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사실 이 글을 쓰는 것을 몇 번이고 고심했습니다.</div> <div>이젠 연아 선수라고 불리는 것도 이상하지만.. 그래도 이때가 아니라면 영영 그렇게 부를 수 없을 것 같아서요.</div> <div> </div> <div>연아 선수의 수 많은 팬 중에 먼 발치에서 응원밖에 할 수 없었던 행동력 없는 팬인 제가 남기는 글을</div> <div>혹시나, 혹시 1g의 희망으로 어쩌면 연아 선수가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바보같은 마음에</div> <div>(혹은, 저와 같은 깨알팬들이 분명 있을거라는 생각에)</div> <div>막 야근이 끝나 한숨을 돌리던 텅 빈 사무실에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div> <div> </div> <div>네, 지금은 야근이 끝나 사람이 센티해지는 9시니까요. </div> <div><strike>센티 받고 오글추가할께요. 죄송해요</strike>. </div> <div> </div> <div> </div> <div>앞서서, 재미는 없지만 제 이야기를 조금 하려해요.</div> <div>왜냐면, 제가 연아 선수에게 모든 마음을 뺏기게 된 큰 이유거든요!</div> <div> </div> <div>제가 어렸을때, 그러니까 벌써 20년도 전이네요.</div> <div>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빙상 선수로의 꿈을 키웠습니다. </div> <div> </div> <div>또래에 비해 많이 작아서 체력이 딸리던 저를 재미있게 운동시키기 위해 엄마가 고안해낸 운동이 스케이팅이었어요.</div> <div>다행히 엄마의 생각보다도 훨씬 저에게 잘 맞았고요. </div> <div>쇼트트랙 쫄쫄이슈트를 입으며 해를 거듭해 배우고 있던 찰나 은반 한편에 나풀나풀거리는 예쁜 옷을 입고</div> <div>환상적인 스핀을 하고 있던 어떤 언니에게 눈이 꽂혔어요. </div> <div> </div> <div>그리고 엄마를 졸라 졸라서 피겨 스케이팅화를 신고 처음 빙판에 발을 올렸을 때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네요. </div> <div>피겨화에 비해 길던 쇼트트랙화는 균형을 잡기 어렵지 않았는데...</div> <div>피겨화를 신고 빙판에 올라가니 잠시만 집중을 풀어도 몸이 빙글빙글 회전하는데, 그 느낌이 참 좋았어요. </div> <div> </div> <div>생각보다 운동신경도 있었고, 피겨에 나름 적합한 체형이었고, 욕심도 있었던지라</div> <div>늦게 시작했지만 차근 차근 하나씩 나아가고 있었어요.</div> <div>하지만 점프를 배우고 있던 초등학교 3학년 때, 예기치 못한 발목 인대 부상이 왔고. </div> <div>그 이유로 차일 피일 그렇게 좋아하던 피겨를 그만두게 됬어요. </div> <div> </div> <div>어쩌면, 선수로써의 절박한 마음가짐은 그 당시 없었던 걸지도 몰라요. </div> <div> </div> <div> </div> <div>피겨를 그만 둔 뒤로 학생인 제가 할 수 있었던 건 막 시작된 인터넷에서 몇 가지 기사를 읽는 것 뿐이 전부.</div> <div>동계올림픽의 아댄, 페어, 남싱, 여싱을 모두 다 보고 싶어도 그렇지 못한 조건들, 개인적인 생활들에 지쳐</div> <div>언젠가 제 머리속에 피겨라는 두 글자는 희미해지고 있었어요. </div> <div> </div> <div> </div> <div>아직도 기억나네요, 2004년이었죠?</div> <div>학원을 끝내고 돌아온 집에 엄마가 뉴스를 본 뒤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소녀가 있다고 넌지시 말했어요.</div> <div>순간적으로 그게 뭐지? 했는데 곧 피겨라는 것을 알아채자 가슴이 뛰었어요. </div> <div>자료를 모으고 모으면서 봤어요. </div> <div>학생인 나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이 소녀의 팬이 되어주리라 그때 결심한 것 같네요.