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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기뮤식의노예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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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 1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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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87516
    작성자 : 기뮤식의노예
    추천 : 6
    조회수 : 584
    IP : 110.9.***.238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5/12/06 22:13:10
    http://todayhumor.com/?pony_87516 모바일
    졸렬한 포니 번역)시간 문제(하)完

    ji9g-1449031422-303275-full.jpg


    시간 문제 (상)



    플랜 C


    차원문이 열리자마자 셋은 '쿵'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쳐박혔습니다.


    트와일라잇 스파클, 스파이크, 그리고 스타라이트 글리머는 어떤 건물의 복도에 있었습니다. 복도 양 옆에는 흰색 사물함들이 복도의 출구들을 제외하고 모든 벽들을 따라 쭉 줄을 지어 서 있었지요.


    트와일라잇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여긴.. 자질 있는 유니콘을 위한 왕립 학교잖아.."


    트와일라잇은 웃으면서 사물함을 한 쪽 발굽으로 건드려보고 있었습니다.


    "아.. 이거... 옛날 생각나는걸.. 아 맞다. 지금이 바로 그 옛날인가.."


    스파이크는 먼지를 툭툭 털며 일어났습니다.


    "온 건 좋은데, 대체 여길 왜- 어엇?!-"


    청록색의 마력이 트와일라잇과 스파이크를 감싸더니 출구 쪽으로 끌고 가 버렸습니다. 거기에 먼저 와 있던 스타라이트는 둘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지요. "쉬잇...."



    곧 근처에서 귀에 익은, 하지만 좀 더 가늘고 여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이...이미 전 과목 다 A+면서!"


    그 목소리의 주인은 어린 스타라이트였습니다. 누군가에게 애원하듯 가냘픈 음색이었죠. 그리고 목소리는 발굽 소리와 함께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이미 졸업생 수석 급 성적이잖아! 그러면 된 거 아냐?"


    뒤이어 따라오는 건 어떤 숫말의 음성이었습니다.


    "그래.. 하지만 그 완벽한 성적이 너 때문에 흠집이 가게 생겼잖아!"


    트와일라잇은 사물함 너머로 고개를 배꼼 내밀었습니다.


    "잠깐.. 그 선버스트가 바로 걔였어?!"


    "너도 선버스트랑 아는 사이였어?" 스파이크도 고개를 배꼼 내밀며 물었습니다.


    트와일라잇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이야기 중인 두 망아지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몇 년 동안 날 재치고 전교생 수석을 차지한 포니야. 그 땐 내가 진짜 공부에 미쳐서 다른 포니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바람에 그냥 석차표로 본 이름 정도만 알고 있었어. 근데.. 설마 그게 그 선버스트였을 줄이야. 처음에 볼 땐 그냥 동명이마인줄로만 알았는데."


    스타라이트는 그 장면을 차마 볼 수 없었는지 고개를 떨어뜨리고 흐르는 눈물만 닦고 있었습니다.


    "넌 정말 운이 좋았구나.."스타라이트가 힘없이 말했죠.


    그러는 순간 어린 스타라이트의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와 둘은 바짝 정신을 집중했습니다.


    "그래도...그래도.. 이미 넌 전 과목 다 만점인데.. 내가 더 이상 뭘 어떻게 해 주란 거야!"


    주황색 털가죽의 숫말은 딱하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물론 만점이긴 하지, 하지만 네가 또 눈치 없이 만점을 받아버리는 바람에 내 전 과목 만점의 가치가 떨어졌잖아!"


    "미...미안.. 그런 줄도 모르고....사실... 시간이 부족해서 그랬어.. 네 과제물이나 답안지를 대신 해 줄 때 네가 제출할 것보다 일부로 약간 떨어지게 만들자니 시간이 엄청 부족해서-"


    "참 나! 그럼 애초에 시간 관리를 철저히 했으면 되는 일 아냐!"


    어린 스타라이트는 침을 꿀꺽 삼켰습니다.


    "그러려고 해 봤어! 스타스윌이 만들어놓은 고대 시간 주문까지 뒤져봤단 말이야! 그것만 성공했다면-"


    "빡!!"


    그 순간 선버스트의 앞발굽이 스타라이트의 뺨을 후려갈겼습니다.


    트와일라잇과 스파이크의 숨이 순간 멎었습니다. 무자비한 학교폭력의 희생자가 되어 몸을 잔뜩 움츠리는 어린 스타라이트를 현재의 스타라이트는 이를 악물고 보고 있었습니다.


    어린 스타라이트는 조용히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울면 단 줄 알지? 네 수준에도 안 맞는 주문을 시전하려고 헛고생을 하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네 과제에 신경을 더 써 봐라! 그럼 이런 꼴 안 당하지!"


    선버스트는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습니다.


    "하여간 이렇게 쓸모가 없어요... 안되겠다. 우리 절교해야겠다."


    절망에 찬 어린 스타라이트는 크게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스타라이트는 두 귀를 막고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이-이-이- 이러지 마! 내 친구는 너 하나밖에 없단 말야! 날 또 혼자 남겨두지 마 제발..."


    "너 진~짜 딱하구나. 스타라이트.." 야비한 미소를 지으며 선버스트는 말했습니다.


    "그.. 그... 훌쩍.. 그래. 나 불쌍하지?... 그러니까 가지.. 훌쩍.. 가지 마아-"


    "시끄러." 선버스트가 명령조로 스타라이트를 윽박질렀습니다.


    차마 그 말에 반항하지 못하고 스타라이트는 입을 꽉 닫고 흐느낌을 꾹 눌러 참았습니다. 여전히 온 몸은 극심한 슬픔으로 인해 상하로 요란스럽게 들썩거리고 있었지만요.


