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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기뮤식의노예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3-03-27
    방문 : 6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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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84143
    작성자 : 기뮤식의노예
    추천 : 7
    조회수 : 597
    IP : 110.9.***.238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5/08/20 23:22:12
    http://todayhumor.com/?pony_84143 모바일
    졸렬한 포니 번역)선셋에게 찾아온 여명
    kjou-1432612926-260562-full.jpg

    작가 코멘트 : 혼자 버려진 체로 선셋은 집도 없이 뒷골목을 전전 중이었습니다. 힘들게 버텨 나가고 있지만 곧 힘든 시절인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죠. 이번 겨울은 또 어떻게 살아남을지, 선셋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어떤 추운 날, 먹을 것을 얻으러 다니던 선셋은 빈민가에서는 절대 못 볼 것 같은 포니와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그 포니가 누구냐구요? 바로 셀레스티아 공주님이랍니다.

    =========================================================


    삶의 새로운 장



    바깥은 정말 시리도록 추웠다.


    질리지도 않고 또 힘든 계절인 겨울이 찾아왔다. 나무는 잎이 다 떨어져 황량하기 그지없을 정도로 앙상했다. 산 아래 도시들은 아직도 그나마 따뜻할 테지만, 이 도시는 높은 산 중턱이 지어져 있었으므로, 추울 때는 진짜 더럽게 추웠다.


    내 집이나 다름없는 골판지 상자 안에 나는 발굽을 베고 몸을 누였다. 날씨가 추워져 하늘에서 내리는 비까지 차가워진 까닭에 난 한동안 몸을 씻지 못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꾀죄죄했다. 차라리 덥더라도 여름이 나았다. 비가 오면 마음껏 씻을 수라도 있었으니까. 지금 그나마 내 몸을 덥힐 수 있는 건 아주 거적 데기 꼴이 되어가는 담요 한 장이었고, 그 사실 때문에 난 더욱 서글펐다.



    하지만 집 없는 고아를 신경써줄 포니 따윈 이 도시엔 없다.



    빈민가의 길거리엔 나와 같은 처지의 고아들이 몇몇 있었다. 하지만 전에 그 녀석들이 내가 모아둔 약간 남은 음식을 훔쳐간 이후로 그 녀석들과 나와의 관계는 결코 빈말로도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녀석들의 마음이 이해도 된다. 자기 앞가림은 자기가 해야 되는 거 아니겠는가?


    나는 한숨을 쉬고 내 앞을 지나가는 포니들을 빈 눈으로 쳐다보며, 집으로 쓰는 골판지 상자를 입으로 물어 들어다가 내가 밤을 지내는 막다른 골목으로 옮겨놓았다. 더 이상 양면이 뻥 뚫린 거리는 싫었다. 내 뒤로 살금살금 다가오는 포니가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었으니까. 전에 내가 모아둔 음식도 그래서 털렸었고...


    길거리 생활에서 살아남으려면 뭐든 빨리 배워야 하는 법이다.


    나는 내 곰인형을 꼭 껴안았다. 얘마저 잃어버리면 진짜 살기가 싫어질 거다. 이 곰인형은 내가 사물을 분간하기 시작하기 전 부터 이미 내 곁을 쭉 지켜주었다. 시장을 보고 오겠다던 아빠가 더 이상 돌아오지 않을 때에도 이 곰인형만은 내 곁을 항상 지켜주었다.


    아빠에게 진짜로 무슨 나쁜 일이 생겼는지, 아니면 그냥 날 버리고 떠나버린건지 난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엄마는 길가에서 만나는 포니 하나하나를 다 붙잡고 아빠를 본 적 있느냐고 물으셨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좌절한 엄마를 달래기 위해 난 죽도록 애를 썼지만, 엄마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내 곁을 떠나가셨다.... 엄마.... 조금만 더 마음을 굳게 먹으면 안 됐던 거였어요?.... 이런 날 봐서라도...


    나는 눈물을 흘리며 곰인형의 얼굴에 내 얼굴을 파묻었다. 두 귀를 최대한 내려서 체온으로 녹여보려고 하면서 말이다. 내 두 귀는 마치 고드름이라도 된 것 마냥 차갑게 얼어있었다.


    더 이상 엄마에 관한 건 생각하기 싫었다. 생각해봤자 슬퍼질 뿐이니까.. 하지만 내가 엄마를 다시 생각하기 싫어하는 것만큼, 나는 엄마를 잊고 싶지도 않았다.


    그 날 있었던 일이 생생하게 떠올라, 또 눈물이 왈칵 쏟았다. 


    어느 때 처럼 난 내 방에서 거실로 계단을 타고 내려왔다. 엄마가 쓰러져 있었다. 옆에는 텅 빈 약병이 굴러다니는 채로. 물론 엄마가 그 때 많이 힘들어했다는 건 알지만, 이런 식으로 그분의 목숨을 스스로 끊을 정도로 힘들었는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 했었다.


    나는 집에 계속 남는 대신 허겁지겁 중요한 것들을 챙겨 집을 나와 도망갔다. 엄마의 싸늘한 몸을 뒤로 남겨두고 덜컥 도망가 버린 것이다.


    그 때 내가 왜 그랬는지는 지금 캔틀롯의 고아원들의 상태를 보면 바로 이해가 될 것이다. 자금 지원은 부족하지, 마원 수도 부족하지, 시설 보수는 제대로 안 되서 금이 간 곳 투성이니까. 그 때 나는 그런 곳에서는 절대 살 수 없다. 굳이 그런 곳에 신세를 지지 않고서도 나 혼자서도 당당하게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틀렸었다.. 완전 틀렸었다.


