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시간이 지난 이야기라 다 잊어버리기 전에 오유에다가 올려봅니다.


4시쯤 치과 치료를 마치고 버스타고 집에 가는 길이었어요.
그 시간엔 차타고 돌아다닐 일이 잘 없어서 몰랐는데 어린이집, 유치원 통학 차량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시간이더라구요.
치과에서 고통 받았던 저는 버스 차창에 머리를 기댄 채 휙휙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으어어ㅓㅓㅓ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제가 탄 버스 옆으로 유치원 차량이 섰어요.
다섯살? 여섯살쯤 된 여자아이가 창가에 바짝 붙어서 고개를 들이 밀고 있더라구요.
선팅이 짙었는데도 얼굴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눈이 슬쩍 마주쳤을 뿐이었습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버스 두 대.
그 때마다 저와 그 애기는 자꾸 눈이 마주쳤어요.

순간 제 머리속에서는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가는 사람들을 향해 열심히 손을 흔들던 아기 영상이 떠올랐고, 제가 그 아기가 되기로 했습니다.

다시 한 번 버스가 나란히 섰을 때 손을 살짝 흔들어 줬어요. 그 애기한테.

그랬더니 그 애기가 화들짝 놀래더라구요.
놀래켜줄 생각은 아니었는데(...)
곧 그 애기가 탄 버스가 빨리 가는 바람에 제 인사는 뻘쭘해졌습니다만 곧 버스가 다시 나란히 서더라구요.

그 때 그 아이가 절 다시 보더니

아주

아주

아주

화알짝!!

웃으면서 두손으로 안녕~~~~~~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 진짜 심쿵&감동

두 버스의 방향이 달라 금방 그 아이의 모습을 놓쳤지만 그 아이가 안 보일 때까지 저도 손을 열심히 흔들어줬슴니다 ㅠㅠ 짱귀야움 ㅠㅠ
저 애기 같은 딸 있음 매일 심쿵사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귀여웠음 ㅠㅠ


그리고 이건 저한테 한 건 아니지만.

친구랑 버스 타고 가는데 남자 애기랑 어머니랑 손붙잡고 버스에서 내리더라구요.
근데 그 애기가 버스 뒷문 근처 창가 자리에 앉아 있던 누나들한테 잘가라고 손을 열심히 흔들어서 그 인사를 직접 받지 않은 저와 제 친구도 같이 심쿵 했었어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