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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기뮤식의노예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3-03-27
    방문 : 625회
    닉네임변경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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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69694
    작성자 : 기뮤식의노예
    추천 : 5
    조회수 : 827
    IP : 121.147.***.44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4/06/25 14:10:10
    http://todayhumor.com/?pony_69694 모바일
    졸렬한 포니 번역)파멸의 가장자리 - 제 4장 방문
    1400563786BTIdKBqPlw1XSNzcXybWX.jpg


    전편 요약 :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jpg


    ===========================================================================================================



    방문




    늦은 밤, 포니빌 도서관

    "좋다. 가진 것 전부를 걸지."

    매캐한 연기가 가득 찬 방에서 보라색 아기용은, 자기가 가진 모든 칩을 판 중앙에 다 밀어 넣었다. 판돈이 터무니없이 올라가버린지라, 두 명의 도박 상대는 그걸 보고 지레 겁을 먹고 접어버렸다.

    이제 남은 상대는 하나... 하지만 스파이크의 손엔 클로버 4, 10이 들려있고 도박판엔 하트 잭, 클로버 2,6이 깔려있었다.


    texas-holdem-poker-strategy.png

    (텍사스 홀덤 포커, 각 플레이어마다 카드를 두 장씩 돌리고, 돈을 건 후 바닥에 일단 3장의 카드를 깐 후 돈을 겁니다. 카드를 한 장씩 깔 때 마다 돈을 거는 포커 방식으로, 바닥에 깔린 카드에 자기 손의 카드로 족보를 맞춰 가장 끗수가 높은 사람이 이기는 방식의 포커입니다. 주로 북미 지방에서 선호되는 포커 게임입니다. 역주)

    이제 바닥에 카드를 하나 더 깔 때가 됐다. 클로버가 하나만 더 나오면 플러쉬로 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스파이크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딜러가 무슨 카드를 뽑을지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마침내 딜러가 운명의 카드 한 장을 도박판에 뽑아 내려놓았다.

    클로버 잭이였다.

    승기는 확실해보였다. 스파이크는 자기 손에 든 카드를 상대들이 볼 수 있게 뒤집어 내려놓고는 판돈을 챙겨가려고 하였다. 감출 수 없는 웃음이 입가에 서렸다.

    "후후... 드디어 누가 오늘 좀 끗발을 받는구먼 그래..."

    하지만 토끼의 발이 스파이크를 제지했다. 검은색 정장에 나비넥타이를 한 엔젤이였다. 엔젤은 스파이크의 마지막 상대 잇몸이를 가리켰다. 잇몸이는 자기 손에 든 카드를 서서히 내려놓았다. 잭이 두개였다.

    "포 오브 어 카인드? 이런 위노나 자식 놈을 봤나!"

    분명히 스파이크의 완패였다. 갑자기 자기가 엄청 심한 말을 했다는 걸 깨달은 스파이크는, 옆의 보더라인 콜리에게 급히 사과했다.

    "아 미안하다. 딱히 너 욕하려고 한 말은 아니고.."

    정작 옆의 개, 위노나는 별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지만..

    엔젤은 이미 산더미 같이 쌓여 있는 잇몸이의 칩 무더기에 또 다른 칩 무더기를 밀어주었다. 잇몸이는 분명 이 판에 모인 애완동물들 중 꾼중의 꾼이였다. 누구든 저 무표정한 악어가 판돈을 다 휩싸리라고는 예상이나 했을까?

    스파이크는 판에서 나오는가 싶더니, 어느 새 보석으로 꽉 찬 컵 한잔을 들고 왔다. 그리고는 딜러 엔젤의 옆구리에 컵을 쑥 밀어 넣었다.

    "이것 좀 칩으로 바꿔주겠어?"

    규칙상 이건 명백히 금지된 일이고, 벌써 이 규칙을 어긴 지도 세 번이 넘어가지만, 엔젤은 이 제안을 쾌히 승낙했다. 그게 동정심에서 우러나온 건지 아니면 스파이크가 돈을 다 잃는 꼴을 보는 게 즐거워서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였다.