    내가 뭐든 다 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골판지 상자를 덮고 나무판 깔개위에 누워있는 어린 망아지였을 뿐이지. 왜 나무판을 깔고 누워있냐고? 이렇게 추운 겨울날에는 맨 땅바닥에 그대로 누워있는 것 보단 뭐라도 깔고 있는 게 나았었기 때문이다. 평소 때는 신문을 썼지만 이렇게 비가 올 때엔 신문은 홀딱 젖어버려 상자 안까지 물이 스며들게 되므로 이럴 때 신문을 깔고 눕는 건 꽤 멍청한 짓이 될 터였다.


    나는 며칠 전 다친 내 오른쪽 뒷다리 큐티마크 아래쪽을 보았다. 베인 상처가 많이 아문 것 같았다. 그래서 난 꼬리를 들어 그곳을 살살 쓰다듬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면 더 빠르게 나을 것 같아서였나...


    갑자기 짤랑거리는 소리가 들려 나는 앞으로 귀를 쫑긋 새우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젯밤 잘 못 잤는지 목이 뻣뻣하게 아파왔다. 하지만 그 고통을 다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이 소리가 엄청 반가웠다.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떤 친절하신 분이 내 앞의 깡통에 돈을 던져주고 간 것이다. 나는 행복하게 웃으며 눈앞에 놓인 돈의 액수를 세어 보았다.


    하나...두울..세엣..네 개나!


    길바닥에서 이런 친절을 베풀어준 포니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 나를 무시하고 지나갔을 뿐이었지. 나는 쓰레기였다. 아니.. 그들에게 있어서 나는 오히려 쓰레기만도 못한 존재였을 것이다.


    번갯불이 번쩍였다. 먹구름이 더욱 더 몰려오는 걸 보아하니 지금보다 비가 더 쏟아질 기세다. 내 배도 마치 천둥처럼 요동쳤다. 어제 아침부터 뭘 하나도 못 먹었기 때문이었다.


    곰인형을 가만히 내 뒤에 놓고 나는 덮은 담요를 걷지도 않은 채 벌떡 일어났다. 매섭도록 찬바람이 부는 바람에 그나마 보존하고 있었던 체온도 깡그리 날아가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날 도와준 친절한 포니가 누구인지 난 꼭 알고 싶었다.


    "저...저기요?"


    나이를 지긋이 먹은 유니콘 암말이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왼 발굽을 들어 그 포니를 세웠다. 뭐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그 암말이 나를 못마땅한 눈으로 째려보는 까닭에 난 하려던 말도 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뭘 봐? 한 푼도 못 줘! 냉큼 꺼지지 못해?"


    그렇게 쏘아붙이고 그 암말은 제 갈 길을 갔다. 나는 멍하게 멀어져가는 그 암말의 뒷모습을 볼 수밖에 없었다.


    "아...알았어요..."


    들어줄 포니 하나 없었지만 난 이렇게 중얼거렸다. 물론 저 암말이 내게 돈을 줬을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난 내게 이런 친절을 베풀어준 포니가 누구인지 간절히 알고 싶었다. 나는 거리를 두런두런 둘러보았다. 저녁이 나가와 거리는 점점 한산해지고 있었고, 거리의 노점들과 상점들도 슬슬 장사를 접는 모양새였다. 나는 아까 받은 동전을 내 발굽 위에 올리고 빈 깡통은 내 마분지 상자 집에 홱 던져버렸다. 혹시나 잃어버릴세라 나는 받은 동전을 품 안에 꼭 품고 거리를 걸어갔다.


    불행한 내 삶에 비추어봐도 이번 주 일진은 꽤나 나빴다. 굶어 죽지 않으려면 음식을 훔쳐 먹어야 했었지.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드디어 음식을 제 값 주고 사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혹시나 그 곳이 문을 닫지 않았을까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거리를 걸어갔다.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캔디 콘 제과점'으로, 그 곳의 문에는 보기만 해도 절로 흐뭇한 웃음이 나오는 껍질을 벗긴 옥수수에 여러 가지 사탕이 달라붙은 푸짐해 보이는 모양의 장식이 하나 걸려있었다. 그 곳은 거대 쇼핑센터 외각 부분에서 두 거리 정도 더 가면 있는 낡은 건물에 있는 가게였다. 캔디 콘 제과점은 캔틀롯에서도 쿠키 하면 알아주는 곳이었고, 거기서 난 언제나 초콜릿 칩이 박힌 쿠키를 사 먹었다. 운이 좋을 땐 제법 큼지막한 초콜릿 칩이 박힌 걸 먹을 수도 있었다.


    나는 동전을 앞발굽 째로 품에 꼭 안고 세 다리만으로 조심조심 거리를 걸어갔다. 너무 힘을 꽉 줬던 탓에 내 가슴 쪽 털가죽 쪽에 자국이 남을 정도였지만 난 신경 쓰지 않았다. 곧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과자를 먹게 되었는데 그런 사소한 곳에 신경을 쓸 필요가 어디 있는가?


    비가 와서인지 도로는 생각보다 미끄러웠다. 여기에서 모퉁이를 돌기만 하면 제과점이 나올 것이다. 


    아.. 제과점 아주머니가 막 가게 문을 닫고 있었다. 서두르지 않으면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을 또 쫄쫄 굶어야 한다.