    보다 못한 스파이크가 앞으로 한 걸음 나섰습니다.


    "못 참아. 더 이상은 가만히 못 - 으앗?!"


    어른 스타라이트의 마력이 순간 스파이크를 뒤로 끌어당겼습니다. 스타라이트는 스파이크가 못 가도록 꽉 껴안았습니다.


    "어? 야! 이러지 마!" 스파이크가 말했죠.


    "방해하지 마... 나-난 당해도 싸니까..."


    "뭣? 스타라이트! 저런 꼴을 당해도 싼 포니는 세상에 없-"


    트와일라잇이 대번에 스파이크를 노려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쉿! 조용! 스파이크.. 중요한 일이란 말야!"


    스파이크는 한숨을 쉬며 그냥 단념하기로 했습니다.


    "어이구.. 누군 암 걸려 죽겠는데... 똑똑한 포니들이 단체로 댕청해지는 저주라도 걸리셨나.."


    그 때 복도에서 선버스트가 마지못해하는 어조로 말을 이었습니다.


    "너 그렇게 내 친구로 있고 싶어? 좋아.. 한 가지만 지켜주면 돼."


    어린 스타라이트의 얼굴이 순간 환해졌습니다.


    "아... 알았어! 뭐든지 할게!"


    선버스트는 또 한 번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그럼 앞으로 내 말에는 절대 거역하지 마! 더 이상 반항했다간 그땐 진짜 끝이야!"


    스타라이트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으..응! 그래! 약속할게! 앞으로 내가 더 열심히 할게!"


    스파이크는 선버스트의 품에서 벗어나 다시 복도 쪽을 보았습니다. 놀라운 광경이었습니다. 아까까지만 해도 매정하게 스타라이트를 때리며 욕을 퍼붓던 선버스트가 스타라이트의 얼굴을 상냥하게 매만져주고 있었으니까요.


    "그럼. 그래야 내 스타라이트지.."


    그 목소리는 소름 끼칠 정도로 따뜻했지만, 동시에 '넌 나 없으면 안 돼.'라는 의미가 담긴 오만함도 가득 서려있었습니다.


    "좋아. 이제 슬슬 졸업생 대표 연설을 하러 갈 시간이로군.."


    선버스트는 스타라이트 옆을 지나가면서 스타라이트의 엉덩이를 희롱하듯 한 대 때렸습니다.


    "파티 때 보자. 그 예쁜 엉덩이 잊어먹고 오면 안 된다. 명심해라."


    스스로의 농담이 웃겼던 듯 선버스트는 낄낄낄 웃었습니다.


    "그리고 파티 끝나면.. 알지?"


    어린 스타라이트의 얼굴에는 순식간에 슬픔이 감돌았습니다.. 곧 스타라이트는 힘없이 비척비척 선버스트의 뒤를 따라 복도를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스파이크의 미간에 주름이 꽉 잡혔습니다.


    "안 되겠다. 가서 저 녀석 얼굴을 통구이로 만들고 와야 직성이 풀리겠어!"


    스타라이트의 두 눈이 순간 팽창되었습니다. 스타라이트는 또 한 번, 스파이크가 못 가게끔 스파이크를 부둥켜안았습니다.


    "왜 이래 정말!?" 아둥바둥거리며 스파이크가 외쳤습니다.


    트와일라잇은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낸 후, 곧 제 뿔에 마력을 집중했습니다. 마력은 트와일라잇과 스파이크, 스타라이트를 휘감았습니다. 스파이크는 어리둥절 자기 손을 뻗어보았습니다. 손뿐만 아니라 온 몸이 반쯤 투명해지더니 곧 완전 사라졌습니다.


    셋 앞을 지나가던 선버스트는 셋이 서 있는 쪽을 잠시 미심쩍게 쳐다보았습니다. 하지만 셋은 이미 투명해져 있었으므로 선버스트는 그 모습을 전혀 볼 수가 없었습니다.


    스파이크는 증오로 불타오르는 두 눈으로 선버스트를 쏘아보고 있었습니다. 스타라이트가 붙잡고 있지만 않았다면 한 대 칠 기세였습니다.


    선버스트가 고개를 트와일라잇 쪽으로 들이밀자 트와일라잇은 숨을 참았습니다. 다행히도 선버스트는 곧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한 모양인지 어께를 으쓱하고 그 앞을 지나갔습니다. 어린 스타라이트도 선버스트의 뒤를 따라 고개를 축 내리고 그 앞을 걸어갔습니다.


    셋은 발굽소리가 멀어질 때까지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몇 초 후 완전히 조용해지자 트와일라잇은 주문을 해제했고 스타라이트는 스파이크를 놓아주었습니다.


    스파이크는 참아왔던 분노를 폭발시켰습니다.


    "뭐..뭐... 저딴 거지같은 녀석이 다 있어?! 세상에 살다 살다 저런 비열한 놈은 또 처음 보네!  두 말 할 것 없이 내 용생에 본 포니중 최악의 포니다! 이 나라 교육기관에서 일 제대로 하는 것 맞아? 저런 놈이 국가 최고 명문학교의 종업원 대털이라고?"


    "졸업생 대표겠지.." 트와일라잇이 정정했습니다.


    "지금 이름이 중요하냐고! 트와일라잇! 이걸 그대로 보고만 있을 생각이야? 뭐라도 좀 해야-"


    스타라이트가 끼어들었습니다.


    "내가 왜 이 방법을 안 썼는지 알겠지. 이게 바로 어릴 적 나와 선버스트의 우정을 회복시켰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미래야. 선버스트는 애초에 큐티 마크가 생겼을 때 홀로 유니콘 학교에 가야 할 운명이었으니까.."


