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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78309
    작성자 : 기뮤식의노예
    추천 : 3
    조회수 : 1111
    IP : 114.203.***.5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5/01/17 14:20:09
    http://todayhumor.com/?pony_78309 모바일
    졸렬한 포니 번역)언제 빠진지도 모를..(꽈당)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1/1421471885tqavfs76BSDb36UxhVi.png" width="428" height="346" alt="239865.png" style="border:none;"></div><br>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www.fimfiction.net/story/239865/1/you-didnt-know-that-you-fell/the-long-way-down" target="_blank">http://www.fimfiction.net/story/239865/1/you-didnt-know-that-you-fell/the-long-way-down</a> <p></p> <p><br></p> <p><br></p> <p style="margin-top:0px;margin-bottom:0px;color:#333333;font-family:'돋움';"><i>작가 코멘트 : 아다지오의 우스꽝스러운 실수로, 에너지를 모을 기회를 그만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다른 두 사이렌들이 이걸 그냥 넘어갈 것 같진 않은데요..</i></p> <p style="margin-top:0px;margin-bottom:0px;color:#333333;font-family:'돋움';"><i><br></i></p> <p style="margin-top:0px;margin-bottom:0px;color:#333333;font-family:'돋움';"><i>아래의 youtube 동영상과Tired Old Man님과의 개인 대화에서 영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i></p> <p><br></p> <p><br></p> <p><br></p> <p><br></p> <p>아마도, '이퀘스트리아 걸즈 : 레인보우 락' 진행 이전을 배경으로 한 듯 한 사이렌 3인방 일상물입니다. 과격한 묘사가 별로 없이 그냥 명랑 소설틱한 분위기니 그냥 마음 편히 읽으셔도 될 겁니다.</p> <p><br></p> <p><br></p> <p><br></p> <p>아 근데, 전개상 아다지오가 좀 많이 극딜을 당하오니, 아다지오 팬 분들은 이 점을 유념하고 봐주시길 바랍니다.</p> <p><br></p> <p><br></p> <p><br></p> <p><br></p> <p>=======================================================================</p> <p><br></p> <p><br></p><iframe width="560" height="315" src="//www.youtube.com/embed/8g5QsVIuO58" frameborder="0"></iframe>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집으로 들어온 대즐링 밴드의 리더, 아다지오 대즐은 뒤의 현관문을 천지가 진동할 정도로 꽝 닫았다.</p> <p><br></p> <p><br></p> <p>정말이지 최악의 밤 그 자체였다. 무대 위에서 자빠진 것은 물론 쪽팔렸거니와, 하필 아다지오가 센터로 나서는 부분에서 자빠졌다는 것에서 쪽팔림에 더 가산점이 붙었다. 너무 혼비백산한 나머지 아다지오는 관중들에게 걸어놓았던 현혹 마법의 제어를 허무하게 놓쳐버리고 말았다.</p> <p><br></p> <p>그 말인즉슨, 세 명의 사이렌들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부정적인 감정 에너지를 포식할 얼마 안 되는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건 최악의 축에도 못 꼈다. 나머지 두 명의 바보들이 그 뒤에 한 일에 비한다면야..</p> <p><br></p> <p>아다지오가 넘어진 직후, 소나타와 아리아가 그 쪽으로 걸어오더니, 글쎄 상황을 수습할 생각 따윈 않고 저들끼리 아다지오의 몰골을 보며 깔깔깔 웃어버리는 것이었다. 급하게 콘서트 장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올 때 까지, 그들의 웃음은 도무지 멈추지 않았다.</p> <p><br></p> <p><br></p> <p>"야.... 그거 진짜 멋졌다 야."</p> <p><br></p> <p><br></p> <p>아리아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아다지오의 신경을 긁었다. 아다지오는 날카로운 눈매로 아리아를 쏘아보며 항변했다.</p> <p><br></p> <p><br></p> <p>"그게 멋져?! 사고였잖아 사고!"</p> <p><br></p> <p>"사고인데 멋졌다고 치지 뭐."</p> <p><br></p> <p><br></p> <p>아리아를 거들고 나선 건 소나타였다. 눈치 없게 끼어든 소나타를 아다지오는 곁눈질로 흘겨보았다.</p> <p><br></p> <p><br></p> <p>"그게 뭐가 멋지다는 거야!?"</p> <p><br></p> <p>"지금 농담하는 거지?! 네가 아까 얼굴부터 넘어졌을 때 소리가 얼마나 크게 났는지 알아? 그게... 온 세상 사람들이 다 들을 정도로 크게 났더라니까? 근데 그게 뭐가 안 멋지단 거야?"</p> <p><br></p> <p><br></p> <p>소나타의 말에 아리아가 끼어들었다.</p> <p><br></p> <p><br></p> <p>"진짜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네가 무대 바닥에 얼굴을 정통으로 처박는 소리가 아직까지도 내 머리에서 쩌렁쩌렁 울린다 야."</p> <p><br></p> <p><br></p> <p>아다지오는 씩씩거리면서 소파에 털썩 주저앉고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p> <p><br></p> <p><br></p> <p>"어째서 이런 건 잊어버리지 않는 건지를 모르겠네. 