    나는 서둘러 달려갔다. 하지만 이 모든 게 부질없이 페가수스 제과점 아주머니는 문을 잠그고 날개를 펴서 훨훨 날아가 버렸다.


    나는 멀어지는 아주머니의 뒤꽁무니만 허망한 시선으로 보았다. 배가 지독히 고파왔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었다.


    골판지 상자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근방에 있는 제과점이나 식당 중 여기보다 싼 곳은 아무 곳도 없었다. 어차피 지금 가 봤자 문을 닫았을 테지만 말이다. 한숨을 쉬며,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커다란 천둥소리가 들렸다. 비가 내릴 거란 징조였다. 그리고 이런 추운 날씨에 비를 맞았다간 병 걸리기 딱 좋았다. 안 그래도 바닥인생인데 더 바닥으로 떨어질 필요는 없었으므로 난 있는 힘을 다해 뛰기 시작했다. 세발로만 뛰는 건 엄청 힘들었지만 어쨌든 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앞도 제대로 안 보고 달리다가 어떤 포니의 발치에 부딪혀버렸다.


    나는 땅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그 바람에 품고 있었던 동전들도 떨어져 땅바닥을 요란하게 굴러갔다. 어디로 굴러가는지 보기 위해 난 온 신경을 집중했다. 동전이 굴러가는 그 시간이 아주 천천히 가는 것만 같았다.


    나는 벌떡 일어나 다른 포니들의 다리 아래를 기며 그 포니들이 누군지는 신경 쓰지도 않고 동전을 주우려고 했다. 한개 째.. 주변에서 여러 고함소리가 들려왔지만, 나한텐 동전 하나가 하수도에 떨어지는 퐁당 소리만이 또렷하게 들려왔다. 네 개 째.. 동전이 하수도 파이프 제일아래쪽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절망스러웠다. 그와 동시에 누군가가 내 위에서 나를 거칠게 불러 세우는 것 같았다.


    내가 고개를 들으려고 할 때 누군가가 내 머리를 발굽으로 호되게 내리찍었다. 순간 내 눈 앞이 깜깜해졌고, 나는 엉덩이 째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제대로 모르겠다. 나는 도로 한가운데에서 몸을 동글게 말고 펑펑 울기 시작했다. 화가 잔뜩 난 숫말의 목소리가 계속 내 위에서 들려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세상이 떠나갈 정도로 울기 시작했다.


    죽도록 무서웠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나빴던 것은 오늘 받은 동전 4개를 모두 잊어버렸다는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되도록 아무것도 못 했었던 내가 미치도록 싫었다. 고개를 들기도 싫었다. 또 한대 맞으면 어쩌나 두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어디서 많이 들어봤었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비병! 방금 무슨 짓을 한 겁니까?"


    그 목소리엔 가을 서리 같은 엄격함이 실려 있어 나는 영문도 모르고 몸을 벌벌 떨었다. 나는 살며시 고개를 들어보았다. 내가 꿈을 꾸고 있었나 싶었다. 이퀘스트리아의 모두에게 사랑받는 자애로운 나라의 지도자. 태양의 공주님이 내 앞을 경비로부터 막아주고 있었던 것이다.


    "어째서 이 망아지를 구타한 거지요? 설명을 해 보세요!"


    공주님은 얼굴을 딱 맞대고 그 경비병을 윽박지르고 있었다. 경비병은 몸을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다. 신기한 광경이었다.


    "저...저는 그저 훈련대로..."


    경비병은 나를 내려 보며 더듬더듬 말했다. 경비병의 눈에는 죄책감과 부끄러움이 가득 담겨있었다.


    "....모르겠습니다 공주님. 몸이 제멋대로 나가서..."


    "다음번엔 생각을 좀 하고 행동하길 바라는 바입니다. 그대가 경비병 직책을 제대로 보전하고 싶다면 말이지요."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낮은 목소리로 경비병에게 훈시를 내리셨다. 다른 경비병들은 침을 꼴깍 삼키며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아마도 자기가 저런 꼴이 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겠지.


    "성으로 귀환 후, 몇 시간 후에, 내 다시 이 일을 직접 추궁할 터이니 그리 아십시오."


    경비병의 대답은 듣지도 않은 채 공주님은 나를 돌아보셨다. 아까 경비병을 꾸중하실 때 보다 약간 풀어진 표정이었다.


    공주님은 나한테 미소를 지어주셨지만, 난 차마 시선을 마주칠 수 없었다. 이제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려웠던 것이다. 아까 동전이 떨어졌을 때 주변을 조금만 더 살펴보기만 했었더라면 셀레스티아 공주님과 그 경비병 앞으로 달려들 일도 없었을 것이다. 나.. 감옥에 가게 되는 걸까?


    "이제 안심하거라."


    공주님의 말에 난 살짝 마음이 놓였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비가 멎은 것 같아 나는 충혈된 두 눈으로 위를 올려보았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넓은 백색 날개가 내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가려주고 있었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내 얼굴 높이로 고개를 숙이고 또 한 번 활짝 웃으셨다.


    "내가 저 못된 경비병 아저씨를 단단히 혼내줬으니까... 그나저나 아가야. 네 이름이 뭐니?"


    공주님은 내가 훌쩍임을 멈추고 말할 때까지 날 꾸준히 기다려주셨다.


    "선셋.. 이라고 해요... 선셋 쉬머요..."


    "어쩜. 어여쁜 망아지에 어울리는 어여쁜 이름이구나!"


