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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뮤식의노예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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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64935
    작성자 : 기뮤식의노예
    추천 : 9
    조회수 : 1603
    IP : 121.147.***.44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4/04/08 14:03:40
    http://todayhumor.com/?pony_64935 모바일
    졸렬한 포니 번역)셀레스티아, 큰 결심을 한 날 (상)

    들어가기에 앞서, 이 팬픽은 일종의 블랙 코미디로 지극히 냉소적이고 또 잔인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보는 사람의 시점에 따라 조금 민감한 내용(자살 관련 내용)을 포함하고 있사오니 면역이 없으신 분들은 삼가하시길 바랍니다.










    분명 경고했습니다.





    그럼 재밌게 보세요 ^^


    large (1).jpg

    (짤방은 아래 내용과 아주 큰 연관이 있습니다.)


    ======================================================================================================


    햇님이 지평선을 가르고 찬란하게 떠올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는 잡으라는 벌래 대신 노래만 간들어지개 부르는 잉여짓을 하고 있을 떄,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어이쿠, 오늘이 바로 그 날이네요. 무려 1000여년동안 꿈과 희망이 넘치는 마법의 나라를 지배해왔으니, 불멸자의 삶에 질릴 때도 됐죠. 안 그런가요?


    창문을 열고 제 위치에서 어긋난 태양을 마력으로 조금 건들이고 난 후,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침실 문을 나섰습니다... 려는 찰나, 어지러진 침대보가 거슬려 잠시 그 곳을 우두커니 쳐다봤습니다. 아니 뭐 더 신경쓸 필요가 있나요? 어짜피 앞으로는 무덤과 관짝이라는 더 아늑한 곳에서 잘 텐데요 뭐. 공주님은 앞으론 해봤자 별 의미도, 쓸대도 없는 나랏일들을 더 이상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며 흥겹게 웃었습니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아침을 먹을 왕실 식당 앞에서 잠시 그 여동생에게 할 말을 정리하였습니다. 마침 그 여동생 루나공주는 식탁에 앉아 스크램블 에그를 접시 째로 와득 와득 씹어먹고 있었습니다.(무슨 비유같은게 아니에요. 진짜 접시까지 씹어먹고 있었다구요.) 밤의 공주님인 루나는 도자기 재질의 접시를 조각 하나도 남기지 않을 기세로 먹고 있었답니다. 불멸자라서 저런 것도 안 죽고 소화가 가능한 모양인갑죠 뭐..


    그 자리엔 마침 캐이댄스 공주님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담당하는게... 거시기.... '담당하는 거 딱히 없음.'의 공주님인 캐이댄스는 한 일주일동안 여기서 밥만 축내고 있었습니다. 이 분홍색 거죽의 공주님은 소위 가쉽계의 스타로, 어디에 떴다 하면 캔털롯 일간지의 스타일 섹션을 독차지 하는 건 시간문제였습니다.

    굳이 주로 하는 일을 따져보자면, 실연 문제나, 결혼이나, 불륜 같은 일들을 합법적으로 해결하는 거였는데, 이 공주님의 가치 기준이 조금 기묘하게 꼬여있는 까닭인지 보통 그런 일들은 소원해진 상대들이 다시 엮어지는 일로만 끝났죠. 뭐, 본마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은 둘째로 칠 문제구요.


    무언가 중대 발표를 하려는 듯,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자기가 담당하는 태양의 후광을 업고 둘 앞에 섰습니다. 예술적인 타이밍으로 바람까지 불어 갈기도 아주 멋있게 휘날렸지요. 어떤 예술가든 저 빼어난 자태를 화폭이나 조각에 그대로 담았으면 큰 돈 좀 만질 것은 분명해 보이는 그런 간지나는 모습이였습니다. 


    "루나. 캐이댄스. 오늘부로 이 왕국의 명운은 너희 둘에게 맡기마."


    미칠듯한 극적 효과를 남기기 위해 공주님은 말을 뚝 끊은 후 뜸을 약간 들인다음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갈기는 햇빛을 받아 더 윤기있게 반짝이고 있었구요.