너희들이 그 얄팍한 머리를 부딪쳤던 일들은 잘도 잊어버리면서 말이야. 혹시 그동안 너무 머리에 충격을 자주 받아서 기억력이 감퇴된 거 아냐?"</p> <p><br></p> <p><br></p> <p>아리아도 소파에 앉아 소파 왼쪽 가장자리에 발을 올리며 아다지오의 말에 응수했다.</p> <p><br></p> <p><br></p> <p>"야, 나도 소나타떄문에 골 아파서 이마를 탁 칠 때가 많고, 소나타는 정신줄만 놨다하면 얼굴부터 자빠지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오늘 너처럼 그렇게 신화 급으로 충격적인 자빠짐은 어니였거든? 그 바람에 우리 걸 다 까먹었나보다."</p> <p><br></p> <p>"닥쳐! 어쩔 수 없는 사고였어! 바닥의 구멍에 걸려 넘어졌단 말야!"</p> <p><br></p> <p>"구멍 없었는데?"</p> <p><br></p> <p><br></p> <p>소나타가 끼어들었다.</p> <p><br></p> <p><br></p> <p>"내가 공연 시작할 때 확인해봤어. 만날 걸려 넘어져서 이번에는 안 넘어지려고 신경 좀 썼거든."</p> <p><br></p> <p>"들었냐? 소나타가 구멍 없었댄다. 하아... 하다못해 그 소나타도 조심을 하는데..."</p> <p><br></p> <p>"입 닥쳐!"</p> <p><br></p> <p><br></p> <p>아다지오가 이를 박박 갈며 말했다.</p> <p><br></p> <p><br></p> <p>"그나저나, 그 때 왜 그냥 웃고만 있었던 거야? 그것 때문에 막대한 에너지를 그냥 날려버렸잖아!"</p> <p><br></p> <p>아리아가 씩 웃으며 대꾸했다.</p> <p><br></p> <p>"너 왜 책임을 떠넘기고 그래? 네가 얼굴부터 바닥에 늘씬하게 처박지만 않았으면 우리가 웃었겠어?"</p> <p><br></p> <p>"무슨 헛소리야! 분명 얼굴 감싸고 넘어졌거든!"</p> <p><br></p> <p>아리아가 아까보다 더 큰 썩은 미소를 지으며 아다지오의 이마를 가리켰다.</p> <p><br></p> <p>"그럼 이마에 난 저 거대한 혹은 또 뭔데?"</p> <p><br></p> <p>"뭐..뭣?!?!"</p> <p><br></p> <p><br></p> <p>아다지오는 무의식적으로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려다가 멈칫했다.... 아까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쑤셔오긴 했지만... 그건 저 두 바보들 때문에 머리가 아파서 그러는 걸 거야.. 그러겠지?</p> <p><br></p> <p><br></p> <p>"혹 따윈 없..."</p> <p><br></p> <p><br></p> <p>손을 들어 쑤시는 곳을 확실히 쓰다듬어 보고나니 아다지오의 말은 쏙 들어가 버렸다.</p> <p><br></p> <p><br></p> <p>"내가 이마에 혹 많이 생겨봐서 알거든? 저건 진짜 빼박 정통으로 얼굴부터 넘어진 건데?"</p> <p><br></p> <p><br></p> <p>소나타가 명랑하게 아다지오의 속을 후볐다.</p> <p><br></p> <p><br></p> <p>"거...거짓말!"</p> <p><br></p> <p><br></p> <p>아다지오의 노기는 대번에 가라앉았다. 오로지 저 둘 앞에 지금 자신의 몰골이 어떻게 보일까 하는 걱정만 앞섰다.</p> <p><br></p> <p><br></p> <p>"아...아니지? 머리를 심하게 찧은 건 아니지? 그지?"</p> <p><br></p> <p>"야 대지.. 혹 진짜 크거든? 안 느껴져?"</p> <p><br></p> <p>"히히히 뇌사상태에 빠졌나부다. 안 느껴지는걸 보니."</p> <p><br></p> <p>소나타가 히죽히죽 웃으며 맞장구를 쳤고, 아리아는 고개를 끄덕거렸다.</p> <p><br></p> <p>"그래. 너보다 더 심한 뇌사상태인가보네.."</p> <p><br></p> <p>"그러게 말야!................... 잠깐, 야!!! 어휴.. 이,이 바보야!"</p> <p><br></p> <p>아리아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p> <p><br></p> <p>"소나타. 물론 네 유치한 험담을 내 현란한 이빨까기로 아닥시켜주는것도 물론 재밌긴 한데 말야. 이번엔 아다지오에게만 집중-"</p> <p><br></p> <p>"거울!! 당장 거울 가져와!!!"</p> <p><br></p> <p><br></p> <p>아다지오가 째지는 소리로 외쳤고, 서로 아옹다옹하던 아리아와 소나타는 일제히 아다지오를 쳐다보았다.</p> <p><br></p> <p><br></p> <p>"아다지오. 네 방에 넘치는 게 거울이거든? 그냥-"</p> <p><br></p> <p>"내가 가져올게!"</p> <p><br></p> <p>아리아가 뭐라고 더 말하려던 찰나, 소나타가 쌩 하고 뛰어갔다.</p> <p><br></p> <p>"그래... 저 얼간이에게 가져오라고 시키자 그냥.."</p> <p><br></p> <p><br></p> <p><br></p> <p><br></p> <p><br></p> <p>아다지오의 무대 꽈당 사건 이후로 몇 초간 처음으로 정적이 흘렀다. 들리는 소리라곤 소나타가 힘차게 계단 위로 올라가는 소리 뿐이었다.</p> <p><br></p> <p>정적을 먼저 깬 건 아리아였다.</p> <p><br></p> <p><br></p> <p>"대지. 그렇게 계속 손으로 이마 가리고 있을 거야? 그거 가지고 가려질까 설마.."</p> <p><br></p> <p>"닥쳐!"</p> <p><br></p> <p>아다지오가 막 성질을 내려던 찰나, 2층에서 소나타가 끙끙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리아는 2층에 대고 외쳤다.</p> <p><br></p> <p><br></p> <p>"야 소나타! 뭐 때문에 이리 꾸물대고 있어?"</p> <p><br></p> <p>"이 거울... 끙!... 진짜 커서!"</p> <p><br></p> <p>소나타의 대답에 아리아는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p> <p><br></p> <p>"야 이 바보야! 그냥 작은 걸 가져오면 되잖아!"</p> <p><br></p> <p>"아다지오 방에 작은 건 아예 없더라구! 그나마 이게 제일 작은 건데."</p> <p><br></p> <p>아리아는 뾰루퉁하게 입술을 내밀었다.