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10년도 더 전에 있었던 일이다. </SPAN>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남들에게 한번도 털어놓은 적 없는 개인적인 트라우마지만, 누구에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정말 미쳐버릴 것만 같아서 이렇게 인터넷에라도 글을 올리기로 결심했다.</SPAN></P> <P> </P> <P> </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때 당시 자동차를 새로 산지 얼마 되지 않았던 나는 어떻게든 차를 한번이라도 더 몰 기회를 만들려고 안달이 난 상태였다. 그래서 그 날도 좀 멀리 떨러진 현에 위치한 바닷가까지 홀로 장거리 드라이브를 갈 계획을 짰다.</SPAN> <P> </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깊은 밤중 몇시간을 내리 달렸을까. 문득 요의가 느껴졌다. 주변에 민가 하나 없는 곳이었지만 혹여 자동차가 지나가다가 볼수도 있으니 샛길을 타고 조금 더 들어간 곳에서 차를 세웠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노상에서 대충 볼일을 보고 운전하느라 찌뿌둥해진 몸도 풀겸 해서 산책삼아 걷기 시작했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바닷가로 난 길을 따라, 키가 껑충 큰 잡초들을 헤치며 한동안 터덜터덜 걸었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어디선가 벌레가 우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잠시 멈춰서서 벌레 울음소리를 감상하는데, 그 소리에 어슴프레 섞여서 사람의 신음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설마 야외에서 사랑을 확인하는 커플이라도 있는건가?</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짖궂은 호기심이 끓어 천천히 발소리를 죽이고 소리의 근원지로 살금살금 다가갔다.</SPAN> <P> </P> <P> </P> <P></P> <P> </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풀숲 너머로 언뜻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 </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몸을 낮추고 좀더 잘 보이는 위치로 이동하자 한 남자가 여자 위에 올라타서 움직이는 장면이 보였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진짜로 하는건가!!!!!!!!!!!</SPAN> <P> </P> <P> </P> <P> </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지만 보면 볼수록 어딘가 움직임이 이상했다. <P>관계를 가지는 남녀 치고는 뭔가가 부자연스러웠다. </P> <P>의문이 가득한 눈으로 지켜보던 나는 이윽고 말도 안되는 사실을 깨달았다.</P> <P> </P> <P> </P> <P> </P> <P></SPAN> </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남자는 손에 식칼을 그러쥐고 여자의 목을 반복해서 찌르고 있었다. <P>칼의 움직임에 맞추어 여자의 입에서는 "게엑, 게엑." 하는 기묘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P> <P>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은 채로 그저 그 장면을 바라보았다.</SPAN></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여자는 손을 휘저으며 저항하려 애썼다. 하지만 허공에 흔들리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끝은 저항을 무의미하게 했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식칼의 움직임이 반복됨에 따라 여자의 움직임도 점차 멎어갔고, 남자는 찌르는 것을 멈추었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 순간 내가 있는 반대편 방향에서 부스럭부스럭하며 몇명의 사람들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기척이 났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도움을 청해야한다는 생각했다.</SPAN>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내가 자리에서 일어서려던 순간이었다.</SPAN></P> <P> </P> <P> </P> <P> </P> <P> </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끝났어?"</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다가온 그들도 한통속이었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일어서려던 움직임을 멈추었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기사 이렇게 인적이 없는 곳에 타이밍 좋게 지나가는 행인따위 있을 턱이 없다. </SPAN>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다.... 그 때 만약 일어나서 도움을 청했더라면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SPAN></P> <P> </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요란하게도 해치웠구만."</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옷에 다 튄건 어쩌려고 그랬어."</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확인사살 안해도 돼?"</SPAN></P> <P> </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아무렇지 않게 주고받는 그들의 섬뜩한 대화속에는 가벼운 웃음소리 마저도 섞여있었다. </SPAN>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숨소리 하나 들릴까봐 필사적으로 소리를 죽였다.</SPAN></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잠시 후 또 누군가가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슬쩍 고개를 들어 확인하니 그들은 얼추 대여섯명은 되어보였다. 