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포스팅은 "백합" 이라는 장르에 대해서 아주 적은, 또는 아무것도 알고 있지 못하는 분들의 고정관념등을 바로잡기 위함입니다. 부디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주시지 마시고, 열린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개개인에 따라서 다르게 받아들여질 성의 묘사와 자기중심적인 묘사가 있는 글이므로 부디 너그럽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실 의향이 없으시다면 정중하게 백스페이스 부탁드리겠습니다.//
백합의 유래
1971년, 남성 동성애 잡지인 '장미족'의 편집장 이토 분가쿠가 여성 동성애자는 '백합족'이라고 명명한 것이 최초의 유래입니다. 그 후 1980년대에 일본의 포르노 제작사인 닛카츠 로망포르노에서, "제복 백합족", "세라복 백합족", "OL 백합족", "여교사 백합족" 등등의 포르노 영화가 쏟아져 나오고, 이것이 매스컴을 타면서 백합, 백합족 등의 명칭은 여성동성애, 레즈비언 등을 가리키는 말로 정착되었습니다. 나중에는 장르의 하나로 자리잡으며 백합물을 즐기는 팬들에 대한 호칭도 자연스럽게 생겼는데, 일반적으로 일본에서는 백합물을 선호하는 사람은 통틀어서 백합빠(百合厨)나 백합충(充), 여성의 경우 야오이 등과 마찬가지로 부녀자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만,
한국에서는 백합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통틀어 백합러, 백합추종자 등으로 순화시켜서(...) 표현되고 있습니다. 명칭은 성의 관계 없이 같습니다.
동인계에서는 "여성간의 동성애" 를 지칭하는 단어이며, 이는 보이즈 러브 (Boy's love; BL)과 구분하는 의미로 걸즈 러브 (Girl's love; GL)라고도 합니다. 의외로 미국이나 영국 같은 양덕의 나라는 GL,BL 을 사용하지 않고 일어로 백합을 뜻하는 유리(yuri,ユリ) 아니면 Girl's Love 를 일어로 직역한 쇼죠-아이(shoujo-ai,少女愛)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GL이던, BL이던, 결국 판타지를 일컫기 때문에 좀 더 사실적으로 동성애에 접근한 작품들은 보통 "퀴어" 라고 부릅니다. GL 은 BL에 비해 처음 등장했을 때 상당히 마이너 한 장르였으며, 세일러문(미소녀전사 세일러문), 소녀혁명 우테나등의 2차 창작으로만 겨우겨우 그 존재를 이어가다가 2002년 마리미테(마리아님이 보고 계셔)로 인한 폭발적인 존재감 상승으로 현재에 와서는 일반화 되었습니다. 이에 더해, 2000년도 후반에는 마마마(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나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등으로 영향이 더해져 더더욱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 백합의 시작이 뻘이 아니었음을 알려준 마리아 님이 보고계셔.
여성들과의 사랑을 담은 이야기가 초반에 등장했을 당시에는, 상당한 후풍을 불러 일으켰다. (이미지:아마존)
▲ 수많은 여성들과 남성들의 마음을 뒤흔든 네명의 마법소녀 이야기 마마마.
일본, 한국, 중국은 물론 미국이나 영국, 유럽까지 그 무한한 "백합" 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이다.
(이미지 : kujozone.wordpress.com)
대부분의 백합추종자들은 3대 백합물(애니메이션)을 보통 라고 지칭하지만 두 번째인 소녀혁명 우테나는 종종 스트로베리 패닉 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 스트로베리 패닉은 처음 라이트 노벨로 등장, 이후에는 PS2 와 애니매이션까지 플랫폼을 확장했다.
애니매이션 스트로베리 패닉은 수많은 등장인물들 덕에 백합의 감염을 가속화시키는것은 물론, 백합의 인식을 굳히는데 한 몫 하게된다.