</p> <p><br></p> <p>"뭐... 맞는 말인 것 같네. 아다지오는 분명 자의식 쩌는 나르시스트니까 방을 커다란 거울로 도배하지 않았다간 방에서 10초도 못 버티고 자살하겠지."</p> <p><br></p> <p>"아리아. 좀 닥쳐! 나 지금 바로 네 옆에 앉아있거든?!"</p> <p><br></p> <p>"설마 내가 모르고 그랬을까.."</p> <p><br></p> <p>아리아는 썩은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p> <p><br></p> <p>마침내 소나타가 자기키를 훌쩍 넘는 전신거울을 아래쪽 거실에까지 끌고 왔다.</p> <p><br></p> <p><br></p> <p>"계단 내려오는 도중에 굴러 떨어지지도 않고 거울도 안 깨고 내려오다니.. 너 뭐 잘못 먹었냐? 해가 서쪽에서 뜨겠는걸."</p> <p><br></p> <p><br></p> <p>소나타가 거울을 내려놓고는 거울 한쪽에 얼굴을 기대며 말했다.</p> <p><br></p> <p><br></p> <p>"뭐? 그래서 아다지오보다 더 멋지게 넘어지기라도 하라고? 걔 그거 무지 싫어할걸? 알잖아. 대지 걔 자기보다 더 관심 받는 사람 있으면 무지 질투하는 거."</p> <p><br></p> <p>"허, 그래 네 말 맞네. 만약 네가 그랬다간 자기가 더 관심 받겠다고 다음 무대에서 또 한 번 역대 급으로 자빠지고도 남을 얘지."</p> <p><br></p> <p><br></p> <p>아다지오는 이를 박박박 갈았다.</p> <p><br></p> <p><br></p> <p>"너희 둘 다! 자고있을때 목을 확 그어버릴줄 알아!"</p> <p><br></p> <p>"진정 좀 해라 대지. 너무 과민 반응하는 거 아냐? 사소한 일이잖아."</p> <p><br></p> <p>"아니~ 큰일이지롱~!"</p> <p><br></p> <p>소나타가 끼어들자 아리아는 인상을 구겼다.</p> <p><br></p> <p>"내 말은, 현실도피하지 말고 일단 네 이마부터 좀 보고, 얼음찜질부터 좀 하라는 이야기야. 자꾸 이렇게 흥분하고 지랄병을 하지 말고."</p> <p><br></p> <p>"나 흥분 안 했거든!"</p> <p><br></p> <p>"음... 저기.."</p> <p><br></p> <p>소나타가 또 끼어들었다.</p> <p><br></p> <p>"너 완전 흥분한 것 같거든.. 너 머리끝까지 화났을 때 말곤 저렇게 부들부들 안 떨잖아."</p> <p><br></p> <p><br></p> <p>아리아는 소나타와 눈빛을 교환한 후 아다지오를 쳐다보았다. 아다지오의 얼굴은 완전 상기된 채로, 몸을 사시나무처럼 부들거리고 있었고 혹을 집어넣어 없애기라도 할 작정인지 손으로 이마를 꾹 누르고 있었다.</p> <p><br></p> <p><br></p> <p>마침내 아다지오는 서서히 이마에서 손을 때고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이마를 바라보았다. 아다지오의 바램과는 정 반대로 크고 불그스름한 혹 하나가 이마에 떡하니 나 있었다.</p> <p><br></p> <p><br></p> <p>아리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p> <p><br></p> <p><br></p> <p>"봤어? 그냥 몇 주만 얼음찜질좀 하면 사라질 혹이야."</p> <p><br></p> <p>"우왕! 그럼 아다지오 이제 얼음여왕 되는 거야?"</p> <p><br></p> <p>소나타의 말에 아리아는 히죽 웃었다.</p> <p><br></p> <p>"헤, 방금꺼 괜찮았는데? 야 아다지오. 쿨하게좀 굴어. 뭐 이마에 얼음찜질을 해야 하니 안 그래도 쿨해지려나?"</p> <p><br></p> <p>"풉.,..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p> <p><br></p> <p>소나타가 갑자기 빵 웃음을 터트렸다.</p> <p><br></p> <p>"너 좋아하는 3류 로멘틱 코미디 드라마 보라고 우리가 무려 TV도 양보해줄 테니까 기운 풀고. 물론 소나타랑 나랑 옆에서 열나게 놀려댈 테지만."</p> <p><br></p> <p>"당연한 말씀!"</p> <p><br></p> <p>"이렇게 보니 진짜 별 것 아니지? 그치 대지?"</p> <p><br></p> <p><br></p> <p>아다지오는 말이 없었다. 그저 과묵하게 거울의 자기 모습을 쳐다볼 뿐...</p> <p><br></p> <p><br></p> <p>"아다지오?"</p> <p><br></p> <p><br></p> <p>아리아가 약간 걱정되는 투로 물었다.</p> <p><br></p> <p>갑자기 아다지오는 부엌으로 가더니 냉장고 냉동실을 벌컥 열었다.</p> <p><br></p> <p><br></p> <p>"아이스크림 내가 다 꺼내갈거야.. 방에 처박혀 영원히 안 나올 거니까 둘 다 그런 줄 알아."</p> <p><br></p> <p>"야. 야. 아다지오. 너 지금 너무 과민반응하는거 아냐?"</p> <p><br></p> <p>"맞아! 물론 거기 있는 많은 사람들이 널 보고 대판 웃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렇지!"</p> <p><br></p> <p>아리아와 소나타의 만류 아닌 만류에 아랑곳도 않고 아다지오는 두 팔 가득 아이스크림 통들을 껴안고 부엌을 나섰다.</p> <p><br></p> <p>"그리고 아리아랑 나 말인데, 이 일 평생 안 잊을 거다? 펴엉~생. 우리는 영원히 살잖아! 영원히 안 잊어버릴 거라구!"</p> <p><br></p> <p>아다지오는 무시로 일관한 채 위층으로 올라갔다.</p> <p><br></p> <p>"나라들이 다 망하고, 인간들의 문명이 다 사라져버릴 정도로 오랜 시간이 흘러도 아리아랑 나는 여전히 오늘 네가 자빠졌던 그 순간을-"</p> <p><br></p> <p>'콰당!!!!!'</p> <p><br></p> <p>"야. 쟤 들어갔다."</p> <p><br></p> <p><br></p> <p>아리아가 상황을 알려주자 소나타는 아랫입술을 비죽 내밀었다.</p> <p><br></p> <p><br></p> <p>"...대지 쟤... 진짜 아이스크림 다 들고 간 거야?"</p> <p><br></p> <p>"응. 완전 싹쓸이해가던데?"</p> <p><br></p> <p><br></p> <p>소나타는 한숨을 쉬곤 벽 한곳에 거울을 아무렇게나 기대두었다.</p> <p><br></p> <p><br></p> <p>"그럼 우리도 가보자."</p> <p><br></p> <p>"뭣? 야 그냥 아다지오 혼자서 찌질대게 놔 둬. 