    스파이크는 영 모르겠다는 눈초리로 스타라이트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래. 근데 왜-"


    그러거나 말거나 스타라이트는 말을 계속했습니다.


    "선버스트는 학교에 입학한 뒤론 내게 편지 하나 안 보냈었어.. 내 소식이 궁금하지도 않았었던 거 같고... 하아.. 나 같은 민궁댕이는 필요 없었다고 생각했나 보지.."


    스파이크의 머리 위에 거대한 물음표 두 개가 걸려있었습니다.


    "잠깐..근데 여기의 넌 이미 큐티 마크가 있는데? 당당히 '나 재능이 마법이요'라고 떡 하니 박혀 있잖아?"


    "그거야, 이건 내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나의 재능을 일깨워주고 선버스트와 함께 유니콘 학교에 입학하게끔 수를 쓴 미래니까."


    "아니.. 아니! 옛날부터 선버스트랑 아는 사이였다면서! 그 놈이 어떤 놈인지 그 전부터 뻔히 겪었을 텐데 이렇게 될 거라는 견적이 딱 안 나와?!"


    "스파이크! 진정해."


    트와일라잇은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의 스파이크의 가슴을 가볍게 누르며 만류했습니다.  스파이크는 제 분을 못 참고 머리를 벅벅 긁기 시작했습니다.


    "으으.. 하지만 여전히 이거 말이 안 돼!"


    "...모두 다 큐티마크 때문이야..."


    스타라이트는 눈을 깔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큐티마크 때문에 서로 간에 변화가 생기는 거였어... 선버스트도 큐티마크 때문에 갑자기 달라진 거고..."


    눈물이 또 스타라이트의 두 눈을 가득 채웠습니다.


    "내 큐티 마크를 달고 다시 친구가 되었을 때도... 선버스트는 나를 귀찮아했어.. 그냥 짐짝이라고 생각했을 뿐-"


    "아! 진짜 머저리 같네! 정말!"


    "스파이크!"


    "트와일라잇. 그만!"


    스파이크는 팔짱을 끼며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내 말 좀 작작좀 막아! 그리고 이게 진짜 말이 된다고 생각해? 큐티 마크가 갑자기 뿅 하고 선버스트를 바꿨다고? 말이 되는 이야기를 해야지. 걘 원래부터 마성 따윈 건초에 쌈싸먹은 놈이고, 커서도 반성 없이 그대로 지낸 것뿐이야!"


    "네...네가 선버스트를 잘 몰라서 그래!" 스타라이트가 외쳤습니다. "큐티마크를 얻기 전에는 그래도.. 그래도.."


    "이봐요 아줌씨! 내가 아까 시간여행을 하다가 본 게 있어서 아는데, 원래 세상에선 너무나 착하고 개미새끼 하나도 안 해칠 것 같은 포니가 다른 세상에선 어쨌는지 알아? 글쎄 똑같은 큐티마크를 달고 나랑 트와일라잇을 창으로 찔러 죽이려고 했다니까?"


    "트와일라잇이랑 나겠지 스파이크. 거기에 위계질서 감각도 두고 왔나 보구나?" 트와일라잇이 정정했습니다.


    스파이크는 한 손으로 콧등을 잡는 시늉을 했습니다.


    "어유~ 꼰대 냄새! 거기서 겨우 살아나왔더니 웬 책보는 말 한 마리 꼰대 냄새 때문에 여기서 질식해 죽겠네! 어쨌든 내 말은, '그 플러터샤이가.' '똑같은 큐티 마크를 달고.' '우리를 죽이려고 했다'니까? 뭐 느껴지는 점 없어?"


    스타라이트의 두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습니다.


    "프..플러터샤이라고? 부..분명.. 걔는 날 배신할 정도로 의외로 당찬 면이 있... 하..하지만 서..설마 플러터샤이가 누굴 죽이려고 들 정도로 냉혹한 면이 있으리라고는 차마..."


    트와일라잇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스파이크의 말은 사실이야. 내 친구들은 달라진 세계에서도 다 똑같은 큐티마크를 달고 있었어. 환경의 차이 때문에 성격은 원래 내 친구들의 성격과 엄청나게 달랐지만서도."


    스타라이트는 믿을 수 없다는 눈초리로 트와일라잇과 스파이크를 쳐다보았습니다.


    "그...그렇다면 그 말은..."


    스파이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습니다.


    "큐티마크가 있고 없고 자시고 간에 원래 네가 알던 선버스트는 나중에 너 따위는 안중에도 없을 거고, 또 그러고도 남을 양아치 자식이라는 거지. 그리고 넌 눈가에 낀 콩깍지부터 좀 때라 야. 차라리 잘 된 거 아냐? 따라갔더니 여기 네 꼴좀 봐라!"


    스타라이트는 눈을 내리깔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세상에.. 어쩜...그런.. 악당이 다 있을 수가!!"


    눈을 질끈 감고 잠시 이를 부득부득 갈더니, 스타라이트는 곧 초탈한 눈빛으로 트와일라잇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래... 이제 용서와 관용에 관한 일장 연설을 들을 차롄가?"


    "아니?"트와일라잇은 덤덤하게 대답했습니다. "사실 더 좋은 생각이 있긴 한데.."


    -ooo-


    "...에...그리고.. 제가 이 학교에서 가장 잘난 학생이라는 걸 이미 증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선버스트는 졸업생 대표 연설대 위에 올라가 수백 필의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졸업생 기념 연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스타라이트 글리머는 불과 몇 센티미터 떨어진 제일 앞쪽 자리에 앉아 묵묵히 연설을 듣고만 있었지요.


