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가 서버가 불안정한탓에 제 글은 베스트를 못갔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로그인 안돼서 모바일페이지 열어서 눈팅중이었으니까요.
다행인건 그나마 알려지지 않은탓에 부담없이 썰을 풀 수 있게 되었습니다...허허..
자대배치를 받고 소대까지 온 첫날 소초장실에 불려갔습니다.
GOP는 소대장이라고 하지 않고 소초장이라 합니다.
소초장 - "너 밖에서 뭐하다 왔냐?"
나 - "아르바이트 하고 일하다가 왔습니다."
소초장 - "임마 그걸 몰라서 묻냐. 뭐 하면서 놀았냐고."
나 - "쉬는날에는 친구들과 PC방 당구장 다니면서 놀았고 술마시면서 놀았습니다."
소초장 - "클럽은 가봤냐?"
나 - "네. 가봤습니다."
소초장 - "어디클럽 가봤는데?"
나 - "저희 동네근처에 있는 클럽과 홍대에 있는 클럽 가봤습니다."
소초장 - "너네 동네에는 관심 없고 홍대는 물좀 좋냐?"
나 - "여자에는 관심이 없이 춤만추고 놀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이 대사가 군생활이 꼬이는 시작점인것 같습니다.
소초장 - "너 설마 여자친구 없냐?"
나 - "네. 없습니다."
소초장 - "사귀어본적은?"
나 - "있습니다."
소초장 - "먹엇냐?" <- 진짜 이렇게 말함;;
나 - "네. 그렇습니다."
소초장 - "응 알았다 나가봐."
나 - "네, 알겠습니다."
그 면담 이후 통신병(선임이었지만 게이느낌 물씬났음)이 제게 참 따뜻하게 잘 대해줬습니다.
그냥 좋은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었는데
뭐 남자들끼리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 내가 지금생각해도 ㅄ임-_-
다행인건 청년막은 아직까지 유지됨. 그 통신병은 플라토닉을 추구했나봄...-_-
물론...
소초장은 나와 심각하게 거리가 생겼습니다.
그 거리를 좁히는데 8개월이 넘는 시간이 생겼죠... -_-
분대에 배치를 받았는데 그때 우리 분대는 후반야(3교대 근무중 야간 후반)근무중이라 얼굴 마주치기가
참 쉽지 않았습니다.
초반 2주간은 순찰이라는 명목하에 부소초장(부소대장)을 따라서 전반야 근무에 따라갑니다.
덕분에 근무가 겹쳐있지 않아서 잠깐잠깐 보는 시간이나 근무취침 이후 일과시간에
이등병 맞선임으로부터 소대의 구성부터 직속상관 관등성명 등등
자대배치 후 첫 퀘스트인 외우기 퀘스트를 수령받습니다.
신기하게도...
소대원 간부 제외 35명중 병장 12명 상병1명 일병6명 을 제외한 16명이... 이등병이었습니다.
바로 윗 선임은 1주 차이. 우리 부대는 1주차이로 군번을 끊습니다.
1주 고참도 선임임. ^^
ㅅㅂ......
GOP는 참 여러가지 공사를 합니다.
철책도 보수해야하고 철책에 있는 부비트렙이나 뭐 기타 잡다한 표식용 도구들 보수는 물론...
투광등조차 보수합니다.
부소초장을 따라 섹터를 순찰하는중에 부소초장은 문제가 있는 표식이 있다거나 부비트렙이나
투광등 점멸 여부 등등을 확인합니다.
따라다니면서 이것저것 적고 섹터에 대한 공부를 하고있던 와중에...
투광등이 나간것을 보고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는 부소초장에게
나 - "이거 안정기가 문제있는것 같습니다. 안정기만 교체하면 정상작동 할 것 같습니다."
부소초장 - "너 이거 안정기 갈 줄 알어?"
나 - "네, 어렸을때부터 아버지가 전기일을 하셔서 따라다니면서 배우다 보니 간단한 보수정도는 할 줄 압니다."
부소초장 - "그럼 내일 낮에 나랑같이 와서 갈아보자."
나 - "안정기가 있습니까?"
부소초장 - "응. 두개 있어."
