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고 내 주위에 행복한 모습들만 가득해도 견딜만 해
갑작스럽게 너없이 보낸 작년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가 오고 모두가 희망에 부풀어 있을 때부터
혼자있음으로 해서 느끼는 슬픈 감정들에 많이 익숙해져 있거든
아무한테도 말하지않고 혼자만 아파하고 혼자 감내하고 혼자 병들고..
이런 내 모습을 신경도 쓰지못할 정도로 다른 인연과의 행복에 젖어있을 네가 참 원망스러웠어
나와 채 마무리도 짓지 않고 그 남자와 사랑을 나눴던 네가 너무 원망스러웠고
그런 감정들에 휘둘려 모든 것을 놓아버린 나도 참 원망스러웠어
원망가득한 내 삶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 내 삶에 다가와서 안아주고 보듬어주었던 그 말들이
날선 칼날처럼 상처받을 곳도 없는 내 마음을 더 찢어댔는데..
넌 여전히 행복해 보이는구나
난 모든걸 잃었는데, 아니 애초에 가졌다 착각했던 조그만 것들도 내 것이 아니었고 난 그저
처음부터 이 작고 정말 아무도 눈길주지 않는 시궁창에 박혀있었다는걸 깨달았는데..
넌 봄옷을 입고 봄빛에 물들어서 그 남자와의 벚꽃길을 친구들과 거니는구나..
그 일이 있고나서부터 4개월이 지났는데
마음이 아직도 아프다 네가 그립진 않아 솔직히 잊는 것도 어렵지는 않았어
쉽게 잊으면서 느꼈어 네가 준 감정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은 아니었구나
그 남자가 널 힘들게 했으면 좋겠다는 식상한 기대도 안하기로 했어 나도 잘한거 없으니까
너가 우리 동아리를 나가도 네 친구들이 나에게 보내는 찝찝한 눈빛들이 있잖아
나도 참 잘못한게 많구나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거든
요즘엔 종종 내 죄책감에 무너지고 혼자 추스르고 또 무너지고를 반복하고 있는듯해
고맙기도 해 헤어지는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추잡한 놈인지 일깨워주고 갔으니
너와의 관계에서 내가 잘못한게 무엇이었는지도 같이 안겨주고 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이유를 혼자 더듬어 찾아나가는게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 ㅋㅋ 넌 상상이나 할까
다른사람은 사귀지 않을거야
남들 보기에 아직도 내가 실연당한 아픔에 젖어서 내뱉는 실없는 말 정도로 보일런지
내가 좋은 방향이든, 대부분은...나쁜 방향이든 한결같은 사람인거 너는 알거야
네 얼굴은 쳐다보지 않았어 이제 가까스로 흐릿해졌는데 다시 내 눈에 담기는 싫어
네 남자친구는 여전히 멋있더라 ㅎㅎ 부디 행복해
오늘 또 다시 느껴 내가 하나도 변한게 없다는 거
내가 원체 자존감없고 못난 사람이었으니 밟고 올라서긴 항상 쉬울거야
그런 때가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내 머릿속에 내가 떠오를 때 마음껏 밟아줘
감정이 죽어가는건지 무뎌지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이젠 이게 정말 어떤건지 알 것 같아 괜찮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