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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ends Forever 1권이라는 거대한 똥을 밟고 한참동안 망연자실해 있다가, 문득 지금까지 나온 마이크로코믹스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조촐한 평가와 순위를 매겨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뜬금없이 들어서 글을 한 번 싸 봅니다. 마이크로 코믹스 시리즈도 완결이 났으니만큼 그걸 늦게서나마 기념삼아서요.
제목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이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글입니다. 물론 여러분과 제 의견은 약간의 이견이 있을 수가 있죠 하지만..
마법의 문장이죠. 취향이니 존중해주시라능..
그럼 처음부터 '주관적으로 봤을 때 이건 진짜 최고였다'>'그 다음으로 맘에 들었던 것들'>"엌ㅋㅋ내가 이딴걸보다닠ㅋㅋ" 순으로 나열하겠습니다.
A. '이건 내가 봤을 때 진심 쩔었음' 서열
이 서열에 있는 마이크로 코믹스들은 제가 자신있게 직접 추천하는 겁니다. 이 정도 퀄리티면 소장해도 배송비나 책 값이 아깝지 않을 겁니다.
제 1위 핑키 파이 편.
번역본 주소 : http://kysslave.tistory.com/366
그림체도 귀여워서 좋았고, 마지막에 짠한 기분이 들 정도로 감동적이였으며,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마이크로 시리즈였습니다.
특히나 우리가 살면서 어쩔 수 없이 겪고, 그래서 두려워하는 '변화'에 관해서 '변화를 겪는 건 어쩔 수 없는 문제다. 하지만 알고보면 그리 나쁜것만도 아니다.'라는 주제를 별 억지 없이 풀어낸 점도 플러스 요인입니다.
핑키 파이가 등장하면 본편이고 팬아트고 스토리작가가 핑키를 폭주시켜서 등장인물들, 심지어 현실까지 핑키에게 휘둘리던가, 아니면 핑키 파이가 치는 개드립으로 이야기가 점철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코믹스는 핑키의 개드립을 그럭저럭 볼 만할 정도로 유지하면서도, '누가 뭐래도 엄청나게 비현실적인 존재인' 핑키 파이와 냉엄한 현실 간의 밸런스를 맟춘... 뭐라고 콕 찝어가지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공을 들인 테가 나는 정교한 수작입니다.
아. 핑키 파이 편은 번역하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평소 말장난 번역하는건 싫어하는데, 이건 진짜 까다로운 말장난을 번역하면서도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오더라니까요.
평점 : 10/10
제 2위 셀레스티아 공주 편
번역본 주소 : http://kysslave.tistory.com/422
그림체는 평타수준이지만, '언제든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키워주는 사람이 참된 스승이다.' 라는 속깊은 교훈, 세월이 가도 늙어 죽지 않는 자가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씁쓸함을 마이 리틀 포니 시리즈의 요구 심의에 안 걸리는 한도 내에서 한계까지 풀어낸 작품입니다.
돈 많은 권력자인 학부모 회장이 치맛바람으로 학교를 좌지우지하는 현실 비판적인 내용은 덤이죠. 셀레스티아 공주가 지혜롭게 해결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여담이지만 이걸 보면 마이 리틀 포니의 세계관이 마냥 밝고 희망차기만 한 세계관은 아닌 건 알 수 있습니다. 그림자에서 튀어나온 괴물들이 갑자기 무고한 시민들을 습격한다거나, 한때는 수도를 방어했던 영웅이 나이를 먹었다고 바로 노땅 취급을 받고 무시를 당하는 모습을 보며는요.
어쨌든 오만가지 밝은 색생의 포니들이 나오는 만화 치곤 꽤 씁쓸한 맛이 느껴졌던게 신선해서 맘에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평점 10/10
제 3위 루나 공주편
번역본 주소 : http://kysslave.tistory.com/496
그림체는 존잘 수준... 교훈은.... 어...... 뭐가 중요한가요? 그냥 뇌 비우고 웃었음 됐지.... 굳이 교훈을 따지자면 사람이 하는 일이 다 쉬워 보여도 직접 해보면 힘든 구석이 있다 일까..