그날 낮에 저는 부소초장과 함께 섹터에서 두개의 안정기를 갈았고 둘다 작동이 잘 되는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부소초장이 소초장에게 건의해서 저를 한동안 부사수로 데리고 다닌다고 했답니다.
덕분에 부소초장 부사수가 되어서 한달가량 작업에 투입되었지요...
그렇게 눈치없이 작업을 지원한 저의 가을도 마무리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부소초장은 제게 참 잘해줬지만 이성애자였습니다. ^-^
11월 17일.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이 무렵이 일기를 쓰고 있을때쯤이니까요.
강원도 화천에 첫눈이 옵니다.
다들 예상하셨다시피....
많이..아주 많이...
하늘에서 쓰레기가 내립니다...Xiang...
군생활 첫 재설작업에 투입되서 눈을 쓸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제 윗 선임들이 100일 휴가러쉬가 있었던 때입니다.
덕분에 몇 안되는 일병들은 전투화 광내고 다림질하고 아주 바빴기 때문에.
많고 많은 이등병이 핵심전력이 되어 병장들의 아바타가 됩니다.
병장들중 분대장이 제안을 합니다.
분대장 - "김병장~ 오랜만에 이등병 눈쓸기대회 할까?"
김병장 - "미놈친아 그거 가혹행위로 찔려."
분대장 - "찔르면 가지전에 절단내면 되지 뭐ㅋㅋㅋㅋㅋ"
김병장 - "됬고 캐릭이나 골라."
분대장 - "난 우리 파릇한 애기들중에 왕고 천이병~"
김병장 - "난 막내. 한병장님, 같이 안합니까?"
한병장 - "뭔데? 뭐내기야?"
김병장 - "장사 원투데이 합니까. 연초 한갑이지."
한병장 - "야 캐릭 뭐남음?ㅋㅋㅋㅋㅋㅋㅋㅋ"
분대장 - "일병애들은 불쌍한데다 한놈밖에 없으니 두고, 작대기 하나통사중에 골라잡지 말임다."
한병장 - "그니까 애기들 니들 캐릭은 골랐을거아냐."
분대장 - "이병왕고는 내가 골랐고 김병장이 막내 골랐슴다."
한병장 - "와 이끼세들 말년 짬을 이런것도 시키네. 셀렉에 위아레도 없냐."
분대장 - "시끄럽고 그냥 다물고 빠질랍니까 셀렉할랍니까."
한병장 - "난 덩어리 이이병 ㅋㅋㅋㅋ"
분대장 - "천이병,이이병,막내 일롸!!"
이등병 3명 - "이병! XXX!"
분대장 - "자 여기부터 저기 앞에 방지턱까지 눈을 쓸고 가는거야.
맨 처음 오는 선착순1명은 오늘 빨레면제하고 컵라면준다."
이등병 3명 - "예! 알겠씀다!!"
3명의 병장은 각자 자기 캐릭에 눈 쓰는 넓이부터 해서 쓸어나가는 방향을 지시했고
늦으면 보일러실 면담이 기다릴거라는 으름장도 놓았습죠....
저는 막내니까...김병장이 눈 쓰는법을 강의하고 화이팅을 불어 넣어줍니다.
김병장 - "1등 못하면 보일러실에서 거꾸로 메달아놓고 팬다. 알겠지?
추가로 꼴등하면 천사의 날개가 개통이야."
분대장 - "자...시...작!!"
분대장의 시작구호와 동시에 3명은 미친듯이 눈을 쓸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러닉하게도 이등병은 이등병이고 3명 다 제설작전이 처음인지라...
초반에는 누가 잘쓸고 누가 못쓸고가 없었죠.
김병장 - "야 막내야 손이 보인다. 누가 손 보이게 눈쓸라고 하던? 형이 밧줄 준비 할까?"
나 - "아닙니다!! 손 안보이도록 쓸겠습니다!!"
분대장 - "왕고야 좀 안될것같다 싶으면 양싸이드로 죽빵날려."
한병장 - "덩어리~ 너 막내한테 지면 비누줏어야된다."
이때는 병장들 말 소리 이외에는 들리지가 않았습니다.
너무 긴장이 되었는지 이등병 세명 다 대답인지 괴성인지 알아들을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조금씩 한번의 비질 정도가 차이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때쯤 소초장이 등장합니다.