    이렇게 스파이크가 보석들을 넘겨주려고 하던 찰나, 걸쇠가 풀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도서관 문이 활짝 열리는 것이었다!

    "잠깐... 왜 이리 어두워?"

    트와일라잇은 뿔에 불을 밝혔다.

    "그리고 이 자욱한 연기들은 다 뭐야? 스파이크! 또 무슨 말썽 부린 거 아니겠지?"

    스파이크가 현관 깨로 재빠르게 튀어나왔다.

    "어..와... 왔어 트와일라잇? 이.. 일찍 왔다?"

    잽싸게 다른 애완동물들에게 도박판을 치우라는 신호를 보낸 후, 스파이크는 트와일라잇을 올려보며 뻘쭘하게 웃었다. 나머지 애완동물들은 도박판을 분주하게 옷장 안에 밀어 넣었다.

    그런데 이번엔 좀 이상했다. 평소 집에 들어오는 포니들보다 2배 정도의 포니들이 들어왔던 것이다. 플러터샤이, 핑키 파이, 애플잭, 래리티가 오독하니 서 있었다. 곧 뒤처리를 끝낸 다른 애완동물들도 스파이크의 곁에 와서 섰다.

    트와일라잇은 스파이크가 어안이 벙벙해 있는 모습을 보곤 설명을 덧붙였다.

    "스파이크. 캔털롯 고등학교에서 만난 애들 기억나지?"

    스파이크는 고개를 짤짤짤 흔들고는 다시 제정신을 되찾았다.

    "잠깐.. 그러면 쟤네들 중 절반 정도는... 내가 개로 변했던 그 이상한 곳에서 건너온 애들이란 말야?"

    "그렇지. 쟤네들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을 때 까진 여기에 머무를 작정이고.."

    "어.. 쟈가 스파이크가? 용아라 카길래 쫌 클줄 알았드만.."

    AJ가 레어의 귀에 속닥거렸다.

    "그래. 나도 뭔 고질라 비슷한 크기일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그 말을 겉귀로 들은 RD가 덧붙였다.

    "동감이야. 무슨 꼬마애같이 생겼는걸..."

    레어의 말이었다.

    "쟈한테 아즉도 관심 있나? 내는 쟈가 강아지였을때 니가 쟈를 훔쳐보는 눈빛이 심상찮았다는 거 다 알고 있데이."

    AJ가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레어에게 말했고, 레어의 얼굴은 점점 새빨개졌다.

    "이보셔 애플잭. 약간 관심좀 가져주었다고 해서 그게 갑자기 그렇고 그런 사이로 변모하는 건 아니거든? 그리고 스파이크와 나와의 우정은 아주 플라토닉한 우정이라구!"

    레어가 톡 쏘았다.

    "그...그러면 래리티가... 둘이나 있다는 소리?"

    레어의 말은 못 들었는지, 스파이크는 사뭇 황홀한 어조로 웅얼거렸다.

    "그렇지 뭐 당분간은."

    트와일라잇이 대답했다. 이런 엄청난(?)사실을 감당할 수 없었는지 스파이크는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어머나..."

    샤이가 작게 외치며, 곧바로 그 꼬마용이 괜찮은지 확인하러 갔다.

    "래리티가 둘... 래리티가 둘..."

    겨우 무의식적으로 이런 말만 중얼거릴 뿐이었다.

    "뭐 쟤 잘 시간은 이미 넘었긴 했었지.."

    트와일라잇이 보라색 마력으로 스파이크를 침대로 들어다 옮기며 말했다.

    "흠... 그럼 거울에 관한 편지는 내일에나 올려야겠고.. 아 맞다! 깜빡하고 있었네."

    트와일라잇은 마력을 집중했다. 그러자 바깥에서 반짝 하고 빛이 나더니 곧이어 현관에서도 반짝 하고 빛이 났는데, 밖에 있었던 거울이 어느 새 현관 안으로 들어와있었다.

    "이 거울을 그대로 밖에다 세워둘 수는 없는 노릇이였으니까."