    위쪽의 발코니에서는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앉아 계셨습니다. 수백 년 동안 갈고닦아온 사적인 감정을 안 드러내는 스킬도 저 오만한 어린것 때문에 거의 한계에 봉착한 듯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어여쁜 미간은 거의 일그러져 있었답니다. 아참. 셀레스티아 공주님 옆에는 분홍색 털가죽에 통통한 몸집의 학부모 대표 유니콘 암말이 방긋 미소를 지으며 앉아있었고, 또 그 옆에는 돈 때문에 결혼했다가 마생을 말아먹었다는 분위기를 푹푹 풍기는 회색 털가죽에 검은 갈기를 달고 있는 왜소한 유니콘 숫말이 앉아 있었습니다.


    삽화.png


    셀레스티아 공주님 옆에는 분홍색 털가죽에 통통한 몸집의 학부모 대표 유니콘 암말이 방긋 미소를 지으며 앉아있었고, 또 그 옆에는 결혼 한 번 잘못 했다가 마생을 말아먹었다는 분위기를 푹푹 풍기는 회색 털가죽에 검은 갈기를 달고 있는 왜소한 유니콘 숫말이 앉아 있었습니다.


    관중을 만족스럽게 돌아보며 선버스트는 연설을 계속했습니다.


    "그래도 뼈를 깎는 노력, 노오오오력, 노오오오오오오오력이 없었더라면..."


    선버스트의 묘한 어조에 관중석에 있는 포니들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정작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이 모든 걸 다 못마땅해 했지만 말이죠. 더 최악인건 옆 자리의 학부모 대표가 따라 웃고 있었다는 거고..


    "이 자리에 결코 설 수 없었겠죠. 노력 덕분에 난 모든 경쟁 상대들을 넘어서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관중석의 몇몇 포니들이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더 최악인 건 공주님 옆 자리의 학부모 대표도 소란스럽게 박수를 치고 있었다는 거였죠. 심지어 옆 자리에 앉아있는 자기 남편에게 박수를 따라 치라고 발굽으로 쿡쿡 찌르기까지 하는 거였습니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아래쪽을 보며 입을 열었습니다.


    "흥미로운 연설인가 보지요? 플로리분다?"


    저 학부모 대표가 저런 연설을 아주 좋아한다는 사실은 공주님에겐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았습니다. 학부모 대표 플로리분다는 열렬히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네.. 아주 후배들의 젊은 혈기를 들끓게 만들, 동기부여력이 철철 넘치는 그런 연설이었습니다! 세삼 제 졸업식 연설이 생각나는군요!"


    "네...그러...시겠지요.."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건조하게 대답했습니다. 속으로는 저 연설석에 나와 있는 유니콘과 옆에 있는 학부모 대표를 어떻게 하면 사고처럼 위장해서 졸업식 회장에서 없애버릴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요.


    공주님 속을 헤아릴 생각도 않은 채 플로리분다는 덜컥 옆에 있는 남편을 쳐다보았습니다.


    "훌쩍... 옛날 생각나네요... 여보. 당신이 나 좋다고 따라다닌 거 기억나요? 오호호호! 당신은 정말 나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소오름..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생각했습니다.


    옆의 그 남편이란 포니도 공주님과 같은 생각인지 얼굴이 순간 헬쓱해졌죠.


    "그...그렇지 여봉.."






    공주님은 아주 진심어린 걱정을 담아 학부모 대표의 남편을 쳐다보았습니다.


    "찬스. 뭐 불편한 곳이라도 있나요?"


    플로리분다는 발굽을 입에 가져다대고 조용하란 몸짓을 취했습니다.


    "쉬잇! 아직 우리 졸업생 대표가 연설중이잖아욧!"


    "네! 제가 있었기에 이 명문 유니콘 학교는 밤에도 그 불이 결코 꺼지지 않았습니-"



    씨밤 쾅!!


    씨밤 쾅!!



    선버스트는 깜작 놀라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연설석상 뒤에 있는 벽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대신 그 자리엔 좀 나이를 먹은 것처럼 보이는 스타라이트 글리머와 정체불명의 보라색 알리콘이 눈에 살기를 가득 머금고 선버스트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스..스타라이트?!"


    선버스트는 원래 스타라이트가 있는 자리를 쳐다보았습니다. 이상했습니다. 스타라이트는 분명  아까 벽을 뚫고 들어왔는데 관중석에 또 다른 스타라이트가 선버스트와 마찬가지로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게 대체-"


    말을 마무리 지을 시간도 주지 않고 나이를 좀 더 먹은 스타라이트의 뿔에서 발사된 마법 미사일이 선버스트의 머리통에 직격했습니다.


    트와일라잇의 뿔에서 발사된 마법은 선버스트의 복부를 가격했습니다. 선버스트는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졌지만 이를 곱게 내버려두지 않고 트와일라잇은 배빵을 갈구기 좋게끔 선버스트를 마력으로 들어 스타라이트 앞에 세웠습니다.


    "이런 말똥 같은 쓰레기 새끼가!" 트와일라잇의 일갈이었습니다.


    "나쁜 놈! 넌 좀 맞아야 해!" 스타라이트가 포효를 지르며 선버스트의 배에 연달아 마법으로 배빵을 놓았습니다.


    플로리분다는 겁에 질린 눈으로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있었습니다.


    "이..이게 다 뭐죠? 무슨 일이죠?!" 그리고 플로리분다는 셀레스티아 공주님을 쳐다보았습니다.


    "공주님! 뭐 하시나요? 당장 저걸 막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어디서 황금색의 마력과 함께 팝콘 봉지가 날아왔고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태연히 팝콘을 마력으로 한 줌 집어 와작와작 씹기 시작했습니다.


