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하는 놈 때무네 너무너무 화가 나요.. <div>매직데이는 다가오고</div> <div>배는 고프고</div> <div>비도 미친듯이 쏟아지는데 천둥도 치고 날도 흐린데 미쳐 돌아버리겠어요.</div> <div><br></div> <div>저는 해외의 작은 소기업에 일하고 있어요.</div> <div>흔한 소기업들이 그러하듯 저에게는 이런저런 일들이 복합적으로 버무려진 직무들이 있지요.</div> <div>그 중 하나가 경리 일 입니다.</div> <div>주로 나가는 돈을 관리하는 중이죠.</div> <div>금고에서 현금이 나가거나, 프로그램으로 체크(일종의 어음?)가 발행되면</div> <div>저는 이 놈이 어디로 흘러나가는 돈인지 알아야 합니다.</div> <div>둘 다 제 손에서 나가거든요 ㅇㅇ</div> <div>그 증거로 견적서와 계약서를 제 손에 쥐고 틈틈히 사장님께 보고를 드리지요.</div> <div><br></div> <div>A 회사와 거래를 맺었습니다.</div> <div>나는 첫 번째 견적서를 받고 사장님이 체크를 발행해 주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 이후 대략 한 20군데 가까이 되는 곳과 거래를 맺고 열심히 돈을 주고 받습니다.</div> <div><br></div> <div>두 달이 지났습니다.</div> <div>A 회사의 또 다른 견적서가 도착했습니다.</div> <div>사장님이 지급을 하라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돈을 줍니다.</div> <div><br></div> <div>사장님이 출장을 가셨습니다.</div> <div>너저분하던 지급 관계를 좀 정리해 봅니다.</div> <div>읭? 돈이 안 맞습니다.</div> <div>A회사의 견적서를 FWD: 이름으로 메일 하나 덜렁 보내놓았던 저 놈에게 묻습니다.</div> <div><br></div> <div>이게 뭔 시츄이에션인가요.</div> <div><br></div> <div>그 놈은 대답합니다.</div> <div><br></div> <div>'아~ 그 첫 번째 체크 금액은 안 줬고, 두 번 나눠서 내기로 했어요.'</div> <div><br></div> <div>아.. 그렇구나. 지급 보고서를 수정합니다.</div> <div>사장님과 회의 중에 또 이 말이 나왔습니다.</div> <div>사장님이 어떻게 된건지 저 놈에게 묻습니다.</div> <div><br></div> <div>'....? 아닌데 안냈는데?'</div> <div>'내가 확인하는 선에서는 내가 발행한 체크가 없네?'</div> <div>'처음에 줬다가 금액이 안맞아서 두 번 나눠서 내기로 어쩌고 저쩌고...'</div> <div>'우선 나 출장 갔다 와서 다시 확인해보자.'</div> <div><br></div> <div><br></div> <div>며칠 후 은행에서 우편이 날아왔습니다.</div> <div>우리 회사 이름으로 나가서 다른 은행계좌에 입금된 체크들이 이미지로 이쁘게 정렬되어 있습니다.</div> <div>... 읭?</div> <div>안 줬다는 그 체크가 그 사이에 껴 있습니다.</div> <div>... 안줬다매.....</div> <div>사장님께 보고를 올립니다.</div> <div>출장 복귀하시고 저 놈에게 지시를 내리십니다.</div> <div>왔다갔다 한 견적서 쭉 확인해보라고.</div> <div><br></div> <div>저 놈이 오늘 견적서를 네 장 들고 내 방으로 들어옵니다.</div> <div><br></div> <div>'그 돈은 나가는 돈이 맞아서 체크를 줬고, 그 쪽에서 입금을 했고, 백오더가 있어서 남은 금액은 두 번째 견적서에서 뺀 거에요.</div> <div>블라블라 ...'</div> <div><br></div> <div>.... 니 말대로라면 우리는 또 두 번째 체크에서도 심지어 돈을 더 줬습니다.</div> <div>뭥미.</div> <div><br></div> <div><br></div> <div>하도 열받아서 (이미 1년째)</div> <div><br></div> <div>'아... 저한테 달랑 업체에서 받은 메일만 포워드 해놓고 금액만 표시하면 저는 이게 뭔줄 몰라요.</div> <div>이게 신용카드로 긁겠다는건지, </div> <div>체크로 나가야 한다는건지,</div> <div>나갔다는건지, 나가야 한다는건지,</div> <div>그냥 견적서인지, 최종견적서인지, 추가오더인지 몰라요. 저는 받은 게 없어요.'</div> <div><br></div> <div>'어... 