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너무 짜증이 나서 글이 조리있지는 않을 것 같아요.
혹시 읽기 불편하시더라도 양해부탁드립니다.
저는 지금 어떤 재수학원에서 파트 강사를 하고 있어요.
주 2회 4시간씩 총 8시간을 하기로 했고 시급은 1만 5천원 가량입니다.
좋은 대학과 교육대학원에서 모두 맡은 과목 관련 학과를 졸업했고
과외를 하면 보통은 시간당 3만 5천원-4만원 정도 받는 것 같아요.
고등학생 대상 학원에서는 2만 2천-3천원정도 받고요.
여기 학원은 일반 재수 종합반이 아니고 학생들이 와서 공부는 하되, 저는 과외 선생님처럼 질문을 받아주는 사람이에요.
과목 관련 혹은 공부 관련한 고민이 있으면 상담을 해주기도 하고요.
계약한 시간의 절반은 원하는 학생들의 요청을 받아 강의실에서 학원 강의처럼 수업을 하기도 하고요.
시급은 적었지만 안정적인 수입이 조금은 있는게 좋을 것 같아 올 1월부터 시작하게 된 학원이에요.
열심히 다녀보려고 했어요.
하지만 한 달을 다니면서 점점 불만이 쌓여가기 시작했고 그건 학원측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더라구요.
학원에서는 저에게
1. 학생들 입학 전 사전모임이 있는데 참석 요구
2. 학원 카페에 공부 노하우 글 작성 후 게시
를 요구했는데 저는 모두 거절했어요.
사실 1번의 사전모임 참석은 맨 처음 모임에는 갔었답니다.
재수학원이라 개강날이 정해져있고 그 사전모임이라고 해서
일하는 날도, 차비나 시급을 챙겨주는 것도 아니지만 옷도 예쁘게 입고 즐거운 마음으로 갔어요.
가서는 학원에서 앞으로 점심 저녁으로 시켜먹을 도시락 샘플이 있다고 해서 그걸 나눠먹고
사전모임을 진행했는데, 한시간 정도의 모임이 끝나고 이제 헤어지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학생들에게 이후 시간부터는 저랑 다른 선생님들과 과목 관련 상담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일을 하라고 고용된 사람인데 일하는 시간이 아닌 날에 따로 돈을 챙겨주지도 않을 거면서
일을 시키는 것이 어이가 없었지만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상담하고 집에 왔어요.
그렇게 그냥 끝났으면 조금 찝찝하고 말았을 텐데
이번에 또 모임을 한다고 하더라구요.
정시 끝난 날에 학생들이 좀 더 들어올 수도 있다면서..
분명히 차비는 커녕 또 상담업무를 시킬 것 같아 핑계대고 안 갔습니다.
저는 일주일에 8시간 근무하는 걸로 계약한 파트강사인데
무슨 학원의 주축인양 아무 댓가 없이 부려먹는 것이 너무 괘씸하더라구요.
그리고 2번은,
자꾸 노하우를 적어서 글을 올려달라고 하는데
제가 왜 도대체 제 노하우를 내 학원도 아닌 곳에 올려야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더라구요.
열심히 올리시는 다른 선생님 한 분이 계신데,
그분은 이제 의대입학을 앞둔 분이라 학원계랑 별로 상관이 없으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이게 제 밥줄이고 제가 이룩한 전부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걸 시급 만오천원 주는 학원에서 감히 요구하는데 어이가 없어요.
차라리 일하는 시간에 저에게 노트북 주면서 써달라고 하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제가 근무하지 않는 시간대에 따로 제시간 투자해가면서 장문의 글을 써달라고 하는 건 좀 너무하지 않나싶어요.
이런 일 이외에도
근무시간 아닐 때 불러서 회의를 하자고 한다거나.. (집-학원 왕복 1시간 40분)
그래서 대놓고 얘기했어요.
"차비나 시급은 혹시 챙겨주시는 거냐, 저 공부하는 사람인데(임고생) 시간이 돈인데
확실하게 필요한 회의도 아닌 걸로 오후시간 전체를 그렇게 공으로 날릴 수는 없다."
그랬더니 이제 밉보였는지
구인 게시판에 제 자리가 떡 하니 올라오더라구요.. ㅋㅋㅋㅋ
시급이랑 일하는 시간도 다 줄여서 올리는 걸 보니
지금 학원에 학생이 하도 없어서 제 월급이 (50) 부담되시나 싶기도 한데
저한테는 아무 언질도 없이 이러는게 너무 화가 나네요.
고학력자는 원하고 재수생 수업 바로 할 수 있는 경력자를 원하면서
낮은 페이에 근무시간 외 근무 요구까지..
그래도 안정적인 고정 수입이 필요하니까 그냥 참고 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뒤통수를 치는 모양새가.. 어이가 없어요.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었거든요.
저 기간제교사랑 학원강사는 병행할 수 없으니까
올해는 기간제 알아보지 않고 1년 하겠다. 라고 말했는데
제가 만약에 그 구인게시판 안 보고 2월 다 넘겨서 3월부터 그만두란 소리나 들었으면
기간제 교사는 아예 하지도 못했겠죠..?
기간제는 1-2월에 뽑거든요.
글을 진작 봤으니 망정이지 맘놓고 일년 공부할 계획 세우다가 진짜 큰일날 뻔 했어요..
내일 학원 출근하는 날인데
제가 글을 봣다는 것을 말씀드릴지 말지 고민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내일 전화로 일 안 하겠으니 그동안 일한거 (그래봤자 오늘 3시간) 입금해달라 하고 끝내고 싶은데
강의 기다리고 있을 학생들 생각하면 적어도 2월 특강 계획에 맞게 3주 더 나가야할 것 같기도 하고..
엄마는 얼굴붉히지 말고 조근조근하게
"사람 구하시는 거 알고 있고, 구해질 때까지는 일해드릴 수 있다. 나도 기간제 구해야하니까 2월 안까지 서로 정리하자"
이렇게 얘기하라고 하시네요..
제가 표정을 잘 못 감추고 지금 기분이 너무 나빠서
좀 빈정거리면서 얘기하고 싶은데 주변사람들도 모두 반반이네요..
크아아악 짜증짜증 ㅠㅠㅠㅠㅠ