    "신념을 좀 가져보세요 플로리분다. 전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하는 것뿐이랍니다. 아참. 팝콘 좀 들겠나요?"


    공주님은 대용량 팝콘 봉지를 플로리분다와 찬스 앞에 내려놓으며 발굽으로 그걸 까닥 까닥 건드렸습니다.


    "팝콘이요? 좋죠!"


    찬스는 방긋 웃으며 공주님을 따라 팝콘을 먹기 시작했지요.


    플로리분다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넋을 놓고 졸업식장에서 일어나는 폭력 사태를 쳐다보고 있었죠.


    스타라이트와 트와일라잇은 선버스트의 몸을 마력으로 봉해놓고 차례대로 공격 마법으로 두들겨 패고 있었습니다. 곧 트와일라잇은 선버스트를 바닥에 염동력으로 내다 꽂아버렸죠. 선버스트는 데굴데굴 구르다가 바닥에 대자로 뻗어버렸습니다.


    스타라이트는 바닥에 늘어져 있는 선버스트를 내려 보았습니다. 복수심이 충족되어 얼굴 가득 음험한 미소가 가득했죠.


    "어...어..어째서..." 선버스트가 겨우 목소리를 내 물었습니다.


    스타라이트는 마력으로 선버스트의 얼굴 잡고 바닥에 내려찍기 시작했습니다.


    "남의!" 


    쾅! 


    "눈에!"


    쾅!


    "눈물을!"


    쾅! 


    "내면!" 


    쾅! 


    "자기!"


    쾅! 


    "눈에!"


    쾅! 


    "피눈물!"


    쾅! 


    "나는 걸!" 


    쾅! 


    "알아야지!"


    쾅! 


    "자식아!" 


    쾅!"


    스타라이트는 이미 너덜너덜해진 선버스트의 머리채를 붙잡고 또 다른 곳으로 휙 날려버렸습니다.


    선버스트는 애처로운 비명소리를 내며 얼굴을 감싸고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죠.


    스타라이트는 역겨운 표정으로 선버스트의 몰골을 쳐다보았습니다. 졸지에 두들겨 맞은 선버스트의 얼굴을 재미삼아 쿡쿡 찌르며 스타라이트는 트와일라잇이 있던 곳을 올려보았습니다.


    "내 말 맞지 트와일라잇?.. 엥?"


    놀랍게도 트와일라잇은 사라져 있었고 그 자리엔 스파이크만 있었습니다. 스파이크는 선버스트의 큐티마크가 그려진 등자 가방을 뒤적거리고 있었죠.


    "트와일라잇은 어디에 갔지?"


    스타라이트는 주변을 둘러보며 스파이크에게 물었습니다. 스파이크는 어께를 으쓱거렸습니다.


    "몰러. 시간 여행 두루마리를 들더니만 잠시 어디 갔다 온다 하더라고."


    "뭐?! 그럼 대체-"


    갑자기 차원문이 열려 스타라이트는 말을 멈추었습니다. 그 속에서 강력한 풍압과 함께 트와일라잇과 또 한 필의 노란색 털가죽에 태양 모양 큐티마크를 단, 타오르는 불과 같은 색상의 갈기를 달고 있는 알리콘이 툭 튀어나왔습니다.


    "잡아! 선셋!" 트와일라잇이 외쳤습니다.


    곧 선셋의 청록색 마력이 스타라이트를 휘감아 고정시켰습니다.


    "트...트와일라잇?! 이게 대체 웬-"


    문답무용으로 트와일라잇의 뿔이 순간 빛나기 시작하더니..


    뿅!!


    "으악!?!?!"


    ㅉㅠㅇ!!!


    "이유나 좀 알자!! 왜 그러는 거야? 왜?!"


    발코니에서 이 모든 걸 보고 있던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턱이 떡 벌어졌습니다. 아까 씹고 있던 팝콘도 공주님의 입에서 우수수수 떨어졌습니다.


    "서...선셋 쉬머? 너 그동안 어디 있었던 거니....... 에라, 내 알바 아니지! 멋지다! 더 해라!"


    플로리분다는 경악스런 표정으로 셀레스티아를 쳐다보았습니다. 아까 의문의 폭력 사태가 터질 때보다 100배는 더 경악한 표정이었습니다.


    "공주님!!"


    거의 명령조였죠. 플로리분다는 방방 뛰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대체 무슨 망발인지- 어.. 어엇?! 호옹이이이이이이이이!"


    갑자기 플로리분다는 중력의 손에 이끌려 발코니에서 떨어져 관중석 좌석으로 추락했습니다.


    셀레스티아와 찬스는 발코니 아래를 내려다보았습니다.


    플로리분다는 여전히 살아 있었습니다. 다리가 몇 군대 골절되고 몸을 부르르 떨고 있긴 했지만요. 주변의 다른 포니들은 플로리분다를 힐끗 보기만 하더니 곧 폭력 사태가 진행되는 발표대 쪽을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런. 떨어지고 말았군요. 가련도 해라."


    태연하게 뿔에 흐르고 있는 염동력 마법을 취소하며 공주님이 하시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러게 누가 공주님 앞에서 체신머리도 없이 그렇게 방방 뛰랬습디까? 그러니까 이런 불운한 '사고'가 생기는 거죠."


    찬스는 팝콘을 씹으며 고소하다는 표정으로 부상당한 자기 집사람을 내려 보고 있었습니다.


    한편 무대 위에선, 트와일라잇이 마법 미사일 수백발로 스타라이트에게 난타를 먹이며 분노의 일갈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이퀘스트리아가 멸망하는 모습을 몇 번이나 봤는데 그게 얼마나 끔찍했는지 알기나 해?! 내 친구들 중 누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 그 처참한 심정을 네가 알기나 하냐고!!"