2008년, 한국에서 최초로 걸즈 러브 온리전 백합제 1회~Lily garden~ 이 열리기도 했는데, 이 온리전이 국내최초 장르 온리전이었습니다. 그 후의 이야기는 자세하게 모르겠지만, 2010년까지 2회 더 열렸으며, 2013년 2월 3일에는 위 행사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백합 온리 배포전을 표방한 백합꽃 필 무렵이 개최되었습니다. 2014년 1월에는 2010년부터 근 4년간 열리지 않던 백합제가 열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BL도, GL도, 결국에는 소수 지향적인 장르이기 때문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은 상당한 반감을 표합니다. 아무데서나 백합백합 거리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이죠. 판타지라고 해도 결국 동성애를 다루는 거라서 취향을 타는 소재임은 분명합니다. 물론 꺼려한다고 해도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로 어느 정도 커버(?)는 되겠지만,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무리하게 백합 쪽으로 끌어들이는 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 존중좀 해달라고오오옹!!! (이미지:네이버)
그저 백합~ 이라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구분이 있는 것이 백합입니다.
구분 | 강도 | 우정 (1) | 스킨십 (2) | 동성애 (3)* | 성적표현 (4)** |
광의의 백합 | ✓ | ✓ | | |
협의의 백합 | | | ✓ | ✓ |
* 우정 이상, 사랑 미만 역시 포함.
** 취급에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여성향" 백합과 "남성향" 백합 에 설명)
위 표와 같이, 굳이 비교하자면 가벼운 의미로 쓰이는 백합과 좀 더 무게감 있게 사용되는 백합이 있습니다. 광의의 백합은 덧글 등에서 자주 보이는 백합을 의미하며, 이때는 주로 여성들간의 가벼운 스킨십, 또는 우정의 이벤트가 발생했을 경우를 그 상황을 두루 포함하여 쓰입니다. 협의의 백합은 백합 이라는 장르를 표현할 때 흔히 사용되는 표현으로, 여성간의 동성애 또는 여성간 우정과 사랑 사이의 애매한 감정을 포괄하여 일컫는 말입니다.
백합은 남성향? 여성향?
백합을 아직 남성향 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무리도 아닌 것이, 초반에 등장했던 백합 장르는 현재까지 오면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형 또는 새로운 느낌의 백합 장르의 등장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래 2000년대 까지만 해도 주향유층은 여성이었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자면 여성향으로 시작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그 내에서 취향을 타는 장르였습니다. 다시 말해 결국 마이너 장르였다는 것이죠.
애초에 "여성향" 이라는 지칭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단어라서, BL 이던 GL 이던 NL (노멀) 이던 사랑의 요소가 들어간 것 자체가 여성향에서 대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성향 동인계 에서는 당연히 여성이 많이 등장하다 보니, 백합 장르에 관심을 가지게 된 남자 (백합남자)들이 생겨나면서 남성향 콘텐트 에서도 백합적 요소들을 색다른 이성애적 요소로 사용되고 조금씩 변형되어 가면서 지금의 인식으로 굳어지게 된 것입니다. 사실, 남자들은 BL 보다는 평소에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등으로 인해 여성에게 훨씬 더 노출되어있었기 때문에 남자들에게 GL 이라는 장르는 훨씬 더 보편화된 장르인 셈입니다.**
** 취급에 주의해야 합니다 ("여성향" 백합과 "남성향" 백합 에 설명)
"여성향" 백합과 "남성향" 백합
보통은 정신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쪽을 여성향 백합, 그리고 육체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쪽을 남성향 백합이라고 합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여성 고유의 내면적 심리묘사를 보이는 점이 원래 목적의 여성향 백합 (백합)
여자가 다른 동성의 가슴을 주물럭거린다거나, 후타나리로 표현하거나, 여러 가지 장난감을(??) 사용하면서 애무를 시도하는 백합이 남성향 백합 (변형백합)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간단히 말해서 상당히 야한백합 = "남성향" 백합
"남성향" 백합의 또 다른 의도는 여성 캐릭터를 남성 캐릭터가 아닌 또 다른 "예쁜" 여성 캐릭터와 엮음으로서 대리만족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하렘물에 등장하는 백합 캐릭터가 유난스럽게 치한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도 그것 때문입니다.