소초장 - "분대장, 뭐 재밌는거 하냐? 애기들이 겁나 열심히하네?"
분대장 - "오랜만에 제설카트하는데 말입니다. 소초장님도 좀 거실랍니까?"
소초장 - "난 연초 한보루. 덩어리한테 건다."
한병장 - "덩어리~ 소초장님이 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데?"
소초장 - "애들을 왜 그렇게 갈구냐. 그냥 늦게 쓸 수도 있는건데... 덩어리 너 꼴찌하면 군장쌀 각오해."
덩어리 - "네, 앍$%&^ !!!!!!!!!!!!"
한두비질 차이로 왕고가 앞서나가기 시작합니다.
분대장은 환성을 질러대며 좋아했고 다른 3명은...
소초장외3명 - "야이 18센치들아!!! 눈썹이 휘날리게 안해?!"
이등병3명 - "네!! 열심히 하겠씀돠!!!!!"
이미 이등병 3명은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한비질을 차이로 빠르게 뒤쫓았고 덩어리선임은 저보다 세비질정도 처지기 시작합니다.
소초장 - "덩어리 이 개shake it!! 군장싸고 입사호까지 파볼까?!!!!"
덩어리 - "아임다!!!!!!!!!!!"
덩어리 이병이 괴성을 지르며 빗자루에 불이 붙습니다.
그때 저는 보았습니다.
스팀팩을...-ㅅ-...
어느덧 목표를 남긴 10미터전!
초반에 치고 나가던 왕고선임은 제게 한비질 뒤쳐졌고 덩어리선임이 두비질 정도 앞서고 있었습니다.
김병장 - "막내야 바세린 준비 할까?"
나 - "아임돠!!!!!!!!"
순간 청년막은 소중했기에 제 빗자루에 남은 모든 힘들 쏟아부으며 팔을 움직였습니다.
아까 김병장이 알려준 눈쓰는법과 비를 다루는법이 다시 떠오릅니다.
김병장 - "눈은 비로 쓰는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쓰는것이야..."
"허리의 회전과 반동을 자연스럽게 팔로 전달하는게 팁이다. 팔은 그냥 거들뿐."
그리고 저는 온몸으로 비질을 하고 치고나갑니다.
덩어리선임을 따라잡은 시점에서 남은 구간은 불과 5미터!
허리가 끊어질것 같고 팔에 힘이 안들어가지만 내 청춘을 조국을 위해 바칠망정
순결은 바치고 싶지 않았습죠. -_-
아까 본 그 스팀팩이 내게 왔습니다...-ㅅ-
5미터를 주변을 볼 틈도 없이 빗자루가 내가 되고 내가 빗자루가 되어
내가 눈을 쓰는것인지 빗자루가 눈을 쓰는것인지는 모르지만 눈은 쓸리고있었습니다.
분대장 - "그만!!!!!"
끝났습니다.
그만 소리와 동시에 저는 빗자루에서 빠져나와 제가 되었고 그자리에 그대로 누웠습니다.
그리고 김병장이 달려와서 환호성을 지르며
김병장 - "그래!! 막내 이놈이 돌+I짓 할때부터 알아봤어ㅋㅋㅋ 이Shake it 물건이네 ㅋㅋ 잘했다!!"
나 - "이뷔엉! XXX 감솨합#@$%"
혀가 꼬이고 있었습니다. 팔이 붙어있는지 허리는 동강나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제가 1등했답니다.
그날따라 하늘이 노랬습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뽀찌로 연초3갑과 라면을 하사받았고, 막내로써 도저히 빨래는 뺄 수 없어서 그냥 했습니다.
덩어리선임과 이등병왕고선임은 제가 새하얗게 불태운 이후에도 지속적인 조종을 받으며
카트레이싱 연장전을 했습니다.
분대장이 그날따라 비누와 바세린을 찾아서 분대원이 모두 목숨걸고 막았습죠...
그날 왕고선임은 샤워하러 못갔습니다. -_-..
많지는 않지만 재밌게 봐주시는 몇몇분 덕에 그냥 계속 쓰고 있어요.
이번거는 처음 생각한것보다 스압이 쩌네요 -_-
몇 에피소드들이 더 있는데 틈 나는데로 더 적도록 할게요.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