    "미안해! 미안! 다 내 잘못-"


    선셋이 마력으로 스타라이트를 나무 바닥에 패대기쳤습니다. 아까 스타라이트가 선버스트에게 그랬던 것 처럼요.


    "아욱!!"


    "거기 앞좌석에 있는 얘 잘 들었지? 이런 게 바로 시공을 거스른 초차원 폭력이라는 거야 인마!"


    선셋 쉬머가 버럭 외쳤습니다.


    관중석에서 어린 스타라이트 글리머가 엉망이 된 미래의 자기 모습을 보고 겁에 질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트와일라잇은 냉엄한 표정을 지으며 두들겨 맞은 스타라이트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습니다.


    "시간 가지고 장난치지 마라.. 이런 꼴이 되는 수가 있다."


    어린 스타라이트 글리머는 혼비백산하게 머리를 아래위로 끄덕였습니다.


    트와일라잇은 눈을 약간 찌푸리며 선셋 쉬머를 돌아보았습니다. 분명 없어야 할 부분이 지금 돋아나 있었거든요.


    "근데 너... 언제부터 알리콘이 된 거야 선셋?"


    선셋의 두 눈이 희둥그래졌습니다,


    "아...알리콘?!?!?!


    그제야 선셋은 등에 달려있는 노란색 날개를 눈치 챘습니다. 그 순간 선셋의 날개는 활짝 펴졌지요.


    "헉?! 이런 썅-"


    어린 스타라이트는 관중석에서 겁에 질린 채 그대로 굳어 있었습니다. 어쩌다가 미래의 자신이 저 이름 모를 알리콘 언니들에게 두들겨 맞게 된 건지도 모르겠고, 또 왜 미래의 자신이 자신의 유일한 친구를 처절하게 구타했는지도 모를 일이였으니까요. 하지만 감히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강력하고 사악한 알리콘 두 필에게 벌써부터 두들겨 맞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래도... 어째서.... 대체 왜....


    문득 스타라이트의 어께를 누군가가 두드렸습니다. 돌아보니 그 곳엔 아까 무대 위에서 봤었던 아기 용 하나가 미소를 지으며 스타라이트를 보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있지 말고, 우리 나갈래?"


    스파이크는 엄지손가락으로 졸업식장 바깥쪽을 가리켰습니다.


    "내가 잘 아는 도넛 가게가 있는데 말야... 너 지금 표정이 진짜 안 좋다. 나가서 단 거라도 좀 먹으면 풀릴지도 몰라."


    스타라이트는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스파이크를 잠깐 동안 쳐다보았습니다.


    "그...그래도 내 유일한 친구가 저런 꼴을 당했는데 그냥 갈 수는-"


    스파이크는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습니다.


    "틈만 나면 널 괴롭혀대는 놈이 뭔 놈의 친구야? 모름지기 친구라면 네 삶이 어떻게 변화하든 간에 늘 네 옆에 있어주어야 하는 그런 게 진짜 친구라고."


    "그... 그런 거야?"


    스타라이트는 진심을 담아 물었습니다. 그런 식으로는 한 번도 생각을 안 해 봤다는 투였죠.


    스파이크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까 슬쩍한 선버스트의 등자가방에서 동전 꾸러미를 꺼냈습니다.


    "그럼! 그리고 힘든 일이 있으면 도넛도 사주는 게 진짜배기 친구지!"


    "엇..야..야! 이건 선버스트 돈인데..."


    "어차피 선버스트 돈도 다 네가 대준 거잖아."


    스타라이트는 매우 당황스러운 것 같았습니다."그... 그렇긴 하지만.."


    스파이크는 돈을 다시 가방에 집어넣은 뒤 가방을 스타라이트에게 건넸고, 스타라이트는 가방을 자기 등 위에 둘러맸습니다.


    "됐다. 그럼 도넛은 내 돈으로 살게."


    트와일라잇은 평소 호주머니처럼 쓰는 비늘 쪽에서 자기 몫의 동전 꾸러미를 꺼냈습니다.


    "자. 그럼 나가자. 이대로 있다간 귀찮게 쟤들이 벌인 난리의 뒷수습까지 해야 할 것 같으니까.."


    스타라이트는 의자에서 내려와 스파이크를 따라가기 전 무대 위를 다시 한 번 보았습니다. 사경을 해매고 있는 미래의 자기 자신과, 선버스트의 처참하게 . 한편 트와일라잇은 순간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지 못하고 있는 선셋을 말리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날개다!! 날개!! 드디어 날개 달았다!! 신난다! 집에 돌아가면 가진 옷 등 쪽에 구멍부터 뚫어놔야지!!"


    트와일라잇은 약간 열 받은 눈치였습니다.


    "인간 세계로 돌아가면 날개도 없어진다는 거 뻔히 아는 애가 지금 왜-"


    "잠깐! 그렇다는 건 내가 들어가 살 호화찬란한 성이 마법으로 뚝 생긴다는 이야기지?! 그지?!  아! 맞다! 사실 캔틀롯 고등학교가 내가 살 성으로 바뀐다던가!"


    트와일라잇은 짜증 섞인 한숨을 파아 하고 내쉬었습니다.


    선셋은 트와일라잇을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트와일라잇! 고등학교에서 사는 것도 생각보다 괜찮을 것 같아!"


    스타라이트는 다시 한 번 선버스트를 내려 보다가 곧 외면하고 스파이크를 따라갔습니다.


    "도넛도.. 괜찮겠네... 저.. 내 이름은-"


    "스타라이트 글리머. 맞지? 내 이름은 스파이크라고 해."