보냈어요. <span style="font-size:9pt;">다 보냈다니까요?'</span></div> <div><br></div> <div>이러고 보낸 이메일을 출력해가지고 옵니다.</div> <div><br></div> <div>[멍청아 보내고 안보낸게 중요한게 아니라 FWD: abedcelakejlfiaiemu#W231fc 로 되어있는 이메일만 자꾸 보내면 나는 나중에 필요할 때 일일이 메일을 하나씩 다 열어보라는 소리냐. 그 땐 첨부파일만 보고 이게 뭔지 어떻게 아냐.]</div> <div><br></div> <div>화딱지가 납니다.</div> <div>열받아서,</div> <div><br></div> <div>'아 예, 제가 나중에 더 확인 잘 할게요.'</div> <div><br></div> <div>하고 지출 보고서 파일을 열었습니다.</div> <div>저 놈이 나가는 길에 문 앞에서, 내 책상에서 등을 돌리자 마자 서류를 쫙쫙 찢어 갈깁니다.</div> <div>...... ? 싸우자는건가.</div> <div><br></div> <div>다시 이메일 목록을 뒤져봅니다.</div> <div>저인간은 네 장을 들고 들어왔는데 나는 이메일이 두 개 밖에 없습니다. </div> <div>심지어 첫 번째 건은 수정되는 애네요.</div> <div>.... 안보냈자나 이새캬...</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가뜩이나 짜증나 죽겠는데 정수기가 웁니다. 물이 떨어졌대요.</div> <div>가만히 두고 봤습니다.</div> <div>2층에서 생수통을 들고 올라와야 하는데 1년동안 저생키는 단 한 차례도 지 손으로 물을 들고 온 적이 없습니다.</div> <div>하루를 냅둬봤습니다.</div> <div>그대롭니다.</div> <div>짜증나서 오늘도 내가 생수통을 이고 올라옵니다.</div> <div>팔에 근육이 생기기 시작하네요.</div> <div><br></div> <div>이메일 하나 제대로 보낼 줄 모르는 놈.</div> <div>사장님도 이미 일전에</div> <div><br></div> <div>'파일만 하나 달랑 포워딩 해놓고. 그게 뭐야?'</div> <div><br></div> <div>라고 짜증을 내셨지만 포기하지 않는 근성은 참 보기 좋기는 개뿔 뇌가 생각을 덜 하는가봅니다.</div> <div>포워딩한 메일에 거래처와 얘기한게 써 있으면 뭐합니까.</div> <div>사장님은 밖에서 메일을 확인하면서 요약본을 원하는데.</div> <div><br></div> <div>A 회사, B 건으로 0월 0일까지 12334 지급.</div> <div><br></div> <div>이 한 줄 쓰는게 그렇게 힘들어서</div> <div>'우리가 지난번에 통화한 대로 반영해서 만든 견적서를 첨부해줬으니 확인해보고 결제해줘~'</div> <div>하는 이메일만 달랑 포워드해주면</div> <div>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저 니네가 언제 한 줄도 모르는 통화를 거슬러 올라가 스토리텔링을 해야 하나요.</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경리일을 하고 있지만 경리일만 하지는 않습니다.</div> <div>HR도 하고, 경리도 하고, 창고 매니징도 하고, 오피스 매니징도 하고, 사장님 비서도 합니다.</div> <div><br></div> <div>니가 사장인 것처럼 돈 내놓으라고 하지 마세요.</div> <div>사장님이 나한테 몰래,</div> <div>'내가 ok 했다고 했어도 나한테 한 번 더 보고해줘.' </div> <div>라고 하셨습니다.</div> <div>너를 못 믿습니다.</div> <div>일을 좀 못 해야지요.</div> <div><br></div> <div>근데 너는 니가 세상 잘난 사람인 줄 알잖아요.</div> <div>부사장인 것처럼, 본인이 회사를 휘어잡고 있는 것처럼. ^^^^^^^^^^</div> <div>니 월급도 내가 입력하는데요.</div> <div><br></div> <div>아무리 철딱서니가 없어도 회사 생활을 하려면</div> <div>니 기분 나쁘다고 인사도 안받다가 니 기분 좋다고 밥 사준다고 하고 </div> <div>니 빈정 상한다고 사람 면전에서 서류 찢어 발기는 짓 하는거 아닙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 ...... 오늘도 쏘주가 땡기는데</div> <div>사러 갈 곳이 없네요 ^^^^^^ ..... </div> <div><br></div> <div>저인간 진짜 같이 일하기 싫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