신경써봤자 좋을 거 없다."</p> <p><br></p> <p>아리아가 눈초리를 올리고 이의를 제기했으나 소나타가 되레 큰 소리를 냈다.</p> <p><br></p> <p>"달래러 가자는 거 아니야 이 바보야! 아이스크림 사러 나가자는 말이었다구!"</p> <p><br></p> <p>"어...그래... 좋은 생각이네...답지않게스리..."</p> <p><br></p> <p>아리아는 머뭇머뭇 자리에서 일어났다.</p> <p><br></p> <p><br></p> <p><br></p> <p style="text-align:center;">+000000+</p> <p><br></p> <p><br></p> <p><br></p> <p><br></p> <p><br></p> <p>사이렌들의 집 부엌, 외출에서 돌아온 아리아는 식탁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있었다. 한 손에 들고 읽기 편하게끔 만화책을 약간 접어들고 읽고 있었고, 목이 텁텁할 때 언제라도 마실 수 있게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가 담긴 암청색의 컵을 앞에 두고서는 말이다.</p> <p><br></p> <p>그 '산만한 헤어스타일'을 지닌 어떤 분이 멘붕에 빠졌을 때만큼이나, 아리아는 집 안에 정적이 흐르는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사이렌들의 거처에서 정적이란 아예 드문 일이었다. 보통 한 명, 혹은 두 명 이상의 사이렌들이 노래를 부르던가, 아니면 서로 아웅다웅하던가 해서 소란스럽기 마련이었으니..</p> <p><br></p> <p>아리아는 아다지오가 방에 들어가 안 나오고 있으니, 이런 정적을 더 오래 만끽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p> <p><br></p> <p><br></p> <p>"아~~~리아~!"</p> <p><br></p> <p>완전 빗나간 예상이었지만..</p> <p><br></p> <p>소나타가 와다다다 부엌으로 들어와선 신이 나다 못해 미친 강아지처럼 아리아 주변을 방방 뛰었다.</p> <p><br></p> <p><br></p> <p>"아~리아! 아~리아!"</p> <p><br></p> <p>"이런 망할! 소나타! 저리 가! 훠이!"</p> <p><br></p> <p>"이것좀 봐! 이 숟가락가지고 내가 신기한 것 보여줄게."</p> <p><br></p> <p>아리아는 못 봐주겠다는 듯, 얼굴을 만화책으로 가려버렸다.</p> <p><br></p> <p>"소나타. 가서 다른 놈이나 괴롭히라고."</p> <p><br></p> <p>"봐봐! 봐봐!"</p> <p><br></p> <p>잠시 후 부엌 안에 숟가락이 떨어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p> <p><br></p> <p>"아~리아앙~ 왜 안 보는 거야앙!"</p> <p><br></p> <p>"끙!"</p> <p><br></p> <p>아리아는 얼굴을 가리고 있던 만화책을 내리고는 소나타를 쏘아보았다.</p> <p><br></p> <p>"뭐?"</p> <p><br></p> <p>그러자 소나타는 활짝 웃은 뒤 떨어진 숟가락을 주워다가 자기 코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그 숟가락은 허무하게 떨어지고 말았다.</p> <p><br></p> <p>"도대체 이 바보짓은 왜 하는 거야?"</p> <p><br></p> <p>"으아. 이게 아닌데, 다시 한 번 해볼게."</p> <p><br></p> <p>"아 좀 소나타! 그냥 좀 가라고!"</p> <p><br></p> <p>소나타는 몸을 숙여 다시 숟가락을 집더니 다시 코에 숟가락을 올렸다. 아까와는 달리 숟가락은 제대로 코에 끼어있었다.</p> <p><br></p> <p>"짜잔!"</p> <p><br></p> <p>하는 동시에 숟가락은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p> <p><br></p> <p>"자알 한다. 그래 너 병신 해라."</p> <p><br></p> <p>아리아는 다시 만화책을 얼굴 위로 올렸다.</p> <p><br></p> <p>"이제 좀 가라."</p> <p><br></p> <p>"저기이~ 아~리아."</p> <p><br></p> <p>"아 소나타! 좀 닥치라고!"</p> <p><br></p> <p>"세상에서 가장 짜증나는 소리 한번 들어볼래?"</p> <p><br></p> <p>"그딴 걸 듣고 싶은 사이렌이 어디있-"</p> <p><br></p> <p>"에엥ㅇ에에에에에-ㅇㅇㅇㅇ---에에엥ㅇㅇ엥에엥엥"</p> <p><br></p> <p><br></p> <p><br></p><iframe width="560" height="315" src="//www.youtube.com/embed/0cVlTeIATBs" frameborder="0"></iframe> <p><br></p> <p style="text-align:center;"><i>"세상에서 가장 짜증나는 소리 한번 들어볼래?"</i></p> <p style="text-align:center;"><i><br></i></p> <p style="text-align:center;"><i>"그딴 걸 듣고 싶은 사이렌이 어디있-"</i></p> <p style="text-align:center;"><i><br></i></p> <p style="text-align:center;"><i>"에엥ㅇ에에에에에-ㅇㅇㅇㅇ---에에엥ㅇㅇ엥에엥엥"</i></p> <p style="text-align:center;"><br></p> <p><br></p> <p>아리아는 책을 식탁에 내려놓고는 벌떡 일어났다.</p> <p><br></p> <p>"그만! 더는 못 참아! 아다지오를 당장 방에서 나오게 해야겠어! 그래야 네가 날 좀 덜 괴롭힐 거 아냐!"</p> <p><br></p> <p>아리아가 씩씩거리며 2층으로 올라가자 소나타는 찡그리며 그 뒤를 따랐다.</p> <p><br></p> <p>"그치만.. 대지 걔는 지난밤부터 전혀 안 나오고 있는걸.. 지금은 거의 저녁 다 됐구.. 그동안 씻지도 않은 것 같은데 냄새 진짜 고약하지 않을까?"</p> <p><br></p> <p>"걔 방에 화장실 따로 달려 있잖아. 기억 안 나?"</p> <p><br></p> <p>"아 맞다! 그랬지! 차암 나도 정말, 아다지오랑 나만의 은밀한 재미를 보는 곳을 왜 잊어버렸을까?"</p> <p><br></p> <p>아리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볼에 약간 홍조를 띄곤 소나타를 돌아보며 질문했다.