    "그럼 왜 굳이 기차를 타고 왔는지 물어봐도 돼냐?"

    RD가 퉁명스레 질문을 던졌다.

    "일단 계획을 실행하려면 공주님에게 서신을 보내야 하는데 스파이크가 공주님께 연락을 보낼 가장 빠른 수단이거든. 그리고 캔털롯과 포니빌간의 거리는 기차를 타고 가면 꽤 가까우니까 시간 절약도 되고."

    "그냥 네가 순간이동 써서 여기까지 올 수도 있지 않았냐? 아까 보니까?"

    "으음... 그러니까 내가 쓰는 순간이동은 단거리 전용일 뿐더러 시전자 포함 2~3기의 포니만이 이동 가능하거든. 너희들을 순간이동으로 수정 왕국에서 여기까지 데려오는 건 꽤나 비효율적인 방법이였을거야.."

    "모 됐제 글믄? 그만 내 집으로 돌가봐도 되나?"

    애플잭이 위노나의 목줄을 붙잡으며 말했따.

    "위노난 집말고 딴 집에서 자는 건 별로 안 좋아해서 말다. 글구 쁠룸이가 또 깜빡하고 개 맡겨 논 걸 안데려가뿐 모양인데, 집에 돌아가믄 한 소리좀 해야긋다."

    "참 웃기네. 울 동생도 간혹 근다 아이가?"

    애플잭의 말에 대한 AJ의 변이었다.

    "글믄 욕 봐라 다들. 내일 아침 또 보제이. 다른 세상의 내랑 또 다른 야들도."

    이 말을 마지막으로 애플잭은 도서관을 나섰다.

    "그럼 이 몸도 슬슬 나가봐야겠군!"

    레인보우 대쉬가 말했다.

    "네 도서관에 무슨 유감이 있다는 건 아닌데, 그래도 잠은 내 집에서 자야 제 맛이지."

    "동감이야."

    래리티가 동의하며 말했다.

    "익숙한 곳만큼 편한 곳은 없는 법이거든. 예외가 있다면 스파의 욕실이라던가. 발굽 관리 중이라던가. 크고 아름다운 물..."

    래리티는 주변을 둘러보며 얼굴을 붉혔다. 굉장히 쓸데없는 이야기를 한 모양이었다.

    "어.. 어쨌든 나도 이만 가봐야 할 것 같네. 이리오렴 오팔."

    고양이 한마리가 도도한 걸음으로 래리티가 든 고양이 우리 쪽으로 들어갔다.

    "애플잭도 내일 아침에 온다니까 나도 내일 따라서 다시 한 번 올 예정이야. 그럼 내일들 보자구."

    "그때쯤 보자. 가자 탱크야!"

    레인보우 대쉬가 덧붙였다. 래리티와 레인보우 대쉬, 탱크는 각자 도서관을 나섰다.

    "잠깐! 쟤 애완동물이 날으는 거북이야? 쩐당!"

    RD가 신나하며 말했다.

    "거북이 아니라.. 남생이야.. 남생이..."

    플러터샤이가 정정해주었다.

    "그렇담... 나도 돌아가 볼게.. 실례가 안 된다면... 돌봐줘야될 동물이 산더미거든... 곰돌이 해리도 돌봐줘야 하구.. 다른 작은 친구들이 여전히 해리를 무서워해서.."

    "음.... 괜찮다면.. 내일 내가 한번 네 집에 들러봐도 돼? 너도 잘 알겠지만... 나도 동물 돌보는걸. 굉장히 좋아하거든... 물론 네가 괜찮다면 말이지만..."

    샤이가 플러터샤이에게 질문하였다.

    "당연히 돼지! 음... 내 집은 야생동물들이 돌아다니는 마법의 숲 근처에 있으니까 올 때 좀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그럼.. 내일 봐."

    플러터샤이가 나가고 나서도 샤이는 엔젤과 플러타샤이가 나누는 대화를 약간 들을 수 있었다.

    "근데.. 그런 건 왜 입고 있는 거야?"