    다시 한 번 공주님은 활짝 웃으셨다. 가슴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냥 선셋이라고 불러도 되니?"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여기에서 뭐 하는 거니? 집에서 부모님이 걱정하시겠구나."


    "그게...  저녁으로 먹을 쿠키를 좀 사려고 나왔는데... 동전을 그만 하수구에 떨어트리고 말아서.."


    또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고 하기에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고개를 반대로 돌려버렸다. 공주님께 눈물을 보이기는 싫었던 것이다.


    "그리고 부모님은... 이젠 걱정 안 하실 거예요.."


    내 목소리는 기어들어가고 있었다.


    "으응? 어째서?"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내 볼에 대고 얼굴을 부벼주셨다.


    "네 어머니가 지금쯤 애타게 기다리고 계시겠구나. 자. 집이 어디니? 내가 데려다 주마."


    집이라.. 허름한 골판지 상자 하나가 머릿속에 떠올랐고, 그 바람에 더 눈물이 나는 것 같았다.


    "집이.. 없어요.. 저기에 있는 거리에서 사는데..."


    나는 내가 잠잘 때 쓰는 골판지 상자를 둔 거리를 앞발굽으로 가리켰다. 그리고 공주님의 표정을 살폈다. 공주님은 정말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놀란 모양이었다. 꽤 웃긴 얼굴이었다. 정작 지금 난 웃을 기분이 전혀 안 들었지만...


    "지..짓궂은 농담이로구나.."


    공주님은 어색하게 웃으셨다. 내가 잠시 아무 말도 없자 공주님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싹 가셨다. 오로지 심각한 표정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진짜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의 경비병들이 지들끼리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캔틀롯에 있는 고아원에 대해 뭐라 뭐라 말하는 것 같은데, 대부분 소리를 줄여서 말하고 있었던지라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잠깐. 아가야. 그렇다면 이 근방에 알고 있는 친척들은 없니?"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구나..."


    공주님은 날개로 내 등을 찬찬히 쓸어주셨다.


    "그렇다면.... 오늘 밤은 나와 함께 성에서 하룻밤 자는 것은 어떻겠니? 분명 네 마음에도 쏙 들 거란다."


    공주님은 고개를 내려 나와 시선을 맞추셨다. 


    "자. 나와 함께 가겠니?"


    이건 절대 놓치면 안 되는 기회였다. 공주님의 초대를 받아 성으로 들어가는 건 나 같은 흔한 포니한테는 흔치 않은 기회였던 것이다. 나는 잔뜩 기대하며 떨리는 미소로 공주님을 올려다보았다.


    "조..좋아요!"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방긋 웃고 고개를 끄덕이셨다.


    "경비대. 그럼 모두 성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 주시길."


    공주님은 날개를 앞으로 뻗어 경비병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경비병들은 묵묵히 성으로 가는 우리를 호위했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기에 나도 그냥 입을 닫고 있었다.


    성문을 통과했을 무렵 내 두 입은 도통 닫힐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실제로 들어와서 보니 내 상상력은 정말 보잘 것 없다고 느껴졌을 정도로 성 안의 모습은 정말 상상 이상이었다.


    복도와 계단은 정말 많고도 또 길어서 네 다리가 지쳐서 부들부들 떨릴 지경이었다. 마라톤을 한번 한 기분이었다. 계단이라면 이제 신물이 났다.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르겠다.


    "자. 욕실은 여기 있단다. 애야. 목욕부터 하는 게 좋을 것 같구나."


    공주님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가슴은 숨이 가빠 벌렁벌렁 요동치고 있었지만 말이다.


    나는 그쪽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정말 내 마생에서 본 중 가장 어마어마한 욕실이었다. 방 끝에서 전 속력으로 10초를 달려도 다른 쪽 끝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았다.


    "금방 돌아오마 선셋."


    완전 얼이 빠져있었던지라, 나는 공주님의 말을 겨우 알아들을 수 있었다. 공주님이 저 멀리 걸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잠시 멍하게 있다가 나는 욕실 안으로 조심조심 들어갔다.


    욕실에는 목욕 시종을 드는 포니 한 필을 빼놓고는 아무도 없었다. 내가 안으로 들어오지 그 포니는 문을 닫고 다시 내 쪽으로 얼굴을 돌려 고개를 꼿꼿이 들고 내를 쳐다보았다.


    그 목욕 시종을 드는 포니의 날개깃은 절말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반짝이 가루도 약간 친 것 같았다. 내가 제대로 봤다면 말이지만.


    나는 입을 가리고 웃었다. 괜스레 쑥스러웠다.


    "무슨 필요한 거라도 있으신지요?"


    흰 털가죽의 그 암말은 얼굴 가득 친근한 미소를 짓고 나한테 물었다.


    "그냥 선셋..이라 불러주세요... 그리고 필요한 건 딱히 없는 것 같네요..."


    나는 살짝 웃으며 대답했고 그 암말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 자리에 앉았다. 욕조 옆에는 멋져 보이는 샴푸 병과 수건 두 장이 걸려 있었다.


    "잠깐.. 왜 수건이 두 개나 필요하죠?"


    "왜냐니. 하나는 바로 내가 써야 되기 때문이지."


    깜짝 놀랐다. 바로 뒤에서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목소리가 들렸었기 때문이었다.


    "가만. 그럼 설마 너 혼자 목욕을 하려고 했었던 거니?"


    뭐라고 웅얼웅얼 대꾸를 하려고 했지만, 공주님은 내 말을 싹 잘라버렸다.