</p> <p><br></p> <p>"은밀한.. 재미를 보는 곳이라고?"</p> <p><br></p> <p>"히히히 그래. 아다지오가 샤워할 때 나 가끔씩 거기에 몰래 숨어들어가거든."</p> <p><br></p> <p>"...계속 해봐."</p> <p><br></p> <p>"몰래 들어가선 샤워 커튼을 확 열어재끼고 부엌칼로 막 아다지오를 찌르는 시늉을 하는 거야. 이렇게 막 휙! 휙! 휙! 휙! 그럼 아다지오가 재밌어 죽어하더라니까."</p> <p><br></p> <p></p>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1/1421473608NOhukl6Dy3AaLoqUkWFP4hay5.jpg" width="468" height="461" alt="shower.jpg" style="border:none;"><br><br></div> <p></p> <p style="margin-top:0px;margin-bottom:0px;color:#333333;font-family:'돋움';text-align:center;"><i>"몰래 들어가선 샤워 커튼을 확 열어재끼고 부엌칼로 막 아다지오를 찌르는 시늉을 하는 거야. 이렇게 막 휙! 휙! 휙! 휙! 그럼 아다지오가 재밌어 죽어하더라니까."</i></p> <div> <p style="margin-top:0px;margin-bottom:0px;color:#333333;font-family:'돋움';text-align:center;">(영화 '사이코'의 한 장면입니다.)</p></div> <p><br></p> <p><br></p> <p>아리아는 한숨을 푹 쉬곤 가던 길을 다시 갔다.</p> <p><br></p> <p>"대지 걔가 가끔 홀랑 벗고 홀딱 젖은 채로 집안에서 널 쫒아다녔던게 바로 그거 때문이였구만.."</p> <p><br></p> <p>"그렇지! 재밌지 않아?"</p> <p><br></p> <p>방문 앞에 다다라 아리아는 걸음을 멈추었다.</p> <p><br></p> <p>"나름 재밌긴 하네. 그 점은 인정해주지."</p> <p><br></p> <p>아리아는 방문을 두어 번 두드렸다.</p> <p><br></p> <p>"저기 대지! 좀 나와 볼래? 이번엔 네가 소나타랑 놀아줄 차례거든?"</p> <p><br></p> <p>"저리 가! 난 지금 볼품없단 말이야!"</p> <p><br></p> <p>아다지오가 방 안에서 빽 소리 질렀다.</p> <p><br></p> <p>"고작 이마에 혹 하나 생긴거가지고 왜 이래 진짜! 소나타를 좀 봐라. 시도때도없이 자빠지고 다리랑 얼굴이 상처투성이일 때가 허다하지만, 외모가지고 뭐라 하는 인간들은 없었잖아. 오히려 예쁘고 귀엽다고 좋아했지."</p> <p><br></p> <p>"옳소! 그리고 사람 앞에서 넘어지는 걸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의 윤택.... 윤리.... 아니 윤활유로 쓰는 사람들도 있다구!"</p> <p><br></p> <p>"저 바보 말은 무시하고, 그러니까 내 말은.. 별 일 아니라니까 아다지오!"</p> <p><br></p> <p>"이렇게 이마 정 중앙에 딱 나있는데 별 일 아니라니! 뭔 헛소리야!!!"</p> <p><br></p> <p>"어이구... 야 대지! 누가 신경이나 쓴다고 그래? 누가 들으면 네 얼굴이 완벽 그 자체인줄 오해하겠다. 야."</p> <p><br></p> <p>"내 얼굴은 완벽.....그 자체'였었'다구!"</p> <p><br></p> <p>소나타가 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끼어들었다.</p> <p><br></p> <p>"뭐... 내가 봐도 넌 꽤 예쁘긴 하지.. 근데 그런다고 얼굴에 잡티 하나 안 나는 것도 아니면서 무슨 유난이래 진짜?"</p> <p><br></p> <p>"나! 얼굴에! 잡티! 따윈! 하나도! 안! 나거든!"</p> <p><br></p> <p>아다지오가 쩌렁쩌렁하게 외쳤으나, 아리아는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p> <p><br></p> <p>"풉... 야. 야. 네가 암만 화장을 떡칠하고 다녀 봐라. 우리가 그걸 모를 줄 아나. 그리고 가린다고 잡티가 사라지기는 하냐? 아니잖아!"</p> <p><br></p> <p>"내 말이!"</p> <p><br></p> <p>소나타가 도의했다.</p> <p><br></p> <p>"아 맞다! 전에 대지 코에 큰 뾰루지 하나 났던 거 기억나?"</p> <p><br></p> <p>"헤. 그랬었지. 쳐다보거나 뾰루지의 '뾰'자만 꺼내도 화가 나서 지랄병을 하더니, 문득 방에 들어가 커다란 반창고 하나를 코에 붙이고 나왔던 그 때 말이지?"</p> <p><br></p> <p>"히히! 응 맞아 맞아. 그 때 댄 핑계도 웃겼던 게, 자기 눈썹 정리하다가 코를 찔렀다고 했었단 말야? 나 참. 어떻게 눈썹 정리하다가 코를 찌를 수가 있어? 우길 걸 우겨야지."</p> <p><br></p> <p>"그러게. 차라리 입가에 난 수염 깎다가 긁혔다고 하면 믿겠다."</p> <p><br></p> <p>"우왕! 그럼 나도 깜빡 속아 넘어갔겠다! 대지 걔 수염도 났었지?"</p> <p><br></p> <p>그 때 아다지오가 문 뒤에서 소리죽여 흐느껴 우는 소리가 들려와 둘은 잠시 말을 멈췄다.</p> <p><br></p> <p>"이야... 너 사람 달래는 거 진~~짜 못한다."</p> <p><br></p> <p>소나타의 말이었다.</p> <p><br></p> <p>"뭐..뭣?! 야! 네가 잡티 이야기만 안 했더라도 쟤는 나 덕분에 진작 나오고도 남았거든? 네가 바보짓해서 그런 걸 왜 나한테 다 떠넘기고 그래!"</p> <p><br></p> <p>"저기요 아리아씨. 그런 댁이야말로 무의식적으로 사람 기분 나쁘게 하는 덴 일가견이 있는 분이시거든요? 아다지오를 거의 달랬다고? 핏. 퍽이나."</p> <p><br></p> <p>아리아는 소나타를 노려보았다.</p> <p><br></p> <p>"아 그러셔? 내가 해서 나오면 두고 보자!"</p> <p><br></p> <p>아리아는 다시 아다지오의 방문을 돌아보며 외쳤다.</p> <p><br></p> <p>"야 대지."</p> <p><br></p> <p>"꺼이... 꺼이... 훌쩍.... 제발... 둘 다 나가서 죽어버리던지 아니면 날 좀 죽여줘! 아예 죽이라고! 이번엔 까다롭게 안 굴 테니까!"</p> <p><br></p> <p>"저기.. 아다지오 들어봐.. 사실 난 네 머리가 진짜 산만하... 