    도박꾼 복장을 하고 있는 엔젤을 돌아보면서 순진하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플러터샤이의 목소리도 저 멀리 떨어져 밤의 고요함에 차분히 묻히고 말았다.

    방에 남은 여섯 기의 포니들을 돌아보며 트와일라잇이 입을 열었다.

    "그래. 그렇담 이제 남은 포니들은 우리뿐이지? 침낭 가지고 와야겠-"

    "트와일라잇! 지금 시간 몇시야?"

    핑키 파이가 불쑥 물어보았다.

    "어... 11시 반?"

    트와일라잇이 시계를 올려보며 대답했다.

    "열한시 바아아아안?! 잇몸이가 좋아하는 영화 할 시간이잖아? 아이구 어쩌나? 이걸 놓치면 잇몸이가 불같이 화를 낼 텐데! 그럼내일보자애들아트와일라잇!!"

    핑키 파이가 문을 쌩 하고 나서며 말했다. 곧 핑크색의 잔상만 남기곤, 핑키 파이는 거리 저편으로 사라졌다.

    "좋아 그럼.. 흠.. 침낭 한 개가 비는데.. 내가 그걸 어디에다 뒀더라?"

    트와일라잇은 두런거리며 침낭을 찾다가 어떤 옷장 문을 열었다.

    "끄아!!"

    아까침 스파이크와 애완동물이 급하게 숨겨 놓았던 도박판이 트와일라잇의 얼굴에 정통으로 쏟아져 내렸다.

    어질러진 난장판을 어느 정도 수습하고 난 뒤, 침낭을 각자의 위치에 깔고 여섯 기의 포니들은 서로 둘레둘레 모여 앉았다.

    "음.. 이렇게 재워서 정말로 미안. 내 거 말고 여분의 침대가 하나 더 있긴 한데, 너희중 두 기만 침대에 재우는 건 좀 불공평한 처사 같아서 말야."

    "아냐 괜찮아. 그나저나 넌 그냥 네 침대에서 자지 그러냐."

    RD의 말이었다.

    "그게.. 내가 봤던 합숙 파티 책에서는 포니들이 잘 침대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엔, 다른 같은 수단으로 같이 자야 한다고 나와있길래.."

    "헐.. 그런 것도 일일히 책 보고 따라한다고?"

    RD가 건조한 톤으로 물었다.

    "으응.. 그런데?"

    "트와일라잇이 얼굴을 약간 붉히며 대답했다.

    "야이 범생이 찐따 책덕후년아! 아옼ㅋㅋㅋㅋㅋ"

    RD가 트와일라잇을 가리키며 낄낄대기 시작했다.

    "그만좀 하지 레인보우? 트와일라잇은 손님 대접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참고한 것뿐인데, 그게 그리 비웃을 일이니?"

    "옳소! 파티에 관한 책을 참고하는 건 언제나 찬성이라고!"

    레어와 핑크가 트와일라잇을 변호하고 나섰다.

    "알았어. 헤헤. 그만할게. 그나저나 덕후하니까 생각난 건데, 이 자리에 덕후 하나가 또 있었지? 안 그냐 플러터샤이?"

    "어...나?"

    RD가 샤이를 돌아다보자 샤이는 갑자기 집중된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듯 표정을 약간 찌푸렸다.

    "그래 너 말야. 어느 순간 보니까 완전 SF덕후가 다 돼있더만. 갑자기 희한한 과학이론같은 것도 다 꿰고 있는데다가. 오늘 여기서 말한 것만 해도 무지 기괴한 것들이 많던데, 그런 걸 다 어디서 본 거냐?"

    "말 안할래..."

    샤이는 갈기로 얼굴을 가렸다.

    "나도 그 이유를 듣고 싶은걸. 우리 세계의 플러터샤이는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오는 경우는 별로 없고, SF물에 대해 관심도 별로 안 보이거든. 그런데 이런 차이점을 보니까 어쩐지 희한해서 말야."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

    샤이는 머리를 베게에 파묻고 말했다.

