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오늘 아침 뉴스를 훑어보니, 박지원이 페북에 또 글을 올렸던 모양이더군요.</div> <div> </div> <div>-------------------<br>(오늘 뉴스 중 일부)<br>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흑묘백묘론(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이고, 험난한 고개를 넘을 때는 악마의 손이라도 잡고 처칠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불필요한 언행을 자제해 탄핵안 가결에 총력을 경주하자"고 제안했다.</div> <div> </div> <div>(25일 뉴스 중 일부)<br>이와 관련, 박 위원장도 페이스북에서 “험난한 고개를 넘으려면 악마의 손이라도 잡고 넘어야 한다”며 “반공주의자 처칠도 스탈린과 손잡고 히틀러와 싸워 이겼다”고 강조했다.<br>-------------------</div> <div> </div> <div>최근 박지원은 2차대전 당시 처칠이 스탈린과 손잡았다는 사실을 자꾸 거론하면서 자신의 주장이 현실적임을 설파하고 있는데, 이거 완전 개소리입니다. 가소롭기 짝이 없지요.</div> <div>중학 수준의 세계사 지식만 있어도 저런 소리는 하지 않을텐데,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거라면 자질의 부족을 말하는 것일테고 알면서도 저러는 거라면 참으로 교활한 작태라 하겠습니다.</div> <div>다들 아시는 바 일테니 길게 말씀드리지 않고 몇 가지 핵심 사항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br>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당시 소련의 독재권력을 비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조금 민감한 얘기입니다만 경제체제로서의 공산주의도 그닥 찬성하지 않습니다.</div> <div><br><strong>0. 전제 - 소련은 나치 독일로부터 침략당한 국가다.</strong></div> <div> </div> <div>당시의 이런저런 국제 정세를 살펴보는 것은 너무 길어지니 논외로 하고,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 있습니다. 독일이 소련을 먼저 침략했다는 사실입니다.</div> <div>종전 후 피해규모는 대략 소련이 3,400만, 독일이 1,800만. 학살에 가까웠던 소련 민간인 2,000만 사망은 저기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br>당시 수도 함락 직전까지 몰렸던(모스크바 공방전) 소련은 이후 몇 차례의 승전(대표적인 것이 스탈린그라드 공방전)을 통해 열세를 뒤집고 결국 승리하게 되었습니다.</div> <div>박지원이 현 사태를 2차대전을 비유해서 거론하고자 했다면, “처칠이 나치 독일을 치기 위해서 일본과 손을 잡았다” 라는 정도는 되어야 얼추 비슷합니다.</div> <div> </div> <div><strong>1. 2차대전에서의 소련의 위치는 개누리당의 위치가 절대 아니다.</strong></div> <div> </div> <div>처칠이 스탈린과 손을 잡았던(이것도 참 무식한 표현입니다만)것은 이념과 체제 이전에, 전쟁이라고 하는 인류에 대한 범죄를 저지하기 위한 공동 투쟁(생존)이 1차적 목표였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각 국가의 이익 추구, 독재 권력의 연장을 위한 추악한 공작이 이루어 졌던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만 단 하나 명백한 사실이 있습니다. “전쟁”이라는 관점에서 영국과 소련은 나치 독일에 대해 명확한 적대 관계를 공유하는 위치였다는 점입니다.</div> <div> </div> <div>박지원의 표현을 어거지로라도 끌어와서 붙이기 위해서는, “탄핵을 위해서는 통진당 세력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정도는 되어야 하겠네요.<br>(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덧붙입니다. 통진당에 대해서는 현 집권세력이 “빨갱이”라고 결론지은 점에 주목한 것일 뿐, 제 개인의 판단이 적용된 것은 아님을 밝힙니다)</div> <div> </div> <div><strong>2. 처칠이 소련과의 연합을 “결정”한 것도 아니요, 영국 혼자 싸워서 이긴 것도 아니다.</strong></div> <div> </div> <div>비유의 위험성이 이런 부분에서 잘 드러나지요. 