아니 진짜 멋지다고 전부터 생각해왔었거든.. 그러니까.. 나중에 내가 머리 한번 빗어줄게. 이번엔 무슨 물고기 잡는 그물에 걸린 것 같다고 불평 따윈 안 할 테니까.."</p> <p><br></p> <p>"...."</p> <p><br></p> <p>"그대로만 해.."</p> <p><br></p> <p>소나타가 히죽 웃으며 재촉했다.</p> <p><br></p> <p>"내가 네 머리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아 이번엔 비꼬려는 거 아냐. 칭찬하는거라구.. 어쨌든.. 흠... '우와! 무슨 주황색 곰을 한 마리 때려잡아다가 자기 머리에 매달아놨나? 저런 무거워보이는 걸 맨날 달고 다니는데도 목통증을 한 번도 호소를 안 하다니, 역시 아다지오는 대단하네.'.... 라고 언제나 생각하거든?"</p> <p><br></p> <p>"끅....잘....끅 하곸.....끅....있엌......"</p> <p><br></p> <p>소나타는 입을 가리고 필사적으로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걸 막고 있었다.</p> <p><br></p> <p>"무게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너 몸무게 잴 때 그 머리 무개도 합쳐서 재는 거야? 그렇지! 분명 그럴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몸무게가 90키로나 나가냐? 아니.. 93이였던가.."</p> <p><br></p> <p>"풉!"</p> <p><br></p> <p>소나타가 못 참고 웃음을 약간 터트렸다.</p> <p><br></p> <p>"아 좀 닥쳐봐! 지금 아다지오가 무슨 반응을 하는지 들으려고 하는 중-"</p> <p><br></p> <p>"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으헝! 흐헝! 허허허어어어어어어엉!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p> <p><br></p> <p>"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반응 딱 나왔네 나왔어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p> <p><br></p> <p>"....그래.. 네 말이 맞다... 나 사람 달래는 거 못하네 진짜..."</p> <p><br></p> <p>"푸하하하핫... 아아.. 잠깐 눈물좀 닦고... 히히히히... 뭐 하고 있어? 계속 해봐. 열심히 하다보면 운 좋게 걸리는 게 하나쯤은 있을 거 아냐?"</p> <p><br></p> <p>아리아는 아다지오가 방 안에서 펑펑 우는 소리를 배경음악삼아 소나타를 지긋이 노려보았다.</p> <p><br></p> <p>"야. 그렇게 깐죽대지만 말고, 이제 네가 집적 해보지 그러냐?"</p> <p><br></p> <p>"그런 말 할 줄 알았지! 가자! 타코 헛으로!"</p> <p><br></p> <p>소나타는 명랑하게 계단을 내려갔고, 아리아는 툴툴대면서도 그 뒤를 따랐다.</p> <p><br></p> <p>"타코가지고 일을 해결해 보겠다고? .... 놀랍지도 않구만.."</p> <p><br></p> <p><br></p> <p style="text-align:center;">+00000+</p> <p><br></p> <p><br></p> <p><br></p> <p>멕시코 패스트 푸드점에 갔다 오는 짧은 외출을 마치고 아다지오에게 보내는 짧은 편지까지 다 쓰고서, 두 명의 사이렌은 다시 아다지오의 방 앞에 와 섰다.</p> <p><br></p> <p>아리아는 소나타가 두 팔 가득 한 아름 안고 있는 타코를 보면서 한숨을 푹 쉬었다. 보아하니 그 편지는 타코 포장지에 쓴 모양이었다.</p> <p><br></p> <p><br></p> <p>"잠깐 맞춰볼게.. 너 혹시 편지는 크레용으로 썼냐? 애도 아니고 진짜.."</p> <p><br></p> <p>소나타는 자랑스럽게 타코를 싸고 있는 포장지를 들어보였다. 푸른색 잉크로 '기운 녜'라는 글씨가 삐툴하게 적혀져있었다.</p> <p><br></p> <p>"아니! 물에 지워지는 매직으로 썼지! 전에 내가 크레용으로 입안을 예쁘게 색칠한 이후로 너희들 나한테 크레용 전혀 안 사주잖아."</p> <p><br></p> <p>"끙.. 그 기억을 굳이 되살려줘서 정말 고맙다. 앞으로 며칠간 더 악몽에 시달려야겠군."</p> <p><br></p> <p>"천만의 말씀!"</p> <p><br></p> <p>아리아는 소나타를 한번 쏘아봐주고는 소나타가 들고 있는 타코 꾸러미를 자세히 보았다.  "기운 녜"라는 글귀 외에도 각기 다른 색의 색깔로 각 타코 포장지에 "아기처럼 울지좀 마! 어휴!" "모두 다 격고 사는 일이야 근데 웨 이리 윤안을 떠러?" "너 혹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별로 안 징그러.(사실 좀 징그러)." 등의 문구가 난잡하게 적혀있었다.</p> <p><br></p> <p>"이딴 걸로 아다지오를 지금 달래보겠다고?"</p> <p><br></p> <p>"타코가지고 세상에 해결 안 되는 일은 없는걸!"</p> <p><br></p> <p>"지금 네가 하는 짓을 보니 전혀 안 될 것 같단 말씀이지."</p> <p><br></p> <p>소나타는 씨익 웃으며 아다지오의 방문 앞에 와 섰다.</p> <p><br></p> <p>"잘 봐두시게. 신음을 좀 가져보게나 자매여."</p> <p><br></p> <p>"잘 해 봐ㄹ... 아니, 신용이겠지 이 멍청아!"</p> <p><br></p> <p>아리아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려다가 새삼 이상한걸 깨닫고 딴죽을 걸었다.</p> <p><br></p> <p>"그게 그거지! 바로 이 전문가가 하는 일을 눈 뜨고 잘 보기나 하라구!"</p> <p><br></p> <p>소나타는 방문을 살짝 두드리곤 약간의 가성을 섞어 말을 꺼냈다.</p> <p><br></p> <p><br></p> <p>"아다~지오! 이제 그만 질질 좀 짜. 내가 그러지 마라고 맛있는 타코랑 편지까지 적어서 가져왔~다?"</p> <p><br></p> <p>"저리 갓!"</p> <p><br></p> <p>"실어, 네가 너무나도 걱정되는걸. 여기 아리아도 그런대."</p> <p><br></p> <p>"난 아닌데.. 그냥 아다지오가 없으면 네가 날 하루죙일 귀찮게 할 것 같아서 그런 것뿐인데."</p> <p><br></p> <p>소나타는 아리아를 무시하고 말을 계속했다.