    "말해도 괘얀타. 우리 친구 아이가? 속 시원히 털어내 본나. 걱정 마라. 안 놀린다카이. 친구 좋다는 게 뭐겠노?"

    "그래서 더 말하기 그렇다는 거야.... 내가 본격적으로 SF물에 빠진 건 우리가 잠시 절교했었던 때의 일이였으니까.."

    방안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샤이가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꺼낼 거라는 걸 직감했기 때문이리라.

    "너희들도 잘 알겠지만.. 나 동물 보호소에서 자원 봉사를 하잖아. 집 잃은 동물들에게 새 집을 찾아주거나 돌봐주는 거. 언제나 내겐 즐거운 일이야. 하지만 별로 즐겁지 않은 일들도 꽤 있어. 나쁜 사람들에게 학대당한 아이들을 볼 때 말이야. 그리고 어쩔 땐 슬픈 사연을 가진 아이들이 보호소에 올 때가 있거든.. 한 가족이 있었는데 기르던 강아지가 그만 차에 치여 버리고 만 거야. 그런데 병원비를 낼 돈이 없어서 그 아이를 동물 보호소에 버리듯 맡겨버리고 말았지. 물론 그 아이의 꼴은 말이 아니었고... 그치만 너희들이 항상 나를 도와줬다 보니 그런 일도 잘 이겨나갈 수 있었어. 다치거나 괴롭힘 당한 아이들을 입양하겠단 사람들도 언제나 들어온 아이들보다는 두 배 정도 많았으니까.."

    샤이는 바닥을 내려다보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근데... 그 경매사건 이후로... 보호소에 오는 사람도 많이 없어지고... 돌보는 동물들은 계속 불어나는데 입양하겠단 사람들의 발길도 뚝 끊기고... 너희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 날 이후 며칠간은.. 나... 그냥 주저앉아서 확 울어버린 적도 있다?"

    샤이는 숨을 고르더니 다시 말을 시작했다.

    삽화.png

    "근데... 그 경매사건 이후로... 보호소에 오는 사람도 많이 없어지고... 돌보는 동물들은 계속 불어나는데 입양하겠단 사람들의 발길도 뚝 끊기고... 너희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 날 이후 며칠간은.. 나... 그냥  주저앉아서 확 울어버린 적도 있다?"



    "너희랑 잠시 절교한 이후로는.. 자원 봉사 시간 끝나고 나면 시간이 꽤 남아돌길레.. TV를 보기 시작했어... 대부분 되게 맘에 안 드는 것 뿐이었어.. 너무 보기 부담스럽던가 아니면 너무 오글거리던가 했었으니까... 그러다가 문득 고전 SF를 보게 된 거야. 스타트렉이나 스타워즈 같은 거.. 꽤 재미있더라구.. 신세계를 탐험해나가면서, 거기에 도사리는 악당들과도 싸우고.. 그러면서도 언제나 정의라는 게 있다는 걸 보여주니까... 그야말로 멋진 시리즈들이였어."

    샤이가 약간 밝아진 태도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SF물은... 지난여름 내게 있어선 한줄기의 빛과도 같았어. 너희랑 싸웠던 그 기간에도 그것 때문에 버틸 수 있었으니까.. 그치만.. 그치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너희들이랑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이야기 할 생각만 했었더라도, 이런 걸 보느라 시간낭비는 하지 않았을 텐데... 정말로 미안.."

    샤이는 먼 산을 보며 말을 마쳤다.

    "괜찮아 자기.. 우리도 다 속임수에 넘어가 그 땐 서로를 별로 안 좋아했는걸.. 너 혼자만의 잘못은 아니야."

    레어가 샤이를 다독거리며 말했다.

    "그래도... 우리가 한참 싸웠을 때 난 진심으로 너희들이 싫었었는걸... 좀 더 현명하게 생각했어야 했는데.. 머리에 피가 몰리는 바람에 이간질 당했다는 걸 생각도 못하고... 더 좋게, 더 빠르게 해결할 수도 있었는데..."