</div> <div> </div> <div>정확하게 실시간으로 연아 선수의 연기를 처음 본 것은 시니어 데뷔전이던 2006년이었어요. </div> <div>록산느를 클린했을때, 어느 샌가 나는 펑펑 울고 있었어요.</div> <div>저 어리딘 어린 작은 아이가, 저런 엄청난 연기를. </div> <div> </div> <div>그것도 피겨의 볼모지 중 최고의 볼모지인 우리나라에... </div> <div> </div> <div>연아 선수가 넘어지면 울었고, 넘어지지 않고 연기를 잘 해내면 그건 또 그것대로 울었어요.</div> <div>딱히 눈물이 많은 편이 아닌데도 연아 선수의 그 연기가 얼마나 힘들고 어렵고 피나는 연습이 필요한 것인지</div> <div>알게 되니... 나보다 훨씬 어린 여동생이 저 엄청난 곳에서 모두 이겨내며 연기하는 것이 대견해서 아마도 그랬던 것 같네요. </div> <div> </div> <div>그 뒤로는 말할 것도 없는 승냥이 행보를 걸었습니다.</div> <div>잘 활동하지도 않던 디씨에 가서 조공때만 용돈을 조금 모아 보내고. </div> <div>기사란 기사는 다 섭렵하고, 읽고. 좋아하고!!!</div> <div>캐나다 토론토에서 유학할 때 Finch에 연아 선수가 있다고 해서 당장 달려가서!</div> <div>대각선 건너에 서 있는 연아 선수를 간신히 보고 하루 종일 들떠있던 그 행운! </div> <div>(아직도 이 날 그래도 무조건 달려가서 가까이서 얼굴을 볼껄하고 후회해요. 그 때는 뭐가 그리 배가 불렀는지</div> <div>안그래도 팬에 둘러쌓여있을텐데 굳이 나 까지 가서 괴롭히고 싶진 않다는 생각에 그렇게 보고 말았어요. <strike>희대의등신</strike>.)</div> <div> </div> <div>그런데 이상하게, 연아 선수의 경기를 직접 보러 가진 않았어요. </div> <div>용기가 없었어요. <strike>진짜 심장마비로 죽을까봐. </strike></div> <div> </div> <div>연아 선수의 포디움에서의 얼굴들을 아직도 기억해요.</div> <div>어떤 경기에서 어떤 실수가 있었는지, 어떤 경기 때 어떤 인터뷰를 했었는지 정확하게 모든 것을 기억할 순 없지만</div> <div>처음 음악이 시작이 되고 연아 선수의 표정이 잡히면 아, 이 경기구나!하고 기억이 날 정도로 연아 선수의 모든 경기를 보고 또 봤어요.</div> <div> </div> <div>공부가 집중이 잘 안될 때, 일이 잘 안될때마다</div> <div>연아 선수가 했던 경기들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곤 했고.</div> <div>연아 선수가 입었던 경기복들로 만들었던 의류학 전공 프레젠테이션은 교수님의 극찬을 받으며 A+을 받았고</div> <div>그런 식으로 제 삶을 쪼개고 쪼개 연아 선수의 스토커마냥.... 혼자서 참 응원하고 응원했습니다. </div> <div> </div> <div>말이 엄청 쓸데없이 길고 연아 선수가 제일 싫어하는 오글거림이 잔뜩 들어간 글이라</div> <div>제 손발도 퇴갤하기 전에 서둘러서 파워한 요약 마무리 하자면</div> <div> </div> <div>연아 선수와 동시대에 살 수 있어서, 피겨 선수를 꿈꾸던 저에게 영광이고 행운이였습니다.</div> <div> </div> <div>항상 행복하길 바랐습니다. </div> <div>그리고 앞으로는 지금보다 몇천, 몇만배는 더 행복하길 바래요. </div> <div> </div> <div>연아 선수 덕분에 제 삶이 더 밝아지고 행복했습니다. </div> <div>정말 고마워요, 이제 아프지말아요!</div> <div>앞으로도 이렇게 연아 선수를 항상 응원할께요!</div> <div> </div> <div>Adios, Queen Yuna!</div> <div>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border-top: medium none; border-right: medium none; border-bottom: medium none; border-left: medium none" alt="1393765762143.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3/13938506863rEnLye649xxWCN.jpg" width="764" height="282"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