뒤늦게 합류한 사람은 영화속에서나 보던 시체를 담은 까만 비닐 백 같은 것을 가지고 왔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들의 대화를 전부 알아듣기는 어려웠지만 언뜻 들리는 내용 속에서 내 차 번호판을 언급하고나 차 외형을 설명 하는 것을 미루어 봤을때 내 차 이야기를 하는 게 틀림없었다.</SPAN> <P> </P> <P> </P> <P> </P> <P> </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러다 갑자기 그들은 일제히 이야기를 멈추었다. </SPAN>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전원이 말을 멈추고 주변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SPAN></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내 심장은 터질 듯이 뛰었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집에 가고 싶었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그저 죽은 듯이 웅크렸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한참을 주변을 살피던 그들은 주섬주섬 시체를 수습하더니 가지고 온 까만 백 속에 넣었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지퍼 올라가는 소리, 물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불쾌한 오물 냄새가 강렬하게 퍼졌다. <P>슬쩍 고개를 들어보니 그들은 시체를 들고 다들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SPAN></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그들이 가고 난 후에도 숨소리 하나 새어나가지 않도록 가만히 있었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차가 몇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멀지않은 곳에 멈췄다.</SPAN> <P> </P> <P> </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내 차가 있는 곳이야.</SPAN> <P> </P> <P> </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차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최대한 차를 세운 곳에서 멀어지고자 바다 방향으로 필사적으로 뛰었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좁디 좁은 백사장을 가로질러 또 다른 풀숲으로 뛰어 들어가 몸을 잡작하게 엎드렸다. </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핸드폰이나 지갑 전부 차 안에 두고 왔다. </P> <P>그들이 만약 창문을 깨고 수색이라도 하면 내 개인정보를 다 알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자 미칠것만 같았다. </P> <P>하지만 일단은 날이 밝을 때까지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SPAN></P> <P> </P> <P> </P> <P> </P> <P> </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몇시간이 흘렀을까.  </SPAN>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주변이 밝아지기 시작하면서 낚시를 하려는 사람들이 하나 둘 눈에 띄었지만 나는 아직 경계를 늦출 수가 없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아예 환해지고 난 후, 애완견과 산책하는 사람들이 백사장을 덮을 즈음 나는 혼잡을 틈타 산책하는 척 겨우 풀숲을 빠져나왔다.</SPAN></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한참을 백사장을 어슬렁대다가 슬그머니 차를 세워둔 곳으로 가보았다. 어제 본 살인 현장에는 물론 쳐다보는 시늉도 하지 않았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내 차 뒷편에 빨간 차 한대가 주차되어있기는 했지만 어제 그 사람들 차는 아닌 것 같았다. 내 차 역시 딱히 깨지거나 부서진 곳 없이 멀쩡해 보였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래도 만전을 기하고 싶던 나는 걷던 그대로 차를 세워둔 곳을 지나쳐 몇 km떨어진 곳에 위치한 여관 지역까지 걸었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곳에서 시간을 죽이다 다시금 차 가까이에 있는 해변으로 가서 수상한 인물이 있는지 확인하고 겨우 차에 올랐다. 시동을 걸고 긴급하게 출발시켜 맹렬한 스피드로 도망쳤다.</SPAN> <P> </P> <P> </P> <P> </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고속도로에 들어서고 나서야 마음이 놓였다. </SPAN>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휴게소에 들려 물을 사 마셨다. </SPAN></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경찰에 연락을 할것인가 고민이 되었지만 겁이나서 용기가 나지 않았다. </SPAN>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고민에 빠져 차를 타러 돌아왔다가 나는 그것을 보고 말았다.</SPAN></P></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아까 탈때는 몰랐는데 조수석 문에 30cm정도의 길이로 칼로 긁은 듯한 자국이 남아 있었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것을 본 나는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포기했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집에는 무사히 도착 했지만 그날 이후로 차는 일절 타지 않게되어 그차는 팔아버렸다.</SPAN></DIV> <DIV class=autosourcing-stub-saved><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몇년 후에 전근하느라 먼 곳으로 이사했기때문에 그 해변에 갈 일은 앞으로도 절대 없다. </SPAN> <DIV class=autosourcing-stub></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