    "자. 빨리 씻고 나가자꾸나. 곧 궁정 요리사들이 요깃거리를 내올 테니까.."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수영장보다 넓게 만들어진 욕실에 몸을 담갔다.


    째지는 미소를 짓고 나는 고개를 끄덕거린 뒤 나는 물 위로 뛰어들었다. 그 바람에 공주님에게도 물이 살짝 튀었다. 나는 헤엄을 치며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사실 별로 깊지도 않은 물이였지만...


    "저런, 누군가가 물장난이 하고 싶나 본데.."


    공주님이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물었다. 내가 미처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공주님은 번개같이 내 얼굴에 약간의 물을 튀겼다. 약간의 오기가 생겼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나서 우린 공주님이 그만하자며 웃음을 지으실 때까지 몇 분간 그렇게 물싸움을 계속했다. 


    "제가 이겼죠? 그쵸?"


    감히 공주님에게 생각도 없이 건방진 말을 했다. 말을 주워 담을 수 있었으면 참 좋을 텐데...


    "그래. 이번엔 네가 이겼구나."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쿡쿡 웃으며 혹시나 벌을 받을까 벌벌 떨고 있었던 나를 안심시켰다.


    나는 탕의 내 다리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얕은 곳까지 해엄 쳐갔다. 그 순간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뿔에 마력을 집중하는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자. 이제 잠깐만 얌전히 좀 있어주겠니. 샴푸로 깨끗이 씻어줄 터이니.."


    "제가 대신 해드릴까요 공주님?"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욕실 시종이 끼어들었다.


    "아니요. 됐습니다. 실버 양. 오늘 밤은 이만 퇴근하세요."


    "알겠습니다 공주님. 그럼.."


    시종은 살짝 목례를 하고 욕실 문을 열고 나갔다.


    "음.. 어디가지 했더라? 맞다. 그랬지."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내 갈기에 샴푸를 부었고, 내 등과 목, 허리 쪽에 더 많은 양의 샴푸를 부었다. 공주님이 마력으로 털 사이사이, 갈기, 꼬리 등 등 내 몸에 묻은 먼지와 기름때를 꼼꼼히 닦아주는 것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기분이 좋았다. 오랫동안 공주님이 이래줬으면 했었다. 하지만 매우 아쉽게도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버렸다. 공주님은 이제 그 분의 몸을 닦고 있었다.


    샴푸가 끝나자 공주님은 샴푸를 행구기 위해 다시 욕탕으로 들어가셨고, 나도 그 뒤를 따랐다. 물속으로 잠수하면서 나는 물 안에서 눈을 떠 보았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큐티 마크가 탕 바닥에 아름답게 모자이크가 되어 있었다.


    "나올 준비는 됐니?"


    공주님이 물어보셨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욕조에서 나왔고,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내 뒤를 따라오셨다. 우리는 각자 몸을 말렸고, 다 말리고 나서 욕실 바깥의 복도로 나왔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앞장서셨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도 엄청 멋있는 곳이었다. 스테인 글라스 장식과 여러 가지 족자들이 현란하게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나는 넋을 놓고 벽을 감상했다. 볼 게 너무 많아 고개를 쉴 틈이 없었다. 순간 공주님이 날 보고 웃고 있는 모습을 본 것 같다. 눈이 마주치자 곧바로 시선을 피하셔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우리는 천천히 침실로 가고 있었다. 깨끗이 씻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아무리 나 같은 꼬마라도 공주님과 함께 목욕을 하는 건 정말 엄청난 특권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나는 고마움에 몸 둘 바를 모를 지경이었다. 이 정도만 해도 감사해 죽겠는데 거기에다가 먹을 것 까지 주신다니...


    "저.. 그나저나.... 못 사는 동네까진 왜 오셨던 거였어요?"


    나는 조용히 물어보았다. 공주님이 마치 옛날 내 엄마가 내가 해 줬던 것처럼 나를 보살펴주다보니 약간 긴장이 풀렸던지라 물어볼 용기가 약간이나마 생겼던 것 같다.


    공주님은 침실 문을 열기 전 내 질문을 받고 약간 머뭇거리셨다.


    "음... 도시 근처에 절벽이 하나 있는데, 그야말로 절경이라 내 짬을 내 그곳을 틈틈이 들르고는 한단다. 성으로 돌아오려면 그 근방이 지름길인데 마침 오늘 거길 지나가다 너를 만나게 되었구나..."


    공주님은 잠시 말을 멈추고 나를 내려다보며 미소를 지어주셨다.


    "그리고 일견 더러워 보이는 곳일지라도, 아름다운 꽃이 피어날 수도 있는 법이지. 그래. 마치 내가 오늘 운 좋게 만난 너 처럼 말이란다."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게 만드는 말이여서 나는 얼굴만 빨갛게 붉혔다.


    공주님은 침실 문을 열어 주셨고, 그곳에 가자마자 나는 또 한 번 그 자리에 굳고 말았다. 침실은 아름다웠다. 모든 망아지의 꿈에서나 나올 법 한 침실을 나는 지금 실제로 보고 있었다. 비단보로 만들어진 침대 시트에 쌓인 집채만 한 침대가 방 저 편에 보였고, 종류별로 30개나 넘는 아주 푹신해 보이는 쿠션과 베개, 담요들이 방 중앙에 가지런하고도 호화스럽게 놓여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벽에는 여러 가지 어여쁜 그림들이 걸려있었고, 척 봐도 비싸 보이는 흰색 대리석으로 바닥이 깔려있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좋았던 그 옆에 여러 가지 간식들이 놓여 있었다는 것이다!