    "아, 괜찮아!~ 한참 아픈 동물들 돌보고 있을 때 누가 날 좀 도와달란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했음 나라도 그 사람에게 대번에 성질을 빽 냈을 테니까!~"

    핑크의 말이였다.

    "그치만... 너희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막... 좀 심했었잖아... 너흰 그냥 도와줄 수 없다고 말 한것 뿐인데.."

    "저기.. 자기의 맘 내가 다 이해해. 나도 그땐 너희들에게 꽤 화가 나있었으니까. 하지만 이젠 진실을 다 알았고, 우리의 우정도 한층 더 두터워졌잖아. 성급하게 결론 내리기 전에 일단 이야기부터 해봐야 된다는 교훈을 얻었으니 그걸로 끝. 지난 일은 이제 잊자구."

    레어가 대답했다.

    "그래도... 그 때 너희들에게 함부로 대한 거.. 여전히 미안해."

    샤이가 눈을 감으며 말했다.

    "나도야." "나도 껴줘!"

    레어와 핑크가 각각 대답했다. 세기의 포니는 서로 따뜻한 포옹을 나누었다.

    "끄아!! 시공간이 오그라든다!"

    RD가 못 봐주겠다는 시늉을 했다.

    포옹을 끝낸 후 샤이는 다른 포니들을 둘러보며 질문했다.

    "그래서... 음... 지난 여름땐 다들 뭐 하면서 지냈어?"

    "운동하고 쳐 자고 했지. 별 거 있겠냐?"

    "슈가큐브 코너에서 일했었어! 그리고 보모 알바도 몇번 했구 말야.. 너희들 만약 보모 알바 할 일 있으면 밀러씨 댁 네 애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절대로 피해야 된다. 알았지?"

    핑크가 활기차게 대답했다.

    "아. 나도 일자리를 하나 얻었었어."

    "으음? 너 의상실 따로 하나 차리고 있던거 아니었어? 래리티?"

    레어의 말이 의외라는 듯, 트와일라잇이 질문을 던졌다.

    "무슨 소리야? 난 지금 고작 열일곱이거든. 내 소유의 숍을 열기엔 아직은 좀 이르다구."

    "오우~~ 어쨌든, 그래서, 어디서 일 했는데?"

    핑크가 질문했다.

    "그냥... 무명 소매점에서 일했는데 말이야.."

    말하고 나서 레어는 눈꺼풀을 파르르 떨었다.

    "너희들 소매점 점원 일은 절대 하지 마. 매우 불쾌한 일이니까. 전에 그곳 경비 아저씨가 점심 먹으러 가서 대신 화장실 청소를 해야 했던 적이 있는데.. 으으... 돈만 필요하지 않았더라면 바로 관두고 싶을 정도였다니까?"

    "낄낄낄... 그래서. 아직도 거기서 화장실 청소하면서 일하고 있냐?"

    RD는 레어가 소변기를 청소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낄낄대며 물었다.

    "으윽.. 당연히 아니지! 그저 여름방학맞이 알바였을 뿐인걸. 나 참 정말 끝나서 다행이지. 정말이지, 유니폼도 아주 촌스러웠다니깐!"

    "가스나 배때기 부른 소리 하고 자빠짔네. 니가 진정한 일을 함 해봐야지 그딴 소리 안 할끼다."

    AJ가 레어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말했다.

    "어머 그러셔? 그럼 애플잭 너는 여름에 무슨 고된 노동을 했기에 내게 이러는 걸까?"

    레어가 인상을 약간 구기며 말했다.

    "가족이 하는 공장에서 일했다 아이가? 니 공장일 해봤나? 체력 쩔어야된다카이."

    "어엉?"

    트와일라잇이 끼어들었다.

    "공장? 웬 공장? 애플잭이 공장?"

    "그래. 쟈 저거 모를 줄 내 딱 알았다. 울 부모님이 음료수공장 하시거든. 자그마치 스위트 애플 애이커 주식회사 아이가, 주식회사. 주력 상품은 스미스 할매표 탄산 사과 사이다꼬. 내가 공장에서 하는 일은 상품 배달인기라."

