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일베의 정치적 극단화의 과정과 그 결과
중학교때 코갤을 접하고
코갤 망하고 야갤 잠깐 하다가
일베 처음 만들어졌을때 디씨에 댓글로 홍보한걸 보고 일베를 접했습니다.
몇년간은 클린하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그럭저럭 재미있었습니다.
코갤,와갤발 병신력 넘치는 유저들이 대부분이었고
유저들도 적어서 자체정화도 빨랐죠
(전직 대통령 가지고 놀던건 이때부터 있었지만
이건 합필갤의 영향이 컸다고 봅니다.)
그러다가 2011년 오세훈시장의 선거때부터 정치색이 살살 들어가다가
12년 총선때 정사갤의 유저들이 대거 들어와서 정치글의 비율이 점점 높아집니다
(정사갤이 극우 수꼴인건 잘 아실듯 합니다)
이때의 일베는 박정희는 빨지만 그래도 전두환은 욕하는.. 그런 상태라고 말하면 이해하기 쉬우려나요
대선이 가까워 질수록 정치글의 빈도는 높아졌고
일베의 정치적 성향도 극우에 가까워집니다.
이때의 운영자인 '새부'는 따로 정치 게시판을 만들지만
저는 그 처방이 너무 늦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베는 지금의 미친꼴통저장소는 아니었습니다.
태풍왔다고 연날리러 나가고
학교에서 왕따당하는 영상을 올리자 옷벗고(말 그대로..) 나서는
"잉여력"넘치는 곳이었습니다.
(물론 오늘의 유머와의 마찰은 12년도 초반부터 (아마 동피사건일겁니다) 시작했으나, 이때의 마찰은 디시-웃대의 관계였다고 생각합니다. 둘 사이의 정치적 반발은 적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대선 와중에
일베가 몇번 방송을 타자
이용자 수가 엄청나게 증가했고
시기의 특성상 이들은 확고한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유입된게 확실합니다.
그 후 일베의 정치적 고착화는 엄청나게 빨리 진행되었고
대선때 유입된 이들과 정치 게시판이 있던 이들의 시너지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2013년 저는 수험생이었는데
어느정도 자신의 생각을 정립해 가던 중 이런 일베의 이상화는 정말 이질적으로 다가왔고
약간의 아쉬움에 몇달간 잡고 있다가
그해 말에는 손을 때고 지금은 "클-린" 개드립 유저로 활동합니다.
지금 일베는 가십성과 유저 수로만 보면 디씨를 제치고
단독 커뮤니티 사이트 중 1위라고 생각됩니다.
이에 매달 유입되는 이들도 상당한데
이들을 반기는건 글 수의 약 40%를 차지하는 정치글입니다.
위에서 제가 이질감을 느꼈다고 말했는데
이 이질감을 느끼기 전에는 저 또한 저도모르게 정치적 프레임이 극우로 고정된적이 있습니다.
지금 일베에 남아있는 유저들은 아마
제가 느낀 이질감을 인식 못하는 학생들이나
못느끼는 (정치 프레임이 이미 고정된 상태로 유입된) 유저들.
아니면 이질감을 무시하고 커뮤니티 사이트 자체를 즐기는
(현재 일베의 위치가 과거 코갤.야갤의 위치라는건 부정하기 힘듭니다.)
유저들일꺼라고 생각되는데
프레임이 고정된 유저들을 제외하면 다른 유저들은 현재 진행형으로 정치적 프레임이 일베로 인해 고정되고 있는 중이고
이건 바람직하지 못한겁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오늘 김영오씨의 인터뷰 기사를 읽어봤습니다.
다 읽고 댓글을 보니까
가관이더군요
분명 인터뷰 내에서 김영오씨가 해명한 사실을 가지고 악플을 단 친구들의 아이디를 구글에 돌려보니까
대다수가 중.고등학생이거나 대학생이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악플을 다는 기사를 읽지도 않고
악플을 달던데
이걸 보고 여러분들은 분노의 감정을 느끼시겠으나
저는 한때 저들과 같은 유저였고
동정과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스스로 정치적 지론을 세워야 할 나이의 친구들이
그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는게 정말 불쌍하더군요
솔직히 고백하건데
개드립을 하는 제가 지금 이곳에 이런 글을 적는 이유도
행여 이 글이 베스트에 간다면
행여 그래서 오유를 눈에 불켜고 감시..(^^) 하는 일베 유저들이 이 글을 본다면
어느정도 자유로운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이렇게 글을 맺는게 어색한 관계로
개드립식 눈정화짤로 여러분의 눈을 정화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