'믿고 보는 앤디 프라이스, 케이티 쿡'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마이크로 코믹스입니다. 이 콤비는 그림체도 좋은 방향으로 개성이 넘치고 감정 묘사도 풍부해 감상하는 맛이 있습니다. 다만 이 콤비는 약간 아쉬운 점이 있는 게, 교훈이나 시리어스한 진중한 내용은 거의 뒷전으로 밀어놓고 개그나 배경 묘사에만 치중한다는 거지요... 뭐.... 지금까지 두 콤비가 작업한 것만 보고 평가하자면 말입니다.
약간 걱정했던 것이, 저는 이 이야기가 '루나 공주가 일을 망치고 셀레스티아 공주가 와서 일을 다 해결해버리는' 그런 전형적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 결말을 맞이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였죠. 그렇게 전개되나 했더니만 오히려 뒷통수를 맞았으니 말입니다. 나이트 메어 문에서부터 시작된, 그냥 땡깡만 놓는 작은동생같은 이미지를 부여하는 게 아닌 루나 공주에게도 충분히 나라를 다스릴 만한 능력이 있다는 설정을 붙여준 것이 신선해서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본마의 성향은 서류 작업보다는 밤에 사냥 다니는 걸 더 선호하지만 뭐든 간에요.
다만 내용이 약간 산만하게 흘러간 것은 불만이었습니다. 대사량이 그림 반, 대사 반이라서 번역이 무진장 힘들었다는 점도 불만이었습니다.
다만 루나 공주 대사 치는건 재미있었습니다. 고어체 쓰는 거 재미있어요. 고어체!
평점 9.5/10
제 4위 래리티편
번역본 주소 :
파트 1 :http://kysslave.tistory.com/325
파트 2 : http://kysslave.tistory.com/326
그림체는... 뭐 척 봐도 아실테고 교훈은..... 어라? 뭐였더라? 불편함을 감수하고 남을 도와주다보면 언젠간 보답을 받을 때가 있다 인가?...
얼핏 보면 된장녀같고 결벽증 쩔고 피 한방울만 봐도 픽 쓰러질 연약한 아가씨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꽤 털털한 점도 있고, 마음 씀씀이가 넓고 뛰어난 창의성까지 겸비한 개인 사업가, 터프한 숙녀 래리티만의 독특한 캐릭터성을 잘 살린 마이크로 코믹스입니다. 다른 마이크로 코믹스를 살펴봐도 이렇게 캐릭터의 개성을 구체적으로 잘 살린 코믹스는 한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다만 '캔털롯에 갔더니 만사 해결!' 이런 식의 전개는 다소 아쉽습니다. 25페이지 안에 이야기를 끝내려면 급전개는 어쩔 수 없었겠지만요.
여담을 하자면 래리티편은 제게 무척이나 의미가 깊은 코믹스입니다. 제 첫 코믹스 번역이 마이크로 코믹스 래리티편이었거든요. 이걸 번역하기 전엔 그냥 단편 팬아트 번역이나 깨작깨작 했습죠.
평점 9/10
B.'최고는 아니지만 꽤 좋았음' 서열
제 보기에 꽤 좋았던 코믹스입니다. 이것도 추천감입니다만, 아무래도 위쪽 서열 것보단 떨어집니다.
제 5위 큐티 마크 크루세이더 편
번역본 : http://kysslave.tistory.com/411
그림체도 귀요미하고 좋지만, 색감이 독특한 코믹스입니다. 출간된 코믹스 중 단연 돋보이고, 또 편한 느낌의 채색이죠.