이처럼 하드
/소프트의 정도
, 정신적인 관계
/ 육체적인 관계의 강조에 따라 그 두 개의 백합이 나뉘게 됩니다
. 하지만 이것은 언제까지나
"나누는 기준" 일 뿐이며, "남성향" 백합은 나쁘다, "여성향" 백합은 재미가 없다(?) 와 같은 일방적인 선을 긋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곤 해도 역시 남성향 백합과 여성향 백합은 백합추종자들에서도 호불호가 갈립니다.)
여성향에서 자주 표현되는 순수하고 달달한 연출은 남성층에도 잘 먹히는 편이며, 그 꽃잎의 입맞춤을 과 같은 적나라한 백합 성관계를 드러내는 게임을 소화 할 수 있는(??) 여성층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 백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이라도 들어봤을법한 "그 꽃잎에 입맞춤을" 시리즈.
적나라한 성관계 표현이 존재하나, 그 보더가 상당히 애매해, 즐기는 소수의 백합여자가 있다.
전체적인 서브컬처계의 시장에서 백합이 가지고 있는 규모는 상당이 적으며, 여성향으로만은 그 양이 부족하다 보니 남성향까지 포함하는 추세이며, 이에 더해 BL 에서도 상당히 강렬한 자극(...?!)을 원하는 여성들도 있기에 그의 영향으로도 조금씩, 전체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남성향 백합이 생겨나기 전, 백합은 그저 단일 장르였다는 것이죠.
백합의 이해
백합은 어디까지나 판타지적인 요소이며, 그렇기에 백합물 몇 번 접하고는 "여학교엔 역시 백합 커플이 많은 걸까" 라고 생각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반대로 생각하자면, "남학교는 게이커플이 많겠구나~" 와 다른 점이 없습니다.
애초에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진 장르다 보니, (동성애가 실존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백합을 "레즈비언" 이라고 부르는 것을 상당히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둘은 엄밀히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같은 것으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꽤 많기 때문이죠. (랄까, 백합추종자들이 아니거나 백합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이라면 백합 = 레즈 라는 인식이 대부분입니다.)
만약 백합을 레즈비언이라는 틀 하나에 두는 사람들은, "찰지구나" 나 "게이" 를 같은 취급하는 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게이(동성애자)를 언급하기는 꺼려하면서 툭하면 찰지구나 와 같은 드립을 쳐대는 사람들은 애초에 백합이 레즈니 뭐니 할 자격 따윈 없습니다. 백합은 현실적인 동성애와 허구의 측면을 잘 섞은 "픽션" 이며 실제 레즈비언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실제로 연애를 하는 것과 연애 소설을 읽는 것과의 차이입니다. 요즈음에는 백합물을 "레즈물" 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은 백합을 대부분 비하하는 용도로 사용하며 굳이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레즈물 이라고 표현했다고 해도 듣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기분이 썩 좋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단어 사용에 유의합시다!!
그 외의 관하여...
백합 애니메이션이 자주 제작되지 않는 이유들 중에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백합이 마이너인 장르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백합은 BL보다도 마이너 한 장르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방영한다고 해도 인기가 별로 없음은 당연지사.
하지만 요즘에는 그 추세가 조금씩이지만 바뀌고 있습니다.
2006~2013 년도의 애니메이션만 보아도 아이돌 마스터, 유루유리, 연희무쌍, 스트라이크 위치스, 스트로베리 패닉, 소녀는 언니를 사랑한다, 걸즈 앤 판처 등 소녀들간의 연정이나 그 미만, 하지만 우정의 이상을 다루는 애니메이션의 제작이 조금씩 더 잦아지고 있습니다.
▲ 걸즈 앤 판저. 무장 걸 판타지 (안봤으면 아무 소리도 하지 마라. // 네...)