    스파이크는 스타라이트를 향해 손을 뻗었습니다. "네 새로운 친구지."


    스타라이트는 엉겁결에 스파이크가 뻗은 손에 자신의 발굽을 쥐어주었습니다.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가득했습니다.


    "지... 진짜야? 나랑 친구가 돼 줄 거야?"


    "당연하다마다."


    스파이크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마치 그게 이 세상의 유일한 진리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걱정하지 마. 이 세상에는 너한테 진정한 친구가 무엇이고 또 친구들이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가르쳐줄 포니들이 수 없이 많으니까."


    스파이크는 아직 무대 위에 있는 트와일라잇과 선셋을 쳐다보았습니다.


    "트..트와일라잇! 그나저나 이를 어쩌지? 앞으로 깃털이 엄청 많이 빠질 텐데, 배게 만드는 법도 제대로 모른단 말야!"


    "끙......"


    스파이크는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습니다. "근데 가르쳐줄 얘들이 지금 다 정신줄을 살짝 놓고 있으니.."


    스타라이트는 따뜻하게 웃었습니다.


    "괜찮아.. 처음부터 너무 무리 안 해도.. 그냥 난 외톨이만 아니면 돼."


    그동안 혼자 쓸쓸했겠구나.. 스파이크는 잠시 동안 스타라이트의 발굽을 잡았습니다. 


    스파이크는 스타라이트의 목을 껴안고 따스한 포옹을 해 주었습니다.


    스타라이트는 그 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습니다.


    "걱정 마... 더 이상 외톨이로 지낼 일이 없도록 해줄 테니까.."


    스타라이트의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했습니다. 어여쁜 푸른 빛 눈을 타고 기쁨의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고마워... 고마워 스파이크.. 고마워..."


    스파이크는 포옹을 풀고 따스하게 웃으며 스타라이트를 바라보았습니다.


    "고마워할 것 까진 없는데... 자 그럼 가자. 일단 도넛부터 먹고 그 이후엔 내가 친한 친구들끼리 같이 하는 이퀘스트리아 고유의 풍습 하나를 가르쳐 줄게.."


    "조...좋아.."


    스타라이트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습니다. "그나저나 고유의 풍습이라니?"


    스파이크는 사악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피의 복수지..."


    -ooooo-


    코피를 질질 흘리며+질질 짜면서+절룩거리며 선버스트는 기숙사 문을 왈칵 열고 침대로 뛰어들었습니다.


    "스타라이트!!!!!"


    묵묵부답


    "스타라이트 글리머! 당장 이리 안 나와?! 빨리 나와서 사과하지 않으면 평생 너랑 말 한마디도 안 할 거니까 알아서-"


    "나 여깄어."


    선버스트는 깜짝 놀라 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보았습니다. 옷장 쪽 구석진 곳에서 나는 소리였습니다.


    그 곳에서 스타라이트가 갑자기 나타났습니다. 몸에서는 순간이동 때 소모한 마력이 반짝반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스타라이트?..."


    선버스트는 처음엔 당혹스러워했지만 이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 아까의 빡친 태도를 되찾았습니다.


    "아까 어디 간 거야?! 내가 그...그... 또 다른 너랑 웬 미친 알리콘 한 필에게 구타당하고 있는데 왜 그냥 보고만 있었던 거냐고! 너라도 나서서 응? 무슨 일을 좀 했어야 할 거 아냐?!"


    스타라이트의 표정은 굳어있었고, 선버스트는 깜짝 놀랐습니다. 자기 말이면 설설 기는 얘인데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몇 초 뒤 스타라이트는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그래. 네 말대로 나도 올라가서 무슨 일을 좀 했어야 했는데.." 


    "그... 그래! 그랬어야지! 근데 아깐 왜-"


    "그 때 왜 내가 겁만 먹고 있었을까? 올라가서 널 때려줬어야 됐었는데."


    "지금 와서 깨달아봤자... 잠깐.. 방금 뭐라고?"


    문을 걸어잠그는 소리가 나서 선버스트는 화들짝 놀라 침대보를 뒤집어썼습니다. 문 쪽에는 작은 꼬마 용 한 마리가 소름끼치는 시선으로 냉혹하게 씨익 웃고 있었습니다.


    선버스트는 어리둥절 스타라이트를 돌아보았습니다. "스타라이트. 이게 다 뭐-"


    '빡!!'


    말을 채 끝맺지도 못한 채 선버스트의 아가리는 스타라이트가 대뜸 내지른 죽빵 한 대에 아예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쓰러지려는 선버스트를 스파이크가 붙잡아 옆으로 데구루루 굴렸습니다.


    "선버스트.."


    스타라이트의 얼굴에 아까 졸업식장에서 선버스트를 폭행했던 그 스타라이트와 비슷한 살기 띈 미소가 어렸습니다.


    "내가 최근 우정에 대해서 배운 게 있는데 말야.. 내가 오늘 확실히 너한테 가르쳐줄게.."


    "우정?! 으악!!"


    새끼용의 날카로운 발톱이 선버스트의 상처 난 몸을 타고 올라가더니 곧 스파이크는 선버스트가 움직이지 못 하도록 그 위에 올라탔습니다. 선버스트는 위를 올려보았습니다. 주변에 도와줄 포니는 아무도 없었고 오직 이빨이 다 드러나도록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는 스타라이트 밖에는 없었습니다.


    선버스트는 침을 꿀꺽 삼켰습니다.


    스타라이트는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친구끼리는... 고통도 나누는 거래...."




    - 끗 -








    초대이자 최초의 우정의 공주.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보라.