    "우와아...."


    나는 말을 잃어버렸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날개로 가볍게 침대 쪽으로 밀어주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충격에서 헤어 나올 수 있었다.


    공주님은 먼저 방 중앙의 쿠션들 쪽으로 다가가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이쪽으로 오라는 몸짓을 해 보였다.


    한순간, 나는 망설였다. 공주님이 나 같은 포니랑 같은 자리를 쓰고 싶어 한다는 게 사실 영 실감이 나지 않았다. 공주님은 이쪽으로 오라는 듯 한 쪽 날개를 열어놓고 있으셨고, 나는 공주님의 얼굴과 공주님의 열린 옆구리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공주님은 자상하게 웃으셨고, 나는 용기를 내어 공주님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공주님의 개마 공간을 멋대로 들어가는 건 아닐지.'하고 처음에 나를 괴롭혔던 걱정도 사라졌다.


    나는 공주님의 바로 옆에 누웠고, 공주님은 내 위로 날개를 덮어주셨다. 따뜻했다. 나는 제법 콧노래까지 부르며 공주님의 곁에 잠시 그렇게 누워있었다.


    갑자기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나는 깜짝 놀라 반쯤 펄쩍 뛸 뻔 했다. 곧 다시 조용함이 찾아왔고, 공주님이 날 달래는 소리만 방 안에 남았다.


    곧 문이 열렸다. 문 바깥으로 오늘 내 머리를 사정없이 때렸던 못된 경비병이 보였다. 사실 말하자면 그 경비병이 때린 머리가 아직도 쑤셨다. 금방 나을 것 같긴 했지만... 


    "뭡니까? 무슨 일로 온 거지요?"


    공주님의 말은 차갑고 또 날카로웠다. 갑자기 공주님의 말투가 바뀌어서 나는 무서웠다.


    "아... 저는 여기 이 선셋 양에게 사과를 하려는 차원에서..."


    문 저편의 경비병은 얼굴 가득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


    꼴도 보기 싫었다. 가까이 오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나는 공주님의 품 안을 더 파고들었다. 공주님은 이런 나를 날개로 더 꼭 껴안으셨고 말이다. 나는 겁에 질린 체 얼굴만 내밀고 경비병이 오는 걸 보고만 있었다. 앙 다문 내 두 입술 사이로 나도 모르게 끼잉거리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음에 오도록 하세요."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계속 차갑게 경비를 몰아세우셨다.


    호기심에, 나는 셀레스티아 공주님을 올려보았다. 그리고 안심했다. 공주님도 저 경비병을 내쫒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고.. 공주님.. 부디 이거 하나만이라도.."


    경비병이 주춤주춤 마력으로 자기 등자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내 곰인형이었다.


    "곰돌아!"


    다시 내 눈에는 눈물이 어렸다. 다시는 못 보면 어쩌나 걱정을 하던 참이었다. 그 곰인형을 보고 있노라면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났었으니까..


    나는 공주님 품 옆을 박차고 나가 떨리는 네 발로 그 경비병 앞에 서서 공중에 떠 있는 곰인형을 내 두 발굽으로 온 힘을 다해 꼭 안았다. 내 양 발굽이 내 등까지 닿을 정도로 꼭 안았다.


    뒤에서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작게 "아."하고 감탄하는 소리가 들렸다.


    곰인형은 눈물에 흠뻑 젖었다. 그간 길거리 생활을 하느라 묻었던 기름때도 없고, 먼지도 더 이상 없고, 무지 깨끗해진 것 같았다. 나는 만족스럽게 곰인형에 얼굴을 한 번 파묻은 후, 내 마력으로 곰인형을 공중으로 부유시켜 바로 들고는 한 쪽 발굽으로 눈물을 닦았다.


    "아저씨가.. 곰돌이 목욕시켜 주신 거예요?"


    눈물을 닦은 게 부질없을 정도로 더 많은 눈물이 내 눈에서 흘러내렸다. 나는 경비병에게로 다가가서 한 쪽 앞발을 살포시 안아주었다.


    "고맙습니다..."


    그렇게 나는 경비병의 발에 대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 후.. 경비병 아저씨가 그 자리에 앉아 내 등을 쓸어주고 있었다.


    "얘야.. 아깐 때려서 미안하다..."


    경비병 아저씨는 이렇게 사과하며 내 왼쪽 귀를 긁어주셨다. 내가 평소 긁어주면 좋아하던 부위였다. 나는 아저씨의 발에 몸을 기댔고, 아저씨는 다른 쪽 귀를 긁어주셨다.


    "..괜찮아요..."


    나는 여전히 코를 훌쩍거리며 아저씨의 다리를 놓아주었다.


    "더 이상 안 아파요.... 제가 좀 굳세거든요!"


    아저씨가 좀 더 귀를 긁어주셨으면 했었지만 공주님이 다시 이쪽으로 오라는 몸짓을 하셨으므로, 나는 부유 마법으로 들고 공주님 날개 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배게 옆에 놓인 쟁반에서 초콜릿 쿠키 하나를 들어 우적우적 씹어 먹으면서 곰인형 위에 머리를 괬다.


    "물어볼 게 있구나."