    "오늘부터 난 목숨을 끊기로 결정했단다."



    "좋을 대로 하시어요..."



    루나 공주님이 귀찮게 툭 하고 던지듯 말했습니다. 벌써 접시 한 개를 다 먹어치우고, 버터 칼을 막 들던 찰나였습니다.


    "자매여... 내가 한 말을 제대로 듣기나 한 거니? 응?"


    "아~주 좋은 말이네요 이모님."


    캐이댄스 공주님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속으로는 블루블러드 왕자의 이혼건에 관한 딴 생각을 하면서요. 한달마다 못해도 세 번 정도는 블루블러드의 배우자가 그 남편을 못 참고 튀어나가는 바람에 이혼 소송에 안 시달릴 일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해어지는 편이 더 행복한 포니들도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예쁘장하기만 한 분홍색 머리에 잠시 스쳤지만, 뭐 '잠시'는 '잠시'일 뿐이죠. 금방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졌습니다.


    "내 불멸자로써의 삶을 끝낼까 한다고오~~!!!"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자기의 진정성을 과시하기 위해 바닥을 앞발로 동동동 굴렀습니다. 절대 엄마가 장난감 안 사준다고 어린아이가 땡깡부리는거랑 같은게 아니에요. 그거랑 그건 투정부리는 대상이 하나는 어린아이고, 하나는 1000살이나 먹은 공주님이라는 차이가 있거든요. 아주 큰 차이랍니다.



    "그러시던지요.."



    루나 공주님이 칼로 버터를 한 뭉텅이 퍼내며 무심하게 대답했습니다.

    "너희 둘 앞으로 나 없이 영원히 왕국을 다스리도록 하려무나. 왜냐면 난 목숨을 끊을 테니까... 이번엔 진짜란다."

    "아.. 그러십니까? 좋군요..좋아.."

    커다란 버터 뭉탱이를 한 입에 집어넣으며 루나 공주님이 시크하게 대답했습니다.


    "...루나, 너 살쪘니? 다이어트좀 해야겠다. 어쩜 애가 달에서 풀려나온 뒤로는 살만 이렇게 뒤룩뒤룩 찌는 건지 나 참.."

    어째 자기 욕하는 건 또 귀신같이 감지하고 루나 공주님의 귀가 쫑긋 섰습니다.

    "야!! 안 쪘거든?"

    "너희 둘은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도 관심조차 없니..."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삐진 듯 입을 삐죽 내밀었습니다.

    "아.. 관심이야 있죠."

    캐이댄스 공주님이 마침내 '아이언 윌이 부부관계 상담사로 일한답시고 똥만 푸지게 싸 놓은걸 어떻게 해결할까?'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 드디어 대답다운 대답을 해 주었습니다!

    "그러니까... 음... 자살하신다면서요?"

    "근데.. 전에도 그리 말하시지 않았습니가?"

    루나 공주님이 딸기잼을 숟가락으로 한 큰술 떠 퍼먹으면서 말했습니다.

    "어마마마께서 승하하신 직후 대뜸 태양으로 날아가 버리셨었죠. 그런 직후 바로 돌아오신 바람에, 온 궁궐에 고기 굽는 냄새가 배서 빼는데 2년이나 허비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목에 큼지막한 돌을 걸고 망망대해에 뛰어 들었으나 전부 허사였었죠. 또 무슨 허사를 만들려고 하시려는지요?"

    캐이댄스 공주님이 말을 거듭니다.

    "아 참. 작은이모님이 달에서 돌아오시기 몇년 전 일인데요. 큰 이모님이 또 자살하신답시고 제브리카에 있는 깊숙한 정글에 틀어박힌 적이 있거든요? 글쎼, 에볼라랑, 에이즈랑, 발진이랑, 괴사증이랑, 구취증이랑, 각질이랑, 매독이랑, 알콜 중독이랑, 요도염이랑, 그냥 감기까지 복합으로 다 걸려가지고 왔더라구요. 말 그대로 피똥을 싸시던데, 피똥이 닿는 곳이 연기를 내면서 녹아내리더니까요? 그 때문에 다시 돌아오신 후 외부랑 격리 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얼씨구!"