    "잠깐.. 부모님? 그 너를... 생물학적으로 출산한 포니... 아니 사람 말하는 거야? 그분들이 아직 살아 계신다고?"

    "하모. 두눈 멀쩡히 뜨고 살아계신다. 근데 그건 와 묻노?"

    "아냐! 아냐! 그냥 물어본 거야."

    트와일라잇은 재빨리 주제를 전환하기로 했다. 여기의 애플잭이 들으면 껄끄러워한 주제일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었다.

    삽화2.jpeg


    "잠깐.. 부모님? 그 너를... 생물학적으로 출산한 포니... 아니 사람 말하는 거야? 그분들이 아직 살아 계신다고?"

    "하모. 두눈 멀쩡히 뜨고 살아계신다. 근데 그건 와 묻노?"

    "아냐! 아냐! 그냥 물어본 거야."

    트와일라잇은 재빨리 주제를 전환하기로 했다. 여기의 애플잭이 들으면 껄끄러워한 주제일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너희들 말인데, 너희들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모두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 트와일라잇을 멀뚱히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하하.. 다른 세상의 너희들 말이야. 원래부터 포니였던.."

    "내는 뭐 다를 거 읎는거 가튼데?"

    AJ의 대답이었다.

    "글쎄.. 이 세상의 래리티도 꽤 귀티 나고 관용심이 넘친다는 말을 할 수밖엔 없겠는걸.. 뭐. 그쪽은 조금 빅토리아 시대 사람같다는게 좀 다르지만.. 좋게 말하면 고풍스럽다는 거고, 나쁘게 말하자면 약간 구식이란 거고.."

    레어가 말한 그 '빅토리아 시대'라는게 뭔지 트와일라잇은 알아먹을 수 없었지만, 어쨌든 그냥 넘기기로 했다.

    "아.. 이 세상의 나는 꽤 자상한 사람.. 아니 포니였어.. 근데 왜.. 그... 엉덩이... 그 쪽에 문신 같은걸 하고 있는 걸까? 그러고 보니까 이 세상의 다른 우리들은 다 문신을 하고 있던데.."

    샤이의 대답이었다.

    "그 큐티 마크-"

    "풉!"

    다시 다섯은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여전히 이 세계의 고유명사에 적응을 하지 못한 듯 모였다.

    "아휴... 어쨌든 그거 말하는 거야? 그건-"

    설명을 시작하려던 찰나, 또 트와일라잇은 방해를 받았다.

    "각 포니가 가진 재능을 알려주는 일종의 운명론적인 마법 마크 같은 거구나? 맞지?"

    끼어든 건 다름 아닌 핑크였다.

    "?! 맞아! 그걸 또 어떻게 안... 너 또 그냥 감이려고 하려고 그러지?"

    트와일라잇이 안 봐도 알겠다는 듯 핑크를 추궁했지만,

    "아니! 그냥 연역법적 추론이거든?"

    핑크는 영 의외의 대답을 했다. 트와일라잇은 몇 초간 핑크를 얼이 빠진 듯 쳐다보다가, 곧 고개를 돌려 말을 이어나갔다.

    "아.. 그래... 그럼... 너는 어떻게 생각해 레인보우?"

    "당연히 완전 죽이는 포니였지! 같이 훈련 한번 뛰고 싶던걸? 경쟁상대로도 제격일 테고... 근데 궁금한 게 한 가지 있다?"

    "뭔데?"

    "나랑...걔랑... 거시기... 같이 자게 되면 말인데... 그걸 정상적인 섹스라고 불러야 되는 거냐? 아니면 자위행위라고 불러야 되는 거냐?"

    .

    .

    .

    방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트와일라잇과 AJ는 서로의 얼굴을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대뜸.

    "아피곤하다그럼잘자안녕!"

    빛의 속도로 전등 스위치를 내리고는 급하게 이야기를 끊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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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6/25 14:51:17  118.221.***.160  냘로하  42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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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4/06/25 20:17:04  59.20.***.8  꼬마브로니  539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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