최근(이라 쓰고 미래라 읽는다)인 2014년에는 사쿠라 트릭, 웨이크업 걸즈 등이 온다고 하니 백합추종자들에게는 조금씩 숨통(...)이 트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 사쿠라 트릭 애니매이션화 결정. 원작은 4컷만화이며, 저자는 타치. 최근에 3권이 발행되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만으로 백합을 접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게임으로 접한다고 해도 대부분 남성층을 타겟으로 만들어진 게임들이 대부분이라서 남자 백합추종자 이지만 게임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또는 라이트 노벨에서 할렘 장르가 인기몰이를 한다면, 백합은 만화에서 상당히 높은 (같거나 그 이상)의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한가지 문제는 만화들은 대부분 번역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이죠. 극상 드롭스나, 최후의 제복 등은 운 좋게 번역본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외의 만화는 그저 일본어를 공부 하는 것이 길이라고 밖에는...
글을 마치며
이로서 "백합" 이라는 장르에 대해 조금 알아보았습니다.
다른 장르들과 같이, "백합" 역시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호 불호가 갈리는 장르이며,
동성애를 다루는 장르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이너한 인지도를 이어간 것이겠죠.
(사족으로 한국과 일본의 동성연애의 인정 %인구는 약 20% 과 56% 입니다.)
하지만 그저 "여자들간의 동성연애" 만을 다룬다고 해서 백합이 아니라, 또는 백합이라고 해서 무조건 "여자들끼리 야한 짓" 을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백합의 진정한 의미는 여자와 다른 한 명의 여자와의 관계에서 보여지는, 상처를 입었으면 그 상처를 이해하고 따듯하게 상처 입은 자를 품에 안겨줄 수 있는 상냥함, 서로 스스럼 없이 대화하며 연정을 꽃피우는 행복감과 평온함, 수수함, 장난스러움... 때로는 서로 행복을 함께하며 웃고, 또는 슬픔을 함께하며 같이 서로를 위해 울어줄 수 있는, 행복해줄 수 있는, 그리고 서로를 위해주는 화목함과 안타까움. 그리고 힘든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서로의 사랑만을 보고 달려 마침내 이루어지는 사랑에 대한 감동과 감격.
▲ pixiv さゆか님의 裏返した日常でまた
pixiv サトウカエデ 님의 文緒先輩生誕祭!! (리사이즈)
여자아이와, 다른 한 명의 여자아이이기 때문에 비춰질 수 있는 한편의 그림 같은 사랑이야기. 본래의 여성상을 뛰어넘어 때로는 기사가 되어보기도 하고, 아니면 넓은 들판에서 춤추는 한 송이의 꽃과 한 마리의 나비와 같은 이야기가 전개되기도 하는 무궁무진한 백합에 세계 - 그저 육욕이나 탐욕만이 남아있는 것이 아닌, 그저 폭력과 희롱이나 능욕만이 있는 것이 아닌, 환상적이고도 숭고한 이야기. 때로는 안타깝게 매달려 애원하고, 또는 강인하고 당당하게 "너를 좋아한다" 라고 고백할 줄 아는 그런 용기도, 이 모든 것이 우리, 백합추종자 들이 흔히 말하는 "백합" 이 아닌가 싶습니다.
▲ pixiv ぐっち庵@修行中 님의 花と百合
▲ pixiv シバイヌ 님의 「さやか!」
강요도, 법칙도, 형식도 없는, 그저 순수하고 풋풋하고 달콤한 사랑만이 남아있는 장르가 백합. 좋아하지만 말을 못해서 쩔쩔 매거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이리저리 시선을 회피하는 수줍음 역시. 다른 장르들이 이런 소요를 지니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요소들이 있기에 우리 백합추종자들은 백합을 좋아하고 아끼며, 사랑한다는 겁니다.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하려고 해도 형용하기 힘든 여자아이들과의 우정 또는 연정. 이런 점들 때문에 저는 백합을 좋아합니다.
이것으로 인해서 여러분들의 백합에 대한 오해나 편견이 사그라들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기쁩니다.
백합에 대한 저의 열정과 탐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