    추임세를 넣고 나서 루나 공주님은 감질나는듯 숟가락을 던져버리고 얼굴을 잼 단지에 아예 쳐박아버렸습니다.

    "근데 있죠, 제가 스프 한 그릇을 억지로 먹이고 엉덩이에 항생제 주사 한 대 놔드렸더니 순식간에 나으셨지요~"

    나잇살 천 살이나 먹은 어린애 달래는 데에도 일급 보모 짬밥이 어디 가냐는 듯, 캐이댄스 공주님이 자랑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야! 이번엔 진짜라니까!....... 아아-- 불멸자의 삶의 무게.. 더 이상 지탱할 수가 없구나!"

    다시 무의미한 설득을 시도하는군요.

    "생각해보거라. 내 자손이 나보다 더 빨리 저세상으로 가지 뭐니? 난 그런 아픔을 더 이상 감내할 수가 없구나.."

    "지금 우리의 직계 자손이 수 없이 많지만, 그 중 아무 어중이떠중이가 세상을 떠도 슬퍼하는 낯색이 하나도 없으시더군요. 그리고 행사 때마다 친족들 만날때 이름 외우는게 골머리를 썩힌다고 아이를 괜히 가졌다는 말을 입에 달고 계시는 분이 할 소리입니까?"

    "그...그럼... 기억이 나를 짓누르는구나.. 수백년간 내가 저질렀던 실수들.. 후회들... 지고 살기엔 너무 벅찬 짐이다..."

    "저기... 이모님.. 500년전 이 때 정확히 뭐 하고 계셨죠?"

    "....... 몰라. 내가 그런 것까지 일일히 기억하고 살아야 되니?"

    "바로 그거죠. 뭐든 결국엔 잊어버린다니까요? 그러니까 이모님 머리도 다른 포니들이랑 다를 거 하나 없어요. 무슨 영구저장 하드디스크도 아니고.."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얼굴이 그 수양 조카의 싸가지 없음에 대한 분노와 아무도 자기가 진지를 빨고 있다는 걸 알아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절망감으로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조심하거라, 저러면 꼭 삶이 어쩌고 하는 어려운 문자만 지리하게 늘어놓을 터이니. 가령 니체가 한 말이라던가.."

    루나 공주님이 이렇게 말하자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버럭 외쳤습니다.

    "아니거든!!"

    "그럼 키르케고르의 작품이라던가.."

    "아냣! 단테를 인용하려고 했다고!!... 너희들이 더 이상 나의 심정을 헤아려주지 않겠다면..."

    "허어... 나의 언니이자 불멸자 동지여. 디스코드도 그렇고, 우린 그런 싸구려 감성팔이 불멸자 수명물 멜로드라마 같은 거 없이도 잘 살수 있지 않습니까? 하물며 그 늙은 크리살리스마저도 잠자코 제 왕국을 운영하고 있는 판국에.."

    "아. 걔 젊어보이려고 벌레 껍질 염색한다네요. 별꼴이야 정말."

    캐이댄스 공주님이 사족을 덧붙였습니다.

    "흥! 아마도 난 누구처럼 발정기에 든 듯 타락해서 세계정복이니 어쩌구니 하다가 쳐발리지도 못하고 얌전하게 나랏일이나 하고 있어야 되니 그것때문에 삶의 의욕이 안 나는 것일수도 있겠지. 네가 이런 내 심정을 아니? 알리가 있겠니."

    루나 공주님이 고개를 푹 숙이며 성이 나는는 듯 대답했습니다.

    "그말... 취소하시죠..."

    "취소 안하면 어쩌려구? 날 죽이기라도 하겠단 말이니?"

    빡돈듯, 밤의 공주님은 그 언니를 전력으로 쫒기 시작했습니다. 빵이나 식기 등, 잡히는 건 아무거나 던지면서요.


    ====================================================================================================

    원래는 한번에 다 올리려고 했으나, 목요일날 새 코믹스가 나오므로 이정도만 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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