</p> <p><br></p> <p>"아다지오! 아이스크림만 먹고는 못 살아! 내 말 믿어! 나도 아이스크림만 먹고 살려다가 배가 아파 그만둔 적 있어서 잘 알거든! 그러니 문 좀 열어봐! 나와서 타코 좀 먹어보란 말야!"</p> <p><br></p> <p>"제발 좀 꺼져!"</p> <p><br></p> <p>"헤, 저 말 들었냐?"</p> <p><br></p> <p>아리아가 소나타를 돌아보며 빈정댔다.</p> <p><br></p> <p>"아다지오 말 들어라. 당장 집에서 꺼진 다음 우리가 살고 있는 곳 따위는 싹 잊어버리고 네 갈길 가라고. 너는 한 30분정도면 잊어버릴 테니 쉽겠네. 그거."</p> <p><br></p> <p>"익~ 시끄러워! 남은 지금 아다지오를 나오게 하려고 최선을 다 하고 있구만."</p> <p><br></p> <p>"그 거짓말 정말이야?"</p> <p><br></p> <p>"둘 다! 당장 꺼져!" 찌질이든 징징이든 혼자서 하게 날 좀 내버려두라고!!"</p> <p><br></p> <p>"아이고.. 그걸 그렇게 큰 소리로 하면 우리가 섭하지..."</p> <p><br></p> <p>아리아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문대며 말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소나타는 계속 대화를 시도했다.</p> <p><br></p> <p>"근데 아다지오 진짜 안 나올 거야? 그럼 이 맛있는 타코는 어떻게 먹을 생각이야? 널 위해 특별히 준비한 건데."</p> <p><br></p> <p>"널 위해 특별히? 웃겨... 그냥 아무 근처 타코집이나 가서 적당히 돈 주고 사온걸 가지고."</p> <p><br></p> <p>"쉬잇..."</p> <p><br></p> <p>소나타는 손으로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 바람에 타코 몇 개가 바닥으로 와르르 쏟아졌다.</p> <p><br></p> <p>"필요 없어! 꺼져!"</p> <p><br></p> <p>아리아가 또 인상을 찌푸리며 빈정거렸다.</p> <p><br></p> <p>"자알~한다. 네 계획에 아주 예상치 못한 '아다지오가 여전히 방에 틀어박혀 안 나옴'이라는 변수가 생겼구만. 그래서 그 맛있는 타코는 이제 어떻게 주냐?"</p> <p><br></p> <p>"풉! 다 생각이 있지요!"</p> <p><br></p> <p>소나타는 아래쪽 문틈으로 몸을 숙였다.</p> <p><br></p> <p>"이 문틈 사이로 넣어주면 되지."</p> <p><br></p> <p>아리아는 한쪽 눈을 치켜세웠다.</p> <p><br></p> <p>"문틈 아래로? 소나타... 비율을 좀 생각해봐라. 이렇게 굵은 타코가 문틈 아래로 들어갈-"</p> <p><br></p> <p><br></p> <p>콰작!</p> <p><br></p> <p><br></p> <p>"-것 같냐....."</p> <p><br></p> <p>소나타는 타코가 부서지든 말든 꾸준히 방 문틈에 타코를 쑤셔 박고 있었다.</p> <p><br></p> <p>"아휴.. 아리아 너 진짜 멍청해!"</p> <p><br></p> <p><br></p> <p>아주 의외의 상대에게서 지적 수준을 무시당하는 말을 듣자, 경악과 분노가 아리아의 온 몸을 휘감았다. 아리아는 부들부들 떨면서 소나타를 내려 보았다.</p> <p><br></p> <p><br></p> <p>"방금 네가.... 날 멍청이라고 했어?!?!?!?!?"</p> <p><br></p> <p>소나타는 고개를 끄덕이곤 원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곤죽이 된 타코를 계속 쑤셔 박았다.</p> <p><br></p> <p>"그래. 방금 비율이니 어쩌구니 말을 했었지. 생각해봐봐. 그냥 타코만 주는데 그런 어려운 계산이 필요할거라고 생각해? 난 수학 따윈 믿지 않아!"</p> <p><br></p> <p><br></p> <p>아리아는 막막하여 천장만 쳐다보았다. 속에선 천불이 났지만 딱히 대꾸할 말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어이가 없어서 그저 한숨만 푹 쉬었다.</p> <p><br></p> <p>"...도무지 이 세상 것이 아닌 듯 한 발상이라서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가 없구만.. 그래 네가 짱해라."</p> <p><br></p> <p>소나타는 히히히 웃으며 다른 타코 하나를 또 문 아래로 밀어 넣기 시작했다.</p> <p><br></p> <p>"그렇지? 나 좀 짱이지?"</p> <p><br></p> <p>그 순간 아다지오의 경악에 찬 외침이 들렸다.</p> <p><br></p> <p>"잠깐, 너 뭐하는... 소나타! 아..안 돼!"</p> <p><br></p> <p>"돼!"</p> <p><br></p> <p>아다지오가 만류를 하든 말든 소나타는 억척같이 타코를 밀어 넣었다.</p> <p><br></p> <p>"아리아! 어떻게 좀 해봐!"</p> <p><br></p> <p>"뭘 하라고? 소나타 도와서 타코를 문틈 아래에 집어넣으라고?"</p> <p><br></p> <p>"날 좀 도와주란 말이야!"</p> <p><br></p> <p>"아냐 대지. 생각해보니까 오히려 소나타가 타코를 처넣는 걸 도와주는 편이 더 낫겠는걸. 빨리 나와. 더 이꼴 보기 싫으면. 타코는 아직도 산더미처럼 남았다고."</p> <p><br></p> <p>이제 소나타는 막 세 번째 타코를 쑤셔 넣으려던 참이었다.</p> <p><br></p> <p>"하..항복! 아리아. 알았어. 나갈게. 나간다구. 그러니 제발 저 망할 타코녀좀 막아줘. 응?"</p> <p><br></p> <p>"것 봐! 통할 거라고 했지?"</p> <p><br></p> <p>"통한 거고 나발이고, 야. 타코녀. 아다지오 방문에 머리 찍고 싶지 않으면 빨랑 나와."</p> <p><br></p> <p>소나타가 의기양양하게 말했고, 아다지오는 오만상을 지으며 소나타를 문에서 끌어냈다.</p> <p><br></p> <p>아다지오는 문을 벌컥 열고 걸어 나왔다. 눈가에 칠한 마스카라는 번질대로 번져 턱까지 새까만 줄을 그리며 내려갔고, 거대한 곱슬머리는 전날보다 더 산발이 되어있었다. 아다지오는 이마에 난 혹을 가리고는 박살이 난 타코 위를 건너 걸어와 두 명의 사이렌을 날카롭게 쏘아보았다.</p> <p><br></p> <p>"이제 기분 좀 나아졌냐?"</p> <p><br></p> <p>"아니, 엉망진창이야!"</p> <p><br></p> <p>아리아의 질문에 아다지오가 대답했다.