    쿠키 하나를 다 해치웠을 때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문득 내게 질문하셨다. 나는 공주님을 올려보았다. 부스러기가 어지럽게 내 입가에 묻어있었다. 공주님은 냅킨을 하나 뽑아 내 입가를 닦아주셨다.


    "마법을 쓴 지는 얼마나 됐니?"


    "저... 잘 모르겠어요."


    나는 발굽을 까닥거리면서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한.. 1년 됐을 텐데요... 보통 다들 그러지 않나요?"


    공주님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매우 깜짝 놀란 얼굴이셨다.


    "음.. 그게 말이다. 저...."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잠시 말을 흐렸다.


    "보통 네 나이대의 유니콘은 책을 넘기는 것 같은 간단한 종류의 마법밖에 쓰지 못한단다. 이건 나이를 먹어가며 마법을 쓰면서 차차 발전되는 거긴 하다만... 하지만 네 경우는..."


    그렇게 이야기하시면서 공주님은 바닐라 케이크의 커다란 한 조각을 마력으로 들어 올리셨다. 눈독을 들이고 있는 내 마음을 읽으셨는지, 공주님은 포크와 케이크를 함께 나한테 건네주셨다.


    "조금 독특하더구나..."


    공주님은 다시 케이크 한 조각을 집어 들어 입 안에 넣고 우물거리면서 말을 이으셨다.


    "그 나이 또래에 비해 매우 쉽게 마법을 부리는 것 같으니.. 말해 보렴. 어쩌다 그렇게 되었니?"


    입 안 가득 케이크를 넣은 채로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조금 아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소리죽여 히히히 하고 웃은 후 입 안에 있는 걸 꿀꺽 삼키고 입가를 깨끗이 닦았다.


    "부유 마법쯤이야 간단하죠! 어떻게 제가 잘 하게 됐냐면요, 길가에서 도-"


    -둑질을 하면서 익혔다고 생각 없이 말하기 전에 난 내 입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이미 너무 많은 걸 말해버린 것 같았다. 제발 공주님께서 못 알아 채셨으면...


    내 바람과는 다르게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나를 눈살을 약간 찌푸리면서 내려다보고 계셨다. 한없이 작아진 기분이었다.


    "방금 분명 이렇게 말하려고 했겠지. '도둑질을 하면서 배웠다.' 고"


    공주님의 목소리는 엄격했다. 목소리에는 나에 대한 실망이 담겨 있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한테서 무언가를 나한테 바라고 계신 것 같았다. 그게 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온 몸이 떨려왔다. 공주님. 나한테 벌을 내리시려는 걸까?


    ".....네..."


    나는 고개를 숙이며 겨우 공주님의 말에 대답했다. 귀가 축 쳐졌다. 눈에는 또 눈물이 고였다. 공주님을 올려보았다. 아랫입술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그치만.. 그치만, 며칠 연속으로 굶었을 때만 음식을 훔쳤고, 훔친 음식도 대부분 가게 주인들이 내다 버리려던 것 뿐이었어요! 진짜로요!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배고파 죽고 싶지는 않았다고요!"


    눈물이 강물처럼 흘러내렸다. 공주님의 말씀만 기다렸다. 나 감옥에 가게 되는 걸까? 도둑들은 전부 감옥에 가던데..


    "그랬구나.."


    공주님의 말은 아까보다 엄중한 기색이 살짝 걷혔다. 아주 약간 희망이 생기는 것 같았다


    "물건을 훔치다가 마법이 늘었다 라.. 빈말로도 잘 했다고는 못 하겠구나. 허나... 네 그때 심경은 이해한다. 너도 어쩔 도리는 없었겠지. 따지고 보면 그 쪽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이 공주의 잘못도 있을 테니..... 행여나 벌을 받을까 겁내지는 말거라. 과거에 저질렀던 도둑질은 오늘부로 용서해주마."


    아까부터 느껴왔던 팽팽한 긴장이 마치 여름 햇빛 아래 놓은 버터처럼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공주님의 옆구리에 얼굴을 기대고 마구 비볐다. 


    "고마워요 공주님! 도둑질 두 번 다시 안 할게요!"


    "그래. 잘 생각했다. 기특하구나 선셋."


    공주님의 목소리가 다시금 온화해졌다.


    "다만 용서에는 조건이 있지. 내 제안만 받아들이면 앞으로 도둑질할 필요도 없을 거란다."


    공주님의 목소리에는 약간 기대가 실려 있는 것 같았다.


    제안이라고? 공주님의 어투에는 이런 제안을 처음 해보는 듯 한 긴장감이 묻어나왔다..


    "무...무슨 제안이요?"


    나는 어리둥절하며 고개를 들며 물었다.


    "음.. 그게.... 오늘 난 너한테서 네 나이대의 귀여운 망아지에게선 볼 수 없는, 엄청난 잠재력을 보았단다."


    난 공주님의 말을 기다렸다.


    "해서 생각해둔게 하나 있지.. 너는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오래전부터 나는 뛰어난 자질을 가진 유니콘을 슬하에 두고 종종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가르치고는 했단다. 허나 지금 내 수제자 자리가 공석이기도 하고 해서.. 네가 그 자리를 채워 주었으면 좋을 것 같구나. 이 성에서 살며 누릴 수 있는 건 마음껏 누리면서.."


    또 한 번 내 눈 앞을 눈물이 가리기 시작했다.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 이렇게 울어본 적은 없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지금 흘리고 있는 눈물은 기쁨의 눈물이란 점이었다.


    "지-진짜요?"


    숨넘어가는 소리로 난 물었다.