아이들의 순진함으로 인해서 일어날 수 있는 작은 비극과, 그것을 극복해가며 성장해갈 것을 결의하는 모습을 잘 묘사한 코믹스입니다.
전형적인 '우리가 잘못했다 사과할게 미안합니다.' '구랭ㅋ' '끗' 이런 전개로 끝난건 뭔가 아쉽습니다만.... 뭐 그렇다고 임프랑 다시 붙어 다니는 것도 아니고 더 성숙해지면 그때 다시 만나자라는 식이였으니까, 아주 전형적은 아니겠죠. 오히려 그런 편의 결말이 더 깔끔하달까요.
사실 이것도 꽤 수작 급에 들어가는 코믹스입니다만..이것마저도 B등급으로 분류를 안 하면 B등급에 들어갈 게 없어서 그냥 이걸 B등급으로 넣었습니다.
아. 제가 시끄러운 애들 싫어하는 것도 강등의 한 이유입니다. ㅋ
평점 : 8.5/10
C. ㅍㅌㅊ...
중박 정도의 평타는 친 마이크로 코믹스 시리즈입니다. 평타만 쳤지 크리는 안 터진게 문제지만..
제 6위 애플잭편
번역본 주소 : http://kysslave.tistory.com/383
전(前)배경 포니, 애플잭의 마이크로 코믹스 시리즈입니다. 작화는 평타 이상입니다만, '사스박치'라는 특이한 소재가 나온 것만 뺴면, 애플잭이 자기 혼자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설치다 결국엔 주변 포니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함께 일을 하는, 그냥 흔한 애플잭 에피소드라는게 감점 요인입니다. 이런 구조의 에피소드는 본편 애플잭 에피소드에서 몇번 우려먹었잖아요.
그래도 지 혼자 잡겠다고 별 쌩쑈를 다 했던 건 꽤 재밌었습니다.
어째 애플잭 애는 발전이 없어요 발전이....
평점 : 7/10
제 7위 스파이크편
번역본 주소 : http://kysslave.tistory.com/476
한 편의 동화를 보는듯한 꽤 마음에 드는 작화입니다. 이번 화의 교훈은 성장하는데 지름길은 없다 정도 일려나요.
스토리 전개만 따지고 보면 3시즌 11화 'Just for sidekicks'에피소드랑 은근히 유사한 구성이기도 합니다. 스파이크가 애완동물 데리고 삽질을 해서 여차저차 하다가, 결국에 자기가 싼 똥을 자기 주인 트와일라잇 스파클과 그 친구가 돌아 올 때 까지 다 해결하는 그런 구성 말이지요.
스파이크에겐 좀 잔인한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지만, 전 귀엽게 생긴 여성 포니들을 보려고 포니덕질을 하는 거지, 거지반 노예취급당하는 꼬마 용이 모놀로그를 하는 데는 관심이 없으므로. 평점을 좀 짜게 줬습니다.
이건 몰입도의 문제니까 별 수 없습니다. 아니 쟤한테 관심 자체가 없어서 몰입이 안 되는데 뭘 어쩌라구..
평점 : 6.5/10
제 8위 트와일라잇 스파클 편
마이크로 코믹스 중에 이것만 유일하게 제가 번역을 안 한 겁니다.
내용은 뭐라고 따질 수가 없을 정도로 무난합니다. 그냥 꽁한 포니 마음을 여는 전형적인 치유물입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소재나 뭐 그런게 있냐면 그런 것도 아닙니다. 그냥 그 사서 포니가 전에 트와일라잇이 존경하던 작가 포니였을 뿐입니다.
뭐라고 말할 것 없이 무난한 그림체에 무난한 코믹스입니다.
평점 5.5/10
F. 좆 ㅋ 망 ㅋ
작화, 내용, 등등이 총채적으로 시망인 마이크로 코믹스입니다. 다른 건 다 사도 이 코믹스만큼은 사지 말라고 말리고 싶네요.
