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저는 1.5층에 살고 지층에 할머니(할머니와 아주머니의 중간?)가 혼자 사시는데 푸들 한마리를 키우며 폐지를 줍고 사십니다.</div> <div> </div> <div>우리집은 10마리가 넘는 고양이가 사는 다묘 가정이라 털이 아랫층으로 내려가는게 걱정스러워서</div> <div>계단청소를 불러서 아랫층까지 청소를 하지만 항상 미안한 마음이라 하루는 강아지용 캔을 저렴하지 않은걸로 </div> <div>한박스 구매해서 내려갔었습니다.</div> <div> </div> <div>깜박하고 너무 많은 양을 주문해서 강아지 좀 주라는 말을 하며 드렸는데 본인이 키우는 개는 이런걸 먹지 않는다고 극구 거절하시더군요.</div> <div>나처럼 남의 물건 받는걸 싫어하는 분인가....아니면 저렴한거라 생각하고 거절하시는건가...</div> <div>기분 나쁠 것도 없었지만 호의를 거절당해 기분이 좋지도 않았던건 사실입니다.</div> <div> </div> <div>그러다 주말에 빨래를 널면서 마주쳤는데 그 분 말씀이 개 나이가 15살인데 </div> <div>같이 15년을 산 가족 개가 두달전 세상을 떠났답니다.</div> <div> </div> <div>그 후부터는 아무것도 안 먹고 항상 무기력하다더군요.</div> <div>제가 드린 선물을 거절한 이유는 정말 개가 안 먹기 때문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동물을 반려 가족으로 키우는 사람들끼리는 약간의 동질감 같은게 있습니다.</div> <div>게다가 15년동안이나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끝까지 키워줬다는게 감사한(?) 마음까지 들더군요.</div> <div> </div> <div>그 녀석에게 뭔가 선물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들었습니다.</div> <div> </div> <div>그러다가 동물용 낮은 원목 침대를 봤습니다.</div> <div>우리집 애들것도 사는 김에 녀석 것도 하나 사자 싶어서 두개 주문했습니다.</div> <div> </div> <div>택배가 도착한 날 우리집 문 앞에 물건을 놔두라고 했습니다.</div> <div>건물 안으로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2년 반을 살면서 아직까지 한번도 문 앞에 놔둔 택배를 분실해본적이 없었습니다.</div> <div>그리고 그날 회사 일이 늦게 끝나서 8시쯤에 집에 도착했더니 그 분이 건물 앞에서 절 기다리고 있더군요.</div> <div> </div> <div>굉장히 미안해하시면서 하는 말이 택배를 문 앞에 놔둬서 누가 훔쳐갈까봐 본인집 (지층은 계단 아래 공간이 좀 있습니다.) </div> <div>계단 아래 놔뒀는데 누가 가져갔다는겁니다.</div> <div> </div> <div>순간 너무 당황해서 욕심이 나서 구매는 했지만 사실 놔둘 곳은 없었다. 가져가도 상관없다라고만 답을 했습니다.</div> <div>그날 택배가 우리 아이들 사료 대포 두박스, 모래, 그리고 그 침대 두개가 왔는데 침대 하나만 없어진겁니다.</div> <div> </div> <div>그 후로 그 분은 저랑 마주칠때마다 어쩔줄 몰라하며 미안하다 하십니다.</div> <div>첨엔 가져가도 상관없는거다라고 어필했지만 마추칠때마다 사과를 하시는데 한 다섯번 정도 들은거 같습니다.</div> <div> </div> <div>제가 뭐라고 해야 이 분이 사과를 그만둘까요?</div> <div>물증도 없이 심증뿐인데 실은 드릴려고 산거니 잘 쓰셨음 좋겠다라고 할 수도 없구요.</div> <div>그리고 전 누군가를 의심하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div> <div>성격이 착해서가 아니라 그런걸로 에너지 낭비하는걸 싫어합니다.</div> <div> </div> <div>점점 사과 받는게 짜증이 나고 있는 상황입니다.</div> <div>어떻게 이야길 해야 적절하게 의심하는 티가 안나면서도 이 분이 내 눈치를 보는걸 그만두게 할 수 있을까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