    "진짜란다. 물론 공부하는 건 꽤 힘든 일이긴 하지만-"


    "좋아요!"


    나는 뜨거워지도록 공주님의 옆구리에 볼을 문댔다.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좋아요!"


    "그렇게 흔쾌히 승낙해 주다니. 내가 더 기쁘구나!"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내 뺨에 볼을 부비셨고, 나 또한 그 답례로 볼을 부볐다.


    "자. 그럼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이로구나. 복도를 쭉 넘어가면 공용 침실이 있으니 거기까지-"


    "근데.. 있잖아요.. 공주님.. 딱 며칠간만 공주님이랑 같이 자도 돼요? 계속 나쁜 꿈을 꿔서..."


    나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제발 된다고 해 주셨으면...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잠시 머뭇거렸다. 이런 질문은 별로 받아본 적이 없으셨기 때문이었겠지. 너무 건방지게 군게 아니었으면 좋을 텐데..


    "음... 그것도... 괜찮을 것 같구나. 아가야. 다만 한 가지 물어볼 게 있단다."


    공주님은 웃는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며 큰 하품을 한번 하셨다.


    "...뭔데요?"


    "너 혹시 코 고니?"


    내 코를 앞발굽으로 쿡 누르며 공주님은 짓궂은 농담을 하셨다. 마침 거기에 딱 맞는 짓궂은 답변이 하나 생각났다.


    "선로를 벗어나 절벽으로 떨어지는 기차만큼이나 시끄러울 걸~요!"


    나는 사악한 미소를 씨익 지으며 대답했다. 공주님은 고개를 잠시 갸우뚱 하시더니, 못 믿겠다는 얼굴로 나를 잠깐 내려다보셨다. 그렇게 멀뚱멀뚱 서로를 쳐다본지 몇 초가 지났을까, 내 입술에서 조그만 웃음이 스멀스멀 터져 나왔다. 셀레스티아 공주님도 풉 하고 소리를 내시더니 결국 우리 둘은 동시에 큰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얘도 참..."


    공주님의 웃음은 이제 슬슬 잦아들고 있었다.


    "농담도 참 잘 하는구나... 잠깐.. 진짜 농담 맞니?"


    나는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짓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요!"


    공주님의 어께에 뭉쳐 있던 약간의 염려가 풀어지는 걸 보며 나는 소리죽여 낄낄 웃었지만, 굳이 말은 하지 않았다.


    나는 침대로 가는 공주님의 뒤를 따랐다. 공주님은 나를 침대 위로 올려주시고 바로 내 옆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이불 속에 몸을 묻고 공주님이 들어오실 수 있으시게끔 이불을 위로 잡고 있었다.


    이제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내 쪽으로 배를 보이고 누우셨다. 공주님은 하품을 하시면서 내 쪽으로 날개 하나를 쭉 펴셨다. 서로 껴안을 수 있게끔 들어오라는 것 같았다. 나는 기쁘게 그 쪽으로 기어들어가 공주님의 앞발 위에 내 머리를 뱄다. 내 몸은 공주님의 배와 딱 달라붙게 되었고, 공주님의 따듯한 체온이 내 등을 통해 전해져와 막 잠이 오기 시작했다. 눈꺼풀이 무거웠다. 빨리 잤으면 좋겠다.


    "잘 자거라 아가야. 내일은 네 새 삶이 시작될 터이니.."


    나한테 날개를 덮어주면서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내 귀에 대고 속삭이셨다. 공주님의 날개와 침대 시트.. 이 세상에 이것보다 더 부드러운 것은 없을 것 같았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고맙습니다 공주님.."


    들리지도 않을 작은 목소리로 나는 대답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공주님은 날개로 나를 꼭 껴안으셨다. 앞으로는 모든 일이 다 잘 될 거라고 나를 얼러주는 것만 같았다.


    공주님이 나한테 베풀어준 모든 것이 다 고마웠다. 오랜만에 다시 내일이 기대되어 졸린 와중에도 마냥 신이 났다.


    "저기.. 뭣 좀 물어봐도 돼요?"


    "뭐가 궁금하니?"


    "아침에 깨면... 바로 안 일어나고 저 좀 이렇게 안아주시면 안 될까요? 이런 침대에서 자 본 지도 진짜 오래돼서요....."


    공주님이 쿡쿡 웃는 소리가 내 등으로도 전해졌다.


    "그럼.. 그래주마.. 그래주고 말고.."


    대답을 듣고, 나는 또 입이 찢어져라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공주님이 작게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렸다. 


    잠깐. 이럴 거면서 남에게 코 안 고냐고 물어본 거야? 어쩐지 깔깔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공주님이 내 웃음소리를 듣고 깨면 안 되니까 나는 발굽으로 입을 단단히 틀어막았다. 


    그리고 공주님을 바짝 껴안고 즐거운 꿈이 기다리는 꿈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



    하지만 우리 모두 이 두 포니의 관계가 어떤 파국을 맞게 되는지 잘 알고 있죠... 모르시는 분은 '선셋 쉬머의 몰락'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각설하고


    요새 새 직장에 적응하느라 번역에서 약 3주간 손을 놨는데요, 이제 적응도 끝나고 적당히 여유 부리는 법도 배웠으니, 예전같은 번역 템포를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번역은 절대 못 관둡니다.



    다음 작업물은 팬픽 '셀레스티아의 어리석음'이 되겠습니다.

    출처 http://www.fimfiction.net/story/260562/sunsets-sunr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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