    일단 축하의 말부터 전해야겠다. 네 지도력이 빛을 발한 덕분에 벌써 여러 필의 포니들이 우정의 공주 명단에 입적을 하게 되었으니. 내 솔직한 심상으론 우정의 공주가 그 지위의 막중함에 비해 너무 흔해빠진 직위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언짢긴 하지만 말이다.


    네가 정녕 타르타로스 콩밥 맛을 보고 싶은 모양이로구나 트와일라잇.끄적거린건 신경 쓰지 말거라. 얼마든지 새로 즉위한 공주들에게 다른 지위를 주면 되는 법 아니겠니? 샌드위치의 공주는 어떠니? (샌드위치의 공주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란다.) 스무디의 공주도 괜찮겠구나. 파스타의 공주는 또 어떻고? 마침 그 자리도 공석이구나.


    아 미안하다. 점심을 거르는 바람에 글이 제 멋대로 쓰이는구나.


    제 4순위 우정의 공주 스타라이트 글리머에게도 내 안부 전해다오. 비록 뭔가 대단한 일이 있었을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사소하기 그지없는 불행한 과거사 때문에 삐뚤어져 다른 시간선상에서 내가 아끼는 이퀘스트리아를 벌써 여러 차례 멸망시킨 주범이긴 하지만, 나름 힘든 일(+너와 선셋의 참교육)을 겪어왔을 테니 이제 와서 굳이 문책하진 않겠다. 그래도 차라리 그녀가 주작질한 시간대의 스타라이트 글리머가 훨씬 낫구나. 성장도 빠르고, 공주 직위도 어린나이에 얻었으니 말이다.


    비록 아까 내가 글을 좀 험하게 쓰긴 했다만, 스타라이트의 승천은 정말 바라마지 않던 일이란다. 이퀘스트리아의 일을 믿고 맡길 열정페이 노예 믿음직한 포니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니까.


    기왕 우리 작고 귀여운 제 3순위 우정의 공주 작은 스타라이트의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작은 스타라이트는 공주의 막중한 업무 일랑 4순위 공주에게 떠맡기고 귀여움을 듬뿍 받고 있는 중이란다. 내 자매 루나와 캐이댄스 공주랑, 샤이닝 아머랑, 스파이크랑, 조화의 원소 다섯 필과, 왕궁 하인들과, 왕궁 경비대와, 경찰들이랑, 심지어 길가에 지나가는 포니들에게까지 불려가서 귀엽다고 껴안음을 당하고 있으니까 말이지. 다들 작은 스타라이트만 보면 귀여워서 사족을 못 쓰더구나..


    가만.. 그럼 작은 스타라이트에게는 포옹의 공주라는 직위를 내리면 괜찮겠군...


    그리고 최근 내 경험에 비추어 보아하건데, 너희 우정의 공주들 중 '강압적 처세술'을 아직 못 버린 공주도 있더구나. 야크야키스탄의 야크들이 심하게 데인 화상과 어디에 긁힌 자국을 끌어안고 엉엉 울면서 백기를 들고 왔을 때 비로소 알게 되었단다.


    그게 나쁘다는 건 결코 아니란다 트와일라잇. 그렇다. 난 지금 너와 그 누군가를 직접 비교하고 있는 거란다. 가끔은 네 대선배 선셋 쉬머를 좀 본받아보는 게 어떠니? 외교는 언제나 답이 딱 나오는 수학 방정식 같은 게 아니에요. 그 아이처럼 필요할 땐 계산에서 벗어난 과감한 움직임도 보일 줄 알아야지.


    선셋 덕분에 안 그래도 휘양 찬란한 성에 야크의 공짜 노동력으로 거대한 탑 하나가 신설되었고, 야크들은 사절단을 편성해 이퀘스트리아에 노예를 포함한 조공을 해마다 바칠 것을 약속함과 동시에 평생 이퀘스트리아와 불가침조약을 맺었는데 그렇게 통쾌한 감정을 느꼈던 적은 정말 금세기 들어 처음이구나. 야크가 계속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협박을 하는데 내 이미지상 저걸 확 쓸어버리지도 못해 속만 부글부글 끓이고 있다가 내 망나니 친애하는 제자 하나가 가려운 곳을 긁어주니까 얼마나 속이 후련하던지... 앞으로 몇 세기 간 저 야크들은 전쟁의 전 자도 입 밖에 내지 못 할 거다.


    그럼 이만 마치마. 잘 지내거라.


    셀레스티아 공주 씀.


    "루나야! 트와일라잇에게 편지 다 썼는데 넌 뭐 쓸 말 있니?


    다...당연히 감정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 우정의 공주가 쓸데없이 또 하나 늘었는데! 나는 심술도 못 부린다는 거니?


    엇?! 미..미.. 미안하다 스타라이트 글리머! 거기에 있는 줄 미처 몰랐구나! 자. 자. 걱정할 필요 없어요! 이 이모가 밥 제 때 못 먹으면 성질이 평소보다 고약해진다는 거 너도 잘 알잖니? 트와일라잇이 제 이름이랑 똑같은 뜻을 가진 유니콘만 보면 공주로 못 만들어서 사족을 못 쓰는 건 트와일라잇의 잘못이지 네 잘못은 결코 아니에요! 어차피 네 직위 명을 변경시킬 생각이기도 했고 말이지.


    그럼 루나야. 포옹의 공주는 내게 맡기고 너는 네 볼일을 보러 가려무나.


    아 뭐?! 이번엔 내 차례거든?!"



    ===================================================================================


    혼돈, 파괴, 망가를 몰고온 팬픽 번역도 다 끝났습니다. 유쾌하게 번역한 팬픽 중 하나에 꼽힐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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