</p> <p><br></p> <p>"하지만 너희들이 서투르게 날 달랜답시고 하는 짓들을 가만히 받아주느니, 그냥 무대에서 넘어진 거랑, 그것 때문에 난 혹을 평범하게 놀림 받는 게 차라리 낫겠어!"</p> <p><br></p> <p>"그래. 혼자 찌질대고 싶었는데 방해해서 정말 미안하다 아다지오."</p> <p><br></p> <p>아리아는 씨익 웃으며 사과 아닌 사과를 건넸다. 아다지오는 뭐라 대꾸하려다가 그냥 눈살만 찌푸리곤 소나타를 돌아보았다.</p> <p><br></p> <p>"네가 내 방문 앞 어지른 건 확실히 치우도록 해."</p> <p><br></p> <p>"분부 받들겠습니다요. 대장!"</p> <p><br></p> <p>소나타는 활짝 웃고는 타코의 잔해 쪽으로 고개를 숙였다.</p> <p><br></p> <p>"그리고 땅에 떨어진 건 절대 먹지-"</p> <p><br></p> <p>말이 무색하게, 타코 씹는 소리와 소나타의 흥에 겨운 콧노래소리가 들려왔다.</p> <p><br></p> <p>"음~음~ 방금 뭐라고 했어 아다지오?"</p> <p><br></p> <p>"관두자! 관둬!"</p> <p><br></p> <p>아리아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p> <p><br></p> <p>"자. 이제 쌓인 분노를 비디오게임으로 푸는 건 어떨까? 무대 위 공개 꽈당녀 씨?"</p> <p><br></p> <p>"하................................................................... 알았으니까 이제 그 건에 관해선 입 좀 다물-"</p> <p><br></p> <p>"앗싸!"</p> <p><br></p> <p>소나타가 타코의 변사체(?)에 대고 있던 입을 때고 벌떡 일어났다. 소스와 음식 쪼가리들이 난잡하게 입가에 붙어있었다.</p> <p><br></p> <p>"잡티 투성이에, 머리는 산발에, 수염도 났고, 잘 자빠지는 우리 아다지오랑 같이 비디오 게임 한다! 신난다!"</p> <p><br></p> <p>"진짜 좀 닥쳐줄래? 아주 잠깐만이라도 둘 다 닥쳐준다면 소원이 없겠거든."</p> <p><br></p> <p>아다지오는 이를 마르고 닮도록 갈고 있었다.</p> <p><br></p> <p>"그럼 내가 처음 찜!"</p> <p><br></p> <p>아리아가 외치자마자 소나타는 미친 듯 한 스피드로 아리아 앞을 가로질러 계단으로 질주했다.</p> <p><br></p> <p>내가 먼저 가서 할거~다 뭐!"</p> <p><br></p> <p>아리아도 허겁지겁 그 뒤를 쫒았다.</p> <p><br></p> <p>"소나타! 너 컨트롤러에 침발라놓으면 가만 안 둘.. 엇! 비켜! 비키라고!"</p> <p><br></p> <p>"너나 비켜!"</p> <p><br></p> <p>아다지오는 해탈한 표정으로 두 명의 사이렌이 비좁은 계단을 어떻게든 서로를 재끼려고 밀고치고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p> <p><br></p> <p>"으아!"</p> <p><br></p> <p>"끼야아아악!"</p> <p><br></p> <p>곧 둘은 동시에 발을 헛디뎌 비명소리와 우당탕 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래층으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p> <p><br></p> <p>이 재미있는 광경을 위층에서 오롯이 감상한 아다지오는 씨익 웃으며 두 손을 허리춤에 올린 체 계단에서 구른 둘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았다.</p> <p><br></p> <p>"아야야야야..."</p> <p><br></p> <p>소나타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삐져나왔다. </p> <p><br></p> <p>아리아와 소나타는 몸을 섞은 채로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겨우 정신을 차린 아리아는 미간에 주름을 가득 잡고는 아다지오를 올려보았다.</p> <p><br></p> <p>"한 마디도 하지마라 아다지오.."</p> <p><br></p> <p>"누구, 저요?"</p> <p><br></p> <p>아다지오는 그야말로 악마 같은 웃음을 지으며 장난스럽게 자기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p> <p><br></p> <p>"그러니까 너희들이 고고하게 바다를 누비는 사이렌에서 제 앞가림도 못 하는 발작증에 걸린 침팬지로 퇴화해버리는 바람에 계단 하나 제대로 못 내려가고 굴러 떨어졌다는 사실을 입 밖에 내지 말라는 뜻이지? 잘 알아들었어."</p> <p><br></p> <p>아리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아다지오를 노려보았다.</p> <p><br></p> <p>"그렇게 나오시겠다! 공개 망신을 당한 누구보다야 이 꼴이 더 나으니까 내가 참는다."</p> <p><br></p> <p>"저렇게 저능한 뇌를 달고 다닐 바에야 차라리 공개망신 한번 당하고 말지!"</p> <p><br></p> <p>아다지오가 질세라 말을 받았다.</p> <p><br></p> <p>한편 소나타는 아리아 아래에 깔린 채로 부단히 몸을 비틀고 있었다.</p> <p><br></p> <p>"아리아~아. 내려와~아! 네 옷에 달린 가시에 내 배를 좀 심하게 찔렸단 말이야~아!"</p> <p><br></p> <p><br></p> <p><br></p> <p>-끗-</p> <div><br></div> <p><br></p> <p><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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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17 18:11:29  121.131.***.184  13E9  387625
    [2] 2015/01/18 00:03:30  182.226.***.9  진Jin  594972
    [3] 2015/01/19 01:32:29  59.23.***.146  투명비둘기  53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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