2차대전사 중에서 처칠의 역할과 영국의 희생을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굉장히 교묘한 말장난입니다.</div> <div>소련의 연합국 합류는 아까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독일의 선제 침략으로 인한 것이었으며 이후 전쟁이 진행되는 과정 중에서 주요국(쉽게 말해 힘센 놈들)의 회담과 협정 등을 통해 추축국에 대항하는 큰 그림이 그려졌던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역시 미국의 참전이었지요. 영국이 아니고. 사실 미국 아니었으면 전쟁 어떻게 되었을지 모릅니다.</div> <div> </div> <div>말이 조금 샜는데, 처칠이 스탈린보고 “독일과 싸우자!”라고 해서 스탈린이 “응응 그래”하고 전쟁을 끌어간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어차피 소련은 영국이고 나발이고 나라가 망하지 않으려면 독일과 죽기 살기로 싸울 수 밖에 없었던 처지였습니다. 위의 1번에서 설명하지 않았던 내용입니다만, 히틀러의 극단적 반공주의, 인종차별주의 및 천년제국 수립 계획에 따라 독일은 소련 점령 시 슬라브족을 추방하고 노예화 할 의도가 있었음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영국 또한 소련의 연합국 참여를 비토할 만한 입장이 아니었지요. 능력도 안 되고. 본토 항공전 이후 살짝 주춤하긴 했지만 당장 자기들도 독일의 기세 앞에 풍전등화였는데요.</div> <div> </div> <div>시각을 달리 하면, 오히려 소련이 영국을 독일의 침략으로부터 일정 부분 구해준 부분이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닙니다. 렌드 리스 정책 이후, 소련의 뻔뻔하기까지 한 군사원조 확대 요청에 영국과 미국이 투덜거리면서도 응해주었던 것은 동부전선 유지를 통해 얻어지는 전략적 가치가 대단히 컸기 때문입니다.</div> <div> </div> <div><strong>3. 비박은 스탈린도 아니고 고양이도 될 수 없다.</strong></div> <div> </div> <div>친박 비박 나누어서 지금 치고받고 있는 개누리당 잡것들,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반년 전만 해도 박그네 찬양에 입에 침이 마르던 종자들입니다. 이제 와서 자기들은 몰랐다고 하는 꼴을 보면 오히려 친박보다도 더 가증스러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들이지요.<br>2차대전으로 따지자면 게쉬타포 면죄부 주고 히틀러한테 총 쏘게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쥐잡기로 따지자면 바깥채 쥐새끼 데려다가 안채 쥐새끼 잡아먹게 하고 놓아주겠다는 꼴입니다. 스탈린은 뭐고 고양이는 뭡니까. 애초에 끌어다붙일 여지 조차 없는 어거지 비유입니다.</div> <div><br><strong>4. 맺음 - 너나 잘해라. 잔대가리 굴리지 말고.</strong></div> <div> </div> <div>불필요한 언행을 누가 먼저 했는지, 누가 제일 분란을 일으키는지부터 따져보길 바랍니다만 그럴 정신머리가 있다고는 보여지지 않으니 기대하지 않습니다. 국민의당에 비례투표 한 제가 병신이었지요.<br>애초에 국민들 중 누가 “탄핵” 하나만을 위해서 저 개같은 놈들과 손을 잡으라고 했답니까? 저 놈들 손 안 잡아줘서 탄핵 안 될것 같으면 그러라고 하십시오. 과연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을지 두고 봅시다. 지금 비박들이 진정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탄핵에 동조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있나요? 자기 살 길 찾아 흩어지는 바퀴벌레 같은 놈들일 뿐입니다. 손 안 잡아도 탄핵 의결 통과된다는 데에 제 왼쪽 **을 걸겠습니다.</div> <div> </div> <div>박지원 원내대표가 정말로 현실적인 현안 타개를 위해 비박과의 연대를 제안하는 것이라면 앞으로는 항상 다음 내용을 앞서 공언하길 바랍니다.<br>“탄핵 연대와 별개로, 새누리당의 비리와 부정에 대해서는 비박과 친박을 구분하지 않고 향후 엄정한 조사를 통해 그 책임을 물을 것임을 선언하는 바입니다”</div> <div> </div> <div>조금 더 쓰고 싶었는데 손님이 오는 바람에 급하게 맺습니다. 용두사미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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