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조스 웨던 감독은 히어로물의 감독으로서 완전 물이 올랐습니다.
이 많은 캐릭터들을 정말 잘 소화시키는 데서 감독이 엄청나게 많은 고민을 했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벤저스 영화의 두가지 역할은... 단독 영화로서도 충실해야 하고, 시리즈의 연결고리로도 충실해야 하는데
두 가지 충분히 고민하고 만든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정말 재미있었어요.
후반부에 조금 힘이 빠지는게 아쉬웠습니다만...
(이런 면에서는 오히려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데오퓨는 후반부까지 정말 긴장감이 유지되었거든요)
그래도 화려한 볼거리와 각기 개성을 담은 캐릭터, 대체로 물 흐르듯 흘러가는 스토리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인피니티 워 감독으로는 루소 형제가 내정되었다고 하는데, 두 사람이 윈터 솔져에서 보여준 역량이라면
에오울 못지 않은 멋진 영화를 만들거라 예상해봅니다.
하지만 영화는 한 가지 결정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아마도 제레미 레너와 크리스 에반스 발언 논란과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헐크와 블랙 위도우에 러브라인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센 발언에 쉴드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굉장히 경솔한 발언이었다는 데는 뭐...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봐요.
그런데 '누굴 까는 것이냐?'
영화를 보고 오니, 이건 한번 생각해 볼 문제라고 봐요.
제 생각에는 블랙 위도우라는 캐릭터를 까는 것도 아니고, 스칼렛 요한슨을 까는 건 더더욱 아닙니다.
두 사람이 만약 누굴 까려고 했다면 그건 각본(혹은 각본가)였겠죠.
아마 두 사람의 뜬금포 러브에 많은 분들이 적잖이(?) 당황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 헐크찡은 연애도 못하냐!!'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헐크는 엄연히 사랑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베티 로즈'라는 절세미녀 말이죠.
원래 에오울의 제작 발표가 나고 초반에는 리브 타일러가 나온다는 루머도 있었는데 결국 루머였죠.
아시다시피 지금까지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는 러브라인도 중요한 요소를 차지했습니다.
'스티브 로저스 - 페기 카터', '토니 스타크 - 페퍼 포츠', '토르 - 제인 포스터'
모두 단독 영화에서 러브라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크레더블 헐크에서도 있었다는 사실이 이젠 좀... 가물가물 하죠ㅠㅠ
리브 타일러가 주연한 히로인 '베티 로즈' 말입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를 보면서 헐크 단독 주연은 아마도 끝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실제로 인피니티 워 이전까지 헐크 영화는 스케줄에 없습니다.
사실, 단독 러브라인이 유지되어야 후속 단독 영화를 기대해볼 수 있는데... 이제 더 이상 헐크는 그게 없습니다.
캡틴은 어벤저스의 수장으로서 러브라인은 추억 속에서만 간직해도 영화 제작에 무방합니다. 어찌보면 닉 퓨리와 같은 이유겠죠.
헐크의 단독 영화 제작은 인피니티 워 끝날때까지 볼 수 없는 일이겠구나...
까메오 출연과 어벤저스에서만 볼 수 있겠구나... 이게 정말 아쉽더라구요.
나름 어벤저스 최강의 귀요미였다는 헐크였는데, 인크레더블 헐크가 망한 게 트라우마가 되었는지 마블 측도 소극적이고...
어쨌든, 블랙 위도우와 헐크의 러브라인이 생겼던 이상 헐크 단독 주연의 영화는 힘들거라고 보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런 점에서 뜬금 러브가 가져온 참사(?)가 매우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이제 앤트맨과 판타스틱 4를 기다려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