이 코믹스들을 인쇄한 나무에게 내가 다 미안해지고. 이 코믹스를 전자화해서 저장한 패킷에게마저도 어쩐지 몹쓸 짓 시켜서 미안하다는 느낌이 드는 코믹스입니다.
아. 물론 제가 보기엔 그렇다는 겁니다. 여러분이 보실 때엔 생각보다 이게 괜찮은 물건일 수도 있지요.
제 9위 플러터샤이 편
번역본 주소 : http://kysslave.tistory.com/359
잠깐.. 잠깐.. 이런 내용이 있었던가?
어쨌든..
작화부터 맘에 안들거니와, 교훈도 흔하디 흔한 '친구와 함께하면 뭐든 두려울게 엄써! 우하하하!' 였습니다. 진짜 교훈은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만화의 교훈은 국가 최고 권력자의 뺵만 있으면 뭐든 두려울게 엄써! 우하하하! 일거에요. 정독을 마쳤을 때 진짜 장난안하고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이 만화는 셀레스티아 공주가 출현하고 나서부터 바로 갈등이 다 일사천리로 해결됐습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도 그런 데우스가 없지요...
전개도 어설펐고, 캐릭터성도 그냥 '얘는 샤이하니까 샤이샤이하면 되겠징 ㅋㅋ' 정도로만 신경쓴 데다가, 동물 좋아하는 애를 갑자기 미술 경연대회에 끌고 가는 것도 뭔가 좀 이상했지요. 원래 교훈마저도 아주 본편이랑 붕 뜬 느낌이 드는 망작이었습니다.
앞으로 이딴 좆망 퀄리티로 코믹스가 나오면 나 그거 번역 안해
평점 死/10
대망의 꼴지 레인보우 대쉬 편
떨어질 대쉬는 떨어진다.jpgee
.......
인정하겠습니다...
대쉬빠인 나도 차마 이것만은 쉴드를 칠 수가 없네요..
이 만화에서 건질 거리라고는 각종 패러디랑, 마지막에 애플대쉬 커플링을 넌지시 암시하는 내용밖에는 없습니다.
교훈이 뭐냐고요? 이 만화는 워낙 대단해서 교훈 대목도 말끔하게 쌩깠습니다.
아니 있다고 해도 추상적입니다. 억지로 하나 정해보자면 '자기가 행복을 받은 만큼 남에게 돌려줘라?' 이게 뭡니까 대체..
그나마 좋은 점이 있다면, 저돌적인 레인보우 대쉬의 특성을 잘 살렸다는 겁니다. 근데 레인보우 대쉬도 본편에서 보면, 막 그런모습을 보일 때 무식해보이고 막 주변에 피해만 줘서 때려주고 싶을 때 있잖아요. 그런 쓸대없는 캐릭터성만 잘 살렸다는 거죠. 참 좋네요 참 좋아..
이야기 전개 구조는, 히어로가 악당에게 몇번 패하고 절치부심 후 악당을 때려 눕히는 줄거리입니다. 딱히 색다른 요소나 전개 그딴거 없습니다. 단지 그 영웅이 여아용 포니라는 점만 뺴면요.
하지만 본가 히어로물 중에선 이것 싸대기는 10대는 넘개 때릴 수 있을 정도로 이것보다 작화나 연출 면이 간지가 넘치는 책이 연병장 앉아번호로 2바퀴는 넘게 있습니다. 이건 양산형보다도 못한 연출이에요.
각본가랑 작화가 둘다 그냥 고료만 받아 챙길 요량으로 대충 휘갈긴 작품 같습니다. 칭찬해줄 거리가 없네요.
앞으로 이딴 좆망 퀄리티로 코믹스가 나오면 나 그거 번역 안해2
하지만 결국 하나 했지..
평점 : 死/10
이상입니다. 여러분의 다른 의견 밑 지적 달게 받겠습니다. 반영까지는 안 하겠지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