 당연히 통합 서버에서 거래는 불가능하게 만들어야죠."</div> <div> </div> <div>그제서야 뭔가 깨달은 표정으로 팀장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찼다.</div> <div> </div> <div>"그렇군! 이계쩔을 불편하게 만들고 반대로 파티하기 편하게 만들어준다는 말이지? 일석이조라는 말이 여기에 쓰이는구만!"</div> <div>"거기다 튜토리얼모드나 1인던전 같은 형식으로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면 쩔에 들어가는 돈도 줄일 수 있겠죠!"</div> <div>"좋은 기획안이야! 당장 추진하기 시작하지!"</div> <div>"네!!"</div> <div> </div> <div>힘찬 대답과 함께 이칸나 대리가 뛰어간다.</div> <div>김넥슨 팀장은 멀어져가는 이대리의 뒷모습을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div> <div> </div> <div>'역시 예사로운 인재가 아니였어'</div> <div> </div> <div>속으로 칭찬에 칭찬을 거듭한다.</div> <div> </div> <div>'한 겨울에도 저렇게 짧은 치마라니..."</div> <div> </div> <div>그렇다. </div> <div>치마는 짧을수록 남자들이 좋아한다.</div> <div>오늘도 블라인드 쳐진 사무실에서 토렌트를 키며 김넥슨 팀장의 얼굴에는 흐믓한 웃음꽃이 가득핀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